TV 고발뉴스 제작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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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TV 고발뉴스 제작의 실제

  • 저자김문환
  • 발행LG상남언론재단
  • 발행일2000-02-15
Contents

제1부 1장탐사보도의 정의와 역사

1. 탐사보도의 정의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ing)는 미국 언론의 성과물이다. 독일이나 프랑스같은 유럽의 언론에서 발생한 개념이 아니다. 비슷한 보도 양식이야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다. 그러나 본격 탐사보도의 유형과 개념은 미국의 역사와 사회발달 과정에서 탄생했다. 미국에서 발달한 보도 양식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탐사보도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보고 국내학자들이 내린 정의도 정리한다.

1) 미국의 정의

‘추문수집가(Muckraker)’나 ‘추문들추기(Muckraking)’에 관해 연구하던 전통은 1926년의 멈포드(Mumford)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진다. 1세기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공통으로 받아들이는 탐사보도에 대한 정의를 아직 정설로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50여 년간 미국에서 탐사보도에 관해 연구한 스테인(Stein, 1979)조차 “미국에서 탐사보도에 관한 연구가 개념상의 혼란으로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새로운 연구결과나 발견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탐사보도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탐사보도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두 가지 인상적인 성격 규정이 관심을 모은다. 우선 미국의 탐사기자협회(Investigative Reporters and Editors, 1983)가 내린 정의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숨기고 싶어하는 사 건이나 정보를 찾아내 보도하는 것’을 탐사보도로 정의했다. 이를 근거로 ㉠ 기자 주도 하에 정보를 찾아내고 ㉡ 독자들이 알아야 할 스토리를 갖춰야 하며 ㉢ 누군가가 독자들로부터 사건을 숨기려는 의도를 파헤치는 것으로 탐사보도를 파악했다. 프로테스와 그의 동료들(Protess et al., 1991)은 더욱 명쾌한 기준을 제공해 준다.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는 폭로저널리즘”이라면서 “세밀하고 분석적이며 때때로 지루하게 인내를 필요로 하는 취재과정을 거쳐 권력자의 부정부패나 사회비리를 파헤친다. 나아가 국민여론을 형성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정책의 변화를 유도한다”고 탐사보도를 규정한다. 이어 탐사보도의 세 가지 필요조건 을 제시했다. 첫째, 보도에서 목표로 삼는 악역(Villian), 즉, 고발대상이 있어야 한다. 인내를 갖고 세밀하고도 분석적으로 파고들어야 할 고발대상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둘째, 고발대상이 만들어낸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개인이든 사회 전체든 피해자가 있어야 하고 이 피해에 대해 시청자 다수가 공감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셋째, 보도를 통해 악역을 처벌하고 사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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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학자의 정의

우리나라는 방송의 양식이나 학문적인 성과에서도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도 그렇지만, 정의 역시 미국 학자들이 정한 큰 틀 안에서 논하고 있다. 안광식(1984)은 탐사보도를 ‘사회의 부정부패와 비리비행을 폭로 고발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차배근(1986)은 ‘정부나 사회의 부정부패, 비리, 위선 등을 파헤쳐 폭로, 고발하는 보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팽원순(1984)은 ‘기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조사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의 부정을 캐내어 폭로하고 또 고발하는 보도’로 규정하면서 탐사보도란 용어 대신 ‘조사보도’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들 국내외 분석과 정의를 근거로 심재철(1996)은 “첫째,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악역이 존재한다. 둘째, 악역의 행위로 빚어진 피해자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수많은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 셋째, 탐사보도를 통해 이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하며 사회개혁을 이룰 수 있는 실마리가 제공돼야 한다”는 프로테스의 탐사보도 3요소를 받아들이면서 탐사보도를 “사회정의를 위해 여론을 환기하며, 국민의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폭로저널리즘”으로 정의한다. 결국, 제일 중요한 요인은 고발 대상자다. 탐사보도는 부정부패, 비리비행, 불법, 제도미비 등의 현상과 이를 빚어낸 주체가 고발 대상으로 명확하게 존재한다. 고발 대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고발 대상을 명확히 잡지 못하면 탐사보도로 실패작이다. 가끔 TV 탐사보도를 보면 무슨 소린지 잘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기사를 어렵게 쓰고 제작을 어렵게 한 이유가 크다. 그러나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을 고발해야 할지 그리고 누구를 고발해야 할지 명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된 문제점이고 누가 그런 문제를 일으켰는지에 대해 분명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탐사보도는 두루뭉수리해지고 하나마나한 뉴스로 전락할 수 있다. 고발 피해자도 중요하다. 고발 대상자가 있으면 고발 대상이 야기한 문제로 피해를 입는 피해자가 당연히 존재한다. 이 피해자가 개인이나 단체 등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해자가 분명해야 시청자나 독자들은 보도를 접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할 때 탐사보도의 성립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가 극소수에 그치거나 지적된 내용에 대한 피해자가 막연할 경우 시청자나 독자들은 탐사보도에 공감하지 못한다. 피해에 대해 국민들의 다수가 명확하게 분개하거나 적어도 내 문제로 인식할 수 있어야 탐사보도가 성공한다. 시청자나 독자가 공분해 탐사보도로 빠져들어야 한다. 특정 언론사 관계자 몇 명이 공감하거나 특수 계층만이 공감하는 문제는 탐사보도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보도로 인해 무엇인가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수 없다. 고발은 시정을 목표로 한다. 시정할 수 없는 고발 내용은 탐사보도의 소재로 부적합하다. 보도를 통해 개선, 개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보도 자체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보도 따로 현상 따로 분리될 경우언론의 사회감시 기능은 구두선에 멈춘다. 언론의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특히 탐사보도는 사회감시 기능으로 사회개혁과 연결돼야 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탐사보도는 철저한 고발로, 나아가 한번 고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추적보도로 개선과 개혁이라는 시정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2. 미국 탐사보도의 역사

1) 식민지 항거 보도

미국에서 처음 신문의 형태가 나타난 것은 영국 식민지 시대인 1690년이다. 당시 중심지 보스턴에서 벤자민 해리스가 1690년 9월 25일 「퍼블릭 어커런스(Public Ocurrences)」라는 인쇄물을 발간했다. 프랑스 군대가 영국군과 동맹, 인디언을 잔인하게 대우하는 내용과 영국의 이에 대한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따라 불행히도 나흘 만에 창간호를 끝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이렇게 신문의 첫 시작부터 사회고발 저널리즘이 보도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이어 1704년 「보스턴 뉴스레터(Boston News Letter)」가 선을 보였다. 이후 미국에서 생겨난 인쇄물, 즉 신문의 초기 형태 간행물들은 영국 정부의 식민지 정책과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개혁과 독립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논조를 잡아간다. 식민지 항거이자 사회개혁 보도의 시초였다 1721년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형 제임스 프랭클린이 「New England Currant」를 통해 청교도들의 종두법을 비판했다. 또 1735년에는 인쇄공 출신의 젱거가 「New York Journal」을 통해 영국 총독의 부정부패를 기사화하기도 했다. 이런 식민지 항거와 사회개혁을 부르짖는 Crusade 저널리즘은 1776년 독립을 앞두고 봇물처럼 일어나 언론의 지평을 열었다. 사회고발 보도를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과 독립운동으로 간주했다. 신문들은 영국 식민정부의 폭정을 고발하는 일에 주력했다. 개혁운동(Crusade)과 독립을 위한 보도였다.

<미국 독립운동 - 미국의 독립운동은 사회개혁보도의 출발점이다. 신문들은 영국 식민정부의 학정과 비리를 비판하면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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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견보도

Advocacy Journalism 독립을 쟁취한 뒤 보도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식민정부라는 고발 대상이 갑자기 사라졌다. 미국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필요했고, 대의명분을 내세운 의견, 주장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이런 전통은 독립 이후 각 정당을 지지하는 정당신문의 출현과 이들의 선전적인 논전으로 가득했다. 연방주의자와 비연방주의자들의 논쟁 등도 자기 정당을 옹호하는 신문을 통 해서였다. 이처럼 신문이 의견보도화한 데는 이유가 있다. 신문이 정당 보조금으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정당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신문의 한계란 명 확한 것이었다. 1783년 미국 최초의 일간지 「펜실베니아 이브닝 포스트(Pensilvenia Evening Post)」를 비롯해 신문들은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의견보도와 사실보도가 어느 정 도 분리될 때까지 이같은 전통을 유지한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변화가 왔다. 정당신문 위주의 의 견보도가 새로운 차원의 사회개혁 보도로 탈바꿈했다. 정당신문에서 사회개혁신문으로 탈바 꿈할 수 있었던 원인은 대중지의 등장이다. 자본주의 성장으로 시민사회가 출현하고 이들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독자로 성장했다. 정당의 보조없이도 신문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조 건이 마련된 것이다.

3) 사회개혁보도

Crusade 대중지의 출현으로 언론보도가 사회개혁을 위한 고발보도로 격을 달리한다. 정당과 정치권 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면서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이 다시 시작된다. 1870년 뉴욕 타임즈 (New York Times)지의 트위드(W. M. Tweed) 일파 보도사건은 그 효시를 이룬다. 1870년 ‘트위드’라는 사람이 뉴욕 시정일을 보면서 무려 2억 달러라는 엄청난 액수의 공금을 유 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보를 입수한 타임즈는 이 내용을 폭로했다. 그러자 트위드 일파는 부정의 은폐를 위해 89개 신문과 잡지에 광고료를 뿌리며 감추기에 나섰다. 뉴욕 타임즈에 는 5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의도 했다. 그러나 타임즈가 이를 거부하고 폭로를 계속해 마 침내 트위드 일파의 부정을 백일하에 고발할 수 있었다. 일당의 일부는 유럽으로 망명하고 일부는 체포됐다. 고발보도가 개혁을 가져왔다. 이를 계기로 언론은 부정추방과 사회부조리 고발에 적극 나섰다. 사회개혁의 성전(Crusade) 차원이었다. 1880년대에는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이 상인들의 곡물 매점행위를 폭로했다. 또 뉴욕 트리뷴(New York Tribune)은 대기오염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사회개혁과 정치문제까 지 거칠 것이 없었다.

1890년에는 뉴욕 월드(New York World)의 넬리 블라이 기자가 블랙 웰 섬의 정신병원에 가짜로 입원해 형편없는 대우를 ‘미치광이 집에서의 열흘간’이라는 기사로 고발했다. 환경오염, 정치인들의 부정, 철도회사 부정, 곡물이나 우유 부정거래 등은 집중 고발 대상이었다. 이 시기 조셉 퓰리처도 뉴욕 월드(New York World)에서 고발뉴스로 명성을 날렸다. 윌리 엄 랜돌프 허스트 같은 사람도 뉴욕 저널(New York Journal)을 통해 퓰리처와 맞서며 고발 보도에 나섰다. 이들은 부정과 비리를 폭로하고, 권력의 남용을 비판했으며, 사회 병폐를 고 발하면서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다. 사회주의의 이상으로 사회개혁을 꿈꾸는 기자들이 많았다. (강원석, 1996) 이런 고발보도가 가능했던 것은 이 시기 미국이 급격한 자본주의 발달로 경제적인 부가 급 증했지만 그와 함께 각종 사회악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새로 발생한 사회적 부를 기업가, 그 리고 이들과 결탁한 공무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독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노동자나 일 반국민은 착취당하면서 이용당할 뿐이었다. 이런 사회풍토를 고발했다. 자본주의 발달에 따 른 부산물의 폐해는 유럽에서도 나타났다. 유럽에선 이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풍미했다.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고, 초기 성전 성격을 지닌 사회개혁 보도는 이상을 품은 사회주의 성 향의 개혁가들이 탐사보도가로 활약하며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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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폭로 저널리즘

Muckraking 이들 사회개혁 차원의 보도는 점차 고발, 폭로보도로 변해간다. 폭로 저널리즘(Muckraking) 이다. 사실 사회개혁 보도라는 것은 성격상 고발 폭로 보도다. 따라서 폭로 저널리즘과 맥을 같이 한다. 명확한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폭로를 해 야 개혁을 할 수 있다. 사회개혁을 위해서는 폭로가 전제조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명확하게 사회개혁 보도와 폭로보도를 칼로 자르듯 나눌 수는 없다고 본다. 폭로를 사적인 욕심으로 채워갈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폭로 고발이 사회개혁 차원을 벗어나 추문들추기, 선정적 인 사생활캐기, 단순히 폭로를 위한 폭로로 변해갔다. 보도의 형식은 같지만 목적은 달랐던 것이다. 개혁 차원의 폭로보도가 폭로를 위한 폭로로 변질되면서 폭로보도 전성시대를 맞았 다.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개혁을 위한 폭로’와 ‘폭로를 위한 폭로’가 혼재된 상 황이 이어졌다. 폭로 저널리즘(Muckraking)에서 Muck란 ‘오물’을 말한다. Rake는 ‘샅샅이 뒤지다’, ‘끝까지 찾다’는 뜻이다. 이 말은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이 처음 사용했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天路歷程)」에 나오는 말이다. 천로역정에는 ‘The man with muck-rake’ 즉, ‘천국의 왕관을 주어도 마다하고 오물만 들추는 자’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이를 인용해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이 무엇인가 폭로를 위해 몰두하는 언론을 빗대어 처음 사용했다. 그리고 폭로기자를 Muckraker라고 불렀다.

신문사의 이익 추구를 위한 한탕주의로 이어졌 고, 이를 위해 사생활 고발 등 선정적이고 상업적인 황색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도 나타난다. 신문의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폭로 저널리즘이 격하됐다. 내용이 조작 되기까지 했다. 낙오자, 희생자, 패배자에 대한 동정과 여론에 편승하는 기만적인 내용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회개혁적 폭로보도 역시 지속됐다. 퓰리처의 뉴욕 월드는 1905년 생명보험업자들의 부정을 캐기 위한 대대적인 폭로전을 펼쳤 다. 대형 보험업자가 가입자에게 받은 자금을 유용하고 정치자금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 를 했다. 결국 뉴욕주에서 생명보험 자금의 유용금지법안이 통과됐다. 이 시기 나타난 잡지들은 폭로 저널리즘의 최일선에 섰다. 당시 잡지들은 논평이나 학술, 문 화 등으로 보도영역이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신문의 영향으로 폭로전에 뛰어들었다. McClure’s, Collier’s, Cosmopolitan 등이 그렇다. McClure’s는 1902년 <스탠다드 석유회사의 역사>를 연재했다. 미국 부의 상징인 록펠러 가 어떻게 다른 석유회사를 협박 회유하며 부를 쌓아갔는지 추적보도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1905년에는 Cosmopolitan이 ‘International Harvester Company’의 독점을 폭로했다. McClure’s, Collier’s는 철도회사의 폭리를 폭로했다. 사회적인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잡지들은 폭로기사를 실어 발행부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신문과 마찬가 지로 사생활캐기 등의 저급한 추문폭로로 방향을 바꿨다. 25센트 하던 잡지의 가격을 20센트로 내려 보다 많은 독자들이 사서 볼 수 있도록 한 뒤, 대중에 호소하는 황색 내용을 가득 실었다. 행정부패, 비리폭로, 기업의 근로자 착취, 빈민 가·사창가 실상 고발, 노조의 권한남용 등 문제가 되는 현장은 모두 추적해 개혁도 추구했 지만 결국 상업적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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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객관보도

Objective Reporting 그러나 이런 폭로보도는 잡지나 신문 모두 20세기 들어선 1910년대를 고비로 자취를 감춘 다. 창궐했던 많은 신문사들이 합병하고 질서를 잡아 나갔다. 폭로는 자취를 감추고 객관성 을 담보한 보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과격한 경쟁도 사라지고 객관적으로 진실보도만 하 는 추세가 나타났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고발보도 전문가들의 방향 전환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고발보도 전문가들은 사회개혁의 이상을 품은 인물들이었다. 이들이 정치권으로 들 어가 개혁을 실천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비판하는 입장에서 직접 정권에 참여하면 서 개혁을 주도한 것이다. 결국 미국 사회가 안고 있던 많은 문제들을 정상적인 행정 활동 으로 개선했다. 둘째, 오랜 고발로 폭로의 소재가 줄어들었고 신선미가 떨어졌다. 지적한 문제들이 해결돼 소재가 준 데다, 남은 소재마저 오랜 기간 다뤄왔던 문제들이어서 독자들이 관심있게 받아 들이지 않았다. 자연히 폭로고발보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셋째 1차 세계대전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은 자국 내 폭로보다는 단합이나 단결을 강조하는 추세를 가져왔다. 나라 밖에 강력한 적이 있고, 적을 상대로 국운을 건 전쟁을 벌이면서 국 내 문제로 다툼을 벌일 상황이 아니었다. 넷째, 지식과 학문의 발달과 전파다. 단순한 폭로보다는 산업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보다 전 문적이고, 수준 높은 내용의 보도가 필요했다. 독자들이 폭증하는 신지식에 대해 지적인 해 설 뉴스를 선호하게 됐다. 증거나 자료가 확보되지 않은 폭로나 고발은 뒷전으로 밀렸다. 객 관적인 증거 위주의 보도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런 객관보도가 만능은 아니었다. 새로운 문제점이 나타났다.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전체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드러난 사실만 추구하는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총체적인 진실은 간 곳 없고 밖으로 나타난 현상이나 자료만 보도하게 된 것이 다. 관련자들의 증언이나 이들이 내미는 자료만 보도하는 아주 기계적인 보도로 전락했다. 피상적이고 겉도는 보도가 객관성이라는 이름으로 언론계를 풍미했다. 산술적인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이쪽저쪽의 단순한 주장만 나열하는 방향으로 보도가 표류했다. 목격자나 당사 자의 증언이 없는 보도는 설자리를 잃었다. 일례를 들어보자. 1950년 UPI에 근무하던 마이클 오닐은 시카고 정육업자들의 파업을 취재 했다. 노조가 파업 중인데 회사측이 비노조원을 동원해 작업을 계속했다. 오닐은 100여 명의 근로자들이 회사에서 숙식을 하면서 작업을 계속하는 현장을 담장을 넘어 취재했다. 그러나 편집장은 회사 간부가 이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을 경우 기사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에 오닐은 도대체 눈으로 확인한 내용도 기사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우병동, 1996)

6) 탐사보도

Investigative Reporting 이 같은 극단적인 객관보도의 단점, 다시 말해 취재 대상이 확인해 주지 않은 뉴스는 기사 가치가 없다는 맹점에서 벗어나자는 노력이 새로운 결실을 맺었다. 뉴스원이나 보도 대상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시각과 관점으로 사실을 파고 들어 정확하게 보도하는 새로운 기법 이 등장했다. 이를 탐사보도라고 불렀다. 1960년대 들어 이 같은 움직임이 구체화됐다. 1968년 스턴기금(Stern Fund)에서 시작된 탐 사보도 기금(Fund for Investigative Reporting)을 마련했다. 1971년부터 1973년까지 2년여 동안 60건의 탐사보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비리와 부정, 진실 은폐 등을 공개한 뉴스가 다수 나왔다. 시무어 허쉬는 베트남전 도중 한 육군 중위가 미라 이(My Lai)에서 마을주민과 승려 109명을 무참히 살해하도록 한 내용을 폭로했다. 기금의 지원 아래 행한 보도였다. 캄느(Cam Ne)마을을 미 해군이 지포라이터로 불 태우는 장면도 CBS가 보도했다. 미국의 여론은 베트남전 철수로 들끓었다. 린든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전 의 책임을 지고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손을 뗀다. 1970년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기자위원회(Reporter’s Committee for Freedom of the Press)가 결성돼 탐사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어려움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새로운 보도기법이 자리를 잡아가던 무렵 탐사보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워터게이트’사건 보도다.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가 1972년부 터 1년여에 걸쳐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 보도했다. 이후 많은 언론이 나서 끈질기게 파헤 쳤다. 워터게이트 빌딩 민주당 사무실에 대한 도청이 백악관과 관련 있고, 또 은폐 과정에서 닉슨이 위증을 한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결국 닉슨은 대통령 재임 도중 사임하고 만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에 걸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탐사보도는 100여년 만에 사회개 혁적 폭로보도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났다.

1976년에는 탐사기자협회(Investigative Reporters and Editors, INC)가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우병동, 1996) 60, 70년대에 탐사보도가 탄생한 배경은 사회경제적인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2차 대전 후 세계 최대의 강대국이자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미국은 60년대 최대의 경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빈부격차, 흑인문제, 인권문제, 베트남전에 따른 반전운동 등이 발생하면 서 각종 사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통과 기존 가치관의 정면대립, 이 가운 데 사회혼란과 격동이 벌어진 것이다. 사회 전체가 고발해야 할 상황으로 가득했다. 이는 19세기 후반과 같은 상황이다. 당시 사회개혁 폭로 저널리즘이 활기를 띤 것은 급속한 자본주의 경제발전과 여기서 파생한 노동착취, 부패, 부의 독점, 불법 등 각종 사회 문제점 이 양산됐기 때문이다. 갈등과 문제의 유형은 다르지만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성격은 1960~70년대 초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개혁을 위한 폭로보도가 역시 개혁을 위한 탐사보도 로 1세기 만에 부활한 셈이다. 그러나 언론계에서 주역은 바뀌었다. 1세기 전에는 신문과 잡 지였다.그러나 전자영상시대인 20세기 후반에는 TV다.

<베트남전 보도 - 미군 병사가 베트공 계열로 분류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 미국 언론 은 베트남전에서 벌어진 각종 반인권적 상황을 보도했다. 19세기 말 사회개혁적 폭로보도가 1세기 만에 탐사보도로 재출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반전운동 보도 - 언론이 베트남전의 위선과 허구를 연이어 폭로했다. 맹목적인 희생과 미 국의 피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베트남전 보도는 반전운동으로 이어졌다. 결국, 여론에 굴 복해 미국 정부는 베트남전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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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V 탐사보도의 역사

1) 라디오 다큐멘터리

1908년 이후 간헐적인 목소리 방송이 시도된 뒤 1920년 첫 라디오 방송이 탄생했다. 1920년 11월 2일 미국의 웨스팅 하우스사는 피츠버그에 KDKA라는 호출부호로 방송국을 설립하고 라디오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웨스팅 하우스의 간부 H. P. Davis는 “차고에서 아마 추어 무선통신을 듣고, 비밀 통신수단으로 무선통신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은 잘못된 것이 란 생각이 떠올랐다. 대신 활용범위를 일반에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이인희, 1999) 통신으로 생각했던 라디오가 방송으로 바뀌게 된 계기다. 초창기 라디오의 주된 프로그램은 음악이었다. 음악회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프로가 최고 인기였다. 그 사이사이 뉴스를 전달했다. 이 당시 라디오 뉴스는 신문이나 통신사의 기사를 그대로 읽어주는 수준이었다. 뉴스매체로 독립적인 취재망을 갖 거나 제작진을 갖기 어려웠다. 주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1920년 KDKA의 대통령선 거 보도는 피츠버그의 ‘통신실’에서 전화로 결과를 받았다. 1924년에 AT&T의 네트워크 로 방송된 대통령선거 결과는 UP(United Press)가 제공한 기사였다. 외부에서 제공된 기사 를 읽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초기의 기자들은 신문에서 일하던 기자들이 와서 뉴스 낭독을 맡았다. 오늘날의 뉴스 제작 개념은 아예 없었다. 그러나 1933년부터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노변담화(Fireside Chat) 등이 선풍적인인기를 모 으는 등 라디오는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해설이 가능하다는 빌트모어 협정에 따라 라디오는 신문사에서 유능한 기자를 해설자로 영입했다. `해설자(Commentator)’라 이름이 붙은 이들 은 방송의 스타로 자리를 잡는다. 논평과 함께 바로 다큐멘터리가 등장한다. ① 단순한 읽기 뉴스에서 ② 해설로, 다시 ③ 다큐멘터리로 방송의 영역을 넓혀 갔다. 사건 사고를 전달하거나 정치해설이나 하던 차원에서 벗어나 심층기획물을 다뤘다. 다큐멘터리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이 점에서 각별했다. 라디오 뉴스가 시간적인 제약을 딛고 깊이 있는 정보 제공과 사회문제를 고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CBS가 가장 심혈을 기 울였다. 1935년 초 초기 형태의 다큐멘터리 <March of Time>을 시작으로 본격 다큐멘터리 <Here it Now> 등을 선보이며 심층보도의 지평을 열었다.

2) TV 탐사보도

① TV 시작 1884년 독일의 니프코프(P. Nipcow)가 화면을 전송할 수 있는 주사원판(Scanning Disk)을 개발해 영상 송신에 관한 기본 원리를 입증했다. 이어 1926년 영국의 베어드(J. L. Baird)가 이 주사디스크를 발전시켜 기계식 TV 실험을 했다. 그러나 기계식 TV는 화면이 깨끗하지 못해 곧 퇴출되고, 전자식 TV로 바뀐다. 조리킨(Zworykin)이 아이노스코프(Inoscope) 카메라를 개발하면서 기존의 기계식 TV 결점 을 보완한 전자식 TV가 탄생했다. 독일이 1935년 부정기 방송을, 영국은 1936년 정규 방송 을 시작했다. 소련은 1938년 시작했다. 라디오를 가장 먼저 시작했던 미국은 TV에서는 다 소 뒤져 1939년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가, 전후 1945년 소련 이, 같은 해 10월 프랑스, 1946년엔 영국이 TV방송을 재개했다. 미국에선 1948년부터 NBC, CBS, ABC 3사 체제를 갖췄다. 물론 초기 뉴스는 단순한 화면에 낭독식으로 읽어주는 게 전부였다.

② 심층 다큐멘터리 시작 CBS는 1951년 본격 TV 다큐멘터리인 <See it Now>를 시작했다. 단순보도에서 영상매체 의 시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심층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은 2차 세계 대전의 보도영웅 머로(E. R. Murrow)가 진행을 맡았다. 머로는 당시 위스컨신 출신으로 미 국 사회에 반공이란 사회 역풍을 불러일으켰던 매카시 상원의원을 불러내 논리의 허구와 취 약성을 여지없이 공박했다. <See it Now>에서 고발당한 매카시즘은 퇴조하고 매카시는 불 신임 당해 의원직을 박탈 당한 뒤 1957년 사망하고 만다. 사회적 부조리를 TV가 고발, 퇴 출시킨 것으로 TV의 보도 기능·사회감시 기능의 가능성을 열었다. 1958년에는 <See it Now>의 후속으로 <CBS Report>가 편성됐다. NBC와 ABC도 차례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심층 프로그램으로 CBS와 경쟁했다. NBC의 <Outlooks>, <White Paper>, ABC의 <Close up> 등이 영상성과 새로운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시청자층을 파고 들며 방송뉴스의 새로운 위상을 세워 나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라디오뉴스에서 다큐멘터 리를 다루던 20년 전과 달리 미국은 이제 세계의 패자가 돼 있었다. 관심이 세계를 향해 열 려 있었다. 세계적인 주요 사건과 쟁점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공산주의, 시민의 자유 등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과 세계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로 TV뉴스의 새영역을 개척했다.

③ 탐사보도 프로그램 베트남전 보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겪으며 TV는 심층 보도매체로써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 했다. 신문이 시작은 했지만 실질적인 주역은 TV로 바뀌고 있었다. TV는 자신의 역할에 너무 만족해하고, 자랑스러워했다. TV뉴스는 이제 거칠 것 없이 자신감에 넘쳐 흘렀다. 대 통령까지 사임시킨 분위기를 이어 TV뉴스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을 찾아내고 고발하 는 뉴스로 영역을 확대했다. 정치적인 스캔들은 기본 메뉴였다. 자연재해나 대형 사고 현장, 살인이나 대형 강력사건 등의 영상이 TV뉴스 화면을 뒤덮었다. 뉴스의 가치는 영상성 (Visual)으로 옮겨갔다. 사건사고, 재난, 재해의 심층보도는 영상이라는 TV뉴스 요소와 잘 어울렸다. 1968년 시작한 CBS의 <60 Minutes>는 탐사보도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개의 아이 템을 선정해 고발하는 매거진 프로의 원조 <60 Minutes>와 함께 TV 탐사보도는 전성기를 맞았다. 이 밖에 ABC의 <20/20>, NBC의 <Dateline>, FOX의 <Hardcopy>등이 있다. 1999 년부터 CBS는 <60 MinutesⅡ>를 편성해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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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의 TV 탐사보도 발전과정

1) 탐사보도의 기원

국내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는 1883년 10월 31일 창간됐다. 순한문으로 열흘에 한 번[旬報] 발행했다. 서양의 학문과 사상을 소개하는 등 큰 역할을 수행했으나 갑신정변으로 문을 닫 는다. 이후 1886년 1월 25일 주간신문인 한성주보(周報, 한문·국한문 혼용)로 다시 태어났 으나 1888년 7월 폐간됐다. 이때는 기자를 탐방인(探訪人)으로 표현했다. 보도기관인 신문의 기자를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사람으로 파악한 것이다. 독립신문은 미국의 성전운동(Crusade) 기간의 언론과 비견할 수 있다. 영국식민 정부에 대 항하고 사회개혁을 부르짖던 내용과 일치했다. 1896년 4월 7일 나온 독립신문은 외세의 침 략을 규탄하고 무능력한 관료사회와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2년 뒤 서재필이 미국으로 돌 아가고 정부가 신문을 인수하면서 이런 개혁정신은 끊겼다. 독립신문이 의미를 잃은 뒤에도 개혁과 독립을 위한 보도는 이어졌다. 1898년 일간신문 체 제로 전환한 각 신문은 외세침략 규탄과 개혁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외세 열강들은 정부를 통해 신문에 압력을 가해왔다. 1898년 5월 러시아와 프랑스는 신문을 규제할 법을 만들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는 10월 고종이 내린 5개 조칙에 따라 신문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이 에, 1899년 1월 전문 33조의 신문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조항의 규제가 너무 심하다 는 반발에 따라 시행을 못하다가 폐기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후 1900년 일본이 외교 경로를 통해 민족지 기사에 대해 항의를 계속해 왔다.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된 뒤로는 군사기밀 누설이 많다면서 검열을 요구했다. 주한 일본군 사령 부는 1904년 10월 마침내, 민족지 「제국신문」과 일본인이 만들던 「대동신문」을 정간 조 치하기에 이르렀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이제 조선에서 완벽한 독주 체제를 갖추고, 11월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한다. 언론에 대한 탄압과 간섭은 더욱 심해졌다. 언론인 들의 구금과 탄압이 이어졌다. 1907년 ‘신문지법’, 1909년 ‘출판법’이 생기면서 언론은 속박 아래 놓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04년 7월 18일 새로운 민족지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됐다. 영국 「데일리 크로니클」지의 한국특파원으로 왔던 영국인 베델(E. T. Bethel, 한국명 裵說)이 민족지사 양기탁 등과 손잡고 만들었다. 배설이 대표였기 때문에 치외법권을 인정받아 일본 의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의 울분과 의사를 대변했지만 일제는 1908년 신문지법 을 개정해 외국인이 발행하는 신문도 처벌할수 있도록 했다. 1910년 일본의 강제합병에 따 라 대한매일신보는 총독부 기관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후 언론은 정부비판 사회개혁적 기능 을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 이후 황성신문 장지연의 ‘시일야 방성대 곡’ 1936년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 등을 탐사보도의 일부로 간주할 수도 있다고 심재 철(1996)은 분석한다. 그리고 1960년 ‘김주열 군 최류탄 사망사건보도’,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은폐사건보도’ 등은 한국언론 탐사보도의 전형으로 손꼽을 수 있다.

1999년 ‘비무장지대 고엽제 살포’ 보도는 TV 탐사보도의 개가였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보도 - 1987년 중앙일보의 ‘박종철군 고문치사’ 보도와 동아일보의 ‘범인축소조작’ 보도는 민주화운동의 일환이었다. 한국사회 개혁의 밑거름이 된 발굴보도 였다>

<비무장지대 고엽제 보도 - 1999년 SBS가 보도한 ‘비무장지대 고엽제 살포’ 보도는 한 국과 미국을 오가며 실상을 입체 추적한 발굴 탐사보도의 전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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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V 고발뉴스

① 라디오 탐사보도 1964년 동아방송 라디오 DBS가 들어선 직후 KBS와 DBS 정시뉴스, MBC와 CBS 50분 뉴 스 등 뉴스시간 차별화로 청취자 확보전에 나섰다. DBS의 경우 동아일보 기자 출신들이어 서 기존의 취재 영역을 커버해가며 활발하게 라디오 뉴스 취재 영역을 넓혀갔다. 이 시기 뉴스의 특징은 뉴스시간을 늘리고 기획뉴스·해설뉴스를 강화한 점이다. 또 해외특파원으로 해외뉴스를 보강했다. 주목할 만한 일은 단순한 사실보도와 함께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사회비판기능을 살려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DBS의 <시사논 평>, MBC의 <오발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취재기자가 직접 출연해 심층뉴스를 전하는 방식도 이때 도입했다. 1972년 유신 이후 강권정치가 날로 강화돼 사회 전체가 얼어붙던 정치 상황과 달리 라디오 뉴스는 양적인 성장과 기술적인 완성도를 더해 가며, 치열한 청취자 확보전을 벌였다. 와이 드 심층취재 프로그램이 제자리를 찾은 데 힘입었다. 전문 앵커의 종합적이고 세련된 진행, 기자의 출연으로 인한 생생한 전달, 심층취재 등이 발전을 거듭했다. 물론 정치색이 배제된 분야에서 정권의 홍보성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제한에서다.

② TV 탐사보도 라디오와 함께 TV도 발전해 간다. 1964년 12월 7일 TBC 동양방송이 개국했다. TBC는 < 카메라의 눈>이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1회 15분짜리 보도 프로그램이었다. TV 탐사보 도의 효시다. 60년대에는 TBC와 1961년 개국한 KBS가 <TBC백서> <카메라 초점> 등을 초기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박명진, 1991) 이어 1969년 12월 개국한 MBC가 <현장을 찾아서> 등의 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 다. KBS도 <KBS 기동취재>를 고발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오늘의 초점>, <MBC 리포 트>, <사회진단> 등이 TV 저널리즘의 심층취재물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1980년 방송 통폐합조치를 취해 방송의 공영화를 추진했다. 공영화를 기점으로 다 시 사회고발 프로그램이 새모습으로 등장한다. 1981년 MBC가 <레이다 11>을 시작해 새로 운 차원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983년 2월 27일 KBS는 미국 CBS의 <60 Minutes>를 거울삼아 <추적60분>을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사회고발 프로그램 전성시대를 연다. 시사다큐멘터리의 단독 아이템이나 매거진 프로그램의 한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템으로 고발 프로그램이 제자리를 잡는다.

③ TV 고발뉴스 정의 별도의 프로그램과 달리 일반뉴스 프로그램 속의 뉴스 아이템으로 탐사보도의 한 유형이 등 장한다. 이는 한국의 TV방송에서 나타난 독특한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발생과 기획을 분리 한다. 매일매일의 뉴스에서는 발생만을 다룬다. 국내외의 다양한 사건과 사고, 정치,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발생 리포트로 보도한다. 그리고 기획보도는 심층물로 별도의 뉴스시간을 마 련해 방송한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별도의 심층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방송은 독특하다. 미국처럼 매일하는 종합뉴스와 별도의 탐사보도 프로그 램을 나눈다. 그러나 종합뉴스 시간에 발생 외의 기획을 또 다룬다. 이것이 TV 고발뉴스다. TV 고발뉴스는 한국의 TV뉴스가 만들어낸 독특한 탐사보도의 한 유형이다. 미국에서는 없 는 뉴스의 양식이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는 정의가 필요하다. 고발뉴스는 우선, 종합뉴스 시간에 방송하는 기획뉴스 아이템이다. 종합뉴스 속에 나가지만 별도의 타이틀을 붙여 일반뉴스 아이템과 구분해 준다. 둘째, 탐사보도와 목적과 취재방식은 같다. 셋째, 그러나 방송시간이 3분 내외로 일반 기획뉴스의 1분 30초보다 2배 길지만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한편 방송시간인 20분에서 1시간보다는 아주 짧게 제작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축소된 심층 탐사보도로 보면 된다. 이를 흔히 ‘TV 고발뉴스’라고 부른다. 별도의 타이틀이 없이 일반뉴스 아이템처럼 1분 30초 내외로 사회의 각종 문제점을 짚어주 는 뉴스 아이템도 있다. 넓은 의미에서 고발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사안이 미 약하고 탐사보도에서 정하는 구성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본격적인 ‘TV 고발뉴스’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발’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만을 따 진다면 역시 고발뉴스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제작기법이나 때로는 효과 등에서 본격 ‘TV 고발뉴스’와 맥을 같이 한다.

④ TV 고발뉴스 기원 ‘TV 고발뉴스’의 효시는 MBC의 <카메라출동>이다. 1974년 오늘날 종합뉴스 프로그램 에서 고발뉴스의 전형이된 MBC의 <카메라출동>은 명동에 있는 ‘금남의 집’을 취재했 다. 당시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던 여성흡연이 주 내용이었다. 이때는 필름을 쓰는 영화카메 라였다. 영상만 나가고 앵커가 20~30초 내용을 말해주는 형식이었다. 이후 1975년 MBC가 테이프를 쓰는 ENG 카메라를 도입한 뒤 현장취재의 기동성을 확보했다. 1980년대 이후 고 발뉴스가 전성을 이루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 인터뷰와 기 자의 현장 스탠드업 등이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발달이 뉴스 프로그램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취재기자가 직접 전하는 리포트로 발전했다. 이후 90년대 KBS와 SBS도 < 현장추적>, <기동취재 2000> 등의 ‘TV 고발뉴스’를 만들었다.

제1부 2장한국 TV 고발뉴스 현황

1. 뉴스 프로그램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고찰하기에 앞서 TV뉴스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성격 구분이 필요하 다. 현재 한국의 인구는 4천 3백만 명에 1천 5백만 가구가 있다. 컬러 TV 보급률이 100% 수준에 이른다. 매일 저녁 TV시청률은 SBS 8시뉴스의 경우 평균 10~15%, KBS는 20~25%, MBC는 20~22%를 기록하고 있다.

<표 1. 3사 저녁 종합뉴스 시청률> 단위 %, ( )는 점유율 12월 3일 4일 5일 6일 7일 8일 9일 16.5 13.3 21.8 19.4 22.5 22.2 19.5 KBS (25) (19) (27) (27) (31) (31) (26) 17.0 11.5 20.6 20.6 21.4 18.5 16.9 MBC (25) (17) (26) (27) (30) (26) (23) 11.1 10.4 10.9 11.5 7.7 10.3 12.1 SBS (18) (17) (16) (20) (13) (19) (21) (1999년 12월 3일~12월 9일, MSK 조사)

3사의 시청률을 합할 경우 매일 저녁 전 국민의 50% 이상이 지상파 TV 3사의 저녁 종합뉴 스를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시청하는 뉴스 프로그램에는 어떤 종류 가 있고 뉴스 프로그램에는 어떤 뉴스 아이템이 있는지 간단히 살펴본다.

1) 뉴스 프로그램의 형식

① 일반뉴스 진행 양식에 따라 다시 다음 두 가지로 세분한다. 가. 종합뉴스 : 대표적인 것이 SBS의 밤 8시 뉴스, KBS·MBC의 밤 9시 뉴스, 그리고 아침 6시부터 방송 3사가 전하는 뉴스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나. 간추린 뉴스(토막뉴스) : 시간이 5~10분 내외다. 심야뉴스나 토요일 공휴일 낮 뉴스 등 이다. 아나운서가 단신을 전달한다. 간혹 리포트가 들어갈 수도 있다.

② 뉴스쇼 종합뉴스의 일본식 형태. 2명 이상의 진행자가 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약간의 농담도 한다. 소재는 연성이나 화제성을 주로 다루기도 한다. 요즘 KBS 2의 <뉴스투데이> 가 조금은 이런 성격을 갖는다.

③ 뉴스 속보 긴급사태나 중요 발표 등이 있을 때 특별 편성하는 생방송 뉴스를 말한다. 서해안 연평도 교전사태나, 화성 씨랜드 수련원 화재사건, 대통령이나 주요 부처 긴급발표 등 때 편성한다.

④ 중계뉴스(Live) 뉴스 가치가 커서 발생한 현장을 계속 연결해 생방송하는 뉴스. 뉴스 속보에서 중계뉴스로 이어진다. 장마나 대형사건 중계 등에서 볼 수 있다. 현장에 스튜디오를 차려 놓고 앵커가 현장으로 가서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⑤ 심층기획뉴스(Depth Report) 가. 시사 다큐멘터리 : 방송사가 독자적인 현장 취재로 사회 문제점을 고발하는 뉴스. 한 시 간짜리 프로그램이다.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나 세태고발이 주를 이룬다. 나. 매거진 : 정기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밀도있는 취재로 특정 주제에 관련된 뉴스 3, 4 개를 각각 10~20분씩 제작해 묶어서 방송한다. 원래는 부담없고 접근하기 쉬운 소재를 잡지 스타일로 묶어서 전달한다는 뜻이다. 탐사보도나 세태 전달을 주로 한다. MBC <2580>이 다. 경제관련 소재를 주로 다루는 형식도 등장했다. MBC가 토요일 밤에 하는 <경제 매거 진>이나 KBS가 목요일 밤에 하는 <목요 리포트>는 대표적이다. 다. 특집뉴스 ㄱ. 기획특집 : 특별한 주제에 대한 탐구나 긴급히 발생한 현안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이다. 단발성 뉴스다. ㄴ. 해외기획 : 해외의 첨단산업이나 앞선 제도 등을 점검하거나, 특정 국가와 특정 교류가 있을 때, 특정 국가에 중대사가 발생했을 때 해외 현지 기획취재로 1부작이나 2부작으로 제 작한다. ㄷ. 시사 토론 :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거나 논란거리가 된 현안을 놓고 관계전문가들이나 대 립하는 당사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 ㄹ. 특별 인터뷰 : 국내외적으로 아주 비중있는 인사를 불러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심층 적으로 인터뷰하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⑥ 스포츠 뉴스 일반뉴스와 별도로 운영한다.

2) 뉴스 아이템의 종류

① 일반 리포트 앵커의 소개로 기자가 직접 전하는 뉴스. 1분 30초 전후의 녹화뉴스. 가. 기자등장 뉴스(on camera report) : 현장에서 기자의 모습을 촬영해 5~10초 동안 내보내 현장 취재임을 강조한다.

<온 카메라 리포트 - 종합뉴스를 구성하는 일반 리포트는 2종류이다. 기자가 등장하지 않 는 뉴스와 기자가 등장하는 뉴스다. 기자의 등장을 스탠드 업(Stand Up)이라고 한다. 스탠 드 업은 사진처럼 상반신만 나오는 웨이스트 샷이 주를 이룬다>

나. 기자가 등장하지 않는 뉴스(VOT : voice on tape) : 기자의 모습이 나오지 않고 목소리 만 나오는 뉴스다.

② 생방송 리포트(Live) 중계차나 위성중계차(SNG)에 있는 기자가 생방송으로 “네 여기는 …” 하는 뉴스다. 전화 를 이용해 할 수도 있다. 긴급히 현장에서 상황이 계속 전개될 때 쓴다. 가. 현장화면 생방송(on the spot live) :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의 기자 모습이나 뉴스 당시 의 현장 화면만으로 전하는 뉴스. 나. 생방송 현장화면+준비화면 : 기자가 처음 등장하거나 앵커와 대담할 때만 현장 카메라 를 잡고 그 외에 내용을 전할 때는 미리 화면을 준비했다가 틀어준다. 대부분의 현장 생방 송이 두 번째 형식이다.

<생방송 뉴스 - 대형 사건사고 현장이나 중대발표, 중요한 사안에 대한 뉴스는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TV 뉴스의 최대 장점은 동시성이다. 뉴스 시각 당시의 상황을 시청자에게 전달 해준다. 중계차나 SNG를 이용해 전세계를 연결한다.>

③ TV 고발뉴스(탐사 리포트) 일반 뉴스 속에 녹아든 3분 안팎의 고발뉴스다. 이번 저술에서 다루는 뉴스다.

④ 출연 대담(Cross Talking) 기자가 직접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앵커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분석하 며 앞으로를 전망한다. 뉴스개혁으로 요즘 자주 등장한다.

⑤ 해설 해설위원들이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견해를 밝히는 뉴스다.

<해설 뉴스 - TV 뉴스는 마감뉴스나, 아침뉴스 등에 해설코너를 마련한다. 취재나 뉴스제 작 경험이 풍부한 해설위원들이 현안을 해설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 분야별로 나눠 심층 진단한다. 신문에서 사설의 기능이다. SBS 정성환 해설위원이 마감뉴스에서 정치현안 을 진단하는 장면이다.>

⑥ 단신(straight) 앵커나 진행자가 읽어주고 그 위에 화면만 덮는 뉴스가 있다. 이를 단신뉴스라고 한다. 목소 리 위에 화면만 덮는다고 해서 voice over. 10초에서 20초가 주를 이룬다.

⑦ 구성(영상, 인터뷰) 기자의 별도 멘트없이 선명하고 좋은 화면만을 편집해 전달한다.

⑧ 기상(날씨)뉴스 일반 뉴스의 끝머리에 붙여 방송하다.

<기상뉴스 - TV 뉴스의 다양한 기능 가운데 으뜸은 정보 제공이다. 현대인은 날씨정보에 민감하다. 기상뉴스는 일상생활에 가장 유용한 정보를 전달한다. 기상뉴스는 100% 생방송이 다. 크로마키 기법을 쓴다.>

2. 현행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종류

현재 한국의 방송사가 전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TV사회고발 프로그램>, <심층고발기획>……. 다양한 이름이 혼재해 있다. 정확한 이름으로 정의돼 있지는 않다. 방송가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분류해 본다. 방영하는 프로그램 의 길이와 제작부서, 제작방법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시간적인 길이도 중요한 분류기준 이다.

1) 매거진

처음 CBS에서 <60 Minutes>를 만들 때 잡지 「라이프」지 출신을 책임자로 삼았다. 라이 프의 편집방침을 따른 데서 매거진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잡지처럼 부담없는 소재 를 이것저것 묶어서 전달한다는 취지다. MBC의 <2580>은 대표적인 한국의 매거진 프로그 램으로 자리잡았다. 몇 편의 다른 글이 모여 있는 잡지처럼 주제가 다른 몇 편의 다른 소재 를 취재해 묶어 방송한다. 별도의 진행자가 각 아이템을 소개하기도 하고 진행자와 기자가 출연해 대화하며 소개하기도 한다. 10~20분 안팎으로 3개 아이템 전후를 묶어 방송한다. PD 들이 만드는 KBS의 <추적 60분>도 있고, 기자들이 만드는 SBS의 <뉴스추적>, MBC의 <2580> 등이 있다.

<뉴스추적의 타이틀(왼쪽) - 기자들이 제작하는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다. SBS는 뉴 스추적이라는 매거진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뉴스추적을 제작하는 취재기자들(아래) - 물론 심층탐사 프로는 기자를 도와 프로를 제작하 는 AD와 작가, 카메라기자가 있다. 심층뉴스는 특히 팀웍이 중요하다.>

2) 시사 다큐멘터리

몇 개의 주제를 모아 방송하는 전형적인 매거진 탐사보도 프로그램과 달리 하나의 주제로 한 시간 가까이 진행하는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있다. 사회의 관심을 끄는 소재를 한 시간 규모로 심층취재 보도하는 고발 프로그램이지만 뉴스라기보다는 PD들이 만드는 심층 제작 프로그램으로 분류한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사건과 사람들>, MBC의 <PD 수첩> 등이 있다.

3) TV 고발뉴스

① TV 고발뉴스(기자 제작) 3분 안팎의 고발뉴스. 별도 프로그램으로 만들지 않고 일반뉴스 속에 따로 코너를 마련해 방송한다. ‘TV 고발뉴스’라고 흔히 부른다. SBS의 <기동취재 2000>, KBS의 <현장추적 >, MBC의 <카메라출동> 등이 있다. 보도국에 기획취재부서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 이 별 도의 취재부서에서 기자들이 출입처를 갖지 않고 소재를 찾아 뉴스를 만든다. 물론 출입처 를 갖고 있는 일반부서 기자들도 소재를 고를 경우 고발뉴스를 만든다.

② TV 고발뉴스(기자+PD +작가 합동제작)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 SBS 8시 뉴스 프로그램 속의 또다른 고발뉴스다. PD와 작가가 공동 참여 제작한다.>

SBS <박병일 기자의 현장 출동> 코너는 독특하다. 다른 지상파 3사의 고발뉴스는 기자들 제작이다. 그러나 이 코너는 기자와 PD가 공동으로 제작한다. 그리고 구성작가가 별도로 있 어 기사 작성을 담당한다.

3. TV 고발뉴스 증가 실태

1) 증가 추세

‘TV 고발뉴스’는 현재 각 방송국에서 가장 주목하는 뉴스이다. 지상파 TV 3사는 보도국 차원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고발 뉴스’를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MBC가 <카메라 출동>으로 TV뉴스에서 심층고발뉴스의 지평을 열었다. 이어 KBS가 <현장추적> 프로그램 으로 1994년 승부수를 띄웠다. SBS는 산발적으로 운영하던 고발뉴스를 1998년부터 <기동취 재 2000>이란 이름으로 정착시켰다. 이어 1998년 하반기부터 제작국 소속 PD를 지원받아 기자와 한 팀을 이뤄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을 제작, 방송한다. MBC도 기존의 <카메 라출동> 외에 1998년 하반기부터 KBS는 1999년 하반기부터 <집중취재>라는 별도의 코너 를 운영하고 있다. <집중취재>의 경우 약간 성격이 다를 때도 있지만 고발뉴스 코너를 2개 씩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고발뉴스 코너 신설은 고발뉴스 제작 독려로 이어진다. 방송사 보도국은 ‘편집회의’라는 제도를 갖고 있다. 방송국에서 뉴스를 만드는 곳은 기자들이 속한 보도국이다. 보도국은 정 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 각 부서로 나뉘어 있다. 보도국을 이끄는 보도국장과 각 부의 부장 들이 모이는 회의를 ‘편집회의’라 한다. 하루 두 차례 연다. 이 회의에서 국장과 부장들이
당일의 뉴스를 결정한다. 각 부에서 자신들이 할 뉴스를 발표한다. 국장이 듣고 뉴스 여부를 결정한다. 대개는 각 부의 부장이 주장하는 대로 움직인다. 아이템이 넘칠 때는 국장이 나서 서 조정한다. ‘편집회의’의 중요성은 뉴스 아이템의 결정에

있다. 편집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뉴스 아 이템이 바로 ‘고발뉴스다’. 어떤 아이템보다 우선 순위에 놓인다. 편집회의에서는 각 부장 들이 서로 자기 부서의 뉴스를 넣겠다고 대개 주장한다. 이때 조정이 잘 안될 경우 기준이 고발뉴스냐 아니냐다. 고발뉴스일 경우 우선 채택한다. 보도국장도 부장들에게 고발뉴스를 강조하고 부장도 각 부원들에게 고발기획뉴스의 발굴을 역설한다. 특정 부서의 차원을 넘는 다. 어느 부서든지 고발뉴스를 만든다. 지금 지상파방송국 보도국은 ‘고발뉴스 전성기’라 고 표현할 수 있다.

2) 제작부서

① SBS 가. <기동취재 2000> : 기획취재부가 만든다. 데스크를 보는 부장과 일선을 뛰는 5명의 취 재기자가 있다. 1명의 카메라기자가 배속돼 있다. ENG 촬영을 한다. AD도 1명이 있다. 여 자로 주로 6mm로 촬영한다. 몰래카메라로 남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을 담당한다. 1명 의 제보접수 전문인력이 소속돼 제보만 전문적으로 접수한다. <기동취재 2000>에는 기획취 재부 기자뿐 아니라 일반 사회부나 정치부, 경제부 기자도 각자 리포트를 만들어 방송한다. 나.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 보도국 편집부 소속이다. 편집부장의 지휘를 받는다. 기자 인 박병일 기자가 리포터 역할을 한다. 그리고 3명의 프로듀서와 1명의 AD가 제작국에서 파견돼 제작을 담당한다. 작가가 1명 별도로 있다. PD나 AD가 직접 몰래카메라를 들고 촬 영한다.

② KBS 가. <현장추적> : 보도국 기동취재부가 담당한다. 기동취재부는 부장 1명에 취재기자 4명, 카메라기자 2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SBS와 마찬가지로 다른 부서 소속 기자도 뉴스를 만 들어 방송한다. 지방 방송국 소속의 기자들도 참여한다. 제보접수 담당이 1명 있다. 나. <집중취재> : 각 부서에서 심층 제작해 <집중취재>라는 타이틀로 방송한다.

③ MBC <카메라출동> : 카메라 출동부가 있다. 부장 1명에 취재기자가 4명이다. 카메라기자는 2명 이다. AD 1명이 있다. SBS와 마찬가지로 여자 AD가 남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촬영을 담당 한다. 제보접수 담당이 1명 있다. 다른 부서 기자들도 제작에 참여한다. 본사는 물론 전국 각지의 방송국 기자들도 각각 특색있는 소재의 고발뉴스를 전한다. KBS와 마찬가지로 <집 중취재>는 각 부서에서 제작한다.

4. 고발뉴스와 시청률

1) 시청률과의 관계

시청률과 고발뉴스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고발뉴스의 방영과 시청률에 관한 기존의 연구를 하나 인용한다. 그리고 고발뉴스와 시청률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한다.

① 기존 분석 김일경(1995)이 고발뉴스와 시청률에 관해 연구한 부분을 인용해 보자. 가. 월평균 시청률 : 1994년 3월 KBS가 9시뉴스 속에 시작한 고발뉴스 코너 <현장추적>을 분석했다. <현장추적> 시작 전후 KBS와 MBC 9시뉴스의 시청률 변화에 관심을 가졌다. 표 에서 보는 것처럼 1994년 3월 이후 KBS의 시청률이 급격히 상승한 사실을 밝혀 냈다. MBC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아 MBC와 KBS의 시청률 격차가 줄어들었다. <표 2. KBS, MBC의 저녁 9시뉴스 월별 시청률 추이>(단위 %)

월 KBS MBC 격차 1월 12.3 18.6 6.3 2월 13.3 19.8 6.5 3월 14.6 20.6 6.0 4월 15.1 18.7 3.6 5월 15.2 18.4 3.2 6월 17.2 20.7 3.5 7월 16.4 19.9 3.5 8월 16.5 21.1 4.6 9월 19.5 21.8 2.3

(출처 : 김일경, <텔레비젼 뉴스의 탐사보도에 관한 연구>, 1995, 37p)

나. 방송 당일 시청률 :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고발뉴스가 시청률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하 기 부족하다. 김일경은 고발뉴스가 방송된 날의 시청률을 분석했다. 1994년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전체에 걸쳐 고발뉴스 프로그램이 방송된 날과 방송되지 않 은 날의 시청률을 분석했다. 7개월간 KBS 9시뉴스의 고발뉴스 방영일수는 42일이다. MBC 는 53일이었다. 그런데 KBS의 경우 고발뉴스 방송 당일의 시청률이 한달간 평균 시청률보 다 높았던 날이 16일인 데 비해 오히려 낮았던 날이 26일이나 됐다. MBC도 고발뉴스 방송 당일 시청률이 월평균 시청률보다 높았던 날이 30일, 낮았던 날이 23일이었다. 그래서 연구자는 KBS가 고발뉴스를 방송하면서 전체적인 시청률이 증가했지만 그것이 고발뉴스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표 3. 고발뉴스 방영일 저녁 9시 뉴스 시청률과 월평균 시청률 비교> KBS

고발뉴스일 뉴스 시청률이 월평균 시청률보다 높았던 일수

고발뉴스일 뉴스 시청률이 월평균 시청률보다 낮았던 일수

MBC

고발뉴스일 뉴스 시청률이 월평균 시청률보다 높았던 일수

고발뉴스일 뉴스 시청률이 월평균 시청률보다 낮았던 일수 3월 3 1 6 1 4월 3 7 5 3 5월 1 5 6 1 6월 1 4 3 5 7월 3 3 3 4 8월 2 3 4 4 9월 3 3 3 5 계 16 26 30 23

(출처 : 김일경, <텔레비젼 뉴스의 탐사보도에 관한 연구>, 1995, 40p)

② 새로운 분석 월평균 시청률과 고발뉴스가 방송된 당일의 시청률을 갖고 고발뉴스의 시청효과를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발뉴스를 즐겨 보지만 다른 아이템에 대해서 무관심해 채널을 돌려 버 린다면 고발뉴스와 당일 뉴스시청률, 나아가 월평균 뉴스 시청률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를 찾 아낼 수 없다. 시청자가 실제 고발뉴스를 시청했지만 일평균 시청률이나 월평균 시청률이라 는 분석자료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발뉴스와 뉴스시청률과의 관계를 좀더 명확하 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발뉴스 시청률과 일반뉴스의 시청률을 비교하면 된다. 방송사의 저녁 종합뉴스에서 하루 방송하는 뉴스리포트는 평일의 경우 SBS 8시뉴스는 22개 정도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16~17개다. 이렇게 많은 리포트 가운데 고발뉴스 리포트가 한 부 분을 차지한다. 국내에서 시청률 조사를 하는 MSK(Media Research Korea)는 매분마다(per minute) 시청 률을 발표한다. 분당(分當) 시청률이다. 따라서 1분 30초 하는 일반 뉴스 아이템이나 3분 내 외인 심층 고발뉴스의 시청률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발뉴스와 일반뉴스의 시청률을 비교할 수 있어 고발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호도 분석이 가능하다. 가. 고발뉴스 시청률 : 1999년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SBS 8시뉴스의 <기동취재 2000> 과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2개의 고발뉴스 코너에 방송된 고발뉴스를 집중 분석했다. 2 개의 코너는 서로 다른 날에 배치한다. 이들 2개 코너 중 어느 하나라도 방송된 날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 방송 당일 8시뉴스 평균 시청률 ㉡ 방송 당일 8시뉴스 최고 시청률 아이템 ㉢ 고발아이템 시청률, 이렇게 3가지를 분석했다.

<표 4. 고발뉴스 시청률 순위>

고발아이템 기간 방송내용 아이템수 2위 3위 4위 이하 시청률 1위

8월 1일 기동취재 ~ 2000 39개 21개 5개 3개 10개 10월 31일 현장출동 (출처, SBS 기획취재부, 1999)

나. 결과 : 표에서 보듯이 조사대상 기간 91일 동안 <기동취재 2000> 아이템과 <박병일 기 자의 현장출동>의 고발아이템이 39번 방송됐다. ㄱ. 평균시청률과 관계 : 고발뉴스가 방송된 39일 가운데 고발뉴스 시청률이 평균 시청률보 다 높은 날이 38일이었다. 고발뉴스 시청률이 평균 시청률보다 낮은 날은 하루 있었다. ㄴ. 시청률 1위 기록 : 고발뉴스 아이템이 당일 방송된 아이템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날이 39일 가운데 21일이었다. 고발뉴스 아이템이 분당 시청률 1위를 나타낸 것이 21건으로 전체의 54%나 됐다. 고발뉴스 2건 가운데 1건은 당일 방송된 22개 뉴스 아이템 가운데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ㄷ. 시청률 2위 이하 : 39일 가운데 2위를 기록한 것은 5일, 전체의 13%. 3위는 3일로 7.5%. 1, 2, 3위를 합하면 74.5%가 된다. 22개 아이템 가운데 4위 이하는 10개로 25.5%였다.

결국, 고발뉴스 아이템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균 시청률보다 높으며 절반이 넘는 54%에서 아이템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3위 안에 든 고발 아이템은 74.5%로 고발뉴스가 다른 일반 아이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시청률이 높은 시청 시간대에 배치하는 원인도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 아이템이 나간 날은 뒤에 이어지는 아이템에 대한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좋거나 시청률 변화폭이 적어 보도국의 간부들은 고발뉴스가 뉴스 전체 시청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발뉴스의 독려로 이어진다.

2) 심층 취재도와 시청률

1999년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기동취재 2000>이나 <박병일의 현장출동>에 방송된 아 이템 39개 가운데 뉴스 시청률이 이례적으로 5위를 벗어난 아이템이 5번 있었다. 이 가운데 기획취재부가 담당한 아이템 1개가 8위를 한 적이 있다. 나머지 10위 2개와 12위 1개, 그리 고 최하위 1개는 기획취재부가 아닌 일반취재부서에서 만든 아이템이었다. 기획취재부는 < 기동취재 2000> 아이템 하나를 일주일 이상 걸려 심층으로 제작한다.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 를 갖고 제작한다. 그러나 다른 일반 부서에서 제작하는 <기동취재 2000> 아이템은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제작할 수 있다. 사회부나 전국부가 만드는 <기동취재 2000>은 기자 들이 고발전문이 아니라 자신의 출입처를 갖고 있으면서 고발뉴스를 병행 제작하기 때문에 제작에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없다. 따라서 완성도가 떨어진다. PD들까지 동원해 심층 제작하는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은 5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3달간 6개의 아이템을 방송했는데 모두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의 경우 TV 프로그램 제작만을 전문으로 하는 PD들이 제작을 담당하기 때문에 TV뉴스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한다. 이런 사실을 시청자들은 모른다. 그러나 뉴스 내용의 완성도를 통해 뉴스를 선택한다. 6개 모두 1위라는 사실에서 다시 한 번 완성도가 높을수록 시청률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고발뉴스를 선호한다. 그러나 <기동취재

2000>을 보면서도 심층성이나 완성도 가 떨어지는 소재는 외면한다. 제작시간의 부족, 제작기법의 다양성에서 심층성을 찾지 못해 완성도가 떨어질 경우 시청자가 외면한다는 가르침이다. 각 방송사가 고발뉴스의 강화에만 나설 게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고발뉴스를 만들어야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 시청률 상승 요인

그렇다면 왜 고발뉴스의 시청률이 높을까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 TV 고발뉴스 영상성

① 인쇄매체의 한계 TV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왜 고발뉴스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지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인간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다양한 감각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신문은 눈으로 보기만 한다. 그것도 인쇄된 문자와 한두 장면의 정지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문자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각종 언어와 비언어 상징을 전달하는 특수기호다. 따라서 자연 상태의 정보 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특수기호인 문자라는 도구를 갖고 전달자(Media)의 사고터널을 통과한 상태의 정보다. 다시 말해 인쇄매체의 정보는 문자를 통해 가공될 수밖에 없다. 수용 자(Audience)는 자연상태의 현장 모습을 전달받기 어렵다. 실감이 덜하다. 호소력이 떨어진 다.

② TV의 장점 수용자는 TV매체가 전하는 내용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있어도 TV가 전하는 바를 이 해할 수 있다. 즉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빠져든다는 얘기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정보를 접한다.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시각과 청각을 통해 거의 있는 그대로 전달받는다. 비 록 주사선을 통해 TV화면 화소 속에 재현된 것이지만 가공되지 않은 그대로의 현장화면이 다. 영상매체가 왜 강력한 뉴스 전달매체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③ TV 고발뉴스의 장점 일반 발표소재의 뉴스는 영상자료가 없다. 내용만 있을 뿐이다. 정부에서 금융정책을 발표할 때 현장화면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의 기자회견 외엔 없다. 은행의 모습을 참고화면으로 쓸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TV뉴스 고유의 특성인 영상성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 고발뉴 스는 다르다. 현장이 있는 소재나 주제를 찾아 촬영한 화면을 근거로 뉴스를 만든다. 따라서 영상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TV화면이 살아 움직이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고발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 각종 특수촬영 기법이나 화면편집 기법을 동원한다. 전달력을 높여준다. 이런 이유로 고발뉴스는 TV매체의 특성을 살린 뉴스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시청률을 끌어올린다. TV뉴스 가운데서도 고발뉴스가 장점을 갖는 이유는 바로 영상성이다.

<고발뉴스 현장화면 - 기자가 불법쓰레기 매립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 와 작은 기자의 모습이 좋은 대조를 이룬다. 시청자는 쓰레기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TV 고발뉴스의 최대 강점은 영상성이다.>

2) 출입처 뉴스와 차별화

고발뉴스가 인기를 얻는 두 번째 이유는 기존의 출입처 뉴스와 소재가 다르다는 점이다. 다 른 방송사와 구분되는 독특한 소재의 뉴스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 수용자들의 관심을 유 발한다.

① 보도국과 출입처 제도 방송국의 보도국은 주제별로 부서를 나눈다. 기자들은 부서에 소속돼 전국의 모든 단체나 기관을 출입처나 담당영역으로 삼는다. 취재망을 거미줄처럼 짜놓고 언제 어디서 무슨 현상 이 발생하든 취재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해 놓고 있다. 가. 정치부 ㄱ. 청와대 담당 : 차장급의 1진 기자가 있고, 10년차 정도의 중견기자가 2진으로 취재한다. ㄴ. 행정팀 : 총리실을 중심으로 해서 외교통상부, 감사원, 통일원 등 국정전반과 외교, 통일 관련 부처를 담당한다. ㄷ. 의회팀 : 여야의 각 정당을 주요 출입처로 삼아 국회관련 뉴스를 만든다. 나. 경제부 ㄱ. 금융, 경제 정책팀 : 중앙의 경제관련 부처를 주로 취재한다. 재정경제부, 농림부, 해양수 산부, 정보통신부 그리고 경제관련 국가기관들,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을 취재한다. ㄴ. 실물경제팀 : 건설업, 유통업, 기타 각종 산업 등의 산업현장, 경제현장의 취재다. 재계의 각 기업을 담당한다. 다. 사회부 ㄱ. 사건팀 : 각종 사건, 사고관련 뉴스를 책임진다. 경찰청과 서울시 경찰청 그리고 서울시 내 31개 경찰서를 담당한다. ㄴ. 법조팀 : 경찰과 법원을 담당한다. ㄷ. 사회관련 부처 : 정부부처 가운데 사건성 소재가 많아 사회부 성격이 강한 부서가 있다. 국방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노동부, 환경부, 공항 등을 담당한다. 라. 전국부 ㄱ. 행정 : 내무부와 서울시 그리고, 인천과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 등 수도권의

주요 지방자 치 단체를 취재한다. ㄴ. 경찰, 검찰 : 수도권과 지방의 경찰, 검찰을 담당. 전국의 지국이나 제휴사와 공조한다. 마. 문화과학부 : 문화 각 분야와 과학분야, 의학, 날씨. 바. 국제부 : 해외 특파원과 국제부 소속 기자들이 세계 소식을 다룬다.

② 출입처 뉴스 채택단계 가. 기자실 : 위에서 살펴 본 정부부처나 기업, 기관 등 출입처 어딜가도 기자실이라는 게 있다. 해당 기관이 제공하는 장소다. 각종 취재편의 시설이 무료로 제공되고 사무보조원도 있어서 기자들의 취재를 돕는다. 기자들이 원하는 자료는 공보실이나 홍보실 직원들이 성심 껏 구해준다. 섭외도 해준다. 기자실을 통해 뉴스를 공급한다. 나. 기자단 : 해당 출입처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실에 드나드는 각 언론사 기자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친목을 도모하고 취재의 편의를 위해 만든 단체다. 출입처 홍보실이나 공보실 실 무부서는 기자실의 기자단을 상대로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다. 엠바고(Embargo) : 특정 시점까지 기사화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보도금지를 말한다. 국 가의 중대한 발표나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 있는 사안들은 출입처가 엠바고를 요청한다. 그 러면 기자단이 스스로 혹은 소송사의 부장과 상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③ 출입처 뉴스의 한계 가. 출입처 뉴스 단점 :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출입처 뉴스는 기자실, 기자단 제도를 통해 출 입처에서 주는 뉴스만 받아 취재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엠바고에 따라 자율적 취재가 제약을 받는다. 발굴취재와 기획탐사 취재가 약화된다. 뉴스의 소재를 제한하는 구조적인 요 인이다. 출입처와 유착돼 각종 부작용을 가져오는 사건은 오히려 부수적일 뿐이다. (註. 1999년 10월 발생한 한 라디오 방송국 정치부 기자의 정보매매사건은 이를 잘 반영해 준다. 한 쪽 출입처에서 평소 친분으로 들어가 빼낸 자료를 다른 쪽 출입처에 판 사건이다.) 나. 똑같은 뉴스 : 결국 모든 방송사가 비슷비슷한 뉴스를 만들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기자 실을 지키고 있으면 대과없이 지나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취재보다는 소극적인 의무방어 로 일관할 수 있다. 쓸 것만, 다시 말해 발표하는 것만 쓰고마는 식이 된다. 물론 방송기자 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발표뉴스만 따라가기도 벅찬 실정이다. 저녁종합뉴스에 기타 시간대 TV뉴스, 라디오 뉴스, 야근 일요근무 등을 합하면 기자들은 근본적인 인력 부족으로 기자 실 발표뉴스에 짓눌리다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건팀, 경제부 일부 출입처, 검찰, 전국부 등이 그렇다. 인력을 적게 채용하거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결국 현재 방송국의 출입처 취재시스템 아래서는 똑같은 뉴스가 양산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 진다. 별것도 아닌 뉴스만 똑같이 방송하다보니 뉴스마다 특성이 없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 는 지적이 나온다.

④ 고발뉴스의 차별화 방송국 고유의 주장을 담은 독특한 소재의 뉴스는 바로 스스로 발굴 취재하는 기획소재의 뉴스, 특히 고발뉴스다. 고발뉴스는 방송사끼리 소재가 같을 수 없다. 완전히 차별화된 뉴스 다. 뉴스를 준비하다가도 다른 방송이 먼저 보도하면 아예 취재를 중단하고 보도를 포기한 다. 따라서 먼저 취재를 시작하고 방송하는 방송사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시청 자의 관심을 모은다. ‘TV 고발뉴스’ 드라이브로 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6. TV 고발뉴스 연구현황

1) 기존 연구

탐사보도를 취재 보도하는 ‘매거진’이나 ‘시사다큐멘터리’, ‘TV 고발뉴스’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학교에서 학자들이나 방송관련 연구기관의 연구원들 그리고 현업에 있 는 방송제작자들도 참여했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학계 가. 「TV 사회고발 프로그램(1991년 11월, 언론연구원 편)」 : 여기에 <한국 TV탐사보도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박명진)>, <일본 TV의 사회고발과 한계(목철수)>, <영국 TV의 심 층보도 프로그램(마동훈)>, <프랑스 TV의 사회보도 프로그램(홍석경)> 등이 발표됐다. 나. 「탐사보도(1996년 12월, 언론연구원 편)」 : 이 연구서에는 <언론의 탐사보도론(우병 동)>, <탐사보도 모델개발을 위한 시론(심재철)>, <미국언론의 탐사보도(김신동)> 등의 논 문이 실렸다. 다. 「사회고발성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문제점 개선방안 연구」(1996년 3월, 한국방송개발 원) : <독일의 사회고발성 프로그램(김영욱)>, <미국의 사회고발 프로그램(강원석)> 등이 있다. 라. 기타 : 이 밖에 간헐적으로 각종 방송관련이나 언론관련 잡지, 학술지에 여러 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했다. <심층보도 프로그램의 개발과 문제점(팽원순, 「방송연구」 1983년 겨울 호, 방송위원회)>, <사회고발 프로그램의 개발과 과제(안광식 「방송연구」 1984)>, <한국 폭로 저널리즘의 현황과 문제(원우현, 「언론중재」 1986 겨울호)>, <폭로저널리즘의 정기 능과 역기능(차배근, 「언론중재」 1986년 겨울호, 언론중재위원회)>, <사회고발 프로그램 기능과 역기능(이동신, 「언론중재」 1988)>, <사회고발성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현황보고서 (1994, 방송위원회 조사실)」 <뉴스 뒤를 쫓는 심층 시사보도 프로그램 진단(이은미, 「신문 과 방송」 1996년

9월호, 언론연구원)>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마. 학위논문 : <TV뉴스의 분야별 분류와 평가(연세대 석사, 1987)>, <TV뉴스의 제작요인 과 신뢰도에 관한 연구(‘카메라 출동 중심으로’ 유종현, 고려대 석사, 1989)>, <텔레비젼 뉴스의 탐사보도에 관한 연구(김일경, 서강대 석사, 1995)>, <텔레비젼의 탐사보도에 관한 연구(‘시사매거진 2580 중심으로’ 이규연, 1998)>, <텔레비젼 뉴스 프로그램의 변천에 관 한 연구(김성환, 충남대 석사, 1998)>, <텔레비젼 뉴스 제작과정에 관한 참여관찰 연구(백지 연, 연세대 석사, 1999)>, <시사고발 프로그램 취재방법과 인격권의 충돌에 관한 연구(윤혁, 연세대 석사, 1999)>가 나와 있다.

② 방송계 <제작 현장에서 본 TV사회고발 프로그램(장윤택, 「TV사회고발 프로그램」 1991, 언론연 구원)>, <뉴스매거진의 현황과 발전방안(‘시사매거진 2580 중심으로’ 이우호, 1995)>, < 국내 탐사보도 사례연구(신문사례)>, <탐사보도(기자통신 1999년 11월호)>. 최근 들어서는 뉴스에 대한 소송이나 언론중재위 제소가 크게 늘어 고발뉴스와 소송 제소의 관계, 이를 피하는 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2) 기존 연구의 한계

지금까지 탐사보도 연구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시사다큐멘터리’나 ‘매거진’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가 주종을 이룬다는 점이다. 둘째, 탐사보도, 사회고발성 아이템에 대한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에 연구의 초점이 모 아졌다. 탐사보도가 저널리즘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정기능과 역기능, 한계와 전망을 다루며 대책을 내놓았다. 탐사보도의 방법과 유형은 물론 한국적인 탐사보도의 바람직한 모델을 창 출해내기도 했다. 외국의 탐사보도에 관한 분석과 현황도 소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청자들이 매일 보는 프로그램은 종합뉴스 속의 탐사보도인 ‘TV 고 발뉴스’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 약간의 학위논 문이 나오고 있지만 연구의 폭이나 질적인 면에서 ‘매거진’이나 ‘시사다큐멘터리’에 비 하면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어차피 실생활 분야의 연구를 실행하려 면 가장 보편적인 분야부터 진행해야 순서다. 시청자들이 가장 일상적으로 시청하는 뉴스 연구가 뒤져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탐구가 없으면 발전은 없다. ‘TV 고발뉴스’에 대한 본격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로 현실 TV 속의 고발뉴스 제작에 자양분을 얻어야 한다. 진지한 성찰과 연구없이 관성과 타성에 젖은 뉴스제작은 고발뉴스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 TV 고발뉴스에 대한 본격 적인 탐구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고발뉴스, 사회개혁을 위해 유용한 고발뉴스로 나갈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번 저술의 목표다.

3) 새로운 TV 고발뉴스 연구

따라서 고발뉴스의 성격을 규명하고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SBS TV 저녁 8시 뉴스의 고발뉴스 코너인 <기동취재 2000>을 선택해 제작과정을 기록하 고 분석을 시도했다.

① 뉴스 프로그램 SBS 8시뉴스 <기동취재 2000> : SBS는 저녁 8시에 40분짜리 종합뉴스를 편성한다. MBC 나 KBS의 9시 종합뉴스에 해당하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MBC는 45분, KBS는 50분으로 뉴 스 전체 방영시간에 차이가 있지만 각 방송사가 간판 프로그램으로 내세우는 종합뉴스 프로 그램이다. <SBS 8시 종합뉴스>에는 <기동취재 2000>이라는 탐사보도 코너가 있다. MBC 의 <카메라 출동>, KBS의 <현장추적>과 같은 성격이다.

② 뉴스 아이템 <기동취재 2000>에 방영됐거나 방영을 목표로 취재했던 뉴스 아이템 150개를 분석 대상으 로 삼았다. <기동취재 2000>이라는 제목을 걸고 나가는 뉴스 아이템은 더 많다. 일반 취재 부서도 고발소재가 있을 경우 뉴스를 만들어 <기동취재 2000>이라는 제목을 걸고 방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뉴스 아이템은 제외했다. <기획취재부> 소속으로 <기동취재 2000>만을 전 문으로 제작하는 기자들의 뉴스 아이템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③ 기간 1998년 4월 26일 SBS 8시뉴스에 <기동취재 2000>이란 제목을 달고 첫 뉴스가 방영됐다. 이 때부터 1999년 11월 20일까지를 대상 기간으로 삼았다.

④ 연구방법 이 책의 집필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는 ‘취재경험’의 기록으로 고발뉴스 제작에 도움을 주기 위한 시도이고, 다른 하나는 고발뉴스 아이템의 ‘특성분석’으로 고발 뉴스의 일반적인 성격을 점검해 고발뉴스 제작에 참고하자는 취지다. 가. 취재경험 기록 : 우선 ‘취재경험’은 고발뉴스의 제작과 관련한 실무에 초점을 맞췄다. TV고발뉴스 <기동취재 2000>을 제작하면서 터득한 제작기법을 책으로 옮기는 데 주력했 다. 많은 방송기자들이 현장에서 고발뉴스를 제작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작하 는 방법만 능숙하게 익혔을 뿐 이를 체계화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기동취재 2000> 취재기법을 중심으로 소재를 골라 취재하고 기사를 쓴 뒤 제작하는 과정을 분야별로 나눴다. 각 분야의 제작 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정리해 담았다. 고발뉴스를 제작하면서 겪은 취재경험을 뉴스제작 순서라는 틀에 따라 정리 기록했다. 나. 고발뉴스 특성 분석 : ‘특성분석’은 약간은 독특한 방법으로 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했 다. ‘내용분석’이나 ‘설문조사’, ‘참여관찰’의 어느 특정 연구방법을 취하지 않고 이 들을 적절히 융합해 활용했다. 먼저 고발뉴스에 대해 분석하고 싶은 내용을 정해 분석표를 만들었다. 위머와 도미니크(Wimmer & Dominick, 1994)가 “미디어의 전 영역에 걸쳐 가장 자주 행하는 연구방법”이라고 소개한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의 커뮤니케이션 분석기 법을 원용한 것이다. 전체 뉴스자료를 수량화할 수 있어 연구의 정확도를 높여주기 때문이 다. 150개 고발뉴스 대상 아이템을 놓고, 분석표대로 뉴스를 직접 제작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 다. 분석표가 설문지 구실을 한 것이다. 분석 항목 하나하나를 기자 인터뷰를 통해 내용을 받아 적었다. 심층면접(Interview)법을 사용한 것이다. 위머와 도미니크는 “심층면접의 가 장 큰 장점이 상세한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와 질문자 간의 친밀감 을 통해 다른 조사 방법에서는 시도하지 못하는 내용까지 다룰 수 있다고 심층면접의 장점 을 파악했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란 뜻이다. 필자가 고발뉴스 제작에 참여하고 또, 동료로서 고발뉴스 취재기자들의 뉴스취재, 제작과정 을 참여관찰(Participant Observation)해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답을 얻 기 수월했다. 고발뉴스는 민감한 사안이다. 단순한 설문으로 실체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일반뉴스와 달리 고발뉴스는 소재채택과 취재 제작과정이 밖에 공개되지 않아 일반 연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고발뉴스에 관한 연구가 흔하지 않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1980년 대 이전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의 2~3%만이 참여관찰 기법을 사용했을 정도로 쉽지 않 았지만 이젠 보편화되는 추세에 있다. (Lowry, 1979) 결국 이번 저술은 고발뉴스 제작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제작에 관한 일반기법들을 정리하 는 데 있다. 또, 고발뉴스에 대한 ‘특성 분석’ 결과를 포함시켜 실제 적용과정의 실효성을 높였다. 고발뉴스의 취재부터 제작, 게이트키핑, 보도항의, 뉴스 효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 을 다루면서 그때그때 ‘특성분석’ 결과를 제시하는 방법을 취한다.

제2부 1장TV 고발뉴스 취재

 

1. 취재 분야와 종류

1) 취재분야

고발뉴스의 취재분야는 다양하다. 크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군사, 도시, 건설(건축), 환경(에너지)으로 나눠서 고찰했다. 고영복(1991)은 사회문제를 “자연현상에 관계되거나 개 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회 차원의 문제”라고 정의했 다. 따라서 교육이나 환경, 건축, 도시문제도 사회학에서 정의하는 사회문제에  포함된다. 그 러나 개별적인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별도 항목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사회 분야였다. <기동취재 2000>을 대상으 로 분석한 150건 가운데 60건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뇌물, 탈세, 사기, 행정편의, 의 료 비리, 불법 행위 등이 주종을 이뤘다. 그리고 환경(에너지)관련 소재가 다음으로 25건, 16.7%였다. 고발뉴스에서  환경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말해 준다. 특히 고발뉴스가 영상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 쓰레기 매립이나 폐수, 자연훼손 같은 영상이 뛰어난 분야를 많이 취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생생한  화면이 주요한 취재대상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건축(건설)관련으로 24건, 16%를 차지했다. 건축이나 건설관련 소재 역시 현장이 있 는 소재다. 다시 말해 확실한 영상의 대상이 있고, 눈앞에 불법이나 비리가 펼쳐지는 분야이 기 때문에 취재진의 접근이 용이하다.

<표 5. 취재 분야>
취재분야
빈도(건수)
비율(%)
정치
0
0.0
경제
20
13.3
사회
59
40.0
문화·예술
1
0.7
교육
5
3.3
군사
8
5.3
도시·교통
7
4.7
건설·건축
24
16.0
환경·에너지
25
16.7
전체
150
100.0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경제관련이다. 20건에 13.3%를 차지했다.  경제분야는 앞선 분야와 달리 눈에 보이는 현장이 없다. 따라서 영상성이 떨어진다.  화면구성에 애를 먹는다. 또 일 단 접근해 취재할 때도 경제학적인 수치나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기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도 13.3%나 차지한 것은 연구대상 기간이 IMF로 많은 어려움을 겪던 시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적으로 불법이나 부조리, 비리가 많이 발생하고 민생과 관련한 시청 자들의 곤궁함과 불편이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군사나 교육문제가 8건과 5건으로 5.3%와 3.3%를 기록한 것도 이채롭다. 우리 사회의 특성 을 말해 준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군의 영향력이 사회 각 분야로 미치는 일이 많고,  교육문 제 역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런데 정치분야가 한 건도 없 고, 문화예술관련 분야가 한 건에 불과한 사실은 우리 고발뉴스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간즈(Gans, 1979)는 미디어 종사자 즉 뉴스 제작자들이 게이트키핑 관문에서 소재를 취사선 택할 때 독특한 인지적 속성을  보인다고 파악했다. 미디어 종사자들이  자의적인 가치기준 (Values)을 갖는다는 것이다. 간즈는 뉴스 종사자가 소재로  선택하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 했는데 이 가운데 고발뉴스 취재에 부합하는 경우를 인용해 본다. 우선 ①이타민주주의(Altruistic Democracy)다. 기자들은 정부와 정치가 공중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공복이라는 개념이다. 이 범주에서 벗어날 경우 고발대상으로 삼고 취재한다. 나아가 ②책임자본주의(Responsible Capitalism)다. 공정한 경쟁과 기업윤리를  존중한다. 건 전한 자본주의의 틀을 유지하는 데  가치를 둔다. 부도덕한 영리추구,  노동자 착취, 소비자 현혹 등의 내용을 찾아 고발한다. 세번째로 ③소읍목가주의(Small-town Pastroalism)이다. 자연에 대한 사랑과 선호를 우선시 한다. 그래서 자연이나 환경을 파괴하는 경우 우선 고발한다. ④사회 질서(Social Order)는 가장 강조되는  대상 가운데 하나다. 사회의  일반적인 도덕과 규범을 강조하고 이 기준을 넘어설 경우 고발 대상으로 삼는다. ⑤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다. 자기 민족, 자기 국가에 대한 쇼비니즘적 애국애족주의를 선호한다. 일본 언론의 극우적인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모든 기자들이 이런 속성을 갖고  있 다는 것이다. 수입이나 외제사용 등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고발하는 속성이다.  간즈가 제시하는 취재분야는 우리나라 고발뉴스 취재진이  우선 채택하는 소재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행정편의나 복지부동, 기업의 불법적 비윤리적 활동, 환경파괴 행위, 사회질 서 문란행위, 과수입 등이 우리 고발뉴스와 유사하다.

2) 취재종류

취재종류, 다시 말해 취재방식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눴다. ‘심층조사 취재’와 ‘현장고발’ 이다. 현장고발이 전체 150건 가운데 107건으로 71.3%를 차지했다. 그리고, 심층조사는 43건 28.7%였다. ‘현장고발’이 많은 이유는 영상성으로 볼 수 있다. 잘못이나  비리, 불법이 눈 앞에 펼쳐져 있어 이를 취재만 하면  되는 현장고발을 선호한다. TV뉴스는 영상성이다. 현 장이 있어 화면이 살아움직일 때 좋은 뉴스로 평가받는다.  이런 점에서 현장고발을 선호한 다.

< 표 6. 취재 종류 >
취재종류
빈도(건수)
비율(%)
심층조사
43
28.7
현장고발
107
71.3
전체
150
100.0
‘심층조사 보도’는 현장고발과 반대다. 우선 취재가 힘들다. 문제점을 하나씩 파헤쳐 들어 가는 것은 현장고발과 같다. 그러나 현장고발의 경우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서 문제를 찾는 것이고, 심층조사는 주제를 갖고 무엇이  문제인지 따지고 들어가야 한다. 많은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취재대상을 취조하듯 약점을 파고들고  변명속에서 허점을 찾아내 이슈화해야  한 다. 이런 작업은 여간 고충이 뒤따르는 게 아니다. 제보내용과 기획한 범주 안의 짧은  상식 을 단초로 파고드는데 상대는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로  이리저리 빠져나간다. 또 현장보도 와 달리 현장화면이 없는 경우가 많아 영상성이 떨어진다. 이것이 심층조사보다 현장고발이 많은 이유다.

2. 고발뉴스 소재찾기

1) 소재인지 경로

경로 고발뉴스 취재진이 소재를 인지하는 경로는 일반뉴스와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일반뉴스의 경우 뉴스 소재가 출입처에서 나온다. 그러나 고발뉴스 취재부서는 기자들이 출입처가 없다. 따라서 일반뉴스와는 소재인지 방법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출입처를 빼고 제보, 경험, 기획, 타매체 인용, 지시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제보가 전체 150건 가운데 109건 으로 전체의 79.9%나 됐다. 고발뉴스가 소재를 전적으로 제보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표 7. 소재인지 경로 >
소재인지 경로
빈도(건수)
비율(%)
제보
119
79.9
경험
6
4.0
기획
17
10.7
지시
7
4.7
타매체
1
0.7
전체
150
100.0
그리고 기획이 16건으로 10.7%를 나타냈다. 지시에 의한 건이 7건으로 4.7%를 나타냈다. 지 시는 부장으로부터의 지시인데, 부장이  소재를 인지하는 경우는 대개  부장 윗선의 간부나 경영진으로부터 지시받은 것을 재지시하는 경우와 부장이 기획한 경우다. 기자 자신의 경험 을 바탕으로 한 경우도 6건, 4%였다. 경험도 하나의 소재인지 방법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자들은 주변생활에서도 고발뉴스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늘 긴장을 멈추지 않고 있음 을 말해준다. 고발기획 뉴스의 경우 타매체 즉, 신문이나 잡지, 통신을 이용하는 경우는 1건 에 불과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와 기획과 경험이 주요 소재인지 경로다.

2) 제보

고발뉴스는 소재 입수과정이 일반뉴스와 다르다. 일반뉴스의 경우 출입처에서 시작한다.  출 입처의 보도자료든 출입처나 관할 지역의  발생사건이든 자기가 맡은 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얻는다. 고발뉴스는 다르다. 누가 주거나 자연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자기가 찾는다.  그러나 고발뉴스의 자료는 찾는 방법이 좀 독특하다. 누군가가 전해주는 제보에서 찾는다. 기획취재 부서에서 고발뉴스를 제작할 때 많은 수를 제보에 의존한다.

① 제보자 분류 제보가 79.3%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제보를 해오는지 알아보는 것 도 중요하다. 150건 가운데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 제보가 85건으로 56.7%로  과반수 이상임 을 알 수 있다. 일반 시청자가 자신이 평소 겪거나  알고있는 내용을 고발소재로 제보해 오 는 것이다. 그리고 친지  제보도 30건으로 20.2%였다. 취재진이  자기 주변에서 뉴스소재를 찾는 경우가 5건 가운데 1건으로 무척 높은 비중이다. 물론 취재기자 자신만이 아니라 방송 사내 동료기자나 선후배 기자들의 친지로부터 온 제보도 포함했다. 기타의 경우는 시민단체 나 내부 제보자, 특정 전문가들의 제보였다. 이들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 표 8. 제보자 분류 >
제보자 종류
빈도(건수)
비율(%)
시청자 제보
85
56.7
친지 제보
30
20.0
기타
35
23.3
전체
150
100.0
② 시청자 제보 가. 전화제보 : 불특정 다수로부터 오는 제보의 절대 다수는  전화제보다. 전화로 각종 제보 를 해온다. 정말 다양하다. 전화제보 가운데 가끔 좋은  제보들이 숨어 있다. 뉴스거리가 없 을 때 고민하지 말고 하루쯤 덤으로 야근을 해보자. 사회부 야근을 하든지, 기획취재부 야근 을 자원해 제보전화를 받다보면 하나쯤은 아이템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제보가 하루 평균 20여 건 이상 온다. 그 가운데 그나마 내용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경우는 10여 건 안 팎이다. 이를 제보요원이 정리해둔다. 제보요원이 정래해둔 것을 보든지 아니면 직접 대기근 무하면서 받아보면 소재를 구할 수 있다. 가장 유용하다. 수많은 전국의 고발현장을 기자가 미리 알 수는 없다.  날카로운 시민의식이나 아니면 평소 겪은 피해를 전해 온다. 민원성이 반수  이상이지만 나머지는 눈여겨 챙길 필요가 있다.  큰 것은 큰 대로 작은 것은 작은 대로 즉시즉시 소화하면서 제작할 필요가 있다. 나. 방문제보 : 방문제보의 경우도 가끔 뉴스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미 전화로 기초 내용을 확인하고 뉴스 거리가 될 것 같아 부른 제보자 말고, 제보자 자신이 먼저 찾아온 경 우 이상하게 중요한 제보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 기자들간의  흔한 말로 ‘영양가’를 찾기 가 어렵다. 가능하면 전화로 선별한 후 방문을 받는 것이 좋다. 다. 팩스 : 우편이나 팩스로도 제보가 들어온다. 팩스야 그렇다고  쳐도 우편은 대개 정성스 럽게 수십에서 수백 페이지까지 자료를 담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성과 달리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역시 함량 미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 온라인 : 최근 들어 각광받는 제보수단이다. TV에서 자신이 눈여겨 봐 두었던 기자들의 E-mail로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PC통신 등으로 제보하기도 한다. SBS의 경우  SBS 홈페이지에서 <기동취재 2000> 앞으로 직접 제보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인터넷 시대.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인구로 편입된다. 특히 TV뉴스를 인터넷 을 통해 아무 때건 시청할 수 있다. 시청 도중에 언제든지 인터넷으로 제보할 수 있다. 지금 의 전화제보보다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더 많은 제보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온라인에 서 훌륭한 제보를 찾는 경우가 지금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전화제보 접수 - 각 방송사들은 고발뉴스를 취재하는 기획취재부  직통의 전화를 갖고 있 다. 제보만 전문으로 받는 접수요원을 둔다. SBS에는 2명이 있고, 이들은 제보를 받는 즉시 현장취재도 나간다.>

③ 주변 친지 주변에 알고 지내는 친척이나 동료 선후배 주민 모두가 제보자다. 이들은 평범한  시민이다.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편과 어려움이 있다. 소중한 제보로 연결된다. 아직 우리  사 회는 약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강자들의  논리, 공무원들이 군림하고, 물건 을 팔아먹는 기업의 권한이 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의 말이 더 큰 사회에 살고  있다. 이들이 당한 얘기를 가감없이 전해 듣는다. 친지들은 꼭 기자 자신만이 아니고 동료나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온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귀를 열어 놓는다.

④ 시민 단체 소비자운동이나 환경운동, 주민자치운동 등 시민운동을 하는 분들도 얘기거리가 많다.  이들 과 유대를 맺어둬야 한다. 이들도 언론이 필요할 수 있다. 자신들의 활동을 널리 알려야  더 많은 동지들을 규합해 더 큰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평소에 수행하는 연구나 운동을 미리 파악해 두었다가 결과가 나올 무렵  연락해 취재할 수 있도록 해둘 필요가 있 다. 시민운동이라고 하지만 수준이 매우 높아 전문가 이상의  수준으로 자료를 모으고 분석 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활동으로, 방송사는 뉴스로 공동의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지속적으로 인간관계를 맺으며 뉴스에 활용할 수 있다. 인터뷰를 받을 수도 있고, 전문적인 의견을 구할 수도 있다.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각종 얘기들이 곧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꼭 친한 사이가 아니더 라도 한두 번 안면이 있을 때 잘 사귀어 둘 필요가 있다.  그러면 유사한 일이 발생했을 때 부담없이 자문도 구하고 또 제보도 받을 수 있다. 협회나 기관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 은 자신과 대립되는 단체나 기관, 협회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곤 한 다. 경쟁 내지 대립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보다 상위 단체나 자신보다 권한이 많은 단체나 기구에 대해 얘기할 때는 항상 불만이 나온다. 문제점도 얘기해줘 소재를 쉽게 얻을 수도 있다. 또, 자신들의 홍보를 위해서도 제보하는 경우가 있다.

3) 제보자의 성격

제보자가 어떤 성격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제보한  뉴스소재와 관련이 있는 이해당사 자인지 아니면, 제보한 문제와 관련이 없는 순수한 입장의  제보인지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 다. 150건 가운데 이해당사자가 92건으로 전체 150건 가운데 61.3%나 됐다. 다시 말해 고발 뉴스가 사회의 부조리나 불법현장을 고발하지만 뉴스의 단초가 이해당사자로부터  출발한다 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자칫 이해관계에 얽힐 소지가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취재진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볼 수 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소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소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근거로 선입관을 갖고 취 재에 나서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밀한 확인과  양 당사자의 주장을 공정하게 취재해야  하는 당위적 근거가 되는 항목이다. 자칫 잘못할 경우 이해관계에  얽매인 제보자의 입장에 휘말 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표 9. 제보자의 성격 >
제보자 특성
빈도(건수)
비율(%)
이해당사자
92
61.3
일반시민
14
9.3
기타
44
29.4
전체
150
100.0
4) 제보자의 뉴스 참여 정도

더욱이 제보자가 뉴스 제작에 어느 정도까지 참여하느냐를 보면 이 같은 문제점을 더 잘 확 인할 수 있다. 150건 가운데 77건인 51.3%에서 제보자가 정보를 제공할뿐 아니라 현장을 안 내하고 인터뷰까지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발뉴스의 51.3%는 제보자가 없을  경우 뉴스취 재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제보자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뉴스의 구성요건에 현장 촬영과 관련자 인터뷰는 필수적이다. 이런 내용을 확보하지 못하면 뉴스가치가 크더라도 뉴스로 제작할 수 없다. 신문의 경우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로 내용을 말해주고 신원을 밝히지 않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그러나  TV 고발뉴스는 일단 카메라 앞에 서야 뉴스제작이 가능하다. 카메라 앞에서 진술한  뒤 제보자의 신원을 가리기 위해 목소리나 화면을 변조할 수 있다. 일단은 인터뷰에 응해야 한다. 인터뷰가 갖는 중요성 이다. 따라서 고발뉴스에서 현장을 안내하고 인터뷰하는  제보자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정보만 제공하는 경우는 34건으로 22.7%였다. 정보 제공 뒤 현장 안내까지 하는 경우는 8건 5.3%였다.

< 표 10. 제보자의 뉴스 참여도 >
제보자 참여 정도
빈도(건수)
비율(%)
정보만 제공
34
22.7
정보제공과 현장안내
8
5.3
정보제공과 현장안내
+ 인터뷰
77
51.3
기타
31
21.7
전체
150
100.0
5) 기자 경험

뉴스를 만드는 주체는 기자다. 항상 뉴스거리를 만난다. 사무차 다니든 여행을 다니든  휴식 을 위하여 다니든 언제 어디서든  눈을 떠 움직이는 모든 순간과  상황이 취재소재로 본다. 고발뉴스라고 기다리지 않는다. 특징적이든지 눈에 띄는 것은 반드시 메모를 하거나 촬영을 해두어야 한다.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모든 것을 바라봐야 한다. 주변에 온통 고발뉴스거리 다. 도로를 이용하면서 불편함, 위험을 고발한다. 병원에  갔다가 부실한 병원식사가 가격만 높은 점, 거리의 무질서한 간판과 안내 광고물 난립, 업소의 탈세, 불법영업 등 많은 소재가 기자의 직접 경험에서 나온다. 이 경우 직접 주제를 정해보고 기획을 해서 발로 현장을 누벼 볼  수도 있다. 다소 품이 많 이 들지만 아주 산뜻한 소재가  나올 수 있다. 자신이 힘들여서  찾는소재는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힘든 것은 잘 안하기 때문에 내가 조금 품을 들여 찾으면 그 만큼 희소 가치가 있고, 뉴스가치가 높아진다. ① 공사현장 ② 환경관련 ③ 역사 유적 ④ 기념일 등은 모두 훌륭한 고발뉴스 소재들이다. 기념일과 관련해서 시의적절하게 고발뉴스를 만드는 경우 내용이 다소 빈약하더라도 시의성 이라는 뉴스의 속성을 살려 관심을 모으는  뉴스를 만들 수 있다. 삼일절은 독립운동  관련, 식목일은 나무관련, 한식은 장묘문화관련, 장애인의 날은 우리사회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터 무니없는 장애인 복지 등을 고발할 수 있다. 제헌절에는 무법천지의 현장을 영상 위주로 제 작할 수 있다. 1998년 광복절에는 어느

방송사가 고발뉴스에서 정부 고위공무원들의 태극기 다는 실태를 보도했다. 어린이 날에는 흡연, 불건전 유해환경 등 어린이나 청소년의 문제…. 취재갔던 현장에서 새롭게 다른 주제를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 다. 그리고 불만이나 제도의 불편사항은 한 가지로 끝나는 경우가 적다. 다양한 사례를 끌어 모을 수 있다.

6) 기획

① 사건기획 : 기획고발 뉴스는 그때그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소재를 심층적으로 분석 해 주거나 문제점을 찾아 고발하는 경우다. 대형사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꼭지를 벌린다고 한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거나, 성수대교가  무너진다. 화성에서 화재로  어린이 수십 명이 숨진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열차가 탈선하고 가스폭발이 일어난다. 무너지고 폭발하는 대형 사건사고들. 재빨리 문제점을 찾는 기획으로 고발뉴스를 시의적절하게 만들 수 있다. 안전점 검이나 실태 등을 점검하면 다소 작품성이 떨어지더라도 시의성으로 보도가치가 큰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98년 9월 부천  가스충전소 폭발 이후에 곳곳의  가스충전소 문제점을 짚어 ‘폭발 무방비’를 보도했다. 99년 7월엔 화성 씨랜드 화재참사 이후 수련원의 문제점을 지 적한 ‘부실의혹 수련원’을 방송했다. 발생 후속기획 외에 자연재해도 좋은 고발소재를 가져다 준다.  홍수나 장마 등의 대비책을 점검하거나 자연재해 불감증을 고발한다. 98년 8월 홍수  뒤 익사한 ‘폐가축의 처리문제’ 라든가 99년 6월의 ‘형식뿐인 수해복구’ 등이 그 사례다. 연례적인 문제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② 일반기획 : 가스를 원료로 쓰는 ‘밴’ 차량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99년 9월 ‘가스충전 소 카드 외면’을 고발하거나 미국에서 O-157 소고기  발표가 나왔을 때 ‘국내 O-157 검 역체계’를 점검하는 등의 고발은 대표적이다. 방학을 맞아  98년 7월 ‘방학교재 강매’도 마찬가지다. 시의성과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제도 같은  것을 찾아내 집중 분석 할 수도 있다. 꼭 눈앞의 불법이나 비리가 아니어도 사회발전을  위해 시정돼야 하거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점검차원에서, 개선책 제시 차원에서 기획도 가능하다. 99년 4월의  ‘가스 배관 횡포’와 99년 9월의 ‘특진비 챙기는 병원’ 등은 가스공급과 병원특진 제도가 구조 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어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거나 볼 수 있는 문제를 고발했다.

7) 출입처

① 취재원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 정책을 결정할 수 있거나 나름대로 일정  방향의 대책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면 많은 얘기가 나온다. 단체의  장이거나 아니면 고위층에 있는 사람일수록  좋다. 그렇다고 높은 사람에게서만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들은 내밀한 정보를 전해준다. 지금 맡고 있는 출입처건 아니면 한 번 거쳐간 출입처건 관리가 필요하다. 관련 부서에 있는 핵심 관계자들은  더욱 가까이 할 필요가 있다.  실무를 맡은 과장급이나 계장 등이 가장 정보를 빼내기 쉽다. 그리고 동향을 파악하는 부서도 유용하다. 새로운 정책 수립 등에 대해서는 기획관련 부서를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고발뉴스 대상으로는 감사담당 부서에서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감사 담당관이나  관련 계장들을 알면 개별적으 로 내밀한 정보를 활용하기 좋다. 부실시공 등의 문제는 건축과 등에서 유용한 정보를 활용 할 수 있다. 경찰 등의 수사관은  수사팀 외에 정보 계통의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고질적인 한국병이기는 하지만 학연, 지연 아니면 뭐 별 이상스런  인연을 들이대고 거리감을 허물며 친근감을 쌓은 뒤 자료수집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한계가  있고, 겸손한 인격과 예리한 관찰력을 겸비했다면 누구한테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② 추진사업(행사) 출입처는 각종 사업을 벌인다. 건설사업일 수도 있고, 문화사업일 수도 있다. 이들 출입처의 사업내용 가운데 중요한 것들은 챙기고 있을 필요가 있다. 예산만 낭비한다거나, 사업이  늦 어지고 있는 등의 고발기획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할 것 없이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인다. MBC가 방영했던 ‘환경 엑스포’ 등의 ‘○○엑 스포’ 또 ‘○○전시회’ ‘○○대회’ 등은 개최와 관련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다. 예산 낭비적인 요소나 겉치레 행사 등을 한 번씩 짚어줄 필요가 있다.

③ 보고서 출입처는 또 각종  보고서를 낸다. 연례  보고서, 국감자료,  그린벨트 대책, 골프장  난립대 책…. 이런 자료집을 확보하면 많은 기획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 보고서에는 정책 시행의 계 획과 문제점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내부 또는 상부  보고용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내용 이 잘 정리돼 있다. 문제점은 물론 대책 등이 소상하게 현안별로 정리돼 있다. 99년 11월 보 도한 ‘시화호 문제’도 보고서에서 나온 소재다.

④ 보도자료 출입처에서 일상적으로 내는 보도자료는 쓸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방송의 경우에 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홍보용 자료라고  무조건 우습게 여길 필요는 없다. 기자가  이것을 잘 묶고, 뒤집고, 둘러치기해서 포장을 하면 좋은 고발뉴스로 바꿀 수 있다. ⑤ 새로운 제도 정부에서 새로운 시책을 편다고 할 때 꼭 뉴스거리가 딸려  나올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모든 것 다 갖춰 놓고 사업을 펴거나, 충분히 사전검토를  한 뒤에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사 업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시작하는 주요한 정책들은 항상 혼선을 빚고, 부작 용을 낳는다. 이를 유심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IMF 뒤 98년 9월 ‘공공근로 사업’ 문제점 보도나 99년 8월의 정부의 ‘밀레니엄 사업’ 보도가 대표적이다.

8) 타매체 보도

인쇄매체에 어울리는 소재가 있고, 영상매체에 어울리는 소재가 있다. 따라서 인쇄매체에  1 단으로 나가 아주 사소한 기사라도 TV 고발뉴스로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있다. 잡지나 전문 지에서 기획 등으로 다뤘던 중요  소재도 마찬가지다. 영상매체의 속성을  살려 시의적절한 때 다시 활용할 수가 있다. 특히 고발뉴스성 기획이나  사건사고성 기획에서는 사회부와 지 방부의 연통소식을 챙겨보면 유용하다. ① 광고도 관심의 대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노린  과장, 허위, 불법광고는 늘 관 심의 대상이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심심풀이 삼아 신문의 광고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② 독자투고도 간과해선 안된다. 신문이나  잡지의 독자투고란은 좀더 세심한  주의를 갖고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독자투고도  훌륭한 제보란이기 때문이다. 인쇄매체로 글을  공개하는 한계가 있어 결정적인 비리나 불법의 현장제보 등은 드물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획에 활용 할 소재들은 가끔 접할 수 있다. 98년 9월 ‘교실이 무너져요’라는 보도를 했다.  통신에서 작게 취급한 소재였다. 그러나 이런  건물부실이나 붕괴위험 등은 TV뉴스용이다. 화면으로 금이 간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야 효과가 있다. 통신의 지방소식을 특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99년 3월에는 잡지에 난 기사를 근거로 독립공원을 취재하다 당초 취재소재에서 벗어 나긴 했지만 ‘유관순 옥사 기념각’을 보도할 수 있었다.

3. 내용 취재

1) 고발뉴스 3요소

고발뉴스의 정의에서 살펴 보았듯이 고발뉴스의 목적론적 정의에 입각해 볼때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존재한다.   탐사보도나 TV  고발뉴스의  구성 3요소는   프로테스와 그의  동료들 (Protess et al, 1991)이 정의한 대로, 첫째, 악역(Villian)의 역할을 맡은 고발대상자가 있다. 둘째, 고발대상자가 저지른 불법이나 비리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 다시 말해 피해자가 있다. 그리고 피해에 대해 국민의 다수가 공감해야 한다. 몇 명이나 특수계층, 분야의 사람들만 공 감한다면 고발뉴스가 될 수 없다. 특정 부류의 사람을 위한 뉴스가 될 뿐이다. 셋째, 고발뉴스가 나간 뒤 무엇인가 시정이나 사법처리 같은 뉴스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 문 제가 된 사회현상을 개선하거나 개혁하는 보도효과가 뒤따른다.  과연 우리나라 TV 고발뉴 스들이 이런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무엇인가 철학있는 뉴스를 만들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가끔 하나마나한 뉴스, 저런 뉴스는  왜 만드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특히 그것이 고발뉴스라면 난감하다. 고발뉴스는 바로 이런 3요소를 갖출 수 있는 적확한  소재를 찾는 데서 출발한다. 고발대상 도 분명치 않고 피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그런 뉴스를 가끔 본다. 그 런 뉴스가 방영 뒤 시정효과를 가져오기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고발뉴스가 3요 소를 갖추고 제 역할을 수행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발뉴스의 앞으로의 위상을 제 대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고발뉴스를 잘  만드는 일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처럼 단지 보고 즐기기만  한다면 고발뉴스의 존재 의 미가 사라진다. 취재현장을 벗어난 다소 학술적인 얘기 같지만 현장에서 더 좋은 뉴스를 만 들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① 고발대상 고발대상자는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중앙부처를 포괄하는 정부 고발이 전체 150건  가운데 51건으로 34%를 차지했다. 고발뉴스  3건 가운데 1건은 공직사회를  고발하는 뉴스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발 대상이 막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직사회 전체를 고발하는 것이기 때 문이다. 기업은 대기업이 28건, 중소기업이 28건으로 모두 56건이었다. 각각 18.7%로 합해서 37.4%였다. 불법적인 기업활동이나 부도덕한 기업의  활동을 고발하는 뉴스의 비중이  가장 높음을 확인했다.

< 표 11. 고발취재 대상자 >
고발대상자 종류
빈도(건수)
비율(%)
개인
11
7.8
중소기업
28
19.9
대기업
28
19.9
공기업
7
5.0
정부(공무원)
51
36.2
단체(협회)
12
8.5
기타
13
8.7
전체
150
100.0
② 피해자 고발피해자는 전체 150건 가운데 사회  전체가 75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50%다. 결국 고발뉴스의 반 이상이 사회 전체 즉 국민들의 피해를 구제하려고 취재에 나섰음을 알 수 있 다. 이는 제도나 행정의 편의를 지적하는  뉴스가 많았음을 말해 준다. 또 특정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광범위한 사회적 과제들을 지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피 해자가 막연하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피해자가 있었던 것은  개인이 29건 19.3%, 단체 (협회)는 26건 17.3%, 자영업자는 5건 3.3%였다. 이는 개인이나 단체, 자영업자가 정부의 행 정편의나 기업의 횡포로 피해를 겪고 이를 고발뉴스의 힘을 빌어 개선해 보고자 했음을 말 해 준다.

< 표 12. 고발 피해자 >
고발대상자 종류
빈도(건수)
비율(%)
개인
29
20.1
단체(집단)
26
18.3
자영업자
5
3.3
사회단체
75
50.0
기타
13
8.7
전체
150
100.0
2) 취재에 임하는 자세

출입처에서 나오는 단순 발표나 보도자료의 뉴스는 웬만큼 숙련된 기자들은 대부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기자들의 뉴스제작 능력에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기획뉴스이다. 특히  고발 기획 뉴스다. 따라서 초년병 시절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고발뉴스  만드는 법을 익혀야 훌륭 한 기자가 될 수 있다. 나중에 출입처 뉴스를 다루는  기자가 되어도 보도자료를 기획의 입 장에서 제작할 수 있는 시각과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또 보도자료를 액면대로 보지 않고, 시 청자 시각에서 언론기관의 입장에서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① 의심 고발뉴스를 취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끝없는 의심이다.  “왜?”라고 하는 질문을 지 속적으로 던진다. 하나의 의심이 해소되면 다시 이어서  “왜?”라는 다음 의심을 만들어내 야 한다. 팽원순(1984)은 미국에서 탐사보도가 발달한 이유에 대해 미국인들이 집요하리 만 큼 why라고 묻고,  그에 대한  답을 얻는  특성에 있다고  보았다. 적어도  고발뉴스만큼은 “왜?”라는 의문이 존재하는 순간까지만  가능하다. “왜?”가 멈추는  순간에 고발뉴스도 같이 정지된다. 현장에 나가면  취재대상은 항상 변명이다. 자신의  입장을 그럴 듯하게 해 명·변명한다. 여기에 설득당하면 취재는 끝이다. 취재대상이 하나의 의혹을 해소하면  다음 의혹을 계속 만들어내는 능력에 따라 고발뉴스를 취재할 능력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② 적극성 그러러면 적극성이 있어야 한다. “왜?”라는 의문부호를  누가 시켜서 달 수는 없다.  부장 이, 팀장이 시켜 한다는 자세에서는 절대 지속적인 “왜?”가 나오질 않는다. 시켰을 때  현 장에 가서 상황이 조금이라도 다를 경우 “거 보라”면서 지시한 윗 사람을 비웃으며 뉴스 를 포기한다. 그러나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템의 경우  안되면 다른 각도로 찾아보 기 위해 이런저런 의문부호를 단다. 바로 여기에 차이가 있다. 고발뉴스는 절대 지시로 되지 않는다. 부장은 기자가 적극적으로 “왜?”라는 의문부호를 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그리고 기자는 적극적으로 “왜?”를 찾는다. 그러려면 뉴스제작이 즐겁고  현장 에 나가는 것이 신나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현장에 나가서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찾아서 하는 뉴스는 당초 생각과 다르더라도, 시련에  부 딪치더라도 적극적인 자세로 난관을 극복하고 끝없이 “왜?”라는 아이디어를 내서  뉴스를 만들어 낸다.

③ 융통성 끝없는 “왜?”는 융통성이 뒤받침돼야 가능하다. 뉴스의 주제는  여러 방향에서 조명할 수 있다. 하나의 접근법만 고집하는 기자들은 현장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데서 조금만 비켜나도 뉴스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소재를 놓고 해석하는 능력의 차이다. 이 해석력으로  기자 들간 뉴스제작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당초 생각했던 게 아니면, 고발의 각도를 달리해 조명 할 수 있는 게 제작능력이다.

④ 뉴스철학 그리고, “왜?”를 생각하려면 뉴스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뉴스의 역 할이 무엇인지 고발뉴스를 왜 하는지에 대한 기본 철학을 지녀야 한다. 고발대상이  누구고, 사회적인 피해, 파급효과가 무엇이며 무엇을 시정하도록 유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가 치관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좌절하지 않고  “왜?”를 만들어가며 필요한 고발뉴스 를 만들 수 있다.

⑤ 통찰력 그리고 일반뉴스 제작도 마찬가지지만 무엇이 뉴스인지 뉴스의 속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 다. 이런 것이 없으면 뉴스도 아닌 것에 집착하거나 정작  뉴스가 되는 중요한 것을 빠뜨리 고 나간다. 뉴스가 될지 안될지 정확히 결정내는 능력,  이런 통찰력이 관건이다. 뉴스가 될 것이란 통찰력을 갖고 항상 주위를  유심히 살핀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변의 사건, 사물, 사람을 바라보며 문제점을 찾는다.

⑥ 구성력 고발뉴스는 정보전달이 아니다. 사회의 부조리나 불법, 병폐를 설득력있게 전달해  시정효과 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뉴스를 정말 잘 제작할 필요가 있다. 설득력있게 주제 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일반뉴스는 정보제공 성격이 크다. 내용을 알기 쉽게 전하는 게 우선 과제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내용전달도 중요하지만 고발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해야 한 다. 그러려면 다양한 전달방법을 고려해 설득력 있게 구성해야 한다. 뉴스의 첫 시작부터 시 선을 끌 수 있는 독창적인 아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첫  부분부터 많은 강조가 들어가는 구 성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⑦ 영상 능력 그리고 취재과정 내내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필요한 영상확보에 주력해야 한 다. 1분 30초 뉴스의 경우와 다르다.  3분 정도의 화면을 채우려면 충분하고 다양한  영상이 필요하다. 지루하지 않아야 하는 게 선결과제이고 이는 다양한 영상변화로 가능하다. 영상을 무엇으로 채울가에 심층 고발뉴스는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의 방송기자들은 대개 글만 읽고 썼지 영상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애써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 영상구성 에 대한 다양한 공부가 필요하다. 현장음을 살리고, 음악이나 효과를 넣고 컴퓨터  그래픽을 쓰고, 멘트없이 화면만으로 구성하는 등 제작능력이 전달력 높은 뉴스를 만들게 해준다.

⑧ 실천력 투지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고발뉴스는 누가 와서 촬영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환영받는 현장은 한 군데도 없다. 편집을 하려고 할 때 그림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아이 템의 성격상 영상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맨발로 뛰어 노력하면 필요한 영상 을 다수 확보할 수 있다. 시간적인 제약이나 노력의 부족으로 영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가 많다. 취재내용도 마찬가지고 영상자료도 그렇고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은 현장 을 많이 누비면서 많은 화면을 찍고 많은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뉴스 제작에 필 요한 자료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

⑨ 다양한 정보수집 정보수집의 길은 다양하다. 1999년 11월, 20세기를 마감하는 특종이 SBS 전파를 타고  전세 계로 흘렀다. 바로 ‘한국 비무장지대 고엽제 살포’이다.  양민학살건은 많은 사례가 있다. 99년 10월 AP의 ‘노근리 양민학살’ 특종은 격이 다르다. 양민학살은 전쟁을 겪었거나 겪 고 있는 전세계적인 공통 현상이기 때문이다. 환경은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화두다.  미국의 무책임한 정책이 빚어낸 희생. 고엽제의  특종을 찾아낸 SBS 이성철  기자는 탐사보도로써 TV 고발뉴스의 신기원을 이룬 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많은 기밀문서급 자료가 흘러 넘친다.” 발로 뛰는 현장의 실천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는 발끝보다 손끝으로 찾는 시대가 왔음을 알려준다. 인터넷을 통해 무한한 취재 참고자료를 찾을 수 있다. 고발뉴 스의 취재 주제를 찾은 뒤 참고자료는 얼마든지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다. 옛날처럼 스크랩 해둘 필요도 없다. 주제의 제목만 평소 메모해두었다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3) 문제점 확인

① 팩트 확실성 고발뉴스의 경우 취재하려고 하는 팩트가 무엇인지 현장에 가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 일 반뉴스나 홍보뉴스의 경우 현장에 가서 자료를 얻거나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현장에 가도 자세한 정보를 알려  줄 사람이 없다. 제보자가 준 내용이  전부다. 제보자 나름대로 자신의 이권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고,  또 비전문적인 감각으로 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만 믿고 현장에 먼저 나갔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시간낭비이다. 물론 현장에 무조건 나가서 몸으로 부딪치며 소재를 얻어내는  아이템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관련 조항이나 세부사항을 미리 파악해서 정확한 팩트 여부를 확인한 뒤 현장에 나가 야 헛수고를 덜 수 있다. 현장의 정확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점이 충분히 이 슈화될 수 있는 것인지 법규정이나 아니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한 뒤 확실한 판단이 설 때 움직이는 게 좋다.

② 취재 구상 팩트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해야 현장에 가서  무엇을 취재해야 할지 답이 나오기  때문이 다. 고발뉴스 취재기자의 능력 유무나 효율적인 취재 여부는 바로 이 부분에 달렸다.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서 현장에 갈 때 누굴 만나 취재를 하고  인터뷰는 어느 방향으로 잡고, 스탠 드 업은 어떻게 한다는 구상을 대략 끝낸다. 그래야만 효율적으로 취재할 것만 취재해 뉴스 를 만들 수 있다. 그냥 뉴스가 될 것 같다고 현장에 가기만 한다면 곤란하다. 한 번에 끝낼 것을 여러 번 하게 돼 시간만 낭비한다.

4) 문제점 확인 방법

① 중복확인 자료를 주거나 제보를 해온 사람에게 재차 자세한 취재를  벌인다. 법규조사나 기타 필요한 확인을 한 뒤 다시 제보자와 통화해 궁금한 점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제보자를 중복 해 확인하는 외에 내용을 알 수 있는 주변사람이 또 있다면 그 사람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사람을 중복해서 제보 내용의 진위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본다. 주변사람도 같은 의견 이면 분명하다고 보고 취재에 나선다. ② 삼각 확인 고발뉴스의 경우 명확한 이해당사자가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양쪽의 얘기를 모 두 크로스 체크한다. 균형감각을 갖춰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고발뉴스는 특성 상 피해자들이 제보해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보자 한 쪽의 의견만 듣다보면 균형감각 을 잃기 쉽다. 양측의 얘기를 들으면 말이 안 되는 것을 한쪽의 얘기만 듣다보면 그럴 듯하 게 들려 취재하다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생긴다. 양쪽의 의견을 정확히 취재해 뉴스 여부 를 결정한 뒤 취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 명확한 현장고발일 경우 그럴 필요는 없다. 바로 현장에 나가 화면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얘기가 새나가면 취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확인과정이  불필요하다. 그러나 문제점이나 대 립하는 사안의 뉴스는 균형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이런 확인 방법은 주로 전화를 이용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전화를 할 때는 전화인터뷰를 녹음해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사 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만날 수도 있다.

③ 법규 확인 고발뉴스는 심층취재다. 현장고발이라고 해도  심층적인 내용까지 파고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취재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수준까지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 으면 취재가 겉돌고 성공적으로 취재보도할  수 없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까지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는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가 아닌 상태에서 섣부른 취재는  위 험하다. 이때 유용한 것은 무조건 관련법규를 확인하는 것이다. 불법이 아닌 경우  사회적으 로 물의가 돼도 고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법을 어긴 점을 찾아야 한다. 고발하려는  현장이 무엇인지 고발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한 뒤 법규위반 여부부터 따져본다. 관련 법규나 시행규칙령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 확인해 위반사실이 나오면 바로 취재에 들어 간다. 위반사항이 없을 경우는 다음 방법을 사용한다. 법 위반은  아니지만 충분히 사회적으로 문 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아직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은 제자리고 범죄나 사회문제는 뛰어가며 양산되는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따라서 불법이 아니라고 실망 할 필요는 없다. 법이 갖춰지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한 고발뉴스의 역할이다. 문 제점을 지적해 여론을 환기시켜 새로운 입법으로 갈 수 있다. 따라서 관련법규를 정확히 숙 지한 뒤 현장으로 나가 불법으로 몰 것인지 법규 미비로  몰 것인지를 정한다. 현장에 나가 관련자 인터뷰 등을 받을 때 또 문제점을 캘 때 꼭 필요하고 쉽게 취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④ 전문가 조언 법규 외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 과제다. 취재 전이나  취재 과정에서 수시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을 말한다. 의료, 건축, 세 무, 토목, 환경 등의 분야가 특히 그렇다. 기자는 다양한  분야를 취재할 뿐 한 분야에 정통 하지 않다. 정통하지 않고서 심층적인 취재나 분석, 전망  제시가 나올 수 없다. 취재원들에 게 농락당하다가 취재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취재마다 반드 시 취재분야의 기본적인 상식과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가의 코치를 받는다. 가. 의료 : 1999년  11월 O-157을 취재했다. 식중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주 전문적인 문제점을 심층 취재해 보도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된다. 이럴 때 미리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 를 진행하기 어렵다. 뭘 알아야 확인이라도  할텐데 전혀 아는 분야가 아니니 말이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가 누구인가를 찾아내는 일만 제대로 해도 일단  취재 전에 성공이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가 정해지면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가를 알기 위해 관련자료를 뒤져 질문 목록을 만든다. 그리고 현장에 가서 전문가를 만나면 취재가 수월하다.  그러나 O-157의 경우 꼬박 이틀을 농림부 산하의 국립수의과학 검역원과 보건복지부  산하의 식품의약품 안전청, 그리 고 보건복지부 담당자를 만나고 나서야 윤곽을 그릴 수  있었다. 원시적으로 취재과정을 그 대로 녹음한다. 중요 부분은 체크한다.  뉴스에 쓸 인터뷰도 확보하고 찬찬히  전문가로부터 내용을 취재하는 두 가지 효과를 얻는다.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취재하는 심층취재 는 녹음내용을 받아쓰기(dictation)하되, 체크한 중요부분을 중심으로 해 효율을 높인다. 나. 건축 : 1999년 12월 인천 신공항 지하철의 부실을 취재할 때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부정 하며 빠져 나갔다. 현장을 확보했지만 정확히 무엇이 부실인지 알기는 어렵다. 신공항  지하 철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제보했다.  우선 위치를 파악했다. 12월 동절기여서  해가 일찍 졌다. 몰래 잠입해 균열이 가고 물이 넘쳐흐르는 현장을 촬영했다. 공사관계자들은  실 태 파악도 못하거나 감추기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부실현장을 그럴듯한 말로 빠져나갔다. 그 래서 토목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회사 사장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 물이 새면 완공 전이 라도 부실공사고 결국, 콘크리트와 철근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취재원은 너 무나 명확한 내용이라도 취재기자가 내용을 모르는 것 같으면 발뺌한다. 아차, 하는 순간 속 아 넘어간다. 다. 세무 : 1999년 10월에는 세무비리를 취재했다. 병원이나 의원들이 근무하지도 않은 사람 에게 월급을 줬다고 거짓신고한 사건이었다. 한 전직 간호사 앞으로 무려 일하지도 않은 세 군데 병원에서 월급을 줬다고 신고했다. 세무서에 가니 처음엔 내면 된다, 나중엔  전산착오 다 하면서 완전히 발뺌을 했다. 세무서에 근무하는 선배에게 자문을 구했다. 세금결정  근거 즉, 근로소득 원천징수 제출서류를 보여 달라고 하면 꼼짝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면 병원이 실제 거짓신고를 한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거두절미하고 핵심을 찌르 는 자료만 요청했고, 문제가 있는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고발뉴스 현장보도 - 문제점은 중복 확인이나 삼각 확인을  통해 분명하게 윤곽을 드러낸 다. 문제점을 확인한 뒤 현장취재에 나선다. 고발뉴스 취재는 문제가 된 현장이 중심이다. 도로문제(사진 위)나 학생문제(오른쪽)를 취재할 때 기자는 시청자를 도로나 학생들이 있는 현장으로 안내한다. 고발뉴스는 현장뉴스다. 현장성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5) 고발영상 확인

고발뉴스는 일반뉴스보다 특히 영상이 중요하다. 살아 숨쉬는 화면으로 가득해야 뉴스가 산 다. 내용으로 다 확인이 된다고 해도 화면이 없다면 뉴스가치가 떨어진다. 신문의  탐사보도 와 다른 점이다. 신문의 탐사보도는 내용만 확인할 경우  얼마든지 명문장만으로 고발할 수 있다. 그러나 TV 고발뉴스는 화면확보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 둬야 한다. 무엇을 촬영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참고화면을 얻을 수  있는지, 방송사 신분을 드러내놓고 촬영할 수  있는지, 몰래 촬영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취재계획도 정확히 세우고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을 미리 요청해 두기도 한다. 특수장비들이 필요할 경우 준비할  필요 도 있다. 화면가능성 여부를 확인한 뒤에는 누구를  인터뷰할 수 있는지도 파악한다.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면 누구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홍보성뉴스나 경향성 뉴스는 정보 제공 차원이기 때문에 사실 인터뷰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인 터뷰가 갖는 비중이 절대적인 경우가 많다. 인터뷰가 없으면 심지어 뉴스 자체가 안되는 경 우도 있다. 뉴스의 사실 여부를 시청자들이 인터뷰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고발내용을 검증 해주는 역할이 인터뷰다. 기자의 나레이션을 확인해주든지  아니면 인터뷰 대상이 거짓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으로 뉴스의 진실성을 살릴 수 있다. 현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인터뷰의 종 류를 미리 감잡고 있어야 한다.

6) 가기사 구성

방송취재는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많다. 신문의 경우 현장에서  화면을 촬영해야 한다는 부 담이 없다. TV뉴스도 일반뉴스는 현장촬영에 중압감이  적다. 다시 연출해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그렇지 않다. 현장이 사라지면 그만이다. 한 번 확보에 실패하 면 끝이다. 다시 연출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한 번에 촬영이  성공해야 한다. 그러려면 몰래카메라로 혼자 찍을 경우가 아니고 카메라기자와 같이 할 때 특히 호흡 이 문제다. 필요한 순간을 정확히 카메라 기자가 포착해 촬영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다. 카메라 기자가 취재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카메라기자에게 내용을  주지시키 려면 뉴스의 주제는 물론이고 대략적인 윤곽을 그려줘야 한다.  효율적으로 빨리 끝낼수 있 는 지름길이다. 카메라기자를 비롯해 팀  전체가 취재내용의 돌아가는 내용을  다같이 알아 서로 눈빛만 보고도 ‘아 카메라를 틀어야 하는구나’ ‘카메라를 빼야 하는구나’  정도가 돼야 한다. 눈치로 주고받아야지 말로 하거나 행동으로 카메라 작동 여부를 알릴 때 취재대 상은 즉시 눈치채고 말을 조심한다. 그래서 적어도 기자 자신은 기사의 가구상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를 카메라팀에게 말해 주면 더 좋다. 기사의 얼개를  미리 짜놓고 있는 경우 현장상황이  변하더라도 변화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 달라진 현장환경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방송뉴스는 길지 않다. 취재내용을 확보하는 대로 가기사 구성안을  고친 뒤 수시로 카메라 기자에게 내

용을 전해주면서 취재한다. 취재 다하고 들어와서 구상하면 늦다.

4. 고발뉴스 촬영

1) 고발영상의 특성

① 사실성 TV 고발뉴스의 영상은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다. 특정 현장에 대한 고발이기 때문에 사실에 바탕하지 않은 화면은 사용할 수 없다. 인위적인 요소를 최대한 멀리하고 사실 그대로의 화 면을 전달한다. 자료화면은 특별한 경우가 아닐 경우 사용하면 안된다. 영상성이 다소  떨어 지더라도 촬영화면만을 사용한다. 고발현장과 관계없는 일반적인  이야기일 때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 또한 현장재연 등을 자꾸 남발해도 좋지 않다.

② 인터뷰 사실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현장취재에서 인터뷰 확보가 관건이다. 필요한 인터뷰를 확 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원하는 인터뷰를 확보하면 필요한 취재의 반 이상은 성공한 셈 이다. 90% 이상 취재를 마쳤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발하려는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계자나 피해자, 가해자, 주변사람의 인터뷰를 확보하는 게  고발영상의 제일 과제다. 현장 에 도착했을 때 화면 확보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것은 취재대상의 인터뷰다. 생 생한 인터뷰를 확보할 때 뉴스의 가치가 살아난다.

③ 현장감 고발뉴스 영상의 특성은 사실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거칠더라도 현장감으로 넘쳐 흘 러야 한다. 박제화되거나 정형화된 영상은  고발뉴스의 영상과 거리감이 있다.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마구 꿈틀거리는 영상이어야 한다. 인터뷰도 기자의 오프닝도 공식처럼 만들 어진 틀에서는 고발뉴스의 전달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현장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빠르게 보여주는 영상에서 생명력을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가 현장에서 움직이는 장면이 일반 뉴스에 비해 많이 나온다. 사실적으로 현장을 탐사했다는 증거다. 고발뉴스는 탐사보도의 일종이다. 탐사보도는 현장을 발굴해 심층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이다. 현장을 파고드는 기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일반 뉴스에서 기자가 나오 면 어색하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다르다. 현장을 누비는 기자의 모습은 조사자, 문제점을 캐 는 발굴자의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비친다. 일부는 왜 자꾸  기자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느냐 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고발뉴스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말이다. 고발 에서 현장추적의 자연스런 영상은 기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화면이다. 일반뉴스와 차이점 이다.

④ 음향감 그러다 보면 자연히 현장음이 많이 들어간다. TV뉴스의 속성이 원래 현장의 영상뿐 아니라 음향을 전달하는 데 있다. 고발뉴스에서는 이 기능을 더욱 강조한다. 현장을 탐사하는데  현 장의 소리를 전달하지 않으면 아주 어색한 영상이 된다. 따라서 취재 후 제작과정에서도 현 장음만 살려 제작하는 부분을 따로 두는 등 음향감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기사 구성에서도 음향을 강조해 별도 구성하는 기법을 발휘하는 게 좋다. 촬영할 때도 현장음, 방송국에 돌아 와 뉴스를 제작할 때도 현장음을 넣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2) 고발영상의 기본

① 움직이는 화면 고발뉴스의 화면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있다. 가. 기자 등장 : 앞에서도 설명한 대로  고발뉴스는 현장 탐사이기 때문에 기자의 움직임을 위주로 화면을 전개한다. 생생한 현장화면을  만드는 데 기자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기자가 화면 속에서 걸어가고, 취재원과 대화를 나눈다. 현장 여기저기를 손으로 가리킨다. 만질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만진다. 도구를  사용해 쓸고, 닦고, 파고,  퍼낸다. 모으고, 흐트러트린다. 잡아당기고 뜯어본다. 단, 걷든지 행동하든지 기자의 동작은  단호하고 씩씩해야 한다. 흔들 흔들 걷거나 맥없이 구부정하게 천천히  걷는 화면은 무성의해 보인다.  치열한 현장탐사의 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힘있게, 큼직하고 역동적으로 행동한다.  대화할 때도 끄덕이거나 받 아적으며 진실을 캐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멍청하게 남의 얘기나 듣고 있는 모습은 고발뉴 스 영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현장에서 기자로 또는 기자에서 현장으로 팬, 틸트하고  기 자를 중심으로 줌인아웃하는 다양한 카메라워크의 시도가 필요하다. 나. 취재원 등장 : 기자뿐 아니라 취재원도 훌륭한 배우다. 공동보조를 취하게 한다. 취재원 들은 설명하는 자세, 기자와 대화하는 자세로 진실을 전해주는 모습이면 좋다. 현장을  안내 하는 자세도 무난하다. 함께 걸으면서 말을 나누는 모습도 필요하다. 그러나 고발대상은  수 동적인 느낌을 주도록 촬영한다.

<취재원 등장 - 고발뉴스 영상은 움직임이 생명이다. 취재대상인 취재원은 꼭 필요한 등장 인물이다. 기자가 무엇인가를 캐내려 질문하고, 자료제공을 요청한다. 자료를 검토하며 궁금 한 점 문제점에 대해 끝없는 왜(Why)로 질문공세를 편다.>

다. 연출 : 움직이는 역동적인 화면이라고 하지만 진실을 전해줄 인터뷰 위주로 촬영하다보 니 영상이 부족하다. 또 주로 몰래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 영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늘 촬 영하면서 적합한 영상을 확보하거나 연출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슨 화면을 쓸 것 인가를 고민하면서 영상을 확보하고 그러고도 부족함이 느껴지면 사실성을 해치지 않는  범 위 안에서 연출을 시도한다. 상황을 잘 설정하고 기자나 취재대상, 제3의 인물을 활용해  필 요하다고 느끼는 영상을 잡는다. 그러나  고발뉴스이기 때문에 가상의 연출은 곤란하다.  특 히, 현장재연은 사실성의 뉴스라는 근본을 해칠 수 있어 조심한다. 절대 남발해서는 안된다. 뉴스가 자꾸 흥미 본위로 흐르게 될 위험성도 있다. 범행수법  대로 재구성 하는 등은 자칫 범죄교사 구실을 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촬영과정에 되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만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한다. 사실성을 추구하지만 엉거주춤한 화면은 뉴스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인내를 갖고 현장을 기다릴 필 요도 있다. 화면 확보를 위해서는  ‘뻗치기’라는 기다림이 중요한 덕목이다. 확신을  갖고 며칠을 밤새 기다릴 수 있다. 현장을 추적하는 듯한 기분이 나게 영상을 확보한다. 차가  이 동하면서 드라이브 샷으로 따라갈 수도 있고, 기자가 앞서 걸으며 탐문하는 형식도 좋다. 추 적의 이미지를 준다.

② 동원 가. 현장 접근 : 영상만들기의 기본은 동원이다. 우선 기본적인 화면을 얻기 위한 동원이 있 다. 공무원을 주로 동원한다. 경찰 동원이 가장 일반적이다. 경찰과 대동하지 않으면 취재대 상의 방해를 극복할 수 없다. 경찰수사와 공조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경우 효율적으 로 생생한 현장화면을 잡는다. 고발뉴스는 불법현장을 적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찰과 현장을 함께 치고 이를 화면에 반영할 경우 좋다. 경찰뿐 아니라 일반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단속권을 가진 공무원을 동행하면 사법권은 없다 해도 충분히 현장에 접근할 수 있다. 취재 팀 단독으로 가기 힘든 장소는 이 방법이 좋다. 나. 인원 동원 : 고발뉴스의 화면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차 움직이는 게 좋다. 사람들이 흘러 넘쳐야 한다. 사람이 없으면 고발 내용이 불명확해지고 생동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꼭  그 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으로 가득차는 게 좋다. 고발대상이든 피해자든 일반시민이든 관계없 다. 시장, 공장, 농촌, 사무실 특히 등장하는 사람들이 각자 제 역할의 일을 하고  있어야 한 다. 취재기자는 상황을 파악해 인력을 동원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다. 장비 동원 : 장비와 도구도 적극  활용한다. 그래야 화면이 산다. 쓰레기 현장을 촬영할 때 겉에서 쓰레기 몇 점 들어내는 모습은 무척 무성의한  취재다. 도구를 가지고 많은 양을 들추거나, 굴삭기, 불도저 같은 장비를 동원해 퍼 올린다. 기계음을 내면서 쓰레기를 파헤치 기도 한다. 옮기거나 주루룩 흘려본다. 폐수현장은 장화를 신고 직접 들어가기도 하고, 도구

를 이용해 뜨거나 퍼올린다. 장대  등으로 휘젓는다. 돌을 던져  물결도 일으킨다. 장갑이나 장화 또는 헬멧 등 현장상황에 어울리는 장비로 실감을 더 높여주기도 한다. 라. 실험 : 과학적인 분석이 요구되는 현장은 시료를 모아 실험과 분석을 해서 정확한 수치 로 뽑아내 뉴스에 활용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화면은 연구실이나 첨단장비다. 연구원이나 관 계자들이 분석하고 실험하는 모습을 잡는다. 첨단장비나  측정장비를 가져다 측정하는 모습 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도 한다.

③ 주의점 가. CG용 고려 : 고발뉴스에서 컴퓨터 그래픽(CG)을 많이 활용한다. 고발내용을  잘 설명해 주기 위한 목적과 재연할 수 없는 현장을 보여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CG는 현장화면에 근거해 만든다. 단순한 노말 CG는 전달력이 약하다. 현장화면을 쓸 수 있도록 CG를 구상하 고, 촬영단계에서 카메라기자와 상의해 분명한 전달이 될 수 있게 촬영한다. 훼손이나  오염 현장들, 또 불법건축 등 현장의 전경이나 세부적인 부분을 미리 설정한다. 그래야 의도에 맞 는 CG용 화면촬영이 가능하고 사실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딱딱한 문구나 숫자도 현장화면 을 플레이하면서 표현하든지 아니면 플레이하다가 스톱을 걸고 만든다. 나. 처음과 끝은 구상 : 고발뉴스는 특히 시작과 마무리가 중요하다. 일반뉴스는 정보전달이 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내용을 따라간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시청자들이 주로 화면을 따라간 다. 특히 현장고발의 경우 더욱 그렇다. 고발하려는 내용이 하나씩 기자의 멘트가 아니라 화 면의 전개로 드러난다.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영상을 첫  장면에 쓰고 강한 주제 전달효과를 갖는 장면을 마지막에 쓴다. 그러면  시작에서 관심을 모으고, 마지막에서 내용을  이해하고 뉴스시청을 끝낼 수 없다. 마지막에 힘과 무게가 전달돼야 한다. 촬영단계에서 이 부분을 분 명히 하는 게 좋다. 마지막은 주제를 집약해 전달하기 가장 좋은 카메라워크를 연출한다. 퀵 줌이나 디졸브는 강열한 인상을 심는 데 아주 유효하다. 다. 명예훼손 고려 : 고발뉴스 영상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바로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촬영이다. 편집과정에서 가려야 할  부분이 많다. 이럴 경우 촬 영단계에서 상호 등을 아예 빼고 촬영하든지 뒷모습이나 얼굴의 초점을 흐려 촬영하기도 한 다.

④ 자료화면 입수 고발뉴스 제보를 하는 시청자 가운데 자신이 직접 현장을 촬영해 제보하는 경우가 있다. 사 건이나 상황은 일회성이다. 한번 벌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재현할 수  없다. 이를 확보한 경우 고발뉴스의 영상은 생명력이 배가 된다. 가. 당사자 촬영 : 뉴스 취재대상이 직접 촬영한 경우다.  1998년 12월 해외연수 사기사건을 보도한 적이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연수를 시켜주거나 취업알선을 해준다는 말에 속아 호주로 간 사람들이 있었다. 한 학생이  기념으로 찍기 위해 홈비디오를 가지고 갔다.  가서 보니까 모든 것이 광고와 달랐다. 고스란히 해외현장을 촬영한  뒤 탈출해서 돌아와 제보했 다. 호주 현지의 엉터리 연수현장을 가지 않고도 고발할 수 있었다. 부실시공으로 물이 줄줄 흐르거나 사고난 현장의 경우 고치고, 복구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돼 당시 상황을 담 은 촬영화면은 화질에 관계없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 제3자 촬영 :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비디오를 찍을 수  있다. 주변의 관계자나 기관 등에 서 촬영을 한다. 다. 자료화면 : 고발뉴스에서 자료화면은  거의 쓰지 않는다. 단  특이한 현상을 설명하거나 시대적으로 오래된 배경의 화면이 필요할 때 기록영화나 50년대나 60년대의 영화필름  등을 구해 쓰기도 한다. 실험장면이나 연구장면 등에서도 자료화면을 구해  쓸 경우 신뢰도를 높 일 수 있다.

5. 위장 촬영

1) 위장 촬영의 목적

일반뉴스는 정상적인 촬영을 한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위장촬영이 없으면 뉴스제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을 위장으로 촬영한다. 그만큼 말도 많다. 부도덕한 취 재방법으로 지탄받거나, 불법 논쟁에  휘말린다. 심지어 몰래카메라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나, 여기 이런 잘못을 저지르고 있으니까  와서 이것 좀 마음대로 찍어 고발해 주세요”라는 고발취재 대상은  없다. 따라서 위장촬영을 사 용하지 않을 경우 뉴스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사회감시 기능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마 찬가지다. 남용할 필요는 없지만 꼭 필요하다. 위장촬영은 취재대상이 허가해주지 않기 때문에 취재 내용을 몰래 촬영하는 경우를 말한다. 뉴스란 진실 추구다. 가감없이 현장의 내용을 촬영해야 한다. 취재대상이 취재를 거부한다고 해서 취재를 포기한다면 진실 추구를 포기하는 일이다. 촬영 사실을 알려 줄 경우 자연스런 평소 상황이 바뀐다. 고발거리가 있다면 취재대상은 현장을 없애거나 변형시킨다. 진실을 취 재할 수 없다. 또 아예 현장  공개를 거부한다. 이때도 시청자들은 진실에  접근할 수 없다.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결국 위장해서 몰래 접근해 진실을 카메라에 담을 수밖에 없 다. 결국 몰래촬영, 위장촬영이란 진실 추구가 목적인 셈이다. 진실이 담긴 현장을 시청자에 게 전달해 알권리를 충족시킨다. 위장촬영의 목표이자 당위다. 필자가 취재고발했던 1999년 7월의 ‘고속전철 부실공사’나 1999년 12월의 ‘신공항  지하철 부실시공’을 예로 들어보자. 지하구간 공사현장 곳곳이 금이가고 물이 샌다는데 시공업 체나 신공항 관계자들이 현장의 취재와 촬영을 허용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로비해서 뉴스 취재를 좌절시킬 확률만 높여 준다. 그렇다고  취재를 안할 수 없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대역사다. 완공 뒤에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운행해야 한다. 자칫  부실시공으로 나중에 사고가 발생한다면 더 큰 문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부실이 있다면 지적을 해서 제대로 공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언론의 사명이고 고발뉴스가 해야 할  일이다. 사회감시기능이다. 필자는 두 현장을 모두 몰래 카메라로 잠입 촬영해 뉴스로 제작, 방영했다. 물론 시공회사나 신공항 공단의 취재허가를 받지 않았다.  한밤에 잠입해 촬영했다. 그리고 시공업체를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다. 물론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위장촬영이다. 취재대상은 실정도  모르면서 발뺌한다. 이들의 허가부터 얻고자 한다면 공공의 안전을 담보로 공사하는 국책사업의 부실 을 고발할 수 없다. 이렇게 위장촬영은 ① 취재대상이  현장취재와 촬영, 인터뷰를 거부할  경우 ② 자연스럽게 현장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촬영해 진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한 다. 진실 추구가 목적이다.

2) 위장촬영 수단

촬영은 물론 카메라로 한다. 일반적인 뉴스 취재에서는  ENG (Electronic News Gathering) 를 활용한다. 그러나 고발뉴스에서는 ENG의 활용 빈도가 낮다. 6mm  홈비디오나 특수제작 한 위장용 몰래카메라를 사용한다.

① ENG 내용만 취재하는 것으로 위장한다. 촬영은 안 하는 것처럼 안심시킨 뒤 카메라는 그냥 들고 다니는 자세로 작동시켜 촬영한다. 대부분의  취재대상은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한쪽 눈을 감고 포즈를 취해야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오해한다. 따라서 걸어다니거나 구석에 서있는 듯한 자세로도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는 현장을 만난다. 화면구도가 맞지 않아도 좋다. 필요 한 인터뷰를 확보하거나 현장이라는 분위기만 내면 될 때  사용한다. 또 야외현장을 원경으 로 촬영하거나 몰래 잠입할 수 있을 경우나 방치된 현장 등을 촬영할 때도 쓴다.

② 6mm 가정용 홈비디오로 나오는 6mm 카메라는 크기가 작다. ENG보다 작아 편리하다. 화질도 아 주 뛰어나다. 야외촬영일 경우 일반인은 거의 ENG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이 렇게 6mm의 장점은 뛰어난 화질과 간편성이다. 그러나  고발뉴스에서 6mm의 진정한 강점 은 취재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6mm를 들고 가면 방송사의 촬영이 아니라 무엇인 가를 그냥 알아보러 온 느낌만 줄 뿐이다. 일반취재에서는 폼이 안나 불편한 점이 고발뉴스 에서는 거꾸로 장점이다. 고발뉴스는 상대가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취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 을 은폐하지 않은 가운데 취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 현장에서 ENG는 거부하면서 도 6mm는 별 거부반응을 내지 않으며 쉽게 허락하는 경우를 마주친다. ENG 확보가 잘 안 될 때나 성격상 덩치가 큰 ENG보다 갖고 다니기 편한 카메라가 필요할 경우  6mm가 유용 하다. 무엇보다 취재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

③ 몰래카메라 위장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몰래카메라다.  몰래카메라는 위장촬영을 위해 만든 소형 특수 카메라를 말한다. 카메라 자체를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6mm 카메라의 렌즈 와 몸체를 분리해 가방 같은 용기에 담아 만든다. 주로 작은 가방 같은 곳에 담아 카메라인 지 여부를 알 수 없도록 했다. 옷 속에 만들기도 한다. 헐렁한 옷의 앞면에 렌즈를 달고 배 터리는 허리에 차거나 등에 매단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많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서류용 손가방처럼 만든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서류가방처럼 자연스럽게 들고 다녀 취재대상 이 눈치를 채기 어렵다. 몰래카메라로 화면촬영과 인터뷰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영상촬영과 오디오 녹음만 가능한 것이다. 줌인아웃 같은 카메라 조작을 할 수 없다. 또 전원으로  사용 하는 충전 건전지의 잔여시간, 테이프의 잔여시간  등을 알 수 없는 불편함도 있다.  화질도 ENG나 6mm에 비해 떨어진다. 화질이나 음질에 관계없이 오직 현장의 영상을 잡거나 고발 대상의 목소리를 담을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한다. 고발뉴스는 바로 이 꼭 필요한 영상과 음성을 확보할 때만 뉴스가 가능하다. 일반뉴스는 내 용이 있고 영상이 따라 간다. 특히 정보제공형 뉴스는 그렇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영상과 음 성을 확보한 뒤에 뉴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품질에 관계없이 확보 자체에 목표를 둔다. 그래 서 몰래카메라를 자주 사용한다. 대부분의 고발뉴스는 바로 이 몰래카메라로 촬영한다. 취재 원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취재하거나 기자 여부를 알리지 않고 취재할 때 유용하다

. 고발의 경우 깨끗한 ENG 카메라 영상보다 화질이  떨어지지만 뿌연 몰래카메라가 더 설득 력있게 현장성을 살려 전달해 준다. 선명한 ENG 영상은 고발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염이나 훼손현장 등을 고발할 때는 선명한 화면이 유용하지만 일반 고발취재에서는 6mm나 몰래카 메라의 화질이 현장감을 높여 준다. 특히 렌즈를 조정해  화면을 동그라미로 둥글게 테두리 쳐 촬영하는 기법을 많이 쓴다. 그러면 화면에서 동그라미 밖의 부분은 검은색이 되고 동그 라미 안쪽만 촬영된다. 몰래 촬영했다는 느낌을  강화해줘 고발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뉴스영상의 질은 떨어지지만 고발의 강도와 전달력을 높여준다.

<몰래 카메라 - 특수  제작한 몰래카메라로 고발뉴스 내용을  촬영한다. 물론 취재 대상의 허가를 얻지 않는다. 사진처럼 렌즈를  조절해 동그란 테두리를 쳐 촬영하면  효과가 더 크 다.>

3) 현장의 몰래카메라

① 신분 공개 방송사 기자라는 신분을 공개하고 취재한다. 취재원이 취재에는 응하지만 촬영은 절대 허용 할 수 없다고 주장할 때다. 일단 촬영은 안하고 내용만 확인해 볼  게 있다고 설득한 뒤 취 재원과 만나거나 현장을 취재한다. 취재원이 자신이 고발당하는 줄 모르거나, 고발당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 때 신분을 공개한다. 가. ENG를 갖고 카메라기자와 함께 들어가 촬영은 안하고 내용만 취재하는것처럼 위장하고 촬영한다. 나. 6mm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다.  내용만 취재하겠다면서 자연스럽게 작동시켜  촬영한다. 방송기자의 취재 기분이 나지 않기 때문에 고발대상이 마음을 놓은 가운데 이런저런 얘기를 자연스럽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다. 몰래카메라 : 기자 신분을 밝혔지만 성격상 제대로 말을 해줄 리가 없는 경우에는 다른 카메라는 치우고 서류가방처럼 몰래카메라만 갖고 취재하는 게 유용하다. 자주 사용하는 취 재기법이다.

② 신분위장(잠입) 고발뉴스의 대부분은 기자라는 신분이 드러나면 바로 쫓겨나거나 취재원이 전혀 취재에  협 조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분을 감춘다. 손님이나 구매자 이용객인 것처럼 위장해 취재촬영한 다. 현장에 몰래 잠입하기도 한다. 신분을 위장할 경우 거의 ENG는 쓰지  않는다. 야외현장 일 경우 원경촬영, 잠입 등에 쓸 수  있다. 6mm도 마찬가지다. 취재원이 전혀 몰라야  하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몰래 현장을 촬영하고  전경 등을 찍거나 참고화면을 찍을 때는 유용하다. 요즘 일반인들도 6mm를 많이 갖고 다니기 때문에 취재용이라는  느낌 을 주지 않아 참고화면 확보 등에서는 ENG보다 유용하다. 신분위장시에는 대부분 몰래카메 라를 사용한다. 취재원 몰래 현장에 들어가거나 인터뷰를 확보할 수 있다. 1999년 12월 교복을 만드는 대기업 산하 의류업체들이 철 지난 재고를 신제품 가격으로 판 매하는 실태를 취재했다. 재고품의 상표를  떼고 신제품의 상표를 붙이는  장면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갔다. 한 대형 대리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방송사 카메라라면서  치고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일단  몰래카메라를 들고 여성 AD 가 학생복을 구매하는 것처럼 위장해 들어갔다. 제품가격 등을 물어보면서 대리점 구석에서 재봉틀을 놓고 상표를 교체하던 현장을 촬영했다. 대리점 주인은 자신이 촬영대상이 됐는지 자체를 까맣게 모른다. 남자도 아닌 여성이 와 물건을  사겠다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다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는데 이를 취재대상이 눈치채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③ 동반취재 가. 제보자와 동반한다 : 현장의 특성상 제보자가 함께 동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상납하 는 현장이라든지 제보자만이 출입할  수 있는 현장의  경우 동료로 위장해  함께 취재한다. 1998년 10월 공익근무요원이 과적차량 기사로부터 뇌물을 받는 ‘공익근무요원  뇌물받아’ 를 취재, 방영했다. 제보를 받고 기자가 트럭기사 옆에 몰래카메라를 들고 탔다. 과적기사가 걸리고 돈을 건네자 공익요원이 받는 장면을 그대로 화면에  잡았다. 이렇게 취재기자가 제 보자나 정보제공자와 함께 현장으로 가서 동료 등으로 위장해 취재하는 동반 취재시에는 몰 래카메라를 활용한다. 나. 수사관 동반 : 취재진은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다. 불법현장, 범죄현장이라도 함부로 들 어가서 취재할 수 없다. 권한이 없다. 따라서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에 취재사실을 알 리고 현장취재에 동반해 도움을 얻는다. 취재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다. 또 현장범들을 바로 사법처리해 시정효과를 거둔다.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 다. 98년 4월 <기동취재 2000>의  첫 회인 ‘장기팔아 빚 갚아라’를  취재할 때는 경찰을 동원해 함께 범인들을 잡고 현장을 촬영했다. 99년 1월의 ‘과일행상주의’는 검찰수사관과 동행해 촬영도 무사히 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있었다.

④ 대행 소재에 따라서는 취재의 성격상 기자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있다. 여성들만 간다든지 해 당 분야에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이든지 할 때는 방송사 이외의 사람을 구해서  몰래 카메라를 주고 대행한다. 100% 대행도 있지만 요즘은  방송사에서 아예 여성 AD들을 채용 해 취재를 맡긴다. 아직까지 보수적인  생각을 버리지 못한 현장에선  고발뉴스에 여성들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여성취재진이 접근할 경우 방해를 받거나 의심을 받지 않고 취재할 수 있다. 1999년 7월 ‘슬럿머신 골프장’을  취재방영했다.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경계에 있는 미 8군 골프장에서 슬럿머신 기계를 설치해 많은 한국인들이 이용한다는 제보였다. 국 내법은 슬럿머신이 불법이다. 미국에서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인이 이용하면 범 죄다. 미 8군 시설로 국내법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국내 수사기관은 손 을 놓고 있다. 현장에 가서 취재하는데 여성 AD가 며칠을 잠복해 촬영했다. 남자가 골프도 안 치면서 오랫동안 슬럿머신하는 장소에 나타나면 바로 의심을  받는다. 그러나 여성이 취 재하니까 아무런 의심도 없고 오히려 슬럿머신하는 남자들로부터 도움까지 얻어가면서 취재 를 마쳤다. KBS <현장출동>에는 없지만 SBS  <기동취재 2000>과 MBC <카메라출동>은 여성 AD를 활용해 고발취재에 나서고 있다.

4) 위장촬영시 유의사항

이처럼 몰래 카메라로 위장촬영 등을 하려면 거짓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또 다툼도 많이 일어나고 위험한 현장에 노출되기도 한다.

① 거짓말 고발뉴스를 만들 때 제1 요건은 거짓말이다.  거짓말 없이는 도대체 취재가 안된다.  잘못된 현장을 고발하는 뉴스이기 때문에 누구도 와서 취재해 달라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거짓말 을 하지 않고서는 취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일반적인 거짓말이 홍보성 뉴스 라고 접근해 취재한 뒤 고발하는 경우다. 그리고 홍보성은 아니어도 트렌드 즉 일반 추세나 경향에 관한 뉴스라고 거짓말을 한다. 고발이라는 본래 목적은 가린 채 어떻게든 다른 이유 를 들이대며 취재한다. 명함도 어지간해선  주지 않는다. SBS 보도국에서 나왔다고만  밝힌 다. 차에 있는데 나중에 갈 때 주겠다고 한 뒤 주지 않고 그냥 돌아가기도 한다. 고발이라는 의심을 살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 1999년 3월과 9월 ‘월드컵 준비’를 취재할 때는 홍보성 이라고 둘러대고 각종 자료를 받고 취재를 했다. 1999년 2월 ‘골프장 불법영업’을 취재할 때는 봄철을 맞아 야외로 나가는 골프 인구가 많아지므로  이런 추세를 촬영하겠다고, 1999 년 12월 ‘재고 교복 새제품 판매’를 취재할 때는 신학기 교복시장에 관해 취재한다고 둘 러대고 취재했다. 신분을 알리고, 알리지 않고를 떠나 많건 적건 거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

② 다툼 몸싸움도 대단하다. 때로는 봉변도 당한다. 극한 욕설도 주고받지만 완력 앞에는 대책이  없 다. 때로는 장비가 부러져 손해를 보기도 한다. 건설현장의  취재, 유흥업소 등의 취재나 사 주가 홍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회사 등은 거칠게 취재를 방해한다. 1999년 4월 ‘렌터카 불 법 분양’을 취재할 때 불법 분양업자들은 취재팀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카메라도 파손되고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의 옷이 찢어지고 찰과상도 입었다.  경찰에 신고해 가까스로 위기상 황을 넘겼다. 고발뉴스 취재대상이 될 정도라면 법을 어기는 배짱이 이미 도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5월 ‘유흥업소 탈세’ 취재시에도 취재진이 해당 술집의 방에 갇혔다.  협 박과 회유를 받다가 간신히 풀려났다. 몰래 촬영하다가 적발되는  경우에 주로 다툼이나 봉 변이 일어난다. 1999년 7월 ‘부실시공 고속철도’를 취재할  때 지하에 내려갔다 올라오던 카메라 기자가 공사장 인부들에게 붙잡혔다. 강제로 구금돼 있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이밖에 취재과정에서 욕설을 듣거나 주고받는 일은 거의 다반사라고 볼 수 있다.

③ 위험 좋은 화면을 잡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 진입이나 촬영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주로 카메라 기자들의 대단한 투혼없이는 불가능하다. 1999년 7월 ‘고속철도 부실시공’을 취재할 때 경기도 광명의 경부고속전철 남서울 역사 공사현장의 물 새는 현장을 잡으러 나 섰다. 낮 동안 몇 차례 진입을  시도하고 아침 일찍 출근 전에 가도  직원들이 현장을 지켜 실패했다. 마지막 남은 방법은 밤 늦게 가는 것이다. 카메라팀이 새벽 2시에 진입을  시도했 다. 공사장 막사가 있고 인부들이 그 곳에서 늦게까지  자지를 않아 포복으로 ‘함바’라는 막사를 지나 입구를 찾아냈다. 지하 30m로 카메라 기자 1명이 6mm를 들고 기어내려 갔다.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공사현장을  새벽 2시에 그것도 지하공사 구간으로 사다리를  타고 혼자 걸어 내려가는 것은 담력도 커야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정 말 위험한 취재였다. 그나마 새벽 3시경 나오다가 그만 적발이 되고 말았다. 테이프를  갈아 끼운 뒤여서 촬영한 테이프는 주머니에 넣은  채 새로 갈아넣은 테이프만 꺼내주고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④ 주의점 몰래 카메라로 현장에 잠입하거나 아니면 취재대상을 만나 촬영할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가. 작동여부 확인 : 몰래 카메라를 쓸 때는 가능하다면 작동 여부를 가끔 확인해줘야 한다. 화장실에 가거나 장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취재대상이 눈치채지 못하게 기술적으로 몰래카메 라 가방을 열어 카메라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몰래카메라는 가방 속에 담 겨 있기 때문에 그냥 있으면 취재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길이 없다. 가방 속 카메라와 오디오, 비디오를 연결하는 내부선이  빠질 수도 있고, 배터리나 테이프의  용량이 다 돼 작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그것도 모르고 끝가지 촬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고 발뉴스의 대부분은 재촬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실수가 없도록 몰래카메라 중간  점검이 필수적이다. 나. 눈치채지 않게 조심 : 몰래카메라는 가방 속에 담겨  무엇인지 외부에서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요즘, 고발뉴스가 늘어나고 몰래카메라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눈치채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놔도 되는데 책상  위에 어색하게 올려 놓는다든 지 하면 눈치 빠른 취재대상은 금방 알아챈다. 특히 홍보실  등의 직원들은 자주 언론과 접 촉해 내용을 잘 알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98년 10월 천안의 ‘상록리조트’를 취재하는데 그만 취재대상이 책상 위의 몰래카메라를 알아채고 말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답변하다 말고 갑자기 몰래카메라를 가리키며  “이거 카메라죠” 하는데 어찌나  놀랐는지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느낌이다. 별별 변명을 다  늘어 놓으며 해명을 했지만 아찔 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위기를 넘기고 취재를 마쳤다. 몰래카메라를 쓰는 이유는 이미  영상 성은 포기한 경우다. 어떻게든 현장화면이나 취재대상의 육성을 직접 카메라에 담자는 취지 다. 따라서 일부러 좋은 각도로  잡겠다고 화면 구도를 생각해 취재  도중 카메라의 위치를 움직이거나 좋은 위치로 놓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자칫 취재사실만  드러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다. 테이프 교환 : 몰래 카메라나 아니면 6mm 등을 갖고 현장에 들어가 몰래 촬영할 때 주 의할 일이다. 아무도 없는 가운데 촬영한다고 방심하면 금물이다. 발각되거나 취재대상을 만 날 수 있고, 만날 경우 다툼이 벌어지거나 심지어 테이프를  빼앗길 수 있다. 필자는 <기동 취재 2000>에 근무할 때나 그 전에도 현장 취재 도중 테이프를 빼앗기거나 빼앗길 뻔한 일 이 더러 있었다. ‘고속철도 부실시공’은 물론 ‘불법 호화묘지’, ‘호화별장’, ‘연습장 불법운영’ 등에서 같은 경우를 당했다. 따라서 촬영 도중 테이프를 다 돌리지 않았다고 해 도 테이프를 갈아 끼운다. 그래야 적발되더라도 카메라 안에  들어있는 테이프만 내주고 이 미 찍어서 주머니 속에 넣은 테이프는 들고 빠져나올 수 있다. 라. 맞대응 자제 :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절대 흥분해 맞대 응하지 않는다. 언제나 냉철하게 대응한다. 정중하면서도 당당하고,  준엄하게 할 말이 있으 면 한다. 이러쿵 저러쿵 긴 말도 할 필요가 없다.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나중에  법적으로 물을 부분이 있으면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설득한 뒤 어떻게든  원하는 취재를 마친다. 고발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은 무척 흥분된 상태다. 감정적으로 격앙돼 있다. 따라서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이성을 되찾고 냉정해진다. 이때  취 재대상은 흥분하지 않고

중심을 지킨 기자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대한다. 기싸움에서 이긴 다고 같이 소리지르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참는 것이 나중에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6. 인터뷰

1) 목적

한마디 인터뷰가 뉴스 전체의 품질을 좌우한다. 사실성을 부각시키고, 신뢰도를 높여주며 현 장성을 강화해 준다. 고발뉴스는 특히 인터뷰가 뉴스의 가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 이나 부조리를 고발한다. 이때 고발내용을 증언해 줄 인터뷰  대상자를 찾지 못하면 내용은 충분히 고발감이어도 뉴스제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 정보전달 뉴스는 기자가 자신의 멘 트만으로 구성해도 신뢰도나 전달 효과에 별 문제가 없다. 또 1분 30초 뉴스여서 굳이 인터 뷰가 없더라도 구성이 지루하지 않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정보전달이 아니다. 고발이다. 증언이 없을 경우 기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돼 신뢰도나 진실성이 떨어진다. 물론 현장의 생생한 화면만으로 불법이나 부도덕한 현장을 전달할 수도 있다. 환경오염이나 자연훼손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소재도 인터뷰를  덧붙 여야 금상첨화다. 거의 모든 소재가 인터뷰 없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신문의 고발보도 는 내용만 옳다면 가공의 인물을 세우거나 오프 더 레코드로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인용부호 를 써서 인터뷰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TV고발뉴스는 그렇지 못하다. TV 고발뉴스의 성 패는 고발내용을 증언할 인터뷰 대상자를 찾느냐에 달려 있다. 가. 사실성을 확보하고 나. 신뢰도를 높이며 다. 현장성을 살려준다 라. 화면구성 요건으로 필요하다. 화면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시청 한다. 그래서 잘된 고발뉴스 구성은 3, 4문장 정도 나간  뒤 인터뷰나 영상, 현장음 구성 등

이 들어가야 좋다. 5문장 이상 계속 기자 멘트만 이어지면 화면이 지루해진다. 시청자가  피 로를 느낀다. 화면을 더욱 활력있게 만들어 시청자를 붙들 수 있게 인터뷰를 확보한다.

2) 종류

① 정상 인터뷰 카메라를 갖고 가 정식으로 인터뷰를  한다고 요청해서 하는 인터뷰다.  고발뉴스에서 정상 인터뷰는 제보자나 전문가의 진단, 전망  등에 사용한다. 그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몰래 인터뷰다. 가. 핸드 마이크 나. 핀마이크 다. ENG 프런트 라. 와이어리스 등을 사용해 인터뷰한다. 되도록 핸드마이크는 피한다. ENG  프런트나 와이 어리스를 사용해 인터뷰한다. 그래야 자연스럽다.

② 몰래 인터뷰 고발뉴스 인터뷰의 대부분은 몰래 인터뷰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기도 하고, 또 신분  자체 를 감추고 몰래카메라나 전화를 사용해 인터뷰한다. 가. 전화 :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발뉴스 인터뷰다.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인터 뷰한다. 취재대상은 자신의 말이 녹음되는 줄 전혀 모른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내용 을 딸 수 있다. 전화 인터뷰는 전화기를 카메라에  연결해 녹음한다. ENG 카메라에 전화기 를 연결하면 제일 편하다. 방송용  베타테이프를 쓰기 때문에 별도의 전환작업이  필요없다. 6mm 카메라에 연결하면 베타테이프로 전환해야 한다. 또 소형녹음기를 전화기에 부착해 녹 음하기도 한다. 이 경우도 베타테이프로 다시 전환한다. 전화 인터뷰는 상대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된 얘기가 나온다. 궁금한 것을 마음대로 물어봐도 눈치채지 못하는 장점이 있어 기자들이 가장 애용한다. 현장까지 사람을 만나러 가지 않아도 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전화 인터뷰를 뉴스를 통해 많이 지켜본 탓에 눈치를 채는 취재대상이 늘고 있다. 민감한 부분으로 질문이 들어가면 말을 안하거나 기존의 자신 주장만 되풀이하는 등 피해가는 기술이 늘었다. 또 전 화인터뷰의 남발은 신뢰도나 치열한 현장취재 노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고발뉴스 하나에 2개 이상의 전화인터뷰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굳이 쓰려면 뉴스 앞부분이나 뒷부 분으로 간격을 두고 쓰고, 전화 인터뷰가 연달아 2개 붙지 않도록 한다. 나. 와이어리스 : ENG나 6mm에 붙어 있는 마이크다. 녹음은 카메라 본체에서 하지만 소리 를 담는 마이크는 별도 분리할 수 있어 카메라 위치에 관계없이 100여 미터 안팎에서  취재 기자가 마음대로 마이크를 들고 다니며 취재한다. 마이크의 크기는 담배갑 크기만 하다.  카 메라를 가져가면 인터뷰를 거부할 수 있는 취재원의 인터뷰를 받고자 할 때 카메라가 없다 고 안심을 시킨 뒤 대화를 나누면서 인터뷰한다. 안주머니에  넣거나 서류 사이에 끼워들고 취재원을 만난다. 취재대상은 카메라가 없기  때문에 대화가 녹음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 몰래카메라 : 몰래카메라를 들고 원하는 현장에 들어가 취재원을 만난다. 상대방을 응시 할 수 있는 적절한 지점에 몰래카메라를 작동시켜 놓고 대화를 나눈다. 라. 보이스 펜 : 1999년 들어 보급되기 시작한 최신 녹음기다. 큰 만년필처럼 생겼다. 만년필 을 가슴에 꽂고 다니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 화면 촬영은 안되고 목소리만 녹음할 수 있 다.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녹음이어서 최대 4시간까지 녹음하는 장점이 있다. 테이 프와 달리 입력한 번호만  누르면 재생해 들을 때도  쉽게 필요한 부분부터 들을  수 있다. CD를 들을 때 필요한 번호의 곡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능도 뛰어나 음질이 좋다. 양복 웃도리나 외투에 꽂으면 의심을 사지 않고 취재할 수 있다. 마. 프런트 : ENG나 6mm 모두 카메라의 렌즈  옆에 마이크가 달려 있다. 방송기자인 줄은 알지만 카메라는 사절하겠다는 취재원과 만날 때 카메라 쵤영을 안하는 것처럼 카메라를 한

구석에 몰아놓고 작동시킨다. 실내 같은  조용한 곳에서는 원하는 내용을  인터뷰로 대부분 담을 수 있다.

3) 효과적인 인터뷰법

① 주제 적합 인물 설정 고발뉴스의 3요소 가운데 고발대상과  피해자의 인터뷰를 반드시 확보한다.  대개 피해자는 제보자인 경우가 많아 인터뷰를 쉽게 확보한다. 그리고 제도의 문제점, 행정편의 등을  고발 할 때는 다수의 일반 시민이 희생자다. 이럴 경우 뉴스 구성에 시민인터뷰를 넣는 게  좋다. 시민의 소리를 전해줘야 전달력이  높아진다. 시민인터뷰의 경우 남성,  여성, 학생, 장년층, 젊은층 등을 선정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을 대상으로 인터뷰한다. ② 자연스런 문답 긴장을 풀기 위해 본격적인 인터뷰 앞에 날씨, 가족관계, 좋아하는 노래, TV프로 등으로 대 화를 시작할 수 있다. 자신있게 잘 말할 수 있는 것을 얘기하게 만들어 단호하고 분명한 어 조의 인터뷰 내용을 얻어낼 수  있다. 고발대상을 몰래 인터뷰할 때는  받고 싶은 핵심적인 내용을 빼고 다른 전반적인 이야기만  물어본다. 그리고 상대의 경계심이  좀 느슨해졌다고 생각될 때 핵심적으로 묻고 싶은 말을 물어본다. 취재대상은 이야기하던 탄력에 할 말, 안할 말 구분이 흐려져 처음엔 말하지 않으려던 분야까지 말을 꺼낸다.

③ 주제를 심화 단순한 현장고발일 때는 대략 기사의 얼개를 짜놓고 취재를 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의 인터 뷰를 받아야겠다는 구상이 선다. 그러나  심층조사를 해야 할 경우에는  내용을 파악하면서 동시에 문제점을 순간적으로 찾아내 그 부분을 파고 들어야 한다.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기자는 취재분야에 대해 기본지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초적인 저변 분야부 터 하나씩 내용을 숙지해가면서 심층적인  분야까지 심화시켜 원하는 내용을  얻는다. 이때 기자는 바짝 긴장하고 문제의 핵심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무척 피곤하고 정신이 혼돈해질 수 있다. 여기서 잘못 주저앉으면 취재를 포기하거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할 수 있다. 두  시 간, 세 시간 테이프 몇 개가 돌아가도 좋으니까 모르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계속 되짚 어 물으며 문제점을 발견해내야 한다.  초보자들은 주로 이 단계에서  설득당해 포기하거나 문제점을 발견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④ 현장의 모습 현장을 치고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인터뷰를 받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이럴 때 는 신분을 공개한 뒤 들어간다. 아니면 몰래카메라를 들고 취재  여부를 숨긴 뒤 신분을 감 추고 손님이나 시민인 것으로 가장해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쓴다. 생생한 현장을 전달해주 는 현장성이 인터뷰의 생명이다. 있는 곳에서 그 모습  그대로가 현장성을 살려주기 때문에 변명하는 것이든 아니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든 가장 자연스런 상태에서 확보한다. 특히 고발뉴스의 속성상 다소 화면의 안정성이 떨어지더라도 현장의 소리와 화면이  어울린 다. 정식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하는 인터뷰는 가식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 굳어질 뿐 아 니라 잘 보이려고 꾸밀 수 있기 때문에 평소의 자연스런 모습이 아니다. 고발뉴스의 생명은 긴장감이다. 무엇인가를 폭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 드라 마를 보듯 궁금해 한다. 극적 긴장미를 갖고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가깝다.  따라 서 미리 정돈해 놓고 하는 듯한 정상 인터뷰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서 자연스럽게 하거나 인터뷰 대상자가 취재 사실을 모르고 하는 몰래 인터뷰가 제격이다.

⑤ 단답식 일반 인터뷰는 최소 5초 이상 돼야  가능하다. 수퍼를 넣었다 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무슨 내용인지 전달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조금은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 게 5~10초 안팎이 적당하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인터뷰의 목적이 정보 전달보다는 사실확인 이다. 기자가 고발하는 내용이 진실임을 입증하는 사실확인의 목적이 우선한다. 따라서 시간 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짧은 한마디 말이어도 좋다. 어떤 형식으로든 한마디 받아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고발뉴스의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늘어지는 인터뷰보다 짧게 끊어지 는 단답식의 것을 사용한다. “그럼요”라든지 “그런 일 없어요”  같은 한두 마디 소리도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짧을 때는 인터뷰와 기자멘트를 배합하는 기법을 쓴다.

⑥ 추상, 막연, 포괄 금물 질문이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이면 안된다. 질문을  이해할 수 없고, 답변도 길어지기  때문이 다. 고발대상자뿐 아니라 전문가나 시민 등의 인터뷰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⑦ 자연스런 제스처 손짓이나 몸짓, 그리고 고개 등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든다. 자연스런 몸짓으로 내용을  설명하거나 주변을 설명해야 한다. 제스처는  물론 도구를 사용해도 좋다. 비교한다든지 분석결과를 내놓는다든지 할 때는 도구나 장비를 갖고 인터뷰해도 좋다.

⑧ 오디오 적정성 고발뉴스의 경우 톤이 약간 높다. 기자의 멘트도 일반뉴스에 비해 높다. 따라서 인터뷰도 일 반뉴스보다는 힘 있고, 톤이 높다. 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인터뷰를 받는 것도  중요 하지만 약간 상기된 표정에 높은 톤의 인터뷰를 받도록  유도한다. 그러러면 약간의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집요하게 기자가 물어볼 때 취재대상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수 있다. 이런 인터뷰의 효과가 크다. 그렇다고 상스러운  말이나 은어, 비속어를 뉴스에 사 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굳이 사용하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우고 나머지 부분만 알아들 을 수 있도록 한다. 갈등 유도는 인터뷰의 전달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도 사용하지만,  필요한 내용을 확보하는 데도 유용하다.

⑨ 내용 숙지 인터뷰할 때 대상자와 가능하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게 이런저런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 고 있으면 좋다. 그래야 말이 끊기거나, 진전이 안되도 새로운 방향으로 틀어 인터뷰를 지속 할 수 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이야기하다 끝나거나,  사실이 아니면 취재가 중단된다. 그 렇다고 취재를 마치면 뉴스를 제작할  수 없다. 계속 다른 방향으로  틀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한다. 노련하거나 전문적인 사람들은 말을 빠져나가는 기술이 뛰어나 다.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어려운 말을 하거나 알듯 모를 듯한 말로 빠져나간다.  물 어보고자 하는 이슈에 대해 많은 것을 조사해 사전지식을 충분히 쌓아둬야 필요한 인터뷰를 얻어낸다.

<인터뷰 모습 - 오버 더 숄더 샷이다. 취재대상자의 뒷머리와 어깨너머로 취재기자의 얼굴 을 걸고 인터뷰한다. 고발뉴스는 취재대상자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유용한 인터뷰 방법이다. 문제점을 조사,  탐문하는 기자의 모습도 강조할 수 있다.>

4) 인터뷰 촬영시 주의점

① 바스트샷 피해자의 인터뷰나 전문가의 인터뷰를 할 때 바스트샷을 기본으로 촬영한다.

② 투샷, 그룹샷 고발뉴스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역시 투샷이나 그룹샷이다. 고발뉴스는 탐문이고 조 사다. 취재대상을 만나 정보를 얻고 그 내용을 추적하듯 발굴하듯 시청자에게 전달한다.  기 자가 현장으로 들어가 취재대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의 인터뷰가 가장  좋다. 가능하다면 투샷이나 그룹샷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줌인  들어가는 장면이 좋다. 순간만  잘 포착한다면 탐문성도 살리고, 화면 변화도 가져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피해자 고발대상 같은  취재대 상 그리고 전문가 등의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현장성과 상황성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히 샷의 안전성만 떨어뜨릴  수 있고, 또 말하는 내용과  줌인 들어가는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사용하기 어렵다. 옆으로 둘이 같은 포즈로 서거나, 자연스럽게 정면에서 풀 샷이나 웨이스트샷 등으로 걸어오면서 하는 것도 좋다. 서류를 놓고 앉아도 된다. 진지한 표 정 그리고 무엇인가 계속 받아적는  리액션이 필요하다. 투샷이라고 기자가  멍한 표정으로 있는 것은 아주 어색하고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시위현장이나 피해자  다수가 모여 있는 경우 또 고발대상자도 여러 명이 모여  있는 경우 기자가 이들과 함께 하는 그룹샷을 쓴다. 현장성을 우선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한사람 떼어내 인터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전체 모습에서 인터뷰를 딴다. 따라서  줄이 달린 핸드마이크보다는 와이어리스를 쓴다.

③ 오버 더 숄더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을 때 고발대상이든 피해자든  뒷모습을 나오게 촬영한다. 대 신 기자의 앞모습을 잡는다. 인터뷰 대상자의 뒷모습과 기자의  앞모습을 바스트샷 어깨 너 머로 촬영한다. 고발효과를 높여준다.

④ 인서트용 어떻게 인터뷰샷을 찍든지간에 인서트용 화면이  꼭 필요하다. 투샷 외에  기자의 얼굴이나 인터뷰 전체의 분위기를 찍어 두는 것도 좋다. 제스처를 쓰는 것,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받아적는 것 등 대화에 동참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전경이나 관련내용 화면을 촬영해 둘 필 요도 있다. 인터뷰 화면 덮기에 사용할 수 있다.

⑤ 인터뷰 시선 인터뷰 대상자의 시선도 중요하다. 몰래 인터뷰와 달리 정상 인터뷰는 시선을 크게 세 종류 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시청자 응시다. 카메라 렌즈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말을 하면  시청 자는 자신을 보고 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얻는다. 렌즈가 시청자 시각이기 때문이 다. 감정전달이 필요할 때 유효하다. 두번째는 화면 속에서 기자를 응시하며 하는 인터뷰다. 인터뷰 대상자는 화면속에서 왼쪽이나 오른쪽에 있는  기자를 응시한다. 대화하는 형식으로 자연스런 느낌을 준다. 다른 하나는  화면 속에서 무엇인가를 응시하면서 설명하는  경우다. 물체나 현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두리번거리거나 엉뚱한 방향을 바 라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인터뷰는 뉴스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TV는 영상을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진실성이 결여된 눈빛은 사실을 생명으로 하는 고발뉴스 인터뷰에 어울리 지 않는다. 고발뉴스에서는 자연스런 현장성 즉 기자와 대화하거나  자기가 하던 일을 하면 서 인터뷰인 줄 모르고 하는 인터뷰가 좋다.

⑥ 자세한 내용 표시 하나의 테이프가 끝나고 다른 테이프로 갈아 끼울 때 촬영이 끝난 테이프에는 수록된 내용 을 자세히 표지에 기록해 둔다.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무슨  내용이 어디에 들었는지 다 기 억한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잊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가 끝난 뒤 사무실에 들어오 면 인터뷰에 쓸 내용을 미리 봐두었다가 TC(Time Code)를 표시해 두든지  아예 필요한 부 분을 따서 모아 둔다.

5) 인터뷰 사용방법

① 나열인터뷰 기자의 나레이션이 나가다가 인터뷰 하나가 나가는 형식이 전형적이다. 그러나 인터뷰 하나 만 나갈 필요는 없다. 인터뷰를 연달아서 하는 경우 전달효과가 더 높아질 수 있다. 가. 병렬 : 현장의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연달아 붙인다. 고 발피해담을 들을 때 짧게 2개를 붙여 쓴다. 그래야 지루함을 없앤다. 나. 역접 : 대립하는 두 집단이나 사안에 대해 반대되는 내용을 엇각으로 붙여 강조하는 방 법이다. 고발뉴스에서 이해당사자나 고발대상과 피해자의 주장을 서로 붙여 전달한다.  분명 한 입장 차이를 나타낼 수 있어 빠른 이해를 돕는다.

② 문답인터뷰 인터뷰를 기자의 오디오와 꼭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인터뷰 내용은 기자가 전할 내 용을 취재원이 전하는 것이다. 기자의  멘트와 취재원의 인터뷰를 묶어도 관계없다.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99년 12월 교복의 재고품을 신제품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실태를 보도했 다. 여러 대리점의 실태를 보도하는데 일일이 다해주면 길다. 처음 가게는 주인의  인터뷰를 길게 충분히 써 줬다. 두번째 가게는 반복이 되므로 “재곱니다. 그런데도 주인은  엉뚱하게 ‘신제품이예요’”(‘ ’ 안의 말이 인터뷰) 이렇게 구성했다. 주인의 인터뷰 시간은 1초밖 에 안된다. 1초짜리도 인터뷰로 쓸 수 있다. 98년 9월의 사기분양에서도 기자멘트 “불법 용 도 변경도 문젭니다. 허가서류에는 1층이 집회장, 사무실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 건물 엔 ‘1층엔 커피숍하고 인도어 골프장이요’ 3층부터  5층까지는 시각장애자 요양원입니다. 그러나 실제 건축에선 ‘3층부터  5층까지 객실이요’ 객실이요? ‘네’.”  (‘ ’ 내부가 인터뷰)로 구성했다. 기자멘트가 “…다”라고 끝난 뒤 인터뷰를 넣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깰 필요가 있다. 전달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③ 구멍 훌륭한 현장화면을 고발할 때 구멍인터뷰를 사용할 수  있다. 오염현장, 훼손현장, 부실현장 등이 심각하고 화면이 충분히 좋을 경우 쓴다. 인터뷰하는 전문가나 시민, 고발대상자를  구 멍 속에 넣어 전체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인터뷰 대상이 나타나게 한다. 화면의 하단 왼쪽이 나 오른쪽에 동전크기의 구멍을 만들고 그 속에 인터뷰한 취재원의 모습을 집어 넣는다.

<구멍 인터뷰 - 유관순 옥사 기념각을 고발하면서  한국 건축 양식을 설명했다. 만약 전문 가 얼굴만 화면에 나오면서 특징을 설명한다면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들다. 건축 양식을 주 화면으로 띄우면서 전문가가 한쪽에 원으로 나와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다.>

④ 모자이크 인터뷰한 사람의 모습을 가려야 할 때 모자이크를 한다.  미술시간에 색종이를 뜯어 붙이듯 이 화면을 깨뜨려 누군지 모르게  한다. 고발뉴스에서 제보자같이 선의의  피해를 입어서는 안되는 사람의 신분을 보장할 때 쓴다. 또 몰래카메라로 찍어 허락을 얻지 않은 일반인이나 취재대상도 모자이크한다. 뉴스 내용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초상권의 문제다. 요즘은  대부분의 고발뉴스에서 등장인물을 모자이크해  분쟁의 소지를 없앤다.

<모자이크(변조) - 취재대상은 자신이 취재대상으로 촬영된 사실  자체를 모른다. 취재대상 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다. 또, 취재대상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아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이  때는 누구인지 모르게  모자이크 기법으로 화면이나  음성을 변조한 다.>

⑤ 음성변조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알려지면 곤란할 것 같은 경우에 목소리도  깨뜨려서 전혀 누구의 소 린지 알 수 없게 만든다.

⑥ 화면덮기 모자이크를 할 필요는 없지만 목소리만 따와서 취재원의 얼굴이 없을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는 관련되는 현장의 화면을 덮는다. 정지화면보다는 움직이는 화면으로 덮는다.  전화인터뷰 도 움직이는 현장화면으로 덮는다. 사무실이나 간판, 전화 모습보다 훨씬 생동감이 있다.

⑥ 바람부는 날 야외 와이어리스 인터뷰를 쓰지 않는다. 바람소리 등으로 잡음이 심하다.

7. 스탠드업

뉴스 도중에 기자가 직접 등장해 내용을 전달해주는 부분을 말한다. 시간은 보통 10초 전후 다. 아주 짧은 경우 6, 7초 긴 경우는 15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길어질 경우 앞부분이나 뒷부분은 화면을 덮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실제 방송에는 10여 초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게 적합하다. 앵커멘트, 인터뷰, 스탠드업은 뉴스의 품질을 좌우하는 3대 요소다.

1) 목적

① 고발뉴스 스탠드업 일반뉴스는 정보제공이나, 내용설명이다. 기자가 화면에 등장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뉴 스의 어느 한 부분 적당한 곳에 인위적으로 얼굴을 비추며 스탠드업을 한다. 그러나 고발뉴 스는 현장을 누비며 조사하는 보도다. 현장을 추적하고 내용을 파헤치는 게 주목적이다.  따 라서 기자가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특별히 어느 한순간에  나타나지 않아도 현장에 뛰어들 어 뉴스를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굳이 스탠드업을 할 필요가 없다. 작위적으로 모습을 나태낼 경우 오히려 뉴스의 객관성을 해치는 우를 범한다. 자신의 입장을 강변해 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발뉴스는 자칫  이해나 가치판단이 엇갈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스탠드업은 내용을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탠드업을 하는 경우는 사건성이  강해 가치판단이 개입하지 않을  때로 한정한다. 오염이나 훼손같이 특별히 화면이 좋아 확보하기 어려운 현장일  때, 현장설명이 내부 나레 이션보다 더 적합할 때 현장성 강조 차원에서 할 뿐이다.

② 성실성 스탠드업을 할 경우 현장 곳곳을 탐사했다는 성실한 제작  이미지를 전한다. 그래서 접근하 기 어려운 현장이나 확보하기 어려운 화면을 촬영할  때 강조를 위해 스탠드업을 할 수 있 다. 뉴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자의 노력, 방송사의 노력을 시청자들은 화면으로  스탠드 업을 통해 간접 체험한다.

③ 화면구성 고발뉴스는 시간이 일반뉴스의 두 배나 된다. 일반뉴스가 1분  30초 안팎인 데 비해 고발뉴 스는 3분 내외다. 따라서 화면이 자칫 지루할 수 있다. 흥미진진하게 다양한 화면을  보여줘 야 한다. 이런 화면구성 요건상 스탠드업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는 부분, 사건성이 강하거나 특별히 강조될 설명부분의 주의사항을 지킨다.

④ 스탠드업 위치 굳이 고발뉴스에서 스탠드업을 하려면 어느 부분에 넣을 것인지 구상을 대략 마친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 구상이 서지 않을 때는 구성의 어느 부분에 넣어도 무방한 성격의 멘트를 하 면 된다. 현장 설명성이 제일 무난하다.  뉴스 앞부분은 고발뉴스에서 사용하지 않는 게  좋 다. 일반뉴스와 달리 끝부분도 안된다. 부장 데스크 과정에  내용이 바뀔 수 있고, 가치판단 이 개입할 수 있다. 결국 뉴스 도중에 하는 게 무난하다. 일단 현장을 보여주고 내용을 설명 한 뒤 이를 심화, 고조시키는 차원에서 스탠드업을 활용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현장, 혹은 내용+인터뷰+추가 현장, 내용 스탠드업+원인, 분석+마무리+결론으로 갈 수 있다. 아니면 현 장, 내용+현장, 내용 스탠드업+문제점 원인 인터뷰+분석, 전망+마무리의 방법도 가능하다.

2) 스탠드업의 기법

① 현장우선 고발뉴스는 현장 우선이기 때문에 현장이 없는 소재에선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쓰 레기나 폐수 같은 오염현장, 산림이나 농지 같은 훼손현장, 부실공사현장처럼 가치판단 없이 객관적으로 현장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곳에서 스탠드업을  한다. 시간의 흐름이나 상황 전개 또 데스크 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내용은 피한다.  헬리콥터나 배 등을 취재에 활용한 다면 꼭 탄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

② 다양한 포즈 일반뉴스도 마찬가지지만 고발뉴스에서 가만히 서서 하는  스탠드업은 절대 불가다. 자연스 런 고발의 흐름을 끊어 놓는다. 기자의 다양한 자세가 요구된다. 따라서 핸드마이크는  최대 한 사용을 자제한다. 와이어리스나 핀마이크를 쓴다. 굳은 자세로 하는 스탠드업은 어색하고 고발뉴스의 품격과 신뢰를 떨어뜨린다. 앉아도 좋고 수그리거나 웅크려도 좋다. 갖가지 손동 작과 방향을 가리키는 것도 괜찮다. 손으로 만지거나 잡아뜯거나 훑는다. 앉아서 무엇인가를 가리키며 설명하다가 일어나도 좋다.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서서 하다 앉아도 무방하다. 도구 를 쓰는 것은 그래서 효과적이다. 현장의 특징적인 자료,  분석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손에 들거나 만지면서 한다. 취재수첩이나 서류라도 들고 한다. 맨손이라도 적당한 제스처를 써가 면서 하면 효과적이다. 단, 손으로 무엇을 들고 할 때 공연히 들기만 한 채 카메라만 바라보 면 촌스럽다. 철저하게 시선을 도구나 자료 중심으로 해야 한다. 적어도 도구나 자료 그리고 카메라를 번갈아 쳐다보기라도 한다. 단호하고 자연스럽게만  한다면 어떤 튀는 스탠드업도 무방하다.

③ 카메라 카메라를 다각도로 움직여 역동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줌인아웃, 그리고 팬이나  틸트기 법을 쓴다. 기자가 움직이면서 카메라워크도  병행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수작업 다시 말해 크로마키나, 촬영화면 CG 등은 작위성이 개입돼 고발뉴스에서는 쓰지 않는다.

<스탠드업 - 일반뉴스 스탠드업과 달리 고발뉴스  스탠드업은 철저한 현장 우선이다. 문제 로 고발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스탠드업을 한다. 문제의 현장으로 기자가 들어가 가장 심각 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설명해 준다. 주제나, 상황전달 효과가 큰 부분에서 한다. 폐수,  쓰레 기, 지하공간, 한밤중, 헬기탑승 등 다양하다. 포즈도 설명을 위해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한다. 복장도 자유롭다.>

④ 복장 현장 우선이다보니 정장차림보다 콤비에 노타이나 점퍼차림이 좋다.

⑤ 표정 무엇보다 표정이 단호해야 한다. 고발뉴스는 제작시 목소리의 톤이  높기 때문에 현장 스탠 드업도 약간은 크고 분명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힘이 없거나, 무뚝뚝한 표정은 뉴스 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므로 나중에 들어와서 제작할 때 뺀다.  그렇다고 발음에 일부러 힘을 주거나, 숨소리가 들리게 할 필요는 없다. 자연스럽게 적당한  억양을 살린다. 몇 번이고 마 음에 들 때까지 반복한다.

⑥ 주의 스탠드업을 함으로써 취재대상의 활동이나 작업에 방해를 줄 수 있는 경우 피하는 게 좋다. 또 사건성 고발뉴스의 경우 모방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제2부 2장고발뉴스 기사작성

1. 고발뉴스 구성

1) 구성의 조건

① 취재목적 일반뉴스와 달리 고발뉴스는 고발 대상자와  피해자가 존재하고 시정해야 할  내용이 있다. 세 가지가 갖춰져야 리포트의 정확한 주제를 잡는다. 그리고 주제를 풀기 위한 취재와 기사 작성이 가능하다. 주제를 다른 말로 하면 취재의 목적이다. 목적이 분명히 설 때 기사를  쉽 고, 흐름에 맞게 구성할 수 있다.

② 내용 확보 취재목적이 분명해진 뒤 앞의 취재편에서 살펴본 기법으로 다양한 내용을 취재하고  화면에 담는다. 가. 언제, 어디서 나. 누가, 무엇을 다. (누가) 어떻게 라. (누가) 왜 마. 과거에는 현재는, 앞으로는 바. 배경은… 끝없이 일어나는 문제의식을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쓸거리를 확보한다. 일반뉴스는 정보를 전달한다.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자료 가운데 추려서 기사를 쓴다. 그러나 고발 뉴스는 자료가 없다. 기자가 문제의식으로  파헤친 내용들이다. 파헤친 만큼 내용을  만들고 기사를 쓸 수 있다.

③ 구성 요소 리포트는 크게 앵커멘트+본문으로 나뉜다. 본문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가. 기자가 목소리로만 전하는 나레이션과 현장화면 나. 취재대상이 직접 등장하는 인터뷰 다. 기자 스탠드업 라. 화면구성(영상에 음향, 현장음만으로 나레이션 없이 구성) 마. 기자 나레이션에 컴퓨터그래픽 바. 편집기법상의 화면(와이퍼, 스퀴즘, 디졸브) 이를 적절히 융합해 구성한다.

2) 구성 타이밍

① 최초 구성 리포트의 주제가 잡히면 본격 취재에 나서기 전 대강의 기사 얼개를 구성한다. 무엇을 취재 해 내용에 넣고, 누구를 인터뷰하고, 스탠드업을 한다면 어느 부분에서 할 것인가 등의 기본 을 정한다. 일반 정보전달 뉴스는 미리 자료를 받아 내용을 숙지하고 취재하는 경우가 많아 최초 구성을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현장에 가서 취재하는 결과에 따라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180도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바뀌더라도 기본구성을 하는 게 좋다. 취재의 기본 방침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현 장에 가서 상황이 바뀌면 빨리 다른  틀을 짤 수 있다. 그러나 아예  기본 구성안이 없으면 취재에 방향성을 잃고 시간낭비하기 십상이다. 오염이나 훼손, 부실같이 현장상황을 봐야 기사를 구성할 수 있는 소재가 있다. 이런 소재는 예외다. 나머지 소재는 효율적인 취재와 중도포기 방지를 위해 취재  전 기본 구성이 꼭 필 요하다. 밑그림이나 뼈대로 생각하면 된다. 틀리거나 바뀌어도  좋다. 아예 기본구도가 그려 지지 않는 아이템은 고발뉴스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소재로 간주하고 포기해도  무방하 다.

② 현장 구성 현장취재는 기본구성에 따른다. 인터뷰도 구성안대로 시도한다. 그리고 달라지는 현장상황을 파악하면 변하는 내용에 맞게 구성을 고친다. 취재를 하면서 계속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 마다 살을 붙여 나간다. 카메라기자가 촬영하는 시간을 활용해 구성안을 바꾸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상을 현장에서 요청한다. 카메라 기자가 없으면 새로  짠 구성안에 맞는 영상을 직접 확보한다. 현장상황이 최초 구상과 완전히 다르면 주제잡기부터 다시 시작한다.

③ 차안 구성 현장의 상황이 긴박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면 현장에서 구성과 기사작성을  못 할 수도 있다. 내용파악하기도 힘든 현장이 있다. 이럴 때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취재내용 을 근거로 구성한다. 최소한 뼈대라도 잡아 놓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잊어버리기 때문에  나 중에 화면을 다 보거나 인터뷰 내용을 다 확인하기 전에 구성을 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시 간을 낭비하는 취재방법이다.

④ 회사 구성 차안에서도 시간이 없거나 현장취재하느라 피곤해 제대로 구성을 못했을 때는 회사에  돌아 와 당일 취재내용을 정리하며 기사를 구성한다. 심층고발 뉴스는  당일 끝나는 아이템이 거 의 없다. 최초 시작부터 빨라야 2, 3일 길게 일주일 이상 걸릴 수도 있다. 결국 당일 취재한 것을 당일 소화하는 일반뉴스와  달리 취재내용을 며칠이나, 심지어  일주일 이상 묵혔다가 기사를 쓴다. 따라서 막상 기사를 쓰려고 하는 시점에는 처음 취재한 내용을 많이 잊어버린 다. 당일당일의 취재가 끝날 때마다  구성안을 다시 만들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날 취재의 방향도 바로 잡고 불필요한 취재를 줄일 수 있다. 법규확인이나 관련조항 등을 찾아 방향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을 그때그때 취재종료 와 함께 구성안에 담는다. 특별히 봐야 하거나 확인할  화면이 있으면 예상대로 촬영됐는지 반드시 확인해 둔다. 인터뷰도 좋고 현장음도 좋다. 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현장  촬영화면 도 그렇다. 잘못됐을 경우 다시 확보해야 하고 또 잘됐을 경우는 기사구성안에 포함시켜 둔 다. 기자멘트, 스탠드업, 인터뷰, 현장화면 구성, 효과음 등으로 이뤄지는 기사구성안이다. 고발뉴스의 경우 현장에서 촬영하는 테이프의 분량이 많다. 하루에 몇 개씩 전체 10개나 20 개까지 찍을 수도 있다. 이를 매일매일 정리해 구성안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전부 모 니터하고 인터뷰 내용 등을 받아써야  한다. 물론 AD가 도와주기는  하지만 낭비요인이 크 다. 아이템에 따라서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 부지런을

떠는 게 좋다.  구성 안이 잘 잡히지 않을 경우 부장이나 선배와 상의하고 그래도 시원치 않으면 고발뉴스의 성 격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취재를 중단하는 것도 괜찮다.

2. 고발 뉴스 앵커멘트

1) 앵커멘트

① 의미 앵커멘트는 시청자들이 뉴스와 접하는 첫 관문이다. 앵커멘트를 보고  그 뉴스를 계속 시청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릴 것인지  결정한다. 시청자와 뉴스의 첫선 이다. 앵커멘트에서 좋은 인상을 받으면 시청자는 리포트를 계속 시청한다. 별것 아닌  뉴스 도 그럴 듯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며 볼 수 있다. 앵커멘트가  시원치 않으면 다른 채널로 돌 아가거나 뉴스를 시청해도 감동이 별로 없다. 일반뉴스의 경우 정보성 내용이 많아 앵커멘트가 특별히 재미있거나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해도 시청자들이 제목만 보고 정보 획득을 위해  계속 뉴스를 시청한다. 휘발유값이 오른다고 보도할 때 앵커멘트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 에 보지 말라고 해도 관심있게 본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다르다. 당장 고발뉴스가 전하는 정 보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경기도 어느 군청이 사업을 벌이면서 예산만 낭비했다고  하자. 시청자가 내 문제로 인식할 수 있을까? 서울시민이나 경상도, 전라도 시민들이 경기도 군청 의 예산낭비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일까? 기사가치의 한 기준이  되는 예산낭비, 안일한 행정 등의 고발요건은 갖췄다. 이를  어떻게 시청자들이 내 문제로 인식하고  볼 수 있게끔 앵커멘트를 쓰느냐에 고발뉴스의 성패가 달려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채널유지가  힘들고, 시청자의 관심유발이 어렵다. 고발뉴스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고 하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아이템은  당일 시청률에서 일반뉴스보다 형편없이 시청률이 낮다.  시청자가 내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끔 포장하는 능력이 고발뉴스 기사는 물론 앵커멘트를 잘 쓰는 지름길이다.

② DVE(Digital Video Effect) 제목 앵커멘트보다 더 원초적으로 리포트 뉴스를 설명해 준다. 앵커가  리포트를 소개할 동안 즉 앵커멘트를 하는 동안 앵커의 어깨 너머로 한장의 스틸화면이 나오고 그 밑에 6~8글자로 리 포트의 제목이 나온다. 이를 DVE 제목이라고 한다. 제목은 리포트의 주제를 집약한 표현이 다. 이 제목에서 리포트의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앵커멘트가 신문의  리드와 같다면 DVE 제목은 신문의 표제와 같다. 고발뉴스의 DVE 제목은 고발대상의 행태를 지적 하는 방향이 좋다. 고발내용 가운데서 가장 특징적이고 기막힌 내용 하나를 고른다.  시청자 들이 저런 일이 있나 통탄하면서도 무슨 소린가 궁금해지는 문제제시형으로 적는다. 뉴스의 목적은 DVE 제목과 앵커멘트에서 제시한다. 그리고 본문을 쓴다.

2) 앵커멘트 작성법

① 리포트의 시작 앵커멘트는 전체 리포트의 한 부분으로 기사의 시작이다.

② 주제 전달 리포트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리포트가 무슨 내용인지 전체를 알 수 있어야 한다. 본문을 압 축해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앵커 - 고발뉴스가 시청자와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앵커멘트를 통해서다. 가장 특징적인 내용을 골라 전체를 알 수 있게 써준다. 김형민(위 왼쪽), 한수진(위 오른쪽), 이영춘(아래 왼쪽), 고희경(아래 오른쪽) 앵커>

③ 일부만 전달 그러나 앵커멘트가 모든 것을 전달하면 곤란하다. 궁금증이 사라진다. 기사의 일부로써 다음 에 본격적으로 어떤 얘기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④ 짧아야 한다 뉴스는 시간이다. 심층고발뉴스라 해도 20초를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15초~20초가  가 장 적당하다. 2, 3문장을 짧게 끊어서 쓴다.

⑤ 내용 겹치지 않게 내용이 겹치면 곤란하다. 기사의 일부인데 본문  내용과 겹친다면 두 번 문장을 쓴  결과다. 특별히 강조해야 할 경우가 아니면 시간의 낭비고 좋은 구성이 아니다. 단어도  마찬가지다. 앵커멘트에서 한번 쓴 단어는 본문에서 피한다. 영상도 한 번  쓴 화면은 특별한 경우가 아 니면 쓰지 않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⑥ 관심끌기 그러자면 단어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는,  관심을 끄는 단어나 어휘를 찾는  데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고발뉴스는 시청자가 당장 관심을 갖는 정보전달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끄는 어휘 선택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⑦ 선정주의 금물 그렇다고 자극적이거나 선동적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지나칠 경우  과장, 불공정, 오보로 이어져 뉴스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분쟁의 원인이 된다.

⑧ 앵커멘트 수정 기자가 아무리 잘 쓰려 해도 경험의 한계, 또 현장의 편향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부 장이나 앵커가 또는 작가가 객관적으로 오랜 경험을 살려, 또 전달자의 입맛에 맞춰 수정할 수 있다. 단 수정할 때 본문기사를 읽고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뒤 취재기자가 보지 못한 것 을 발견한 뒤 수정해야 한다. 관심유발이나 좀더 강한  주제전달 효과를 노린다고 앵커멘트 를 수정했다가 분쟁에 휘말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일반뉴스에서는 적지만 고발뉴스에서 가끔 문제가 된다. <기동취재 2000>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용이 약하거나 설익은  소재를 뉴 스로 제작해서도 안되겠지만 본문의 범위를 벗어나는 앵커멘트 수정은 금물이다.

3. 고발뉴스 리포트 본문

1) 본문 속성

① 쓰지 않고 말한다 시청자들이 기사를 보고 정보를 얻는 게 아니다. 기사를 토대로  만든 뉴스를 보고 들어 받 아들인다. 기사가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수단은 말이다. 리포트는  글이 아니라 말이다. 따라 서 뉴스는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말하는 것이다. 기사를 쓴다는 착각에 빠지면 안된다.  뉴 스는 말로 전한다. 부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제작의 편의를 위해 편의상  글로 잠시 옮겼을 뿐이다. 글로 쓰지 않고 말로 녹음한 뒤 그 위에 화면작업을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 사 쓰는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아  방송뉴스가 순수한 말하기뉴스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포트 본문의 기사쓰기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중얼거리면서 기사를 쓴다. 말하면서 기사를 쓴다. 머리 속에  대략 생각을 정리했다가 요점만 메모한 뒤  요점을 보고 말하면 된다. 생방송이 그것이다. 살아 있는 리포트다.

② 쓰지 않고 구성한다 다양한 리포트 구성요소가 있다. 기자 나레이션, 인터뷰 1, 2, 3… 스탠드업,  현장화면, 자료 화면, 컴퓨터그래픽 화면, 현장음, 효과음,  음악, 편집실에서 가공한 화면…. 수많은  요소를 이리저리 섞어 일관성 있게 구성한다. 다양한 예술적인 요소를  하나로 묶어 2차원 화면 속 에 영상작품으로 재현하는 종합예술인 셈이다.

③ 쓰지 않고 만든다 그러니 리포트 본문은 쓰는 게 아니라 만드는 개념이다.  다양한 구성요소를 갖고 편집실에 앉아 이런저런 기법을 넣어가며 연결하고 자르고, 화면을 덧댄다. 그래서 뉴스제작이라고 말 한다. 이렇게 보니 기사라고 하는 것은 리포트의 일부일 뿐이다. PD들이 최근 고발뉴스를 제작한 다. SBS의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은 대표적이다. 취재를  하고 편집도 직접 한다. 앞의 시청률에서 살펴봤듯이 PD들이 만드는 고발뉴스는 재미있다.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기사 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기자들과 달리 기사는  제작의 편의를 돕기 위한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기사 쓰는 일에 매달린다. 다시 말해 수단일 뿐인 기사에 모든 것을  건 다. PD는 제작에 매달린다. PD들은 기사라는 것을 아예 쓰지도 않는다. 작가라는 전문개념을 따로 도입한다. 기사는 제 작의 하위개념이란 뜻이다. 정보제공의 일반뉴스는 기사가 우선일 수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 는 정보전달이 아니라 일종의 드라마 제작이다. 전달효과를 높여  목표로 하는 주제를 전달 하는 작품이다.

2) 본문작성 원칙

결국 고발뉴스의 목적은 잘못된 현실을  고발함으로써 시정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이 질못된 것인지 현상을 맨 앞에 제시한다.

① 현장 우선 고발뉴스는 무조건 현장을 맨 앞에 내세운다. 내용부터 전달하는  게 아니라 내용을 잉태한 현장을 제시한다. 또 문제의 결과로 생긴  현장부터 전한다. 첫 장면에서 살아 숨쉬는  현장 얘기로 시작한다. 영상도 서류나 CG는 피한다. 움직이는 현장을 먼저 전한다. 현장에서부터 문제점을 찾아내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는 순서로 간다.  현장은 하나의 현장일 수 도 있고, 두 군데의 현장을 보여줄 수도  있다. 현장은 곧 제재다. 글거리다. 하나의  현장만 길게 가는 것보다 두 군데를 짧게 하고 전체가 그렇다고  붙인다. 현장이 바뀔 때는 장면전 환 기법을 넣는다.

② 하나의 주제 본문을 구성할 때 하나의 주제만 파고든다. 이것저것 물고 들어가지 않는다. 주제가  여럿이 면 헷갈린다. 하나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 신문은 글로 읽는다.  따라서 되짚어가며 다시 읽는다. 이해가 안되면 돌아간다. 방송은 그럴 수 없다.  주제가 바뀌면서 무슨 소린지 모르 는 순간 뉴스는 의미를 잃는다. 많은 것을 전달하려다 하나도 전달하지 못한다. 가장 핵심적 인 주제 하나만 갖고 파고든다.

② 문제점은 2, 3개 주제는 하나지만 그 주제를 전달해주는 문제점은 2, 3개로 나눈다. 문제 1, 2하는 식으로 수 퍼를 넣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문제점이 2, 3개로 벌어질 때는 장면전환 기법을 활용하는 게 좋다. 글을 쓰는 기자는 글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의 변화를 안다. 그러나 시청자는  기사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변화를 알 수  없다. 그때그때 듣기만 한다. 내용은 바뀌는데  화면으로 알 길은 없다. 그래서 와이퍼, 페이드 인아웃, 디졸브 등의 등의 장면전환 기법을 써서 내용 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③ 자연스런 흐름 고발뉴스는 특히 자연스런 흐름이 생명이다. 논리적으로 내용의  흐름을 좇는다. 우선, 현상 이나 상황을 소개한다. 그리고 원인을 밝힌다. 여기서 파생하는 문제점을 거론한다. 이어 개 선책을 내놓는다.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도록 한다.

④ 영상의 중요도 자연스런 흐름은 영상이 좋은 현장부터  그렇지 않은 현장으로 정리한다.  영상성이 뛰어난 순서로 전개한다.

⑤ 시간의 변화 논리적으로 자연스런 흐름을 타는 데는 영상순서와 함께 시간의  변화를 타도록 한다. 새로 운 내용을 시간의 흐름대로 정리한다. 시간의 흐름이 꼭 정방향일 필요는 없다. 역방향일 수 있다.

⑥ 지속적인 긴장감 고발뉴스는 새로운 무슨 내용이 폭로될까에 시청자의 관심이 모아진다. 긴장감과 흥미를 유 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준다. 관심을 돋우는 단어나 표현을 계속 사용한 다. 글의 구성을 관심고조, 흥미유발의 방향에  맞춘다. 화면의 역동성도 필수적이다. TV는 영상, 화면을 통한 변화가 중요하다. 현장화면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화면구성에 변화를 주 고, 음향과 현장음을 적절히 배치한다. 다양한 편집기법과  효과도 사용한다. 너무 요란하면 역효과를 주지만 적당한 변화는 필수조건이다. 화면이 샷에서 샷, 신에서 다른 신으로  넘어 갈 때, 시퀀스에서 다음 시퀀스로 넘어갈 때 시청자가 새로운  그림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 다.

⑦ 빠른 전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빠른 전개다. 고발뉴스는 화면이나  내용이 정체되는 순간 지 루함을 느낀다. 심층이라고 내용을 자세히 풀어주라는 의미가 아니다. 취재요건을 두루 갖춰 필요한 요소를 심층적으로 다 찾아보라는 얘기지 장황하게 설명하라는 주문이 아니다. 내용 이해에 방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흐름이 빠를수록 좋다.

⑧ 생략의 예술 전개를 빠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감한 생략이다. 이것저것 다 전해줄 여유가  없다. 가장 근본적인 것들 하나씩 다루면서 나머지 가지는 과감하게  쳐나간다. 아깝지 않은 내용 은 없다. 그러나 뉴스시간은 제한돼 있다. 압축해서  표현해야 한다. 압축표현으로 시청자들 은 긴장과 흥미를 갖고 계속 리포트를 따라간다. 다  설명하는 것보다 생략하면서 추측하고 따라오게 할 때 흡인력이 더 크다. 절제된 언어가 필요하다.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 안된다. 어느 한 글자도 뺄 수 없을 때까지 기사의 교정을 보고 또 교정을 본다. 이를 위해 방송기자들은 고전 속에서 송강 정철의 가사나 시조를 많이 배워야 한다. 송강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시간의 흐름대로 하나의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단어 하나에 상황을 담아내고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는 뛰어난 생략예술을 구현했다. 중간단계 생 략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역동성을 살리고 읽는 이를 시조  속으로 끌고간다. 뉴스리포트 특 히 고발뉴스는 더욱 그렇다.

⑨ 단문 고발뉴스는 표현과 문장이 쉬워야 한다. 명쾌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는데 왜 잘못 이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시청자가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쓴다. 그러려면 주어 동사 가 하나씩 있는 단문을 구사한다.  복문으로 경쾌함이나 역동성, 리듬감을  느낄 수는 없다. 고발뉴스는 긴장감 유지가 필수적이다. 복문에서 긴장감을 찾기는 어렵다. 짧게 툭툭 던져준 다. 길면 늘어진다. 늘어지면 긴장은 사라진다.

⑩ 간결체 주어 동사 하나라도 문장이 길어질 수 있다. 다양한 수식이 붙을 경우다. 수식으로 늘어지는 만연체는 피한다. 고발뉴스에서 수식은 철저히 나눌 수 있을 때까지 쪼갠다. 그때그때  머리 에 쏙쏙 들어와야 한다. 눈으로 읽어 “이렇게 짧다니, 아이들 표현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간결한 문장이 고발뉴스에서는 생명이다. 일반뉴스는 정보전달이다. 정보를 전달하려면 가끔 문장이 길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문제 제기다. 길어지면 문제제기의 강도가  약해 진다. 간결체를 쓴다. 간단 명료해야 한다. 뉴스시청은 듣는 행위다. 짧은 문장으로 두번  나 눠 듣고 이해하는 게 빠르다. 고발뉴스는 한치의 예외도 없다.

⑪ 발음 편의 단문으로 간결하게 쓰는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고발뉴스는 힘 있게 전달해야  한다. 문장이 짧아야 한 호흡으로 강조하면서 전달할 수 있다. 문장이 길어지면 숨을 참느라 악을 쓰듯 어색해진다.

⑫ 설명체 고발뉴스도 일반뉴스처럼 설명하는 형식이다. 학문이나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객관적인  사 실을 설명해준다. 쉽게 풀어 설명한다.

⑬ 독립형, 주제형, 자유형 리포트 본문 구성에 흔히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독립형과 주제형이다. 독립형이란 본문의 맨 처음을 기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지 않고  영상구성이나 현장의 효과를 사용해  시작하는 형태다. 주제형은 문제나 원인을 분석하면서  가장 축약된 멘트를 해두고 시작하는  경우다. 현장화면이 좋을 경우 독립형을 쓰면 좋다. 어떻게 구성하는지 리포트는 영원한 자유응용형 이다. 고발뉴스 구성의 첫 출발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으로 시청자를 끄는 일이다.

4. 기사작성 유의 표현

1) 문법상 주의

① 수동형 문장 고발뉴스는 간결하기 때문에 특히 능동형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고발의 주체, 피해를  명확 히 능동형으로 설명해준다. 자연스런 우리말은 능동형이 많다. 능동형이 읽기도 듣기도 편하 다. ‘…된다’, ‘…진다’ 심지어 ‘…되어진다’, ‘되다’ ‘지다’, ‘보여진다’, ‘씌 여진다’ 등은 가급적 피한다.

② 이중 피동형 ‘피해를 입었다’, ‘부상을 입었다’. ‘피해’ ‘부상’은 이미  피동의 의미가 있다. 따 라서 입었다는 피동을 다시 쓰면  안된다. ‘피해를 냈다’, ‘피해가  났다’, ‘손해를 봤 다’, ‘부상했다’, ‘상처를 입었다’가 옳은 표현이다.

③ 간접화법 ‘…에 따르면’ 등은 직접화법, 능동형으로 바꾼다.

④ 사동형 어미 ‘…시키다’ 타동사의 뜻에 이미 사동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여기에 사동형 어미 ‘…시키다’를 또 붙인다. 이는 이중으로 뜻이 들어가 잘못 쓰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보자. ‘…을 환기시키다’, ‘…을  오염시키다’, ‘…을 완충시키다’,  ‘…을 보류시키다’, ‘…를 소개시키다’, ‘…개정시키다’,  ‘…취소시키다’ 모두 ‘시키다’ 를 빼고 ‘하다’를 넣어야 한다. 타동사로 ‘시키다’ 없이도  이미 시키는 ‘사동의 뜻’ 이 말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타동사 가운데  ‘사동의 뜻’이 없는 경우는 ‘시 키다’를 붙여야 한다. ‘…을 접수한다’를 보자.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사동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김군은 이중으로 원서를 접수시켰다”가 맞는다. 그러나 접수의  주체를 내세우면 “학교는 김군의 원서를 접수했다”로 써야 옳다.

⑤ 과거완료형 시제 우리말의 과거형은 ‘었다’  하나이다. 그러나 영어는  과거와 과거완료가 있다.  ‘가다’ (go)가 ‘갔다’(went), 그리고  억지 우리말인 ‘갔었었다’(had  gone)가 있다. 현재완료, 완료형의 경험, 완료, 계속, 현재완료 진행형, 과거완료… 영어식 문법구조를 굳이 따르지 말 고 발음도 편하게 과거형 하나로 해결하자.

⑥ 불필요한 조사 가. 영어의 전치사  ‘by’를 생각해보자. ‘…의한’,  ‘…의해’로 직역된다. 일본어에서 온 ‘…에 의해서’, ‘…에 의하면’, ‘…에 의하여’도 자주 쓴다. 우리식 표현을 찾자면 ‘…따라서’, ‘…때문에’, ‘…거쳐서’ 등이 있다. ‘…으로’도 좋다. 아예 ‘의해서’, ‘의하면’, ‘의하여’를 빼버리고 써도 무방하다. 나. ‘…에  있어서’, ‘…에게  있어서’, ‘…에의’,  ‘…와의’, ‘…과의’,  ‘…에서 의’, ‘…로의’, `…로서의’, ‘…로부터의’ 모두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⑦ 주어의 생략 우리말은 주어를 생략하는 일이 많다. 주어 없이도 뜻이 잘  통하는데 왜 주어를 굳이 넣어 야 하는가는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방송문장에서  시간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 하다. “건축 폐기물이 마구 버려지고 있다”고 할 때 수동형으로 주어 동사는 있다. “건축 폐기물을 버렸다.” 주어가 왜 없느냐고 따지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 주어가 없이도  문맥 을 통해 행위의 주체가 분명하다면 굳이 넣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방송뉴스는 시간을 누가 효율적으로 더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무조건 주어를 형식요건으로  삼지 말고 시간과 자연 스러움을 보자.

⑧ 주어는 맨 앞 수식없이 맨 앞에 놓는다. 단문을 만들고  짧은 문장을 만드는 한 방법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고발뉴스에서는 앞에 쓴다. 그래야 문장이 짧아진다.  주부는 간단히 하라. 부득이 할 경우 아주 간단하게 수식어를 붙인다.

⑨ 대명사 대명사를 피하고 구체적으로 사람이나 현상을 설명한다.

⑩ ‘목적어+타동사’는 ‘타동사’로 줄임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을 했습니다, 신청을 했습니다”는 말의 낭비다. “질문했습니다, 답 했습니다, 신청했습니다”로 축약한다.

⑪ ‘명사+명사’는 ‘명사+동사’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는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즉 ‘목적어+동사’로 만든다.

⑫ 명사형 종지 명사로 끝나면서 쉼표‘ , ’로 처리하는 경우다. 시각적으로 다시 말해 신문이나 글로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사에서 가능한 경우다. “…대비, 새로운 정책을…” 이런 식은  신문이 다. ‘대비’를 ‘대비해’로 바꾼다. 아울러 명사나 대명사의 나열도 신문에서는 나열한 뒤 ‘ , ’의 쉼표를 찍으면 된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와’, ‘과’를 항상 붙여준다.

⑬ 종결어미 ‘다’를 바꿔보자 굳이 ‘…입니다’로 문장이 끝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무조건 ‘다’를 쓰지 말고 자 연스럽게 읽는 말하는 운율에 맞춰 기사를 쓴다. 대화할 때 말끝마다 ‘다, 다’를  연발하지는 않는다. 말하듯이 방송할  때(생방송할 때)는 ‘…죠’, ‘…요’를 많이 사용한다. 또 명사형으로도 많이 끝난다. 무조건  근엄하게 ‘다, 다’ 천편일률적으로 외쳐대지 말고 고발뉴스에서는 다양한 강조를 위해서도 명사형 종지나 물음형 종지형의 사용도 괜찮다.

2) 조심할 표현

① 상투적 표현 ‘…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등을 피한다. 그냥  ‘…합니 다’로 간결하게 처리한다.

② 불투명 용어를 피한다 ‘…한 듯하다’, ‘할 성싶다’, ‘까  싶다’. 고발뉴스 마지막에 ‘…라는  지적입니다’, ‘…할 전망입니다’는 주체가 불분명하다. 피해자인지 전문가인지 주체를 분명히 밝힌다.

③ 훈계식 멘트 지양 고발뉴스의 마지막에는 상투적으로 계도나 훈계식의 멘트를  쓰지 않는다. 여운있고 세련된 문구를 연구한다. 피해, 책임회피 인터뷰로 끝내도 좋다.

④ 같은 단어나 어미의 반복을 피한다 뉴스 하나에서 같은 단어를 두번 이상 들으면 금방 식상한다. 신뢰도도 떨어진다. 같은 뜻을 가진 다른 단어를 구사한다. 특히 어미의 반복은 더욱 조심한다. ‘…했습니다’나 ‘…입니 다’, ‘…합니다’는 가장 많이 쓰는 어미다. 흔히 내용 전달만 중요시하고 어미반복은  신 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종결어미를 사용한다.

⑤ 발음 고려 작성 읽어가면서 기사를 쓰는 이유는 여기 있다. 아무리 좋은  뜻의 단어이고 문장이 매끄럽지만 읽기 불편하면 뉴스용어로는 자격이 없다. 말하기 쉬운 단어로 바꾼다. 뉴스는 글의  전달이 아니라 말의 전달이다. 발음이 불분명하면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

⑥ 인근 ‘근처’와 ‘부근’을 쓴다.

⑦ 등(等) ‘등’은 구어체에서는 안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뉴스보도에서는 가끔 유용하다.  ‘…같 은’, ‘…를 포함한’, ‘…를 포함해’, ‘…을 비롯해’, ‘…를 비롯한’으로  바꿔 써도 좋다.

⑧ ‘이처럼’, ‘이는’ 방송 뉴스말로는 ‘이런’, ‘이것은’, ‘이렇게’다.

⑨ 숫자 자제 눈으로 보는 글에서는 숫자를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다. 생각하면서 읽 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뉴스 말에서는 숫자는 함정이다. 대부분은 숫자를 들으면  뭔가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따라서 숫자를 꼭 써야 한다면 앞의 한두 자리만 남기고 뒤는 0으로 처리해 전달한다. 숫자는 수퍼로 한번 더 써주는 것이 좋다.

⑩ 주체+숫자식의 문구 ‘관중, 군인, 주부, 시위대 100여 명은…’의 표현을 따른다. ‘100여 명의  관중은, 군인은, 주부는, 시위대는…’은 구어체가 아니다. ‘길이, 무게, 높이…’.

⑪ ‘모두 00’에서 ‘모두’는 생략 모두 200명, 모두 350억 원, 굳이 ‘모두’니 ‘총’이니 하는 것을 넣지 않아도 전체  얼마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⑫ 일시, 장소 시간을 나타내야 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생략한다. 수퍼처리하는 게  시간절약에 도움이 된다. 굳이 쓰려면 새벽, 아침, 오전, 낮, 오후 저녁, 밤 등의 시간대를 활용하는 게 좋다. 장 소 역시 마찬가지다. 수퍼 처리하거나 대강만 쓰면 충분하다.

⑬ 과장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위기를 깨는 수가 있다. 가장 사실적이어야 할 때 과장된 표현을 쓰기 도 한다. 고발뉴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고’, ‘최대’,  ‘최상’,  ‘최초’ 등은 되도 록 삼가는 게 좋다. ‘전격’, ‘대폭’, ‘전면’,  ‘총체적’ 이런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대란’, ‘전쟁’이란 용어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지 않는  게 좋다. ‘폭’, ‘초’, ‘급’ 등도 마찬가지다.

⑭ 차별 당연히 성차별이 으뜸이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는 어휘도 이제 버릴 때다. 신체적이고  생 리적인 특징을 얘기할 때야 당연히 써야겠지만 일반 사회현상으로까지 이를 끌어들여  사용 해서는 안된다. 어느 한쪽의 성을 비하하기 때문에 지양할 필요가 있다.

⑮ 저속 표현 대중이 널리 쓰는 말이라 해도 저속한 표현은 삼가는 게  좋다. 성을 자극하는 말은 청소년 이나 전체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간혹 인터뷰  도중에 이런 표현이 들어가는데 좋지 않다. 인터뷰는 기사의 일부를 직접 취재 당사자가 전달하는 부분이다. 기자 멘트의 일 종이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다 보면 현장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인터뷰도 기사다. 기사로 적합하지 않은 용어는 인터뷰로도 적합하지 않다. 특히 고발뉴스는 흥분한 가운데 피해를 호소하거나 부당함을 지적한다. 이럴 때 저속 표현이 나올 수 있는데 좋지 않다. 저속한 부분은 변조해서 지우고 쓴다.

제2부 3장TV 고발뉴스 제작

1. 오디오 편집

1) 고발뉴스 오디오 특성

오디오란 뉴스에서 기자가 목소리로 전하는 멘트 부분을 말한다. 기자의 나레이션을 오디오 라고 한다. TV는 영상과 음성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다. TV가 영상으 로만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듣는 기능에 보는  기능을 보탰을 뿐이다. TV뉴스라고 해도 기본은 바로 오디오다. 영상 정보는 화면으로 보여주지만  정보의 알맹이 즉 전하고자 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음성정보 즉, 기자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극적 흥미를 강조하는 고발뉴스에서 오디오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고발을  통해 시청자의 반응과 동조를 얻어내야 한다. 호소력있는 오디오, 즉 기자의 목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 행한다. 고발뉴스의 성패는 오디오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회고발  프로 그램에서 이런 현상을 목격한다. 심층적으로 한시간이나 20~30분짜리 고발물을 만들어 방송 한다. 심도있는 제작으로 고발 프로그램의 사명을 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작자가  직 접 나와 진행하는 경우 일부 오디오를 들으면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것도 아니 고 도대체 왜 나와서 말하는지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는  제작자도 있다. 프로그램 제작에만 전력을 투구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는 데만 몰두해서 그렇다. 최종적으로 화면을 통해 방 송하는 순간에 제작이 끝난다. 이 점을 간과할 때 오디오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해지고 애써 잘 만든 프로그램의 전달력을 떨어뜨린다. 호소력있는 목소리, 전달력이 큰 오디오는 화룡점 정의 역할을 수행한다. 제작의 개념이 강한 고발뉴스에서 오디오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① 액센트(Accent) 액센트는 어느 한 음절을 두드러지게 강하게 읽는 것을 말한다. 강해지면서 높아진다.  하나 의 단어를 발음할 때 강하게 발음하는 부분과 상대적으로 약하게 발음하는 부분이 있다. 단 어를 똑같은 크기로 똑같은 강도로 읽으면 아주 무미 건조해진다. 강조를 주는 부분과 강조 가 없는 부분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리듬감이 형성된다. 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리듬감이 다. 흐름, 자연스런 흐름이란 굴곡이 있는 리듬감이다. 고발뉴스는 특히 리듬을 탄다. 연설이 나 웅변조로 나가면서 시청자를 기자가 전달하는 내용으로 끌어들인다. 힘주어 말할 부분과 스쳐지나가야 할 부분을 정확히 구분해 발음한다. ‘우리말은 된소리(경음)와 거센소리(격음) 앞에서  강세(액센트)가 온다’ 예를  들어 ‘이 끼’, ‘어깨’,  ‘아빠’ 할  때 뒤의  된소리 앞  음절에 강세를   둔다. ‘이’, ‘어’, ‘아’에 강세가 온다. ‘아픔’, ‘시치미’에서는 ‘아’, ‘시’이다. 필자생각으로는  자 연스럽게 앞뒤의 음값을 맞춰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뒷부분의 된소리나 거센소리는 강하게 들린다. 따라서 그 앞에 강세를 둬야 균형이 맞는다. 의도적으로 강세를 둠으로써 균 형이 이뤄지고 그 균형이 자연스런 리듬을 낳는다.

② 억양(Intonation) 억양은 단어와 단어를 연결한 문장에서 높게 읽는 부분과 약하고 작게 발음하는 부분이 있 어 전체적으로 발음이 리듬을 타는 현상을 말한다. 리포트 특히, 고발뉴스 리포트는  억양에 달려 있다. 아무리 명문장으로 기사를  쓰고, 우수한 화면편집이라도 기자 오디오의  억양이 좋지 못하면 전달력은 크게 낮아진다. 판소리에서 명창의 한마디, 한음절에 청중이 빨려들어 가는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 가운데 으뜸이 파도를 타고 나는 듯한 소리의 높낮음 즉, 억양 이다. 고발뉴스는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다. 호소력있게 사회의  부정과 불법을 고발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걍력한 메시지의 전달이다. 안정되면서도 힘있고, 굴곡있는 흐름의 오디오가  리포 트의 목적을 달성해준다. 액센트 활용으로 단어에서 발음의 파도타기가 이뤄진다. 억양은 문 장에서 발음의 큰 파도타기를 이룬다. 다시 말해 액센트+액센트+액센트가 계속 연결된 것을 억양으로 볼 수 있다. 기자의 개성은 바로 이 억양에서 나온다. 억양에는 크게 `올림조’ 억 양과 ‘내림조’ 억양이 있다. 가. ‘반내림조’ : 내림조 억양은 모든 평서문에 쓰인다. 평서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 은 톤으로 읽으면 초등학생 책 읽는 모습이 된다. 끝을 내린다. 사실 이것만 자연스럽게  잘 지켜도 어느 정도 어색한 리포트를 탈피할 수 있다. 기자시험 공부할 때 들인 노력의 100분 의 1만 들이면 특별히 생리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어떤 기자든지 어색함을 피하고  자 연스런 내림조 억양을 구사할 수 있다. 평범하게 하려면 반만 내린다. 사무적인 멘트나 감정 이 들어갈 필요가 없는 보통의 리포트에서  반만 잘 내리면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무게있는 멘트가 된다. 나. ‘완전내림조’ : 말의 끝을 완전히 다 내리면 기자의 감정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 객관 적인 정보전달은 ‘반내림조’를 쓰지만 강력한 전달효과를 목표로 하는 뉴스아이템은 ‘완 전 내림조’로 간다. 호소력이 크다. 문제는 내릴 경우 목소리가 줄어 자칫 소리가 안  나오 거나 너무 적을 수 있다. 따라서 저음이 강한 기자들이 유리하다. 저음에 자신이 없으면  전 체적으로 좀 높여 읽다가 내리는 방법을 구사해볼 수 있다. 바로 고발뉴스에서 기자들이 채 택하는 방법이다. 전체적으로 웅변조로 강하고 높게 말한다. 그러면서 문장의 끝부분은 낮춰 리듬감을 살린다. 고발뉴스라고 억지로 강하고 크게만 하면 곤란하다. 강하고 큰 것이  약하 고 부드러운 것으로 보강되지 않으면  불안만 조성하고 불필요한 긴장감을  낳는다. 긴장을 주되 안정감이 있어야 시청자가 계속  따라온다. 특히 저음을 잘 구사할  수 있는 기자들은 평소에도 개성있는 리포트를 할 수 있다. 다. ‘올림-내림조’ : 평이하게 나가다가  문장의 끝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가다가 멈춘 다. 올라가는 것은 불안정함이다. 불안정은 듣는 이에게 긴장감을 준다. 강한 의문이나 의아 함, 사실확인, 풍자의 투가 된다. 고발뉴스에 의문석인 문장에서 쓰면 아주 효과가 크다.  이 럴 경우 문장은 의문문의 형식인 ‘…까’로 끝낸다. 약간은  빠르고 강하게 올리면서 마친 다. 그리고 다음 문장의 첫 음절은 조금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래야 안정감을 되찾으면 서 발음도 편안해지고 시청자도 긴장 속에서도 불안정을 극복하고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 라. ‘내림조-평조’ : 고발뉴스에서는 짧은 문장을 주로 쓴다고 했다. 그래야 스타카토식으 로 딱딱 끊어주면서 문장을 진행해 갈 수 있다. 그런데 간혹 긴 문장이 들어갈 수 있다. 문 장이 짧다 해도 본인의 호흡량에 따라 문장 중간에서 숨을  고르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기자 는 자신도 모르게 발음이 올라간다. 올림조 억양이 된다. 숨이 차니까 숨을 들이쉬고 들숨에 서 높은 음이 나온다. 완전올림이 아니라 반올림이다. 그러나 이런 반올림은 아주  불안정하 다. 이를 없애줘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숨을 고르는 부분에서 반대로 내려준다.  그리고 잠시 포즈를 준 뒤 다음 발음을  평조로 시작한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액센트와  억 양, 이 두 가지에 리포트의 성패가 달려 있다.

2) 기사읽기

편집실에 마련된 녹음실에서 기사를 읽어 녹음한다. 기자의 나레이션인 오디오를 만드는 것 이다. 평소 연습을 많이 하고 발성에  자신감을 갖는 기자들은 개성을 살려 기사를  읽는다. 그러나 발성에 자신이 없거나 연습을 게을리한 기자들은 경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항상 오 디오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다. 필자가 보기에 선천적으로 발음이 불량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많은 읽기와 말하기 발음연습, 호흡조절, 억양연습, 끊어 읽기 등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오디 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늘  그렇듯 너무 쉬우면 게을리한다. 어려워야 모진  마음을 먹고 연습을 하는데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면 거꾸로 어려움을  겪는다. 거침없고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런 억양의 오디오는 연습으로 가능하다.

① 단호함 고발뉴스는 일반 정보전달 뉴스나 스케치뉴스와 달리 불법이나 부정을 전달한다. 말 그대로 잘못을 고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흐트러짐없이 단호해야 한다. 이런저런 해석의 여지 가 없다. 잘못이면 잘못, 잘된 것은 잘된 것이다.  잘못 됐다고 고발당하는 입장에서 생각하 면 명예와 경제, 신체의 자유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다. 이를 물렁물렁 고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잘못된 점에 대해 냉철하게 잘못을 묻고,  준엄하게 심판하는 자리다. 늘어지지 않 고 흐트러지지 않는 단호함이 고발뉴스 오디오의 최대 특징이자 생명이다.

② 정확한 발음 단호하게 읽는 방법은 단어나 문장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데서  가능하다. 약간은 빠르게 끊 는 느낌으로 또박또박 제대로 발음을 한다. 그러면 단호한 인상을 준다. 정확하게  발음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신문기사는 독자가 글자를 보고 읽는다. 분명한 단어를 보기 때문에  내 용의 혼돈을 가져올 리 없다. 그러나 방송뉴스는 시청자가 글자없이 말만 듣는다. 따라서 시 청자가 무슨 소린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확한 발음이다.  발음이 헷갈리는 단어는 기사작성 과정에서 사용하지 말고 기사를 읽을 때 발음이 쉬운 단어로 바꾼다. 똑똑하고 분 명한 발음은 고발뉴스에서 더욱 필요하다.

③ 힘 단호하고 정확하려면 아무래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아주 특출나게 성량이 풍부한 사람 을 제외하면 적당한 힘을 가해줘야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늘 문제가 생긴다. 필요 이상의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단호해야 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니까  고함 지르듯 외치는 소리가 나온다. 목소리가 들떠 있다. 처음부터  끝가지 힘차게 소리만 지르다  끝난다. 이렇게 되면 또 빨라진다. 속사포 쏘듯이 목소리가  빨라진다. 의욕은 있어 보이지만 신뢰도와  객관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제3자의 취재가 아니라 이해당사자가  돼 버린 인상을 줄 수 있다. 기술적으로 봐도 아주 초보적이고 불안해 보인다.

④ 숨소리 경계 힘있게 한다고 소리를 지르다 보면 또 하나 숨소리가 오디오에 들어간다. 목소리에 힘을 준 다는 것은 폐속의 공기를 그  만큼 급하고 빠르게 내놓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숨이 가빠질 수밖에 없다. 폐활량에 비해 너무 쉬지 않고 계속 읽어  폐에 남은 공기가 적어지면서 생리 적으로 공기를 급하게 들이마셔 일어난다. 그래서 평소 폐활량을 키우고, 숨을 참았다가  빨 리 들이마시는 연습을 하면 좋다. 숨이 가빠지면 ‘흡, 흡’하고 발음의 앞부분에  들이쉬는 숨소리가 오디오에 들어간다. 아주 거슬린다. 기사를 읽을 때 특히 고발뉴스로 힘있게 할 때 자신의 숨소리가 들어가는지 꼼꼼히 살핀다. 주위의 편집자에 묻거나 뉴스를 녹화한 테이프 를 보면서 숨소리 여부를 확인한다. 마이크와 입의 거리가 15cm 정도로 적정한지 살핀다.

⑤ 끊어읽기 그리고도 숨소리가 들리면 적정한 단위마다 끊어읽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따져본다. 적정 한 단위마다 끊어읽기는 무척  중요하다. 너무 자주  끊으면 늘어지고 너무  뜸하게 끊으면 ‘따따다 따따다…’ 따발총이 된다. 적당한 단위로 끊어 숨도 쉬고, 시청자가 생각하며  들 을 수 있는 시간도 줘야 한다. 끊어읽기가 단순히 기자의 숨고르기가 아니라 시청자에게 리 포트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신문은 읽 다가 이해가 안되면 쉬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뉴스는  그럴 수 없고 기자가 속도를 정할 뿐이다. 이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시청자는 리포트 내용을 소화할 수 없다. 따라서 끊어주는 부분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안정감있게 뉴스를 받아들일 수 있다.

⑥ 억양 약간은 빠른 듯이 힘있게, 그리고 적당한 간격으로 끊어주면서  나가는 것을 숙달될 때까지 연습한다. 여기에 듣지 않아도 관계없는 문장 요소들은 살짝 힘을 죽여 약하고 낮게 발음해 준다. ‘어미’는 조금  빠르고 약하게, ‘조사’는  발음하듯 말 듯한다.  핵심을 정리하면 ‘의미있는 단어는 단호하고, 정확하게 읽어준다. 의미없는 부분은 약하게 생략하듯이  빠르 게 발음한다. 그리고 끊어읽는  부분에서는 약간의 짬을  줘 호흡을 가다듬고  안정감을 준 다.’ 전체적인 억양이 생기면서 긴장감있는 고발뉴스 오디오를 만들 수 있다. 일반뉴스보다 높낮이 폭이 더 큰 특징을 갖는다. ⑦ 한번에 읽는다 흔히 기사를 읽다가 틀리면 그  부분부터 다시 읽어 오디오 편집에서  끊어 붙인다. 그러나 이럴 경우 자연스런 한 호흡으로 전달되지 않아 오디오에  높낮이의 차이가 생긴다. 오디오 가 들쭉날쭉 어색한 리포트가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호흡으로 읽어줄 필요가  있다. 인터뷰나 스탠드업, 화면구성 등으로 나레이션이 끊기는 부분이 있다. 적어도 이 끊기는  부 분의 3, 4문장은 틀리더라도 몇 번을 다시 읽어 한번에 간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말하는  식 의 전달이 된다.

⑧ 스탠드업과 같은 톤으로 현장에서 기자가 말한 스탠드업과 기자가 읽은 나레이션의 톤이 튀면 또 어색한 뉴스다. 현 장에서 말할 때 조금 크게 해야 한다. 다양한 현장음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2. 화면 편집

1) 기본적 주의 사항

고발 뉴스뿐 아니라 모든 편집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다.

① 점프컷(Jump Cut) ‘화면이 튄다’는 말이 있다. 한  화면에서 다른 화면으로 연결하는데  자연스럽게 안되고 ‘뚝’ 끊어지는 느낌을 줄 때가 있다. 이를 ‘튄다’고  한다. 카메라의 위치나 각도, 피사 체의 사이즈 등이 서로 비슷할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다양한 화면으로 이를 피한다.

② 같은 기법 연속사용 팬이나 틸트, 줌 등의 기법이 연속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③ 인서트(Insert) 점프컷을 피하고 같은 기법을 연속적으로 쓰지 않기 위해  인서트 샷을 구사해준다. 튀거나 어색한 장면을 피할 수 있다.

④ 이미지너리 라인(Imaginary Line) 시선이 흐르는 방향의 일치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시선이나 포즈가  같은 시각선상에 있어야 하는 것을 뜻한다. 남녀가 마주보고 대화하는 투샷을 잡았을 경우, 오른쪽의  남자가 왼쪽의 여자를 보는 샷 다음에는  왼쪽의 여자 모습을 비춰야 시선의  방향이 일정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런 흐름을 유지한다.

2) 고발뉴스 편집의 특징

고발뉴스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 있다. 고발뉴스는 대개 심층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법의 동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장고발 이 아닌 내용고발의 경우 내용의 변화를 알려주는 데도 유용하다. 특히, 강조를 위해서도 사 용한다.

① 와이퍼(Wiper) 자동차에서 빗물을 좌우로 닦아내 주는 와이퍼가 있다. 원리가 같다. 소재가 바뀌거나  내용 이 바뀌면서 시퀀스(Sequence)가 전환될 때  사용한다. 와이퍼의 기법은 수십 종류가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화면 위에 원하는 형태를 사용할 수 있다. 뉴스 아이템 의 성격이나 바뀌는 화면의 전후 사정을 고려해서 적합한 형태를 골라 쓴다. 와이퍼 사용을 남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반드시 배워둔다. 시퀀스 변화에서 적절한  와이 퍼의 사용은 분명 한단계 앞선 품질의 리포트를 만들어준다.

② 디졸브(Dissolve) 오버랩(Overlap)이라고도 한다. 한 샷과 다음 샷을 끊지 않고 겹치게  한다. 여기서도 두 가 지가 있다. 하나는 한 샷의 끝에서 다음 샷을 겹치게 시작해 앞의 샷은 천천히 사라지는 경 우다. 그러면 겹쳤던 화면은 다시 두번째 샷 하나만 남는다. 두번째 경우는 아예 10초나  15 초의 일정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두 개의 샷이 계속 겹치게 하는 기법이다. 디졸브의 경우 강조효과를 지닌다. 밋밋한 화면에 변화를 주면서 강한 주제전달 효과를 제공한다. 음악까지 곁들이면 더욱 좋다. 고발뉴스의 마지막에 쓸 경우 유용할 때가 많다.

③ 페이드 인(Fade in), 페이드 아웃(Fade out) 아무것도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상태에서 영상이 나타나는 페이드 인이나 반대로 나타난 화 면이 천천히 어두워지는 페이드 아웃은 그동안 뉴스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의 품질향상을 강조하면서 시도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심층뉴스의 경우 다양한 변화를 줘야 하 기 때문에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④ 포커스 인(Focus in), 포커스 아웃(Focus out) 포커스아웃의 경우 고발뉴스에서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대상의 인터뷰 등에서 활용할 수 있 다. 초점을 처음부터 흐리게 만들어 쓰는 경우는 많이 있다. 미리 정해 놓고 인터뷰를  한다 면 멀리서 원경으로 선명하게 잡다가 기자와  인터뷰 대상자의 투샷으로 들어간 뒤  초점을 흐리는 방식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편집에 사용할 경우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3. 효과

1) 컴퓨터 그래픽

컴퓨터 그래픽(Computer Graphic) : CG라고 줄여 말한다.

① CG의 목적 가.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 : 고발뉴스의 경우 촬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부 실시공을 고발할 때 공법 등을 소개한다. 그림으로 그리지 않고 말로 아무리 설명해봐야 쉽 게 이해할 수 있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사라진 현장 등도 재현해서 설명해 준다.  컴퓨터그 래픽으로는 무엇이든 표현이 가능하다. 다양한 연구로 뉴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나. 이해돕기 : 촬영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CG를 활용하는 경우다. 원래 1층으로 지어야 할 건물을 2층으로 지었다. 이를 고발할  때 단순히 2층짜리 건물만 보여줘 서는 화면이 단조롭다. 먼저 2층짜리 건물화면을  띄워 2층 부분을 없앤다. 그랬다가  2층을 넣은 뒤 윤곽을 두르고 ‘불법’이라는 글씨를  넣으면 “아, 2층이 불법이구나!” 하고 시 청자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문자정보가 필요할 때도 CG가 유용하다. 고발뉴스에서는 법이나 규정을 자주  사용한다. 조 그만 글자를 아무리 잘 표현하려  해도 쉽게 알아볼 수 없다.  이때 법조항을 클로즈업으로 촬영해 글자를 최대한 크게 잡은 뒤 꼭 필요한 글자 ‘규정위반 벌금 500만 원’의  글자만 남기고 주변을 어둡게 해 필요한 법조항만 보게한다. 아니면  법조항을 찍은 상태에서 필요 한 글자만 뽑아낸다. 또 새롭게 글자를 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② 주의사항 가. 구상능력 : 고발뉴스는 심층 제작이고 충분한 제작시간을 갖는다. 따라서 당일 취재방송 하는 아이템과 달리 CG구상 시간이  있어 훌륭한 CG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구상이다. 다양한 편집기법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CG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가 기자의 리포트 제작능력을 좌우할 때가 많다. 어차피 현장 촬영은 제한된다.  다양한 CG 창출이 고발뉴스의 개성을 높여주는 방법이다. 나. 버릴 것 버리기 : 좋은 CG의 조건은 ‘버릴것  버리기’라고 표현하고 싶다. 기사와 마 찬가지다. 좁은 TV화면 안을 그림과 글씨로 가득 메운다면 아예 CG를 안 쓰느니만 못하다. 핵심적인 사항만 전달한다. 다. 충분한 협의 : CG담당자들은 탁월한 예술적 감각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현장을 모른다. 따라서 기자가 무조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주문할 게 아 니라 CG담당자에게 충분히 현장을 설명하고 의도하는 바를 잘 전달해주는 게 중요하다. 의 뢰서에 그려 CG실에 던져줄 게 아니라 CG담당자에게 상황을 길게 설명하고 기사까지 건네 준다.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설명한다. 그러고 의견을 구한다. 분명 기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수 위의 구상을 내놓는다.

③ 다양한 CG 가. 현장화면 CG : 현장에서 촬영한 화면을 활용한다. CG가 살아 숨쉰다. 나. 수퍼CG : 장소 등을 표시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한다. 위치를  알려줄 필요가 있을 때 선과 글씨만 활용해 지도를 그린다. 화면도 자연스럽게 편집한 그대로 나가고 그 위에 위치 표시를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다. 애니메이션 :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충분한 시간을 주면 전달효과 만점의 애니메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움직여 사실성을 높여준다. 라. 합성화면 : 화면과 화면을 합성하는  경우다. 디졸브와는 성격이 다르다. 디졸브는  화면 두 개가 겹쳐진 것이다. 그러나 합성화면은 화면 두 개를  합쳐서 마치 한 장소에서 벌어진 일처럼 표현한다. 고발뉴스에서 재연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하고 싶을 때 효용성이 있다. 마. 글자 강조 : 글자를 강조할 때 CG를 사용한다. 글자만 뽑기도 하고 주변을 어둡게 하기 도 하고 클로즈업하기도 한다. 스타일러스(Stylus) 펜으로 특정 부위를 그려  경계나 윤곽을 표시한다.

2) 수퍼자막

① 내용 수퍼 내용 수퍼를 넣어주는 게 좋다. 수퍼를  큼직하고 알아보기 쉽게 트랜스(색 배경)도 넣어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영상 전달에는 다소 지장을 주지만 주제 전달효과가 크다. 그리고 고발 뉴스의 경우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 1, 문제 2… 식으로 크게 노란색 등을 써 서 알아보기 쉽게 수퍼를 써준다. 고발뉴스의 경우 시간이 길어 오랜 시간 자막없이 방송하 면 무슨 소리인지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내용수퍼를 넣어주거나 문제점 등을 CG로 활용하는 게 좋다.

② 인터뷰 수퍼 고발뉴스는 주로 몰래카메라로 인터뷰를 따거나  전화로 몰래 인터뷰를 따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취재원의 인터뷰 내용이 제대로 녹음되지 않는다.  취재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 지 않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을 수퍼로 적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수퍼 - 문제점이나 내용을 요약해 큼직한 글씨로 써준다.>

<글자강조 CG - 서류에 나타난 작은 글자를 크게 확대해 알아보기 쉽도록 한다.>

3) 뉴스센터

① 변조 고발뉴스에서 최근 초상권이나 명예훼손 송사가 자주 발생하면서 자주 사용한다. 화면 속의 인물이나 장소, 상호 등을 변조한다. 누구인지, 어느 장소나  회사인지 알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목소리도 변조한다. 음색을 완전히 다르게 해  내용은 알아듣는데, 누구 목소린지 는 모르게 하는 방법이다. 내밀한  정보 제공자의 신원을 가려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또 관련자들로부터 사후에 법적인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항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② 구멍 인터뷰 현장화면을 살리면서 인터뷰를 넣을 때 사용한다. 오염이나 훼손현장, 아니면 영상으로 설명 해야 할 경우에 쓴다.

③ 크로마키 고발뉴스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4) 효과음

① 현장음 고발뉴스는 현장탐사보도다. 따라서 현장의 다양한 소음 즉, 현장음이 그대로 전달돼야 프로 그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뉴스의 사실성을 높이고 신뢰도를 더해준다. 지루함도  달래 준다. 일반뉴스의 경우 현장음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현장음없이 목소리에 화면만 나가면 방송사고다. 기자의 나레이션이 방해받지 않는 범위에서 현장음을 꼭 써준다. 편집 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톤으로 현장음을 깔아주면 일관성이 있어 좋다.

② 음향 현장에서 발생한 소음 외에 특수한 소음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충돌이나 폭발 효과를 내 고 싶을 때 관련음향을 찾아서 소리를 강조한다.

③ 음악 고발뉴스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긴장감을 주거나 아니면 동정심을 자아내 는 슬픈 음악을 넣는다. 고발의 강도를 높일 수 있어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늘 듣던 식상한 음악을 쓰지 말고 독특하면서 새로운 분위기의 음악을 찾아 활용하면 좋다.

5) 타이틀

고발뉴스는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일이 중요하다. 타이틀은 관심을 끄는 데 아주  유용하다. 시작 타이틀은 강한 음악과 함께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뉴스가 끝난 뒤 붙는 끝 타이틀 역시 뉴스에 대한 인상을 깊게 남겨주는 효과를 갖는다. 시작 타이 틀과 끝 타이틀의 적절한 사용으로 고발뉴스의 관심집중과 전달효과  증대를 꾀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에 끝타이틀은 제보 전화번호를 집어넣어 준다. 그러면  뉴스 뒤 많은 제보전화 가 걸려온다.

<시작 타이틀 - 고발뉴스는 종합뉴스 속에  별도의 블럭을 형성한다. 고발뉴스가 시작됨을 알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다. 기동취재 2000 시작 타이틀.>

<끝 타이틀 - 고발뉴스가 끝난 뒤 강한  여운을 남기기 위해 사용한다. 제보연락처를 적어 준다. 뉴스 직후 많은 제보전화가 걸려온다.>

제2부 4장TV 고발뉴스 제작 실례

고발뉴스를 유형별로 소개하고 소재인지 과정  그리고 취재나 제작과정에서의 특이  사항을 적어 실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1) 정부정책

‘재고가 새 교복 둔갑’ 8시 <기동취재 2000> 1999년 12월 8일 AC 멘트 : 요즘 대부분의 중고등 학생들은 교복을 입습니다. 그런데 새 옷인 줄 알고  사는 교복의 대부분이 1, 2년된 재곱니다. 재고를 판매하는 엉터리 유통구조도 문제지만, 이를 부 채질하는 행정 당국은 더욱 한심합니다.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고발합니다. 본문 :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등교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입고 있는 교복은 그렇지 못합 니다. <등교학생 교복 스톱에서 와이퍼> 내년도 신제품을  준비하는 교복 도매상을 찾았습 니다. 재봉틀 너머로 재고품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스타일러스펜 CG> 모두 상표가 뜯긴 상탭니다. 그 자리는 새 상표를 붙여 신제품으로 둔 갑시킵니다. (인터뷰 - 주인, “내년부터 라벨이 바뀌어요. 파란거로 바뀌어요.  동대문구 수 선들어 온 걸 모아 가지고. 여기서 해요.”) <와이퍼> 버젓이 새  옷으로 둔갑한 교복을 판 매하는 매장을 찾았습니다. 교복 웃도리에 붙어 있는 고유 번호표, 즉 로트넘버를 봤습니다. <스타일러스 펜 CG> 로트넘버는 제조일시를 알려주는 회사 암호로 4754라고  씌여 있습니 다. (인터뷰 - 전 대리점 직원,  “4754 아닙니까. 이건 상당히 몇 년  된 거예요.”) 상표는 바꿨지만 로트넘버는 바꾸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리점 주인은 딴소립니다. (인터뷰 -

대리점주, “신상품이예요.”) 근처에 있는 다른  대리점. <스타일러스 펜 CG>  로트넘버가 4783으로 돼 있습니다. 역시 재고품입니다. 그러나 (인터뷰 - 대리점주, “새 상품이예요.”) 취재팀이 한 교복 회사의 대리점 5군데를 조사했는데  모두 재고를 팔고 있었습니다. (인터 뷰 - 전 대리점 직원, “재고 같은 것 곰팡이 낀 것 다 아이롱 손질해 가지고 내보내구. 그 게 다 안 팔리면 다시  드라이해서 판매해.”) 그런데도 제조회사는 엉뚱한  논리를 폅니다. (인터뷰 - 제조회사 과장, “재고가 일부 생기더라도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없어. 교복은 변하는 게 아니니까. 재고도 신상품의 가치….”)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헌 옷을 팔면서도 가 격은 새 옷값을 그대로 받는 점입니다. (인터뷰 - 제조회사 부장, “재고를 같은  가격 받으 면 이상하게 들리지만 당해년도 판매가에 손실분이 반영되지 않으니까.”) 이런 엉터리 유통구조는 행정당국이 부채질합니다. <사진  CG> 제조연월일 표기규정을 지 난 95년 폐기한  데 이어, 올부터는  로트넘버나 품질표시마저 의무규정에서  빼버렸습니다. (인터뷰 - 소비자보호원 연구원, “업체가 나쁜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는 상황이 죠.”) 따라서 올부터 만드는 진짜 신제품은 큼직한  회사 상표 외에 아무런 품질표시가 없 는 제품입니다. (인터뷰 - 소비자 보호원  팀장, “직물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낡기  때문에 생산년도를 표시해 주는 게  바람직…) 결국, 업계의 횡포와  업계편만 드는 당국의 행정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 - 소비자, “재

고를 신상품으로 파는  것은 잘못 된 것이지. 소비자를 우롱하는 거지…”) 기동취재 2000입니다.

< 재고 새옷 둔갑>

① 인지 경로 제보자가 연락을 했다. 국내 최대 교복제조회사의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직원이었다.  제조회 사가 재고로 남아있는 교복에 새  라벨을 부착하라고 지시했다고 제보했다.  옷은 재고인데 새 라벨을 붙여 신제품으로 둔갑시킨다는 얘기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연락했다고 제보 이 유를 밝혔다. ② 고발 목적 교복은 1983년부터 폐지됐다. 필자가 고3 때였다. 교복에서 해방돼 얼마나 기뻤는지  그때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다. 고등학교  때는 매년 몸이 성장한다. 아무 옷이나  집에서 입던 옷을 입으면 좋으련만 없는 살림에 성장속도에 따라 새 옷을 계속 살 수는 없고  적은 옷을 억지로 입고 다니던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자유롭게 몸에  맡는 것 아무 것이나 입 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다시 중·고등학교에 교복이 등장했다. 거꾸로 가는 정책이 하도 많아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학창시절 교복을 입기 싫 어하던 당시를 떠올리면 분명히 요즘 학생들도 교복을 싫어할텐데…. 어른들이 자신들의 욕 심으로 교복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곤 했다. ‘교외지도가 편하다’ ‘학생인 지 일반인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빈부격차에 따른 소외감을 없애 준다’…  어쨌든 교복 선정과 관련해 부정이 많다는 의혹은 많지만 찾을 길은 없다. 교복은 독과점 품목이다. 대체재도 없다. 무조건 교복을 입어야 한다. 비싸다고,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다른 옷을 입을 수 없다. 누구나 학생은 사 입어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만들어 놓으면 팔린다는 얘기다.

제보자의 주장대로 4, 5년된 옷을 곰팡이 털어서 드라이해 재진열해도 누군가가 사간다.  새 옷값 다 내고 말이다. 교복은 할인도 거의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땅집고 헤엄치 는 시장을 국내 몇몇 대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재고는 당연히  가격을 낮춰 파는 게 상도의 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는 점을 악용해 상표만 바꿔  새 옷값을 파는 현실을 고발하기로 했다.

③ 취재 특기사항 취재를 시작했다. 먼저 제보자를 통해 새 옷과 재고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는 시 내 곳곳에 있는 교복 대리점으로 나갔다. 상표말고 웃옷 안쪽 옆구리 품질표시에 붙어 있는 로트넘버를 확인했다. 제조회사만이 암호로 알고 있는 제조연월일과 출고처 표시다. 5군데의 대리점을 확인했다. 대리점 모두가 재고를 팔고 있었다. 교복 사는 사람으로 가장해  몰래카 메라로 로트넘버를 촬영했다. 그리고 대리점 주인이나 점원의 인터뷰를 땄다. 모두 새  옷이 라고 신제품이라고 둘러댔다. 가격은 당연히 구분이 없었다. 대리점 한군데서는 재고를 할인 한다고 하는 곳도 있었다. 상표를 바꿔 붙이는 현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제보자에게 수소문해서 몇 군데 후보지를 골랐다. 그중 한 곳으로  갔다. 재고교복을 잔뜩 쌓아놓고  상표를 바꾸고 있었다. 대리점 주인은 태연스럽게 상표가 새로 나와 바꾼다고 말했다. 교복구입자로 가장했기 때문 이다. 새 상표가 나왔다면 새로  만드는 옷부터 달아야지 기존에 있던  옷의 바느질을 뜯어 상표를 다시 다는 행위는 뭐라고 변명해도 설득력이 없다. 제조회사를 찾아갔다. 새 학기를 앞두고 교복시장을 점검한다고 위장했다. 그러나  제조회사 측은 의외로 담담하게 재고를 신제품으로 같은  값에 파는 이유에 대해 당연하다는  논리를 폈다. 다른 패션의류는 출고가격이 높아 1, 2년된 옷을 할인해 팔아도 수지가 문제가 없지만 교복은 출고가격이 낮아 재고라 해도  싸게 팔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성상 교복은 디자인 등이 바

뀌는 게 아니어서 재고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했다. 기업은 수요를 예측 해서 적정량을 생산해야 한다. 초과 생산해 놓고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자세는 곤란 하다. 1, 2년된 옷인지 안다면 어느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겠는가? 할인가격이 아닌 다음에 야…. 소비자 보호원을 찾았다. 소비자보호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직물이란  출고 직후 계속 노후화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제조연월일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업계 편에 서 있다는 의혹이다. 1999년부터 옷에 대한 품질 표시를 규제라면서 폐지했다. 이제 제조업체들은 아무런  품질표시없이 물건을 만들어 팔기 만 하면 그만이다. 당국의 업계편의위주 발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④ 제작 특기사항 관계자 모두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소비자보호원 등의 인터뷰만 정상으로 살리고 나머지 제 보자나 제조업체 관계자, 대리점주인 등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했다. 어느 매장인지도 알  수 없게 했다. 지나치게 모자이크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명예훼손이나 반론권 등과 관련해 제 소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을 기자 나레이션 대신에 시민인터뷰를 넣었다. 인터뷰 상태가 좋고 앞 부분에 시민의 고발인터뷰가 없는 상황에서는 기자의 어설픈 멘트보다 시민인터뷰로 마무리하는 게 깔끔하다. 주제 전달효과도 크다. 시작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했다. 바로 라벨을 교체하는 현장으로  갈까 했지만 생각을 바꿨 다. 먼저 학생교복을 보여주기로 했다. 3분  리포트가 진행되는데 무슨 소린지 첫  시작에서 알게 하려면 교복을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 생들의 발랄한 모습을 첫 시작으로  했다. 학생들의 천진한 모습을 보여준  뒤 이를 담보로 욕심을 채우는 어른 세계를 조명했다.

2) 행정편의

‘국적없는 기념각’ 1999년 3월 1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오늘은 3·1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0년째 되는 날입니다. 3·1 독립운동하면 우선 유관순 열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유관순 열사 기념각을 일본 건축양식을 가미한 국적불명 의 공법으로 지었다는 지적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이  취재했습니다. 김문환 기잡니다. 본문 : 독립을 외치며 일제에 항거하다 장렬히 순국한 유관순 열사. 서울시는 유관순 열사가 최후를 마친 서대문 형무소 지하 감방을 지난 92년  복원했습니다. 문제는 복원된 지하감방 을 위에서 보호하기 위해 지은 기념보호각. 가장 한국적이어야  할 2층 목조건물이 왠지 낯 설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 시민, “한옥인데 우리 건물같지 않고…”) 어찌된 영문인지 우 리의 전통 건축양식과 일본의 양식을 비교해 봤습니다. 먼저  건물의 인상을 좌우하는 전체 윤곽. (구멍 인터뷰 - 문화재 연구소장, <고유 건축물 화면을 바탕으로> “우리의 건축양식 은 유려한 곡선미가 특징… <일본 건축물 화면을 바탕으로> 일본의 건축은 재료에  인공미 를 가해 간결하면서 긴장감있는 기하학적 긴장미…”) <촬영화면 CG> 기념관은 지붕과 처 마선이 곧게 뻗어 곡선의 우리보다 직선의 일본식과 닮았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다 음은 단청. 우리는 목조건물에 화려한 단청을 입히는 반면, 일본은 단청없이 나무색을  그대 로 씁니다. 복원된 기념관엔 전혀 단청이 없습니다. 공법도 문젭니다. <촬영화면 CG> 우리 건물

은 둥근 서까래를 쓰지만, 일본은 네모로 자른 사각형 서까래를 씁니다. 이  기념관에선 아래층 차양에서 일본식으로 각진 서까래를 썼습니다. 기둥은 세로로  홈을 파 장식을 얻는 등 서양식을 흉내냈고, 지붕위 절병통은  동남아시아 양식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  문화재 연구소 직원, “동서양 모든  것을 망라해서 시대를 불문하고  편하게 지은 것…”) 설계와 건축을 자문한 한 대학교수는 1900년대 초 일본에서 유행한 양식이 일부 사용됐음을 인정했 습니다. 그런데도 건축을 주도했던 서울시는 부서별로 책임을 떠넘기며 방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독립공원소장, “역사적으로  비춰봐서 안되겠다는 사회적인  판단이 내려온다면 관리 주체인 우리한테 넘어 올 것 아녜요….”) 역사의 현장에 세워진 국적없는 기념건축물.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민족독립정신을  오히려 훼손시키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국적없는 기념각>

① 인지경로 - 기획

② 취재 특기사항 삼일절을 맞아 무엇인가 관련 고발기획을 할 것이 없나 자료를 뒤졌다. 잡지를 뒤지는데 전 년도 기사 가운데 서대문의 독립공원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독립공원이면 전통의 우리나무 나 꽃이 가득해야 할텐데 외래 수종으로 가득하다는 지적이었다. 마땅한 다른 것을 찾을 수 없어 일단 독립공원엘 가봤다. 공원관리인들에게 나무들에 관해 취재했다. 일부 외래 수종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다. 겨울철이라 나무들이 헐벗어 전혀 나무의  영 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화면이 살아야  뉴스가 되는데…. 황량한 겨울풍경으로 뉴스를  할 수 없어 돌아서려는데 아주 낯선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독립공원은 민족의 얼을 담아 두는 곳. 모든 것이 친숙한 우리 전통으로 가득차야 제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주 낯설게 느껴지는 건물에 관심이 갔다. 차를 돌려 다시 들어가 물어봤다. ‘유관순 열사 지하 옥사 기념보호각’이었다. 서대문형무소에 독립투사를 가두는데 여성 지사들을 투옥했던  옥사가 있다. 이곳에서 유관 순 열사가 순국했다. 서대문형무소를 독립공원으로 바꾸면서 유관순 열사 순국 옥사를 기념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옥사 보호각을 지었다. 그 건물은  역사적인 뜻을 되새겨 반드시 건립 취지에 맞는 공법과 양식을 택해야 옳다. 그런데 자세히 취재를 해보니 일본식에  동남아식, 여기에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 서구 건축양식을 받아들이면서 일본화한 양식으로  건축한 사실이 밝혀졌다. 유관순 열사가 생존하던 당시 조선의 가장  뛰어난 목수라면 어떤 양식으로 지을 것인가를 결정해 건축했다는 게 설계와 건축을 담당한 교수의 주장이었다. 이 말을 잘 풀면 일제시대 식민제국주의 건축양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일제양식으로 지 었다는 얘기다. 우리의 건축양식을 연구하는 문화재연구소를 찾아 우리 건축양식과 일본의 건축양식을 자세 히 취재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현장과 비교했다. 소장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얻었 다. 문제는 현장 인터뷰. 건축물을 보면서 직접 전문가의  인터뷰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설 명 효과가 크고 문제점 지적을 강조할 수 있다. 소장과  인터뷰가 끝난 뒤 연구원에게 근처 에 자문받을 건물이 있으니 함께 현장에 좀 가자고 부탁했다. 소장도 동의했고, 연구원이 따 라왔다. 정확하게 무슨 고발거리가 있다고 얘기하면 전문가들은 열이면 열 모두 피한다.  취 재 자체에 응해주지도 않는다. 기획특집으로 한국 건축양식의 특징과 일본양식의 특징을 비 교하는 중이라고 둘러대고 취재중이었다. 현장에 나가면  전문가적 양심과 식견을 들먹이며 자문을 구한다. 물론 인터뷰하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고 내용만 받아 취재하는 식으로 카메 라기자는 먼 곳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 몰래카메라나 와이어리스로 인터뷰 내용을 확보한다.

③ 제작 특기사항 앞부분엔 역사 자료화면을 사용했다.  고발뉴스에서는 되도록 자료화면을 사용하지  않는다. 있는 사실을 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적 배경이나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유용하다. 역시 CG를 적극 활용했다. 양식을 일본 것과 우리 것을 촬영한 뒤 스퀴즘 작업으 로 화면을 2분의 1 분할해  비교했다. 인터뷰든 영상이든 극과 극의  대립되는 곳을 보여줄 때는 화면을 분할해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다. 영상으로 문제점을 보는 TV적  요소가 많은 소재였기 때문에 CG를 살리기도 좋았다. 또 인터뷰는 구멍인터뷰를 썼다. 건축양식의 특징을 설명해주는 게 목표기 때문에 특징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한 구석에 구 멍을 파고 인터뷰 대상자인 전문가의 얼굴을 집어 넣었다.  당국의 인터뷰는 책임을 회피하 기에 급급해 하는 내용을 사용했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시정하지  않고 있는 실태를 고발해 주기 위해서였다. 설계를 담당한 교수의 인터뷰를 집어넣는 게 고발뉴스 기본요건에 맞는다. 그런데 교수와 약속이 어긋나 만나지를  못했다.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기본인데 그만 녹음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통화내용, 즉 교수의 주장을 기자멘트로 처리할  수밖 에 없었다.

3) 부실시공

‘물새는 고속철’ 1999년 7월 26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기동취재 2000, 오늘은 물 새는 고속철도  공사현장을 고발합니다. 어떤 현장보다 정밀 안전시공이 필요한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왜 물이 새는지,  실태와 문제점을 김문환 기 자가 취재했습니다. 본문 : 경기도 광명시 안양천의 경부고속전철 공사 현장. 남서울 역사가 들어서는 주요 구간 입니다. 지하 공사현장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사방에서 벽면을 타고 물이 흘러내립니다. <벽 에 물 흐르는 장면 3, 4초> 물이 흐르면서 백화현상이 일어나 콘크리트 벽면이 하얗게 얼룩 져 있습니다. 콘크리트 옹벽 속에 아예 파이프를 박아 물을 빼내고 있습니다. <파이프로 흐 르는 모습 2초> 물 흐르는 곳의 콘크리트 표면은 벌써 깍이거나 부식돼 있습니다. 물을  막 으려고 방수제를 보강시공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러나 물을 막지  못한 채 천장에서 바닥까 지 벽을 타고 흉하게 엉겨붙어 있습니다. <엉겨붙은 모습+떼어내는  모습 3, 4초, 음악> 똑 바로 연결돼야 할 벽이 5cm 정도 어긋나 있기도  합니다. 물 새는 벽면은 옆으로도 금이가 안전 자체가 위험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콘크리트 벽에서 왜 이처럼  많은 물이 새는 걸까? <CG> 공법을 보면 원인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지하 콘크리트공사는 온도차를 고려 해 10m 간격으로 3~5cm의 익스팬션 조인트 즉 연결 틈을 둡니다. 이 연결부위는 신축성 있 는 고무소재의 방수보강재로 메웁니다. 그리고 콘크리트관  전체를 특수재질의 방수 시트로

씌운 뒤 모르타르와 흙을 덮어 방수공사를 마칩니다. 그런데  틈을 메우는 보강재나 시트를 불량재로 잘못 시공할 경우 물바다를 이루게 됩니다. (인터뷰 - 현장소장, “사실 급하게 했 어요. 하루 14시간  이상 일 못하는데  24시간 일했어요. 급하게  하다 보면 결함이  있어요 ….”) 콘크리트가 물에 노출되면 안된다는 사실도  인정합니다. (인터뷰 - 직원, “원래 공 사하면 처음부터 물이 안  나와야죠….”) 물이 새면  안되는 이유는 콘크리트의  수명단축. (인터뷰 - 전문가, “보강공사를 한다 해도 콘크리트  속으로 물이 스며 철근이 부식되면서 수명단축…”) 고도 정밀 시공이 요구되는 고속전철 공사현장. 완공도 하기 전에 물에 잠겨 문제점만 노출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물 새는 고속철>

① 인지경로 공사장 인부가 제보를 했다. 첫 제보소식을 접한 뒤 뉴스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② 취재 특기사항 그러나 제보자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정확한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어느 공구라고만 했을 뿐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 초반부터 애를 먹었다. 제보자의  도움을 얻는 데 끝내 실패 하고 직접 찾기로 했다. AD가 현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일단 현장에 갔는데 현 장소장이 완강히 현장취재를 거부했다. 대신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여성 AD가 몰래 카메라를  가져간 탓에 경계심을 풀고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현장을 들어가지 못하게 해 포기할까 했지만 소장의 실수 인정발언을 듣고 힘을 얻어 자체 진입을 시도하기로 하고 점심시간을 노렸다. 경계가 심해 들어가지 못했다. 이른  아침 새벽 6시에 갔지만 현장에 벌써 사람이 나와 또 실패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시도는 한밤중 에 들어가는 것. 새벽 2시에 진입을 시도했다. 여름철이라 공사장 인부들이 막사에서 늦게까 지 잠을 자지않아 카메라 기자 혼자서 6mm 카메라를 메고  막사 앞을 낮은 포복으로 기어 들어 갔다. 지하 30m를 머리에 쓰는 전등 하나에 의존해 내려갔다. 공사장이라 한낮에도 안 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곳이다.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은 밤에 혼자 기어내려 갔다. 물이 줄줄 흐르는 부실현장을 생생하게 찍었다. 입구에서 오디오맨이 대기하면서 기다렸다. 6mm 테이 프를 하나 찍고 두번째 테이프로 갈아 끼운 뒤 조금 더 찍고 나오다가 그만 발각되고  말았 다. 새벽 3시였다. 기지를 발휘했다. 두번째 갈아낀 테이프만 건네주며 찍은 게 없다고 해명 하고 빠져나왔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건설회사가 나서기 시작했다. 해명한다고 회사에 찾아왔다. 회 사내 간부들에게도 상황을 설명하곤 했다.  그러나 명확한 현장을 잡았기  때문에 해명하러 온 관계자를 상대로 다시 몰래카메라로 실수를 인정하는 인터뷰를  땄다. 아마 본인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벽은 또 있었다. 물 새는 것이 아무 문제가 아니란 해명이었다. 공사 중간과 정에 물이 샐 수 있고 최종 마감할 때 유출수 유도로를 만들어 밖으로 물을 빼고 미장을 하 면 된다는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토목회사 사장으로부터 진실을  얻었다. 밖을 아무리 미장해도 속으로 물이 새는  것이기 때문에 철근과 콘크리트가 부식돼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이었다. 전문지식이 없어 속아 넘어갈 뻔한 위기를 넘기고 취재를 마칠 수 있 었다.

③ 제작 특기사항 내용은 쉽지만 이를 설명하면 아주 어려워진다. 쉽게 해결하는  게 바로 컴퓨터 그래픽 CG 다. 공법을 설명하는 5문장을 CG로 해결했다. 공사과정과 왜 물이 샐 수밖에 없는지 과정을 그림으로 설명한 것이다. 촬영으로 불가능하지만 컴퓨터  영상으로 재연해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탐사 화면이기 때문에 현장감을 잘  살리기 위해 역시 물이 떨 어지는 현장음과 좋은 화면은 기자 나레이션 없이 구성으로  처리했다. 특히 인터뷰가 적고 스탠드업이 없기 때문에 구성요소가 적었다. 이럴 때는 현장음을 활용하고 현장화면에 효과 음악을 넣어 기사만 전하는 단조로움을 피한다. 3~5문장에 한번씩은 기자 나레이션 외 구성 요소가 들어가도록 한다.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며 구성하는 시간적 흐름을 택했다. 좋은 화면에서 정도가 떨어지는 화면으로 이어지는 영상의 흐름에 따라  구성했다. 내용설명은 끝에 해주는 구성을  택했다. 오염현장이나 부실 훼손현장에 가장 전형적으로 쓰는 구성이다. 영어  단어를 말할 때는 원 어를 천천히 말해주고 무슨 뜻인지 우리말로 다시 한번 말해준다. 앵커멘트는 짧게 썼다. 특 히 현장고발 오염이나 훼손, 부실 등의 영상성을 우선하는  고발뉴스는 앵커멘트를 짧게 해 준다. 자극적인 한마디만 던져놓고 리포트에서 나오는 영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 록 한다.

4) 훼손

‘폐교 탈법천지’, 1998년 9월 13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90년대 들어 지금까지 전국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  가운데 2천여 군데가 문을 닫 았습니다. 그런데 폐교가 된 이들 학교가 교육청의 허가도 없이 마구잡이로 파손된 채, 불법 과 투기의 온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폐교 실태를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 니다. 본문 : 지난 94년 폐교된 청평호수가의 회곡분교. 창문이 모두  뜯기고, 벽도 허물어져 폐허 로 변했습니다. 부속건물도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지난 해 학교를 임대한 업자가 당국의  허 락도 받지 않은 채 부순 것입니다. <촬영화면 CG>  학교 건물 2개동 가운데 1동을 흔적도 없이 헐어내 버렸습니다. (인터뷰 - 주민, “포크레인으로 부숴  주민들이 말려…”) 교육청 은 학교가 다 망가진 뒤에 5천 2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그쳤습니다. (인터뷰 - 교육청 직원, “추가자료를 찾아서  검찰에 고소…”) <와이퍼>  30분 거리에 있는 가평군 이화분교. <Stand Up> 이 학교 역시 지난 93년 임대된 뒤 모습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교실 은 일부가 헐려 창고로 개조됐고, 운동장엔 가건물이 들어서 공장으로 변했습니다. 가건물 2 동은 허가서류도 없이 건축됐습니다. (인터뷰  - 교육청 직원, “창피한 일이지만  찾아봐도 서류가 없어요…”) 공장마저 문을 닫아 결국, 학교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와이퍼> 지난 해 폐교된 경기도 안성의 한 학교. 요란한 굉음 속에 포크레인을 동원한 개조작업이 한창입 니다. 지난 7월 학교를 임대한 업자가 멀쩡한 건물을 헐어내고 전시장을 짓고 있습니다. (인 터뷰 - 회사 직원, “사장님이 3년 안에  사들인대요…”)

<와이퍼> 불법은 섬지역까지 퍼 졌습니다. 경기도 화성군 어도분교. 한 업자가 청소년 수련원으로 이용하겠다며 지난해 빌린 뒤, 불법으로 승마장을 만들다 방치한 상탭니다. (인터뷰 - 임대업자, “청소년 수련원겸 승 마클럽을 같이 운영하려다가 면적이 안나와서….”) <서류 CG> 폐교를 임대하고도 1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 규정이 제대 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 화성교육청 직원,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겠다는데 야박하 게 못 자르겠어요…”) <와이퍼> 이처럼 폐교에 열풍이 부는 까닭은  경치 좋은 곳에 위치 한 넓은 땅을 헐값에 임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퍼. 부작용1. 투기조장> 폐교 임대에 서 오는 부작용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과열경쟁으로 투기를 부채질하는 점입니다. (인터뷰 - 경기도 교육청 직원, “다른 시·도는 안 팔려. 경기도는 없어서 못해. 서울 주변 이기 때문에…”) <수퍼. 부작용 2. 이권개입> 둘째, 당연히 유력인사를 동원한 이권개입이 나타납니다. (인터뷰 - 학교 임대업자, “교육위원들이 나서 건의를 많이 했는데. 이건 타당 하다.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건의를 하는데도…”) <수퍼. 부작용 3. 주민반발> 셋째, 주민 들의 반발. <촬영화면 CG> 설립 당시 주민들이 학교부지를 희사한 경우가 많아 교육청 마음대로 처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 폐교 주민, “폐교가 되면 주민들에게  환원해 줘야 하는데. 환원 안해줘요. 나중에 팔아먹는다구…”) 앞으로 2000년까지 전국적으로 문을 닫게 될 학교는 2천 342개. 폐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당국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기동취 재 2000입니다.

<폐교 탈법천지>

① 인지 경로 부장이 주변의 아는 사람에게 말을 듣고 필자에게 취재지시를 내렸다. 주제만 전달받았다.

② 취재 특기사항 폐교를 불법적으로 이용하거나 사들이려고 한다는 말만 들었지 그곳이 어딘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서울에서 가깝고 또 산이나 물을 끼고 있는 곳일 거라고 판단했다. 교육 부에 연락해 자세한 자료를 넘겨 받았다. 폐교된 학교의 임대나 매각 현황이었다.  서울에서 거리가 가까운 경기도로 제한했다. 여주군이나 양평군, 광주군, 가평군 등이 산과 강이 있는 지역이다. 안성군과 용인군은 붙어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포함시켰다. 화성군은 바다가 있는 곳이다. 각 지역별로 2, 3개  학교를 찍었다. 일주일을 매일 찾아다녔 다.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몰래 카메라를 들고  직접 다녔다. 취재를 하다보면 의외 로 쉽게 한 현장만 가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소재가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처럼 일 일이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는 아이템 가능성 여부를 판단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시골 서 학교를 다닌 탓에 향수에 젖으며 취재를 할 수 있어 힘든  줄 몰랐다. 모두 도시로만 몰 리는 현실에서 불필요하게 교장이니 교감이니 이런 직제를 두지말고 교사만 파견해  가르칠 수도 있을텐데…. 이런 식으로 전부 내몰면  결국 농촌은 모두 붕괴하고 만다.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곳에서 어떻게 새 세대가 살 수 있겠는가? 발로 확인한 폐교는 어제까지 배움의 터전에서 오늘 난장판으로  바뀌어 있었다. 영리를 목 적으로 하는 업자들이 나름대로 학교를  부수고 개조해 자기들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나마 사업이 제대로 안돼 학교만 망쳐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학교 부지는 대개 교육을 위해 몇 십년  전 주민들이 희사하거나 헐값에 거저준  땅이 대부분이다. 아직도 운동장 한구석엔 ‘아무개 희사’라는 비석이  그대로 서 있다. 학교의  용도가 폐기됐다고 주민품으로 돌려주지 않고 가장 비싼 값에 일반 매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다.

③ 제작 특기사항 워낙 많은 현장을 취재해 쓸거리가 남아 돌았다. 장소에 따라 몰래  카메라와 ENG, 6mm가 혼재돼 화면이 어지러웠다. 이를 다소 완화하기 위해 와이퍼로 연결시켰다. 화면이 튀는  것 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모든 인터뷰가 몰래카메라여서 생동감을 살릴 수 있었다. 한  뉴스에 서 같은 사람 인터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번으로 한다. 다른  사람을 확보해 같은 내용이라도 사람을 바꿔 인터뷰를 받는다. 굳이 같은 사람을 두번 쓰려면 포즈를 바꿔서 쓴 다. 똑같은 자세의 한사람 인터뷰를 두번 쓰는 것은 지양한다. 반복과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서다. 따라서 촬영과정에 이점을 고려해 카메라 위치를 바꿔준다. 또 투샷이나 정경샷을  찍 어서 두번째 인터뷰에 덮어준다. 뉴스에서 화면 반복은 금물이다. 가평교육청 인터뷰는 두번을 썼다. 안일한 행정을 잘 보여준다는 판단에서였다.  스탠드업은 움직이면서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점은 1, 2, 3으로 나눠서 수퍼처리했다. 폐교  숫자 도 수퍼로 넣어 줬다. 숫자는 가능하면 내용수퍼로 다뤄  시청자들이 청각외에 시각으로 한 번 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실태를 보여주고  원인을 밝힌 뒤 문제점을 지적 하는 구성을 택했다.

5) 환경오염

‘팔당호 하수유입’ 1998년 8월 17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팔당호 오염을 막기 위해 그 동안 관계당국이 각종 대책을 세웠지만 효험이 없었 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팔당호 주변 하수처리장이 설계와 시공은 물론 관리부실까지 겹쳐 제구실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본문 :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면에 있는 하수종말 처리장. 가동을 중단한 채 기계시설에 들어 간 모래제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 하수 처리장 직원, “장마가 나면서 빗물이 들어 와 모래가 같이 유입돼…”) 모래가 유입된 지점을 찾아봤습니다. 상류 200m 지점. <촬영화 면 CG> 가정과 하수처리장을 연결해 주는 하수관이 도중에 파열됐습니다. 하수관이 토막나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Stand Up> 끊어진 하수관로에서  보시는 것처럼 정화되지 않은 하 수가 나와 팔당호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팔당호 정화는커녕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끊 어진 하수조엔 하수 대신 모래와 돌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피해를 가져온 원인은 어디 에 있을까? <수퍼. 문제 1. 설계 잘못> 먼저 설계  잘못. 하수 발생량을 하루 200톤으로 계 산했습니다. <촬영화면 CG>  그러나 가동일지를 보면  지난 3일 적정시설  규모를 초과한 297톤이나 유입돼 절반 이상은 처리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 주민, “애당초 관을 잘못 묻 은 거예요. 큰 것을 묻어야 하는데.  소나기만 와도 맨홀이 펑펑 터져. 튀어  올라…”) <수 퍼. 문제 2. 부실시공> 다음은 시공 잘못. 설계 당시  하수관은 튼튼한 흄관, 즉 콘크리트관 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PVC 연성 주름관으로 시공했습니다.  (인터뷰 - 하수처리장 직 원, “연성 주름관 자체는 힘이 없어 콘크리트로  쌓아야…”) 관이 묻힌 현장을 직접 파봤 습니다. <화면구성·파는 모습 3, 4초> <촬영화면 CG> 바닥에  콘크리트로 기초를 튼튼하 게 다진 뒤 관을 묻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맨땅 위에 약한 PVC 주름관을 묻었습니다. <수 퍼. 문제 3. 엉성한 관리> 사후관리도 문제여서 지난  해 도입한 원격제어 장치는 있으나마 나한 시설이 됐습니다. 제어장치에 나타난 각종 수치는 실제와  달라 가동상태를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 하수처리장 직원, “숫자는 신경 쓸 것 없어요. 실제와 달라요…”) 이곳에서 멀지 않은 남양주시의 또 다른 하수처리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부실시공된 하수관 이 터져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팔당호로 흘러듭니다. (인터뷰 - 주민, “콘크리트로 관을 싸 서 묻어야 하는데, 그냥 묻어 약해 터졌죠…”) <서류 CG> 경기도 남양주시 소규모 하수처 리장은 하수관의 절반 가까운 42%가 재공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돼 아까운  예산만 낭 비하고 있습니다. <CG> 이런 소규모 하수처리장은 팔당호 주변에  13군데가 건설됐습니다. 당시로써는 큰 돈인 80억 원이 들었고 앞으로  900억 원을 들여 9군데를 더 지을 계획입니 다. 하지만 팔당호 오염을 막겠다는 대책이 국민의 세금만 축내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입니다.

<팔당호 하수 유입>

① 인지경로 환경관련해서 리포트할 거리가 없느냐는 데스크의 주문이 있었다. 그래서 기획했다.

② 취재 특기사항 수도권취재를 오래하면서 팔당호에 관한 뉴스를 많이  만들었다. 팔당호 주변지역은 상수원 오염방지를 위해 ‘간이 오수처리장’을 설치했다. 집단 취락지역의 주민을 이주시킬 수 없 으니까 취락지에서 나오는 오수만 모아서 처리한 뒤 팔당호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팔당호 주변 남양주와 광주, 가평, 양평, 이천, 여주에 설치했다. 지난 1992년과 1993년 취재 를 한 적이 있다. 사업을 막 시작한 뒤였다. 그때 일부 완공된 시설과 운영방법에서  문제를 발견해 리포트를 했다.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기획취재 부서로 처음 와서 뉴스아이템을 내야 하는데 마땅한 소재가 없어 이것저것 뒤지다가 팔당호를 떠올렸다. 이제 사업이 종료됐을텐 데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다시 현장을 점검해 보기로 했다. 환경에 관한 소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 에 데스크도 흔쾌히 승낙했다. 카메라 기자와 무작정 팔당호로 나왔다. 처음 들른  오수처리 장부터 난리였다. 보수공사를 하느라  직원들이 정신없었다. 기존의 문제점에  수해피해까지 겹쳐 제기능을 잃은 상태였다. 주민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관내 다른 오수처리장도 마찬가지였다. 오수처리장을 관할하는 환경사업소에 갔다. 공무원들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 었다. 환경에 관한 시설이나 제도는 뒤질수록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③ 제작 특기사항 생생한 그림이 좋아 실태를 보여주고 원인을 지적했다. 원인은 1, 2, 3 수퍼로 처리했다.  오 수관이 끊어지고 하수가 새어나오는 현장에서 스탠드업을  했다. 고발뉴스는 특별히 스탠드 업을 하지 않아도 기자가 현장에 나타나는 모습이 많아 무방하다. 그러나 아주 좋은 현장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을  때는 스탠드업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서류와  현장화면을 확보해 CG를 많이 활용했다. 고발뉴스에서 CG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닐 경우 많이 쓰면 좋지 않 다. 현장화면 우선이기 때문이다. 많이 써야 할 때는 짧게 쓴다.

6) 불법 건축

‘복지시설 탈법분양’ 1998년 9월 16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 멘트 : 사회복지관을 짓겠다면서 땅을 헐값에 사들인 뒤, 고급 스포츠 클럽으로 둔갑시 켜 사기분양하는 사례를 고발합니다.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본문 : 경기도 성남시 분당 신시가지에 신축 중인 한 건물. 지하  2층, 지상 5층의 연건평 4 천평으로 공사가 70% 가량 진척됐습니다. 브라이트 클럽이란 이름으로 스포츠 클럽 회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1층 분양사무소에서 남녀  직원들이 호화 팜플릿을 내 보이며 회원권을 판매합니다. (인터뷰 - 분양직원, “브라이트클럽 회원으로 가입시 모든 시 설물을 연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촬영화면 CG> 실내 골프장, 헬스클럽,  수영장, 심지어 지압 안마실에 호텔급  객실까지 어느 모로  보나 최고급 스포츠  클럽의 면몹니다. (인터뷰 - 분양직원, “개인은 1,100만 원, 부부는 1,600만 원, 법인은 2,500만 원. 다른 곳보 다 훨씬 파격적일 거예요 가격이…”) <Stand Up>  그러나 이 건물은 사회복지시설이어서 돈을 받고 회원권을 분양하는 등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불법 사기 분양입니다. <촬영화면 CG> 이  땅은 지난 92년 한국토지공사가  사회복지관 용도로 평당 80만 원에 매각한 땅입니다. 사회복지 용도로 쓰라고 인접한  일반 건물 부지의 분양가 570 만 원보다 7분의 1이나 싸게 팔았습니다. (인터뷰 - 성남시청 공무원,  “일반인한테 회원권 파는 것은 안되요. 영업을 위한 행위는 안되는 거예요…”) 불법 용도  변경도 문젭니다. 허 가서류에는 1층이 집회장, 사무실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 건물은 (인터뷰 - 분양직원, “1층엔 커피숍하고, 인도어 골프장…”) 3층부터 5층까지는 시각장애자 요양원입니다. 그러 나 실제 건축에선 (인터뷰 - 분양직원, “3층부터 5층까지  99실이요…”) 객실이? (“네”) 이 건물의 소유자는 시각장애인 단체인 서울 밝음 신용협동조합.  조합측이 건물을 짓는 중 에 브로커가 개입해, 장애인 단체를 속여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인터뷰 -  성남시청 건축과 직원, “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이나 이런 사람 꼬여 가지고 브로커 노릇하는 모양이예요…”) 설계감리를 맡은 건축회사도 브로커의 불법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뷰 - 감리자, “건축 주가 그쪽(브로커) 말만 듣고 우리 소장님은  법적으로 안되니까…”) 조합측은 후원회원들 을 모집했을 뿐이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이미 분양을 받은  사람은 재산상의 피해가 불가피 합니다. (인터뷰 - 분양직원, “작년  10월부터 분양해서 지금 280구좌  했어요…”) 장애인 사회복지시설이 오히려 장애인의 휴식처를 빼앗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기 동취재 2000입니다.

<복지시설 탈법분양>

① 인지 경로 아는 공무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시청에는 감사담당기관이 있다. 시 관내 공무원들의 비 리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감사실에서 조사를 담당한다. 따라서 직접 공무원과 관련된 범죄나 비위사실이 아니어도 시민들로부터 많은 제보가 들어온다. 또 수사기관 등에서 공무 원관련 부분을 통보받기도 한다. 감사담당  기관에는 크든 작든 뉴스거리로 가득하다.  물론 고발뉴스로까지 제작할 수 있는 영양가 있는  소재인지는 별개이다. 감사담당기관의 직원들 과 교분을 갖고 소재를 입수하는 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

② 취재과정 몰래카메라를 갖고 분양현장으로 갔다.  분양받으려는 사람으로 위장했다. 직원들이  현장을 자세히 안내했다. 아주 쉽게 현장을 몰래카메라에 담고 인터뷰를 딸 수 있었다. 기자가 주로 질문하고 내용을 취재하고 카메라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들고 기자 옆과 뒤를 오가며 영상을 담았다. 현장에서 분양실태를 확인한 뒤 토지공사를 찾아 분양가를 확인했다.  주변 땅보다 싸게 특 수용도로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가격비교를 할 수 있었다. 시청으로 가서 건축과와  사회 복지과에서 허가가능 여부를 취재했다. 허가를 내줄 수 없는 사항을 취재했다. 그리고  감리 를 맡은 건축회사로부터 문제가 있었고 감리측은 반대했지만 개입한 세력이 밀어붙인  사실 을 확인했다. 사안이 명백해 분양현장과 시청의 두군데 담당부서, 토지공사, 설계감리회사를 이틀 만에 쉽게 취재할 수 있었다.

③ 제작 특기사항 인터뷰를 쓸 때 기존의 기자 나레이션이 끝나고 인터뷰 대상자의 인터뷰 내용이 나가는 방 식을 탈피했다. 인터뷰 대상자의 인터뷰  내용과 기자의 나레이션을 하나로 합쳐  제작했다. 기자가 “1층은” 말하면 분양직원이 “골프장과 헬스장” 하는  식이다. 중복되게 나눌 것 없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사기라는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땅값을 거론했다. 법제도상  안 된다 라고만 하면 약하다. 장애인 시설로 싸게 분양받아  일반 영리시설로 활용하려 한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대상자인 분양직원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하지 않았다.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명확히 잘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모자이크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모자이크를 하는 게 법적인 문제에서 안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소송이나 항의가  의심되는 모든 현장은 모자 이크 처리하는 것이 요즘 고발뉴스의 추세다. 다음날 협회 임원들이 모두 회사로  찾아왔다. 시각장애인들이었다. 화면처리에 대한 항의는 아니고 보도 때문에 협회 운영이 어렵게 됐다 는 하소연이었다.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법대로  일을 처리하시라고 충고했지만 왠지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

7) 교육문제

‘해외연수 사기’ 1998년 12월 17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해외 어학연수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최근 외국대학에서 장학금을 타며 영어 연수 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선전한 뒤 형편없는 시설에 합숙시켜 기숙사비만 챙기는 신 종 유학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속은 것을 알고 환불을 요구하는 연수 생들은 감금과 협박까지 당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 습니다. 본문 : 여의도에 있는 한 유학원. <들어가는 장면 2초> 컴퓨터 통신과 신문 광고를 통해 호 주 영어 연수생을 전액 장학생으로 모집한다고 선전합니다. (인터뷰 - 유학원  사장, “가장 저럼한 비용으로 식비만 부담하면서 영어를 1년 동안 배울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 사 실 여부를 확인해 봤습니다. 먼저, 학교. <서류 CG> 유학원측은 연수생들에게 골드 코스트 경영연구소나 호주 연합 신학대학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후 호주  현장 화면> 그러나 유 학원측이 지난 11월 1차 연수생 13명을 데려간 장소는 엉뚱하게도 교외의 한 주택. <촬영화 면 CG> ‘저팬 하우스’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일본인 소유의 별장입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 속의 단층 건물에 불과합니다. 연수생 합숙장소겸 교육장으로 쓰기 위해 이 별장을 임대했습니다. (인터뷰 - 피해연수생, “산 속에 떨어져 있는 외딴  집을 연수원이라 고. 모두 기가 막혀 술렁여…”) 강사와 교육방법은 더욱 기가 막힙니다.  다수의 호주인 강 사가 수준별로 반을 편성해 가르친다고 했지만, 별장에 사는 중년 남자 관리인 혼자서 연수 생 지도를 맡았습니다. (인터뷰 -  피해 연수생, “모든 게 말과  달라 단계별 교육은 없고, 집주인이 강사 노릇…”) <서류 CG>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해 준다는  장학금이란 것도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입니다. 광고에는  UPCI재단측이 장학금을 준다고 돼  있습니다. (인터뷰 - 유학원 직원, “UPCI재단은 골드 코스트 경영연구소 안에 있는 거죠…”) <촬영 화면 CG> 그러나 확인 결과 골드 코스트 경영  연구소는 유학원의 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 현지 교포가 자기 집에 간판만 내건 이름뿐인 연구솝니다.  따라서 장학재단 역시 이름뿐이 긴 마찬가집니다. 이들은 학비를 안  받는 대신 3개월 기숙사비로 모두  240만 원의 바가지 요금을 선불로 받았습니다. 뒤 늦게 속은 사실을 알고  환불을 요구하는 연수생들에게 돌아 온 것은 감금과 협박이었습니다. (인터뷰 - 연수 피해자, “모텔로 끌고 가서 감금하고 칼을 들이대며 돈을 포기하라고 갖은 협박…”) 피해 연수생이 밤새 모텔에  감금됐을 당시의 녹 음테이프는 공포분위기를 잘 전해 줍니다. (현장녹음 - 죽지 안으면 또 만나고. 혹시 죽을지 도 모르지…) 현지 교민 사회도 크게 우려하는 분위깁니다. (전화 인터뷰 - 호주 한인회 관 계자, “말썽이 많이 있었습니다. 소문이 안 좋다는 걸 다 알고  있었어요…”) 시드니 총영 사관측은 현지 여건상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다고 말할  뿐입니다. (전화인터뷰 - 시드니 총 영사관, “호주 학교에 대해서는 (단속을) 요구하기가 어렵고, 조심해서 선택해야…”) 취업 난에 시달리는 연수생들을 울리는 어학연수 상혼. 철저한 단속이 시급합니다. 기동취재 2000 입니다.

<해외연수 사기>

① 인지경로 시청자 제보였다. 야근을 하다가 직접 제보전화를 받았다. 해외연수를 장학생으로 간다고 하 길래 신청해서 갔다가 돈만 버리고 생명을 위협받다 간신히 탈출했다는 소설같은 제보였다. ‘해외에서 일어난 일을 어쩌란 말인가?’라고 생각하며 영양가 없는 제보로 간주하고 끊으 려 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뜨이는 말이 들려왔다. “현장에서 비디오  화면을 모두 찍어가지고 왔거 든요.” 이 말 한마디에 적극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방송뉴스는 영상이다. 화면이 좋으면 내 용이 시원찮아도 화면용으로 뉴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고발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생생한 현장화면이 없을 경우 아무리 내용이 좋다고 해도 뉴스로 채택할  수 없다. 반면 내용이 복 잡하고 어렵거나 다소 영양가 없는 소재라도 생생한 화면이  있으면 뉴스가 된다. 해외연수 사긴데 연수현장의 생생한 그림이 있다니 외국 현지에 가지 않고도 화면을 얻을 수 있어 뉴 스제작이 가능하다. 제보자의 전화는 이어졌다. “현지에서 안내자들에게 모텔로 끌려가 협박당할 때 상황도 녹 음해 가지고 왔어요” 제보자는 고발뉴스 취재진의  마음에 드는 얘기만 골라서 하고  있었 다.

② 취재 특기사항 당장 다음 날 만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제보자가 다른 방송사에도 제보를 한 것. 일단 필자가 먼저 접촉한 이상 인정사정 볼 것이 없었다. 현지 테이프를 달라고 했다. 다른  방송 사는 제보자에게 조금 늦게 연락을  취했다가 현장화면을 놓치고 만  것이다. 현장테이프를 안전하게 확보했다. 제보자가 8mm 가정용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었다. 협박당하면서 소형녹 음기를 가슴에 품고 협박 상황을 녹음해 온 테이프와 녹취서도 받았다. 완벽한 자료를 확보한 뒤 그 길로 유학원에 갔다. 당연히 위장을 했다. 방학을 맞아  해외연 수를 많이 하는데 유학원을 소개하러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하고서는 이런저런 인 터뷰를 했다. 자기네들을 선전하기 위해 하는 말들이었다. 말도 안되는 자랑을 거짓  주장의 인터뷰로 확보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르는 척하면서 허구성을 취재했다. 그리고  사 무실로 돌아와 호주 현지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연수생과 통화를 시도했 다. 돌아가고 싶지만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신변위협 속에 남아 있다고 인 터뷰했다. 충분히 인터뷰를 했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연수생이 감시가  심해 더 이상 마음대로 통화하기 곤란하다고 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전화 녹음 장치를  필 자 전화기에 연결한 게 아니라 옆  전화기에 연결해 놓은 것이 아닌가? 필자가  전화통화를 했지만 녹음기 선이 옆 전화기에 연결돼 취재내용이 하나도  녹음되지 않았다. 녹음기는 녹 음기대로 돌아가고 필자는 다른 전화기에 대고 통화한 것이다. 어이없고 기막힌 실수였지만 다시 현지에 전화를 걸었을 때는 아예 연결조차 시켜주지 않았다. 호주 현지 영사관과 교민 회에도 전화를 걸어 실태를 취재하고 인터뷰를 보강했다. 제보자 외에 또 다른 연수 피해자 도 만나 인터뷰를 마쳤다. 사기연수의 실상에 대한 취재를 끝냈다.

③ 제작 특기사항 현장에서 촬영한 화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어  좋았다. 먼저 한국에 있는 유학 원을 치고 들어간 뒤 유학원측의 허구에 찬 주장을 들어보고 현지 화면으로 그렇지 않은 현 실을 고발했다. 화면을 바로 대조시키는 방법을 썼다. 대조는 언제나 그렇지만 주제를 잘 드 러내 준다. 자료화면은 화면 설명위주로 해줬다. TV는 영상매체다.  현장의 영상은 풀어 설 명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른 방송사에서 연락이 왔다. 자료화면을 같이 쓰자는 얘기일 것 같아서 통화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로 느낌이 있었는지 서둘러 제작을 했다. 같은 날 방송됐다. 현장화면이 있는 뉴스 와 없는 뉴스의 차이는 전달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 말이 된다 싶으면 재빠르게 제보자에게 손을 써 증거나 자료를 확보하고 또 자신만이  취재할 수 있도록 제보자를 잘 설득해 두는 일이 중요하다. 뉴스는 나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 뒤 유학원측에서 연락을 해 왔다. 기자생활 하면서 가장 험한 욕설을 듣고 협박을 받았다.

8) 사회문제

‘화장도 웃돈’ 1998년 10월 12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IMF 이후 장례비용이 많이 드는 매장보다  돈이 덜드는 화장을 택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장장에선  으레 웃돈이 오가고 있으며, 일부에선  바가지 요금이 판치고 있습니다. 화장장의 비리를 기동취재 2000, 김문환기자가 고발합니다. 본문 : 인천시 만수동에 있는 시립 인천 장묘 사업소. 장례를 치르러 온 한 유가족이 화장장 대기실에 모여 무언가를 상의합니다. 이어 상복을 입은 가족들이  순서대로 만 원짜리 한장 씩을 거둬 흰 봉투에 담습니다. (인터뷰 -  유가족, “하나(만 원) 더 줄게. 곱게 해  가지고 나와…”) 가족 대표로 보이는 한 남자가 봉투를 들고 화장장 직원을 따라  유족 출입이 금 지된 내부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잠시 뒤 유가족 혼자 빈손으로 걸어나옵니다. (인터뷰 - 유가족,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빻아 달라고 주는 거죠. 돈이 안 들어가면 어떤 이들은  시 커멓게 해 가지고 나와…”)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유가족, “마지 막 가는 길에 아낄 필요가 없잖아요…”) <노말 CG> 돈이 건네지는 시점은 대부분 화부들 이 분골실에서 유골을 가루로 만들기 직전입니다. (전화 인터뷰 - 유족, “잘 빻게  해 달라 고, 곱게 빻아 달라고, 뒷돈을 드렸어요. 그 분한테…”) 노자돈을 받지 않는다고 써붙인 문 구는 형식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화장장측은 웃돈을 받지 않는다고 변명합니다. (인터뷰 - 화장장 직원, “노자돈이라는 거. 그런 거 없어요. 우리는  못 하게 해요…”) 서울 벽제 화 장터에선 엉뚱하게 영구차 기사들이 유족들의 돈을 노립니다. (인터뷰 - 영구차  기사, “기 사한테 주면 기사가 알아서 처리해요. 기사 외에 다른 사람은 근접을 못하잖아요…”) 일부 유족들은 단계별로 돈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 유가족, “계산엔 넣고 왔어요.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세 파트로 나눠서…”) 화장장의 화부나 운전기사에 대한 낮은 처우도 웃돈을 요구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유족, “영구차 기사가 봉급이  45만 원, 화부들도 똑같아. 45만  원 갖고 살아요?  노골적으로 얘기하더라구. 조금  생각해 달라 고…”) 들쭉날쭉한 화장요금도 문젭니다. <노말 CG> 수도권에 있는 4군데 화장장의 경우 서울, 벽제 화장터는 무료, 인천은 1만 5천 원, 성남은 5만 4천 원까지로 제  각각입니다. 수 원은 무려 11만 3천 원의 비싼 요금을 받습니다. 유골을 담는 함에서도 바가지를  씌웁니다. <노말 CG> 9천 원에서 2만 5천 원하는 유골함이 일부에선 16만 원까지 10배나  비싸게 팔 립니다. (인터뷰 - 유족, “그것 솔직히 몇  천 원 짜리야. 이걸 16만 원을 달래.  큰 문제가 있는 거야…”) <Stand Up> 최근 IMF 이후 서민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매장 대신 화장을 택하는 예가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화장장 직원, “40건에서 50건을 훨신 넘어. 10건 이 상 늘어난 거죠…”) 최근 사회지도층 인사 110명이 주축이  돼 화장문화추진운동 본부까지 결성했습니다. 그런데도 전국 대부분의 화장장은 건전한 화장문화를 거슬러 웃돈 횡포와 바 가지 요금으로 가족 잃은 유족의 슬픔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화장도 웃돈>

① 인지경로 시청자 제보였다. 야근을 하다가 직접  전화제보를 받았다. 한 아주머니였는데 아주  격앙된 목소리였다. 인천의 화장장에서 가족의 장례를 치렀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불결하고 비좁은 데다 웃돈까지 필요해 가뜩이나 가족 잃은 슬픔에 더욱 화가 났다고 제보했다.

② 취재 특기사항 화장장의 웃돈 요구나 유골가루 밀매 등은 이미 뉴스화가  됐던 부분이다. 그러나 모재벌회 사 소유주가 사망한 뒤 화장을 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교전통과 풍수 사상으로 신체와 묘자리를 소중히 하는 풍토에서 시신의 화장은  쉽지 않은 일이다. 화장을 택하는 불교 문화권을 떠나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이나 같은 유교문화권인 일본은 물론 미국 이나 유럽 등에 비교해도 한국의 매장선호는 대단하다. 병적이다. 특히 지체 높거나  경제적 인 기반이 마련된 집안에서 화장은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국토는 묘자리 때문에 날로 훼손된다. 불법묘지로 몸살을 앓는다. 국토의 현실과  문 화의 심각한 괴리현상은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재벌가의 묘지나 웬만한 일반인 묘소도 법을 어겨 규모를 넘긴 불법묘지가 많다. 사회 전체에 해를 입히는 불법묘지가 얼마나 개인과 집 안에 영달을 가져다 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관심이 모아져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이럴 때 재벌 소유주가 화장을 택해 보기 드믄 사회적 모범을  보였다. 사회 전체에 화장에 대한 괌심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화장문화를 역행하는 그릇된 관행을  다시 한 번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마침 추석을 앞둔 시점이었다. 고발뉴스도  때 가 있는 법. 추석은 온 가족이 고향에 모여 성묘하는 시점이다. 성묘에 맞춰 화장에 대한 관 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뉴스란 시의성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추석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화장장을 찾아다녔다. 성격상 몰래카메라를 이용했다.  제보자가 전해 준 인천화장장, 벽제, 성남, 수원화장장을 찾아다녔다. 유가족들의 오열 속에서 몰래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취재했다.  한 화장장에서 우연히 유족들이  모여 돈을 거두고 거둔 돈을 봉투에 담아 유골실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잡을 수 있었 다. 돈을 건넨 유족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다. 물론 또  다른 유족인 것처럼 가장하고 물었다. 방법을 자세히 코치하고 이유까지 숨김없이 말해줬다. 그러나 관리사무소는 시치미를  뗀다. 다른 화장장들도 차례로 돌며 영구차 기사와 유족, 화부들을 다양하게 인터뷰하고 촬영했다. 성격상 취재가 진행되고 내용이 확보되는 대로 기사를 쓸 수 있는 사안이었다. 며칠 화장장을 돌고 나니 검은 옷에 ‘아이고’소리만 들리는  듯했다. 잘 꾸며진 화장장도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화장장은 정말이지 시설부터 관리까지 엉망이었다. 화장하겠다는  마 음이 들다가도 마음을 바꿔먹을 정도로 불결하고  비위생적이고 불편했다. 불법묘지 단속만 외치거나 묘지난만 들먹일 게 아니라 화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화장장 정책부터 시 급히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③ 제작 특기사항 돈을 주고받는다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에 맨 앞에 구성했다. 가족 잃은 유족들이 화면에 등 장하는 만큼 보다 철저한 신원노출방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했다. 고민 끝에 음성은 변조하지 않았다. 목소리까지 지우면 현장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였다.  다 행히 항의는 없었다. 웃돈, 바가지 요금, 불결함 이렇게 3가지로 나눠 지적하려고 했다. 그러 나 비리나 바가지 요금을 다루는 데 위생문제가 끼는 게 어울리지 않아 제외시켰다. 주제나 소재를 되도록 줄여서 전달하는 게 효과적이다. 동떨어진  제재를 억지로 붙이면 구 성도 산만해지고 무슨 소린지 전달효과가 떨어진다. 인터뷰는 다양하게 많이 확보했지만 모 두 몰래 카메라로 구도가 좋지 않아 적절한 화면을 덮느라 애를 먹었다.

9) 대기업 과장광고

‘홈쇼핑 사기상술’ 1998년 11월 15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얼마 전 TV 홈쇼핑에서 가짜 보석을 판매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대기업 산하 홈쇼핑업체도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광고로 보석을 판매한 것으로  밝 혀졌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본문 : 한 홈쇼핑 방송이  판매한 예물용 보석세트. 루비와  사파이어, 그리고 다이아몬드로 만든 20가지 보석으로 돼 있습니다. <서류 CG> 권장소비자가격이 210만 원이지만, 절반 이 하인 99만 원에 한정 판매한다고 광고했습니다. 이들 보석을 전문감정원에 의뢰했습니다. 먼 저 사파이어. <서류 CG> 품질 보증서엔 ‘천연 사파이어’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결 과 원석에 물감을 입혀 블루 사파이어 흉내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구멍 인터뷰 - 국 제 보석 연구원장, “색을 겉에만 입혀 씌운 것. 보석으로 볼 수가 없는 것…”) 홈쇼핑측은 색 입힌 표시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서류 CG> 천연 사파이어란  글씨 아래 작은 글씨로 ‘사파이어 - 디퓨전 처리’라고 적었습니다. 디퓨전이란 색을 입혔다는 전문용어지만 이를 알아볼 소비자는 별로 없습니다. (인터뷰 -  보석 구입자, “팔 때 디퓨전이 뭔지  알려줘야 하는데, 보석의 가치를 전혀 안 가르쳐 줘…”) <노말 CG> 천연 다이아몬드라고 소개한 주 보석 10개도 국제다아몬드 평가 기준인  4C, 즉 캐럿(크기), 클레러티(투명도), 컬러(색),  컷 (다듬기)의 상태를 차례로 감정해 봤습니다.

먼저 크기는 0.03캐럿. 불과 0.3부밖에 안됩니다. 둘째, 투명도도 10개 등급 중 최하급에 속하는 9번째로 드러났습니다. 컬러는 비교적 좋았지 만 커트 상태는 알이 작아서  따져 볼 정도가 안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다이아몬드는 한 알에 불과 만 원 정도  나가는 보조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 국제 보석  연구원장, “주보석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보조석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TV 홈쇼핑 방 법을 악용해, 저급품을 예물보석으로 광고해 판매한 업체. 보석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 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홈쇼핑 사기상술>

① 인지경로 한 홈쇼핑 방송이 여름에 유사보석을 판매했다가 크게 물의를  빚었다. 그러한 가운데 친하 게 지내는 후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홈쇼핑 방송에서 아내가 보석을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품질이 떨어지는 조악한 보석이거나 보석의 가치가 없는 제품이라는 제보였다.

② 취재 특기사항 먼저 후배로부터 보석을 넘겨받아 감정을 의뢰했다. 품질에 대한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상 거래 관행이었다. 품질이 낮은 보석이라고  말하고 판매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구매자는 진짜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맞느냐고 전화로 확인하자 홈쇼핑측이 맞다고 해서 구입했다 고 주장했다. 홈쇼핑측은 당시 대화를 나눈 직원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고, 그렇게 대답했 을 리가 없다고 맞받았다. 이 부분은 불명확해 다룰 수가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과장광고를 했느냐의 여부. 천연이 아니고 가공을 한 보석은 반드시 가공처 리 여부를 보석이름 옆에 같은 크기로 표기해서 소비자들이 혼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국 제거래 관행이다. 그런데 제품안내서에는 보석이름 옆에  작은 글씨로 가공처리했음을 적어 넣었다. 같은 크기가 아니라 작은 글씨였다. 국제관행을  벗어나는 표기다. 그나마 가공처리 이름이 ‘디퓨전처리’여서 소비자들은 무슨 소린지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 다. 홈쇼핑측의 해명은 대단했다. 회사 고위층은 물론 기자에게까지 해명과 설명을 하는  등 큰 노력을 기울였다. 심지어 당일 방송뉴스 예고가 나간  뒤에 저녁뉴스에서 방송되지 않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일요일이었는데 뉴스예고를 보고 홈쇼핑측에서 워낙 완강하게 반발을 하니까 다음날 최종 확인한 뒤 뉴스방영을 결정하자는 취지였다. 결국 다음날 홈쇼핑측이 찾아와 또 해명을  했지만 같은 크기로 표기하는 국제거래  관행을 벗어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뉴스를 예정대로 방영했다.

③ 제작 특기사항 매출액이 지상파 TV보다 더 커진 홈쇼핑 방송.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했다. 불특정 다 수를 상대로 제품을 확인하지 못하는 가운데서 매매행위가 이뤄지는 만큼 더욱 철저한 품질 관리와 정확한 광고가 필요하다. 국내 관행상 잘못은 없지만 국제 보석거래 관행에 비춰 잘 못된 점이 있다면 시정할 일이다.  감정에 응해준 보석전문가를 모자이크  처리할까 하다가 그냥 내보냈다. 전문가가 나중에 여기저기서 시달린 모양이다. 좁은 업계의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소신을 피력해 준 전문가의 태도가 남다르게 돋보였다.

10) 방송정책표류

‘OSB 불법 위성방송’ 1998년 11월 23일 8시 뉴스 <기동취재 2000> AC멘트 : 위성방송에 관한 법이  없는 허점을 악용해 위성  홈쇼핑 광고방송이 탈법적으로 우리 가정에 버젓이 침투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편법  위성방송의 근거없는 홈쇼핑 광고 실태와 문제점을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본문 :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동양위성TV 즉 OSB.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종범, 선동렬 선수의 일본 프로야구 경기를 국내에 중계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했습니다. 경기가 없는 요즘은 국내 모 방송사의 뉴스와 드라마 등을 재편성해 24시간 송출합니다. 문제는 방 송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홈쇼핑 광고. 종합유선방송 심의규정상 홈쇼핑 방송은 국내 에서 허가받은 케이블 방송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촬영화면 CG>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 내케이블 방송이 아닌 OSB사측은 채널사용료를 받고  국내 5개 상품판매업체의 홈쇼핑 광 고를 하루 10여 시간씩 탈법방송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  OSB 직원, “시간당 3백 받고 있어요.”) 3백만 원이요? (“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OSB는 일본의 사업면 허를 얻어 일본에서 송출하는 해외 위성방송이어서 홈쇼핑광고를 하더라도 현행법상 규제대 상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인터뷰 - 종합유선방송위원회, “OSB가 방송하고 시청자에게 피 해를 주거나 해도 규제할 길이 없어…”)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기에는 석연찮은 함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위성방송으로 돼 있는 OSB의 모든 프로그램은 서울에서 송출되고 있습니다. <노말 CG> 즉 데이콤이 OSB 서울사무소가 제공한 프로그램을 팬암 샛 - 2위성 으로 송출해, 동아시아 전역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위성방송에  관한 국내법이 아직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허점을  교묘히 파고  든 것입니다. (전화  인터뷰 - OSB직원, “ 현재는 그 법(위성방송관련법)은 안 돼 있는 거죠.  초법적인 상황이라고 할까 요.”) <Stand Up> 그런데도 데이콤측은 위성방송용 송출이 아니라, 방송용 자료화면을 단 순히 일본 OSB로 송출해 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책임은 위성에서 전파를 받아 가 정으로 연결해 주는 중계유선이나 종합유선방송사측에 있다고  떠넘깁니다. (인터뷰 - 문화 관광부, “이것을(OSB방송) 간접적으로 재조정하는 케이블  방송 SO(지역국)나 중계유선을 통해서 규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OSB측은 제품판매에서도 국내법을 무시하기 일쑵니다. <촬영화면 CG>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지한 수맥파나 전자파를 차단한다 는 등의 불법과장광고를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위성방송에 관한  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 은 맹점을 파고 든 상혼. 법 이전에 방송질서 확립을  위해서도 하루 빨리 시정시켜야 한다 는 지적입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OSB 탈법방송>

① 인지경로 기획이었다. 홈쇼핑의 과장광고를 취재하는 도중 우연히 알게 됐다. 케이블 TV를 틀어놓고 해당 홈쇼핑방송을 찾는데 이상하게 정체불명의 홈쇼핑방송이  화면에 등장했다. 무슨 일인 가 싶어 자세히 취재했다. 국내에선 일본 프로야구를 중계해 주는 위성방송으로만 알고 있던 방송 OSB였다.

② 취재 특기사항 허가가 없는 업체인데 어떻게 홈쇼핑방송을 할 수 있는지 자세히 취재했다. 아주 복잡한 일 이었다. 한마디로 기술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들의 편법방송이었다. 일본이고 국내고  위성방 송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방송 프로그램용  자료화면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송출 한다는 명목으로 국내의 데이콤과 위성송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상에서 위성으로 전파를 송 출하는 일은 국내에서 한국통신과 데이콤만이 할 수 있다. OSB는 데이콤과 계약한 것이다. 문제는 전파의 특성이다. 전파는 유선처럼 어느 한 지점에서 한 지점으로 전송되는 게 아니 다. 서울에서 일본의 본사로 ‘방송용 화면’이  아니라 ‘방송준비용 자료화면’을 송출한 다고 계약했다. 그러나 데이콤이 송출해 주는 화면은 일본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전파의 특성, 즉 직진성에 따라 일본은 물론 한국 전역 일본,  중국, 베트남까지 간다. 명목상 계약으로는 서울에서 동경이지만 실제 전파의 도달은 동북아시아 전체여서 동북아시아 전역에서는 아무 나 위성수신할 경우 TV로 볼 수 있다. 기막힌 전술이다. 데이콤은 방송용 화면을 송출할 수 없다는 규정을  교묘히 피하면서 OSB 와 계약해 중계료를 챙길 수 있다. OSB는 아이디어 하나로 일본이나 서울에 아무런 방송시 설 하나 갖지 않고 버젓이 위성방송을 운영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필자가 괌에 사무실을 냈다고 거짓서류를 꾸민 뒤 서울에서 괌으로 프로그램을 전송해 달라고 데이콤과 계약을 체 결한다. 그러면 데이콤이 괌으로 송출하는 전파는 특성상 역시  동북아 전역에 송출되고 필자는 위성방송사 사장이 될 수 있다. 이런 실태가 한국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각 방송사와 버젓이 계약을 맺고 약간의 돈을 지불한 뒤 뉴스와 드라마 쇼 프로그램 등을  공급받고 있었다. 또 일본에 진출 한 야구선수들의 경기중계권을 갖고 국내 방송사에  화면을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문화관광 부 당국자는 오히려 규제는커녕 앞으로 위성방송 시대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실체도 없는 방송사에 무엇을 도우라는 것인지 답답한 당국의 대처 였다. OSB는 모 지방방송사의 서울 사무실을 약간의 임대료를 내고 방송기기를 사용했다. 지방방 송사 입장에서야 경영도 어려운데 어차피 있는 장비를 빌려주면 돈을 챙길 수 있었다. OSB 는 방송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홈쇼핑에 주력해 큰 돈을 벌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너 도나도 홈쇼핑에 나서 지금 케이블 TV는 홈쇼핑 방송으로 전락했다. 중계유선사들도 자신들이 채널을 선택해 넣어줄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해  홈쇼핑에 나섰다. 저녁시간 아무 때나 TV를 틀어 케이블 TV를 보면 최소 5개 이상의 채널에서 홈쇼핑 방송 을 하고 있는 현실을 직접 대한민국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다. OSB와 데이콤, 문화관광부, 종합유선방송위원회를 취재하니 윤곽이 잡혔다.

③ 제작 특기사항 현장이 아니라 문제점을 취재하는 소재다. 이런 뉴스는 어렵다. 그림만 따라가면 되는  현장 고발식 뉴스는 보기에 부담이 없다. 문제점 파헤치기 뉴스는 기사를 쉽게 풀고 구성하는 데 애를 먹는다. 시청자 역시 이해가 쉽지 않다. 이 뉴스는 그리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OSB에 대한 첫  문제 지적이란 데 의미를 두고 만들었다. 그나마 OSB 방송화면을 쓸 수 있어서 화면의 지루함을 피할 수 있었다. 문 제는 아무런 규제없이 화면을 송출하기 때문에 속옷선전 등에서 여성모델들이 옷을 직접 입 고 나와 야한 장면이 많았다. 클로즈업 화면도 많아 체모는  물론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무 분별하게 방송됐다. 이런 화면을 쓸 수 없어 편집에 애를 많이 먹었다. 또 홈쇼핑 광고에 연 예인들이나 사회 유명인사를 동원해 이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화면에서 빼느라 어 려움을 겪었다.

제3부 1장인권침해와 보도항의

1. 각종 인권침해 유형

1) 명예훼손

방송뉴스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자신의 명예, 즉 지명도, 이름값, 평가 등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이 그 동안 사회적으로 누려왔던 인격적  지위가 타격을 입어 낮아졌다는 주장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법은 명예훼손에 관한 규정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① 관련법 가. 형법 33장, 명예에 관한 죄 ?307조(명예훼손) 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항.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 하의 자격정지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08조(死者의 명예훼손) -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1항.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307조  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항. 제1항의 방법으로 307조 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10조(위법성의 조각) - 307조 1항의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 ?311조(모욕) -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 하의 벌금에 처한다. ?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1항. 308조와 311조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2항. 307조와 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나. 민법 제5장 불법행위 ?750조(불법행위의 내용) -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1항.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의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1항.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 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한다. 2항.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도 1항의 책임이 있다. 3항. 2항의 경우에 사용자 또는 감독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수 있다.

② 명예훼손의 구성요건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있고,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법이  적용 되려면 이를 충족할 구성요건이 있어야 한다. 가. 구체적 사실 제시 : 형법상 기자를 처벌하려면 뉴스의 취재와 방송대상이 된 사람의 사 회적 평가를 저해했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실이  아닌 추상적인 판단일 경우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경우 모욕죄를 적용할  수 있다. 민법상으로는 추상적인 판단이라도 불법행위가 성립될 수 있다. 나. 논평의 자유 :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나 공중의 관심사항에 대해서는 논평의 자유를 가지며, 그것을 정당화할 만한 진실된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면 논평자는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논평이라도 진실된 사항에 기초하지 않으면 당연히 명예훼손죄를 적용 할 수 있다. 다. 취재대상이 누구인지 모르게 영문 이니셜이나  성만 표기한다거나 뒷모습을 촬영한다든 가 등의 배려를 했다 하더라도 표현내용과 주위사실을 고려하여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거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다수인 경우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③ 명예훼손의 면책사유 가. 공공의 이익 : 공공의 이익에 관한 뉴스를 한 경우 나. 진실, 진실일 상당한 이유 : 진실이거나 당시의 정황상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에서 면책된다. 그러나 모든 게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가 커 언론 종사자들은 늘 다양한 대비책으로 무장하고 취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

2) 모욕

형법33장, 명예에 관한 죄, 311조에 의해 규정된 죄. ?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 다. 형법상 기자를 처벌하려면 뉴스의 취재와 방송대상이 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했 다는 구체적인 사실이 제시돼야 한다. 구체적인 사실이 아닌  추상적인 판단일 경우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경우 모욕죄를 적용할 수 있다. 명예훼손보다 처벌이 가볍다.

3) 프라이버시

① 침해유형 Privacy. 자신만이 갖는 고유한 사적 생활이다. 취재대상은 누구라도 자신의 사적 생활을 보 호할 권리가 있다. 취재 대상의 의사에  반해서 사적 생활을 취재할 수는 없다.  명예훼손은 취재대상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주 내용으로 삼는다. 사회적으로 인격권이 객관적으로 손상 당했느냐이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침해는 취재 대상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상황이 손상당했 느냐이다. 가. 몰래 사적 공간 취재 : 취재대상 개인의 집이나 사무실에 침입하여 몰래 촬영하는 경우 다. 취재대상은 취재팀은 물론이고 누가 와서 취재했는지 누가 왔었는지도 모른다. 나. 위장 취재 : 손님으로 가장하거나 직원으로 위장해 취재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한국 몰 래카메라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다. 사적 정보 공개 : 취재대상이 알리고 싶지 않은 개인과 관련한 정보를 승낙없이 취재 방 송할 경우다. 이혼, 전과, 처벌, 가족관계 등 취재대상의 인격권과 관련해 불리하거나 불미스 런 정보의 공개다. 라. 전화, 대화녹음 : 모든 고발뉴스의 인터뷰는 반드시 한두  개 이상의 취재대상 인터뷰가 들어간다. 그 가운데 90%는 취재대상이 모르게 따는 전화인터뷰나 현장에서의 몰래 인터뷰 다. 모두 프라이버시 침해다. 마. 개인정보 출력 : 취재대상에 관한 정보를 허락없이 검색하거나 출력하는경우다.

② 예외 공인의 경우나 공적인 일과 관련되면 예외다. 가. 공인의 정의 : 공인이란 직업관계 혹은 자신이 한 일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 는 사람이다. 긍적적인 측면의 공인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의 공인도 있다. 정치인이나 공무 원, 연예인, 경제인…은 전자다. 범죄를 저질렀거나 반 사회적인  일을 한 경우는 후자에 해 당한다. 나. 제외 이유 : 공인은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공개되는 것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인정했기 때문에 공인의 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법에서는 본다. 공공성 있는  프라이버시는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적 공간의 프라이버시 그리고 비밀은 여전히 공개할 수 없다. 다. 알권리 충족 : 국민의 알권리와 관련한 사항. 알권리를 프라이버시보다 우선에 놓았다.

4) 초상권

취재대상이 알았든 몰랐든 자신의 얼굴이 보도되지 않도록 할 권리를 말한다. 또 방송 여부 와 관계없이 마음대로 촬영하지 못하도록 할 권리도 있다.

① 촬영·작성 거절권 취재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정도의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② 공표 거절권 이미 촬영된 화면에 대해 함부로 보도할 수 없도록 할 권리.

③ 초상 영리권, 초상 재산권 자신의 초상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할 권리.

2. 취재시 주의사항

1) 준수 사항

① 취재요건 충족 고발뉴스를 만들면서 기본적으로 접촉해야 할 대상이 있다. 우선  피해자나 피해 실태 취재 다. 피해자의 인터뷰를 통해 내용을 확보하고 피해나 고발해야 할 현실을 취재한다.  예전엔 여기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객관적인 사실로 확인될 경우  추가 취재는 불필요한 과정으 로 인식했다. 한발 더 나가는 제작이 전문가나 관계자들의 문제인식 정도, 개선의지 등을 취 재해 보강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고발뉴스는 이제 이 단계에 머물다가 호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고발대상자의 취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발대상자가 이야기할 기회를  반드시 준다. 무엇보다 사후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다. 고발대상의 인터뷰를 반영하지 않으 면 반론권에 걸리기 때문이다. 고발대상의 인터뷰를 반드시 확보해 뉴스 속에 반영한다.  변 명이든 해명이든 아니면 자신의 주장이든 포함시킨다.  적절한 구성으로 취재진의 취재의도 를 관철시키면서 그 속에 고발대상자의  인터뷰를 녹인다. 몰래카메라도 좋고 전화도  좋다. 가능하면 현장의 몰래카메라가 좋다. 그러나  아이템의 성격상 만나면 안되는  경우 전화도 괜찮다.

② 접촉시도 근거 남기기 고발뉴스에서 고발대상자는 취재진이 아무리 접촉을 시도해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취재진은 고발취재 대상을 만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를 남겨야 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공식적인 인터뷰 요청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 화를 걸어 메모를 녹음해 둔다. 집이나 사무실로 찾아가 다른 주변 사람들에게 분명히 인터 뷰 약속을 고지하고 확인을 받아두는 것도 좋다. 도망다니다가  중재위에 나타나 엉뚱한 소 리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만나주지 않을 때는 증거를 남긴다.

③ 타매체 인용주의 고발뉴스에서 신문이나 통신 등의 매체를 인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지방신문을 참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신문의 경우 취재와 광고  영업이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아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확인하고 취재에 활용한다.

④ 불법취재 숙지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사생활 침해  등의 불법취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비록 고발뉴스를 위해 취재를 하고 있지만 자신의 취재행동이 불법인지 아닌지 파악해야 현 장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 고발취재 대상이 강하게 나올  때 빠질 것인지 밀어부칠 것 인지 결정할 수 있다. 불법일 경우 일단 상대가 취재나  촬영을 거부하면 즉시 중단하는 척 한다. 그리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취재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방법이 불법이라도 일단 고발뉴스거리가 되면 취재를 완결한다. 뉴스보도 여부는 나중에 판단할 수 있다.

⑤ 촬영 고발뉴스 촬영은 항상 초상권 침해를 염두에 두고 현장이나  취재원을 촬영해야 한다. 촬영 단계부터 인터뷰나 촬영시 초점을 흐리거나 뒷모습, 신체의 일부 등을 촬영한다. 또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아예 촬영 대상에서 제외한다.

⑥ 부장과 상의 뉴스취재와 제작방송은 기자가 한다. 그러나 편집권은 부장과 국장에게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부장과 상의해 대응책을 모색한다. 잘못하면 기자만 모든 것을 뒤집어 쓰거나 아 니면 잘못 대응해 일을 더 확대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상황을 보고하고 충분히 상의해 뉴스를 만든다.

⑦ 포기도 취재 기자들은 정신이 맑아야 한다. 취재항의에 시달리거나 언론중재위, 소송에 매달려  가지고는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할 수 없다. 하나의 취재아이템도 좋다. 그러나 기자는 아무리 큰 특종 을 해도 그것 하나로 뉴스제작이 끝나는 게 아니다. 특종도 수백, 수천 개 아이템의  하나에 불과하다. 지속적으로 매일매일 뉴스를 취재한다. 소송에 걸려 신경을 쓰면 다른 취재에  소 홀해지거나 스트레스로 기자 자신이 침체, 위축된다. 취재에 활기를 잃는다. 치명적이다.  욕 심내지 말고 다소 아쉽더라도 포기한다. 고발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고발 대상이 완강히 저항 할 수 있는 확률이 크면 그만두는 게 좋다. 포기도 중요한 취재기법이다.

2) 취재원 상대

① 겸손 고발뉴스를 오래 취재하다 보면 취재시 남을 취조하듯 추궁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자신도 때로 그런 모습에 섬짓 놀라곤 한다. 고발뉴스의 특성상 일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고 발뉴스는 탐사보도다. 자신이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취재대상이 교묘히  이리저리 빠져나가기만 하면 거칠게 추궁조로 나가거나 다툼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좋은 취재 방법이 아니다. 때로 소리 질러야 할  순간도 있겠지만 이는 철저히 계산된 것이어야  한다. 이쯤에서 소리 한번 질러 주자는 사전 계획으로 내용취재 강화를 위해 쓴다면 가끔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흥분해 그런 행동을 취하면 좋지 않다. 자료를 주지 않거나 핵심적인  말을 안해준다 해도 또, 들어가지 못하게 해도  인내를 갖고 이성을 잃지 않는다. 협조를  구하는 자세로 정중하게 해야 한다.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기자가 취재도 하기 전에  강하게 맞대응하면 트집을 잡혀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취재중에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 더 유리하 다. 거꾸로 기자가 나중에 빌미삼아 더 큰 요구를 할 수 있다.

② 정확성 고발내용의 핵심만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된다. 핵심을 꿰뚫고  얻을 것만 얻어내면 나머지 부분에서는 아무리 져도 관계없다. 소리만  질러도 핵심을 꿰뚫지 못하면  취재원이 우습게 여긴다. 정중해도 핵심, 무엇이 초점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 한마디를 던지면  취재원은 뒤에서 움찔한다. 사전조사나 전문가 의견으로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취재한다. 특히 대 기업이나 공무원, 전문가 취재는 더욱 그렇다.

3) 제보자 단절

① 객관성 고발뉴스의 대부분은 제보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제보를 해온 순간 제보자의 역할은 끝이다. 물론 인터뷰도 받고 현장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철저히 조심해서 추진한다.  취재는 취재진이 제보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뉴스거리라고 판단할 때 취재에 나선다. 취재팀 독자적 으로 한다. 제보자를 끼고 할 필요가 없다. 인터뷰  등에서 필요할 경우만 활용한다. 제보자 를 취재의 중앙에 놓지 않는다. 제보자의 대부분은 선의의 자세로 제보한다. 사회의  그릇된 현장을 고발해 잘못된 것을 시정하자는 취지로 제보한다. 그러나  제보 중에는 개인의 이권 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어느 한쪽 편에 결정적으로 유리해지 는 제보가 있다. 이럴 때는 더더욱 제보자를 피한다. 객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꼭 필요한 제 보자의 인터뷰가 아닌 경우 제보자와 함께 다니는 것도 금물이다. 제보자 자신의 욕심을 채 우는 데 뉴스가 이용당할 가능성도 항상 따져볼 대목이다.

② 신변보호 제보자를 단절해야 하는 두번째 원칙은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서다. 국가기관이나 대기 업에 희생당한 개인을 부각하려면 어쩔 수 없이 개인을 드러낸다. 그러나 내밀한 제보나, 객 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제보는 개인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제보자가 큰 피해 를 입는다. 제보자를 절대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함께 행동하지도 않는다. 뉴스제작에  불가 피하게 인터뷰가 들어가면 목소리와 모습을 완전히 변조해 누군지 모르게 만든다. 지난 1998년 모방송사 고발뉴스에서 철도청의 부실  객차관리를 보도했다. 철도청측은 인터 뷰에 나온 직원들을 색출해 징계조치했다. 제보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해도 고발뉴스 는 어차피 뉴스로 감정이 상하는 사람이 다수 발생할 수 있으므로 뉴스 발생의 원인을 제공 한 사람은 드러내지 않는 게 순리다.

3. 제작시 주의사항

1) 기사작성

① 범죄 혐의자 호칭 고발뉴스에서 수사기관과 공동으로 범죄사건을 다룬다. 이럴 때 호칭에 주의해야 한다. 피의 자는 헌법상 유죄의 형이 판결될  때까지 무죄로 인정한다. 따라서 범인,  주범, 공범, 범인, 일당 등의 표현은 부적합하다. 가. 체포 이전 : ‘직명’이나 ‘용의자’라는 표현이 좋다. 나. 기소 이전 : ‘용의자’로 쓰는 게 가장 무난하다. 다. 구속된 후 : 구속당한 후 ‘피의자’라는 표현이 좋다.  그러나 워낙 공인으로서의 이름 이 널리 알려져 있을 때는 직명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굳이 피의자라는 호칭을 안 쓴 다. 라. 기소 후 공판중 : ‘피고인’을 사용한다. 마. 판결 이후 : 유죄는 계속 ‘피고인’으로 쓰고 무죄는 ‘직명’을 쓴다. 바. 형 확정 : ‘피고인’을 쓰지 않고 직명이나 익명 실명을 쓴다. 실명을 쓸 때 조심한다.

② 혐의자 신원공개 특정한 현장범이 아닌 경우 이름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 성만 밝혀두는 게 안전하다. 익명으 로 ‘-모씨’가 좋다. 미성년자는 무조건 익명이다.

③ 관련자 신원 제보자나 취재대상, 관계자 모두 익명으로 한다. 이름이 공개되면 고발뉴스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피해를 입는다. 주변 가족들에 대한 신원 공개는 더욱 신중을 기한다. 익명을 원칙으로 한다. 고발뉴스에서 가명도 바람직하지 않다. ‘피해자’ ‘주민’  정도만 해두는 게 좋다. 등장하는 사람 이름을 알리는 게 목적이 아니고 또 시청자 역시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을 아 는 게 목적이 아니다. 현상을 전달하고 증언해 주면 된다. 취재과정에서 정확한  증거확보를 위해 알아야 한다. 그러나 기사로 표현할 때는 공개하지 않는다. ④ 윤리의 문제 뉴스에도 윤리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뉴스방영 시간은 저녁 종합뉴스의 경우 온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시간대다. 성문제를 부각하는 표현은 삼간다. 소재 자체는 물론이고 기사표현 에서 자극적이거나 말초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뉴스는  어린이들과 미성년자도 다수 시청 한다. 이런 문제는 영상편집에서도 중요하지만 기사에서부터 분명한 선을 긋고 넘어간다.

2) 변호사 열람제

고발뉴스를 제작하면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즉시 법률가의 자문을 구하는 시스템도  갖 춰가고 있다. SBS의 경우 1999년 9월 ‘방송 자문 변호사제’를 도입했다. 기사로 인한  법 적인 문제가 커지니까 방송 전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자는 취지다. 보도와 제작 부문 각각 5 명씩 변호사를 뒀다. 고발뉴스가 속하는 보도부문은 다섯 명의 변호사가 있다. 전 대검 중수 부장 등 중량급 호화 진용을 구축했다. 자문은 원고와 영상 두 종류다. 뉴스원고를 자문받고 싶을 때는 전화를 걸어 상의하고 아니면 Fax나 E-메일로 보낸 뒤 전화로 상담받는 경우다. 또 완제품에 대해 초상권의 문제 등을 검증받기 위해 영상 열람제를 실시한다. 비용도 만만 치 않다. 1시간에 30만 원이어서 고비용이다. 그러나 변호사 사전검증으로 나중의 더큰 화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 고발뉴스 취재진은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법률  자문 을 거친 뉴스는 변호사 이름과 함께 자문 여부를 밝혀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시청자에 게 알려준다.

3) 편집

뉴스는 모든 가족이 시청한다. 정서에 좋지  않은 각종 영상들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특 히, 가. 폭력 : 폭력적인 화면 나. 잔인 : 잔혹한 살인강도 현장의 유혈이 낭자한 모습. 동물이나 사람의 학대모습 다. 처참 : 사고현장의 시신이나 부상자의 모습 라. 성표현 : 성적으로 노골적인 장면 등은 뉴스에 조심한다.  꼭 뉴스의 성격상 필요하다면 화면처리로 가려줄 필요가 있다. 마. 인터뷰 화면 연결 : 인터뷰가 나올 때만 인물샷이 나오고 앞뒤로 다른 화면으로 뚝 끊기 면 아주 어색하다. 내용 연결도 잘 안된다. 인터뷰가 나오기 전부터 말하는 모습, 기자와 투 샷으로 있는 모습을 보여줘 인터뷰할  사람을 자연스럽게 등장시킨다. 그런  뒤에 인터뷰가 나와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단절감도 줄인다. 또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바로  화면을 돌리지 말고 인터뷰한 사람의 모습을 더 끌어줘도 여운이 남는다.   관계없는 인물은 모자이크 처리한다. 허락없이  인물을 촬영, 보도했을 경우 방송국의  패배 다. 따라서 법적인 문제가 일지 않도록 편집단계에서 많은 신경을 쓴다. 조금이라도  항의의 여지가 있거나 원하지 않는 경우 무조건 모습을 알아볼수 없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음성도 변조한다.

4. 보도 후 항의

1) 항의

① 전화항의 뉴스방영 뒤 전화통에 불이 나는 경우가 있다. 육두문자에서부터 점잖은 항의까지 다양하다. 한두 번 욕하고 분풀이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인식이 달라졌다. 방송사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강력한 항의를 한다. SBS에서 JMS교주의 비리에 대 한 보도가 나간 후 일주일간 4만여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방송사 업무가 마비됐다.  기자들 은 밖에 나가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어 컴퓨터 통신으로 의사소통했다. 아니면 핸드폰을 사 용했다. 제보도 받을 수 없고, 일상적인 연락활동이 모두 두절됐다. 요란한 전화항의의 대표 적인 사례였다. 이 정도는 아니어도 전화로 항의하는 경우는 이제 다반사다.

② 항의 방문 전화에 그치지 않고 이해당사자들이 방송사로 찾아온다. 1998년 MBC가 금란교회를 보도한 뒤 방송국 앞이 항의시위대에 점거됐다. 방송관계자들이  방송국으로 들어가지 못해 파행방 송을 겪어야 했다. 1999년에는 만민교회를 방영했다가 방송사를 점거당해 보도와 방송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를 빚었다. ‘법은 멀고 폭력은 가깝다’는 말이 있다. 무력시위 앞에 방송사 기자들은 기가 질린다. 기자도 인간이다. 거친 항의에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며 함부로 취재에 나서기란  보 통의 결단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MBC PD수첩에서 종교단체의 비리를  고발했던 한 PD 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가족들을 피신시키기까지 했다고 실토하고 있다. 고발뉴스를 만들었 던 경험이 있는 기자치고 “네 ○○에는 칼도 안  들어가냐”, “칼로 ○○를 떠버리겠다” 라는 소리 몇 번씩 안 들어본 기자는 없을 것이다. 일단 뉴스가 나간 뒤이므로 뉴스의 목적을 달성한 뒤다.  점잖게 설명해주고 개인적으로 감 정을 도닥거릴 필요가 있는 부분은 서운하지 않게 누그려뜨려  준다. 공적인 뉴스의 역할을 위해 불가피했음을 설명한다. 악질적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아예 피한다. 제풀에 꺾일  수가 있다.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역시 단호한 어투와 의지로 강하게 맞서는 게 좋을 수도 있다.

2) 항의 실제

<기동취재 2000> 150건 가운데 46건 30.6%에서 고발취재 대상이 뉴스에 대한 반응을 보였 다. 고발뉴스의 3분의 1에서 고발취재 대상은 취재진에게 뉴스에 대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반응이 있었던 46건 가운데 23건 48.9%가 항의였다. 전체  150건 가운데는 15.3%다. 협박도 8건으로 150건 가운데는 5.3%였다. 언론중재위원회 제소가 3건, 법원소송이 1건이었다. 이렇 게 고발뉴스를 한 뒤 항의나 협박, 제소, 소송 같은 전체적인 항의가 35건으로 전체  고발뉴 스 150건 가운데 23.3%를 차지했다. 다시 말해 고발뉴스 4~5건 가운데 1건에서 기자를 포함 한 방송사는 항의에 시달린다.  참고로 항의 외에  친교를 제의해온 경우도  11건으로 전체 150건 가운데 7.3%나 됐다.

<표 13. 뉴스 뒤 고발대상의 반응>

반응의 종류     빈도(건수)      비율(%)         항의    23      15.3         협박    8       5.3         제소    3       2.0         소송    1       0.7         친교 제의       11      7.3         반응없음        104     69.4         전체    150     100.0

46건의 항의 반응이 취재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8건 17.4%에서 공포감을 느낀다고 답 했다. 고발뉴스가 방영된 뒤 “죽여버린다”, “가만두지 않겠다”, “칼로 ○○한다”는 항 의가 지속적으로 핸드폰을 통해서까지 온다. 그럴 경우 취재진은 심각하게 고발뉴스에 대해 회의한다. 그리고 같은 유형의  취재를 꺼리게 된다. 12건  26.1%에서는 기자들이 귀찮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13건 28.3%에서 기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다시 말해 13건의 취재에서 취재나 제작상에 항의를 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철저한 취재나 법적인 문제와 관련한 세밀한 제작에 주의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있 다. 고발뉴스의 한계다. 몰래카메라나  인터뷰는 대부분의 경우 현실법상  불법이다. 그러나 법을 지키다 보면 제대로 촬영이나 취재를 할 수 없다.  취재방법이 불법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뉴스를 제작한다. 자기가 맡은 뉴스의 할당량이 있고, 뉴스를 만들지 않을 경우  무 능력하거나 게으른 기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적인 방법을 감내하거나 설익은 뉴스 를 강행한다.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좀더 완벽하고  철저한 취재와 제작이 요구됨 을 보여주는 수치다.

<표 14. 고발 대상의 반응이 기자에게 주는 영향>

반응의 종류     빈도(건수)      비율(%)         공포    8       17.4         취재의욕 강화   5       10.9         귀찮음  12      26.1         친교    8       17.4         주의요망        13      28.3         전체    46      100.0

5. 제소와 소송

필자가 근무하는 SBS 기획취재부는 1999년에 기자  5명 가운데 3명의 기자가 제소를  당했 다. 2명은 1건씩이고 1명은 2건이다. 소송은 2명의 기자가  1건씩 당했다. 1명은 전직부서에 근무할 때 한 고발뉴스로 소송을 당해 부서 5명 기자  가운데 3명이 소송에 시달렸다. 전체 5명 가운데 4명이 1건 이상의 소송과 제소에 걸려 있다. 제소와 소송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 고 대응법을 알아본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① 언론중재 방송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요구할 경우 언론중재 위원회로 간다.

<표 15, 중재위원회 매체별 중재 신청 건수>

중앙일간지      지역일간지      방송    주간신문        기타    계

96년    171(30.8%)      162(29.1%)      72(12.9%)       81(14.5%)       70(12.7%)       556         97년    126(25.7%)      120(24.5%)      88(18.0%)       77(15.7%)       79(16.1%)       490         98년    117(19.4%)      157(26.1%)      146(24.3%)      120(19.9%)      62(10.3%)       602

<표 16, 방송사 상대 중재 신청 건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신용권/신용훼손 명예 및  사생활  명예 및 신용권       명예 및 초상권  기타    계

1995년도        39      3       5       4       22      3       0       74         1996년도        41      0       4       0       26      1       0       72         1997년도        84      -       1       -       -       -      1       86         1998년도        141     -       1       -       -       -      1       143         1999년도                 93      -       6       -       -       -      4       103          6월까지 (출처, 방송문화 1999년 8월호)

표에서 보듯 언론중재 건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방송사에 대한 중재 건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998년 이후 중재 건수에서 방송이 타매체를 압도하고 있다. 1999년 들어 서는 상반기 중에만 지난 해의 70%를 넘고 있다. 103건이나 된다.

② 언론 중재의 문제 가. 반론보도와 정정보도 : ‘반론보도’란 뉴스의 보도내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신청 인의 주장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청인이 주장하는 내용도 함께  실어주라는 취지다. 반면 정정보도는 보도내용이 틀렸을 경우  사실보도 차원에서 내용을 수정해  정정보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취재대상이 주장하는 바를 모두 반영하라는 근거는 무엇인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사실 보도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정정보도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전혀 거짓이 없고, 객관적인 사실보도인데 여기다 취재대상의  해명을 일일이 집어넣으라는 주장 을 납득하기 어렵다. 나. 형식적인 중재 : 형식적인 중재도  문제다. 취재기자는 참고인일 뿐, 피신청인의  자격이 없다. 발언 기회를 얻기 힘들다. 신청인의 자료는 중재위원들이 사전에 살펴본다. 미리 받아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사측이 준비해 간  자료는 위원들이 거의 볼 시간이 없다.  중재 시작 기껏 몇 분에서 몇 십분 전에 잠깐 형식적으로 들여다 보는 게 전부다. 내실있는 중재 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중재를 했을 때 언론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재위원회의 중 재명령은 아무런 효력을 갖지 못한다. 하나마나 한 절차가 될 수 있다. 잘못된 보도라면  언 론사와 담당기자가 책임을 지고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그리고 실추된 명예에 대한 충분한 보 상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근거없는  중재 신청이었다면 거꾸로 신청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③ 실례 필자가 1999년 봄에 겪었던 언론중재위원회 일화를 소개하면서 중재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본 다. 다음이 기사다. AC멘트 : 기동취재 2000, 오늘은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비리를 고발합니다. 조합 집행부 의 횡포와 당국의 안일한 감독 속에 벌어지는 재건축 조합비리 실태를 김문환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본문 : 지난 해 12월 입주한 400세대 규모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평온한 겉모습과 달리 문제 투성입니다. <문제1. 불법 인감 도용>  첫째, 조합 설립  당시 불법 인감  도용. 이 아파트는  5년 전인 1994년 재건축이 추진됐습니다. 일부  추진위원이 재건축에 필요하다면서  주민들의 인감을 받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마음대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인터뷰 - 조합원, “재건축 승인얻는 데 필요하다면서 여자들한테 도장 받아서는 조합 만들고, 자기를 조합장으로 뽑고, 모든 서류에 자기네가 다 찍은 거예요.”)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합이 결성됐고, 도장을 모았던 특정인이 조합장으로 둔갑했습니다. <문제2. 안일한 구청행정> 둘째, 구청의 불철저한  업무처리. <서류CG> 재건축 조합을 허 가하려면 주택건설촉진법상 조합원 총회를 열고, 회의록을 첨부해야 합니다. 신청서류에  총 회 회의록이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버젓이 조합허가가 났습니다. 구청측은  동문서답입니 다. (인터뷰 - 은평구청 공무원, “빠질 수는 없지만 혹시 조합에 있을지 모르니까  그때 봐 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문제3.

편법 공사비 계약> 셋째, 시공회사만 살 찌우고 조합원에겐 부담을 떠안긴 불법 계 약. 재건축 아파트의 최초 공사비는 33평형 세대의 경우 3,500만원. 그러나 조합원들은 50% 이상 비싸진 5천 300만 원을 내고 입주했습니다. <서류  CG> 조합 집행부가 1천 849만 원 의 추가 공사비를 조합원  몰래 시공회사측에 합의해 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조합원, “일단 입주는 해야 하니 빚내고 들어와 큰 경제적 피해…”) <서류 CG> 사업계획을 변경 할 때 조합원 총회를 거쳐야  한다는 정관을 무시한 불법 계약입니다.  여러 차례 부당성이 지적됐지만, 집행부는 조합원을 무시한 채 멋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인터뷰 - 조합원, “총 회를 열어 불신임안을 통과시키자 집행부가 정회를 선포하고 사라져…”) 결국 전체 조합원 181명 가운데 3분의 2인 120명이  모여 법원의 승인 아래 새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입주하면서 시공사에 냈던 추가 부담금 1천 850만 원을 되돌려 받자고 결의했습 니다. (인터뷰 - 조합원, “현대측에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소송  낼 계획…”) 법률적으로도 일방적인 계약은 무효라는 시각입니다. (인터뷰 - 변호사, “조합원의 승인을 받지  않고 조 합장이 일방적으로 계약, 대표권 없이 이뤄졌으므로 무효…”) 조합원의 희생속에 집행부와 시공사만 살찌는 재건축  관행, 행정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됩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전임 조합집행부 측에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했다.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 는 주장이었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직권으로 제소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반론보도하라고 중 재명령을 내렸다. 사실보도가 아닌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취재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 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제소자측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으니 그  부분에 대해 말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중재위원회가  끝난 뒤 중재위 문을  나서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다가 신청인 5명을 만났다. 정식으로 인터뷰해서 하고 싶은 말씀을 뉴스에 반 영해 드리겠다고 했더니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면서 돌아갔다. 다음 날부터 3일간 아파트로 가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끝내  거부했다. 이들은 보도 전 취재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재위원회에 다녀온 후 취재진의 취재요구를 끝가지 거부하면서도 이들은  중재위원회에서 SBS가 반론보도 판정을 받았다고 주변에 소문을  내며 마치 SBS에 잘못이 있었던  것처럼 홍보했다. SBS는 반론보도 명령을 거부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이것이 언론중재위 원회 현실의 한 단면이다.

④ 제소대응 언론 중재위원회는 언론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는  제도 다. 중재위원장인 판사나 언론계 출신 중재위원들의 기본 생각은 신청인의 주장을 수용하자 는 쪽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방송사가 불리하다. 방송사측에서 아무리 자신을  해명해봐야 별 의미가 없다. 신청인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더욱 명심할 점은 중재위원회에서  내리 는 ‘반론보도’의 성격이다. 취재내용이 거짓이라는 게  아니라 신청인의 주장도 반영하라 는 뜻이다. 신청인이 중재위원회에 제소하면 중재위원회는  신청인이 원하는 내용을 방송하 라고 명령한다. 방송사에 잘못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고발취재 대상이 하는 말도 들어 반 영하라는 성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재위원들은 방송사에 반론보도 명령을 쉽게 내린다. 이런 특성으로 볼 때 고발뉴스를 한 뒤 방송사 측에서 논리적으로 중재위원회에 나가 무엇 인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아주 우스운 꼴이 돼 버린다.  보도내용에 하자가 없고 반론기회도 충분히 주려고 노력했다면 언론중재위원회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중재위는 신청인의 피해 를 받아들이는 기관이기 때문에 아무리 잘 준비를 해가지고 나가도 결과는 반론보도 결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중재위원회에 나갈 준비하느라 취재를 소 홀히하지 말고 평소 대로 열심히 한다. 그리고 중재위원회에 나가서는 “직권중재를 받아들 일수 없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된다. 이런저런 물음과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도 없다. 그 자리는 방송사와 기자를 위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긴장할 것 없다.  언론중재위원회 의 직권중재 명령은 강제성이 없다.  기자와 방송사가 거부하면 “거부한다”는  서류 한장 보내주면 끝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당하면 부장이나 기자나 무척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럴 필요없이 언론중재위원회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정말 잘못 보도한 것이 있어  정정보도를 하거나 취재상에 충분한 반론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아예 중재위원회에 나가기 전에 신청인을 만나 인간적으로 화해를 시도한다. 사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자도 취재를 하다 실수를 할수 있다. 고의가 아니었음을 이해시키 고 충분히 사과한다. 다른 보도방법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거나  충분히 이야기를 반영할 기 회를 찾아주겠다고 설득한다. 그래서 중재위원회나 소송으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미 지나간 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다 보면 일이 잘 풀려 좋게 끝낼 수 있다. 잘못이 있으면 무조건 사과하고, 없으면 아예 신경쓰지 않는다.

2) 소송 홍수

① 소송의 실태 언론중재 신청이 1998년 이후 폭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송 역시 늘고 있다. 그리고 소송 규모의 대형화가 특징이다. MBC의 경우 1999년 7월 말 18건  100억원의 소송에 걸려 있다. SBS는 1999년 9월 기준으로 12건 22억  원의 소송에 걸려 있다. 대부분  98년 이후 발생한 사안들이다. 필자가 소속돼 있는 기획취재부도 2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미국  덴버대학의 조지프링(George Pring) 교수와  사회학자 페널럽 캐난(Penelope  Canan) 교수는 합동조사 결과 언론을 비난하기 위해 소송을 거는 습관적인 전략소송이 최근 500건이 넘는다고 발표 했다. 근거없고 터무니없는  소송에 휘말린다는 얘기다.  (註. 방송문화  1999년 8월호, 14p, ‘외국의 명예훼손 소송’, 이구현)

② 실례 필자가 휘말린 1999년 여름의 소송사건이다. 기사는 다음과 같다. AC멘트 : 오늘은 미군 전용 골프장내에 설치된  슬롯머신을 한국인들이 불법이용하는 현장 을 고발합니다.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본문 :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경계에 있는 한 골프장. 일반인들은 있는지 조차 모 르는 성남 컨트리클럽은 18홀  규모로 미 8군이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인터뷰 -  직원, “내국인은 전혀 사용 못해요. 나인 홀도 안돼요? 안돼요…”) 골프를 칠 수 없는데도 웬일 인지 한국인의 출입이 잦습니다. 클럽하우스 2층에 있는 스낵바로 들어가 봤습니다. 바 구석 에 슬롯머신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구성 - 요란한 기계와 돈  떨어지는 소리> 한창 일할 시간인 오후 2시인데도 슬롯머신 앞에는 손님들이 투전에 온 정신을 쏟고 있습니다. < 구성 - 단추 누르거나 손잡이 당기는 모습> 놀랍게도 미국인은 보이지 않고 대부분 한국인 들입니다. 잠깐 하고 가는 외국인과 달리, 한국인들은  아예 이곳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인 터뷰 - 손님, “여기 와서 사는 사람들 한국 사람이 더 많아. 오늘은 꾼들이 안왔네…”) 중 년의 부인들도 눈에 띕니다. 용무 외 한국인의 출입이 금지된 미국 군사시설이란 사실이 무 색합니다. 이 곳의 슬롯머신은 달러 동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 손님, “언니 나 백불만 바꿔줘…”) 만 원짜리 한국지폐와 달러를 받아든 아주머니. 곧 25센트 동전으로 바 꿔줍니다. <구성 - 동전 계속 투입하는 모습> 답답한지  얼음물을 마셔보지만 결과는 허탈하게 돈을 잃는 것. (인터뷰 -  손님, “550불이 들어간 거야. 이게  몇 만불을 씹어 먹었나 몰라…”) 이렇게 대낮부터  소중한 달러가 엉뚱한  골프장에서 새나가고 있습니다.  <서류 CG>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슬롯머신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 습니다. 지난 93년 슬롯머신 로비사건 이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그러나 이 곳은  한국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 경찰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화 인터뷰 - 경찰청, “속인주의에 따라 슬롯머신하는 한국사람을 처벌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들어 가 단속할 수 없어…”) 단속의 사각지대라는 허점을 노린 불법 투전행위. 한국인의 불법행 위에 대해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됩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보도가 나간 두 달 뒤에 법원에서 서류가 날라왔다. 한 명이 소송을 걸었다. 골프장  관리인 이란 사람이었다. 초상권 침해로 자신의 명예가 손상됐다는 주장이었다. 주변에서는  자신을 건실한 골프장 관리인으로 알고 있는데 슬롯머신이나 운영하는 사람으로 비쳐 명예가  심각 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취재팀에 그 동안 전화 한 통화  없던 사람인데 소송을 한 것이 다. 누군지 알 수 없어 어떤 사람일까 회사 변호사와 함께 테이프를 돌려 봤다. 관계자나 인 터뷰한 사람 모두를 모자이크했기 때문에  이상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테이프를 다시 틀어보니 딱 한 명만이 뿌옇지만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두 번 나왔다. 일반인은 누군 지 알 수 없다. 아는 사람만이 유심히 바라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의 뿌연 모습이었다. 그것도 단독으로 나온 게 아니라 여러 사람 모여 있는데 슬쩍 비친 것이다. 골프장에서 슬럿머신을 한 사람이거나 바에 술 마시러 왔다가 찍힌 사람도 아니고 관리인이 무슨 자격으로 소송을 제기했는지 알 수 없었다. 자격없는 한국인들 출입시킨 책임은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아무 튼 2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회사변호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 지만 법정에 선다는 것을 좋아할 기자는 없다. 많은 스트레스다. 기자가 새로운 일을 하는데 소송에 시달린다는 것은 그 만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보도에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의의 피해자도 아니고 골프장 관리인이라는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고 소를 제 기했다. 뭐 이런 류의 소송이 주종을 이룬다.

③ 대응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충분히 구제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금전적인 배상을  받아야겠다고 느끼는 신청인은 법원에 소송을 한다. 소송까지 갈 경우 신청인이 자신의 입장에 대해 아주 단호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다. 진정으로 명예나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 보상 받고자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마음 먹고 언론사를 골려주자고 귀찮게  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다. 기자가 잘 판단하면 이를 알 수 있다. 취재 과정상에 악의가 없고, 충분히 반론기회를 주려 노력했고, 또 명예훼손의 방지를 위해 신원의 보호 등의 노력을 취했고, 취재대상이 사 회적 관심을 갖는 공적인 인물이라면 긴장할 것 없다. 그럴  경우 대개 고소인의 어거지 소 송인 경우다. 회사측 변호사와 상의해 대응한다. 자신이 안해도 된다. 회사측의 변호사가 많 은 일을 해준다. 기자는 평소 재판 추이에  깊이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할 일만 하면  된다. 신경 쓴다면 그것이 바로 고소인이 노리는 일이다. 그러나 기자나 방송사측에 하자가 있었다면 진지한 자세로 사과한다. 재판과는 별도로 인간 적으로 접근해 기자나 방송사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한국 사회의 윤리관을 잘 활용하면 좋다. 필자는 지금까지 고발뉴스를 만들면서 폭력, 위협, 제소, 소송 등 많은 경우를 당해봤다.  결 론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정확한 취재를 하고, 뉴스도  좋지만 현행법상 명예훼손이 될 만한 부분은 충분히 가려서 해야 한다는 기본을 마지막에는  느낄 수 있었다. 자꾸 시끄러워지는 일은 방송사 내외부적으로 기자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결국은 기자 혼자다. 제 소나 소송에 걸릴 경우 잘못이 있으면 회사 변호사와 별도로 손이 발이 되도록 사과해 일을 조기에 마무리짓는다. 잘못이 없으면 철저히 무시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회사 변호사에 맡긴 채 자신의 평소 일에 주력한다.

3) 거액소송

① 실태 1998년 미국의 한 신문사가 오보에 대한 책임으로 사흘간 1면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무려 1 천만달러를 물게 됐다. 우리 돈으로 130억 원의 돈이다.  ‘MMAR v. Dow Jones & Co.’ 의 소송에선 배상액으로 무려 2억 달러, 2천 600억 원을 판결했다. 천문학적 액수다. 방송사 나 신문사가 문을 닫을 수 있는 규모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액소송이 잇따 르고 있다. 국민회의가 한겨레신문에 제기한 소송가액은 무려 101억 원. 국민회의가 소를 취 하했지만 국내 최대 기록이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보도건은 MBC에 36억 5천만 원, 불국 사 통일대종보도 22억 5천 200만 원,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 씨가 중앙일보를 향해 낸 소송액은 20억  원, 서울 남부지청 검사들의  집단소송은 MBC에 12억  원, SBS의 JMS건, MBC의 영생교 건도 10억 원씩이다.  현승종 전 총리의 MBC 제소도 10억  원이다. 동부지청 검사의 KBS 소송은 5억 원. 웬만하면 1, 2억 원이다. 인플레가  심해도 너무 심해 졌다.

② 문제 그러나 여기에 문제가 있다. 차형근 변호사가 지적한 내용을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미국 이나 일본은 원칙적으로 정정, 반론보도 청구란 것이 없다. …미국의 경우 언론기관의  면책 범위를 넓게 인정한다. 또 명예훼손에 대한 입증책임을 원고 즉, 언론보도 피해자가  입증해 야 한다. 대신 손해배상 액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액이다. 일본의 경우는 언론기관의  면책 범위가 미국보다는 좁다. 명예훼손에 대한  입증책임도 언론사가 져야 한다. 대신  손해배상 액수는 수십만 엔대로 (우리돈 수백만 원)  약하다. 우리는 어떤가? 언론기관의 면책범위는 일본처럼 좁은 대신 손해배상 액수는 일본에 비해 훨씬 고액이다” (註. 기자통신, 1999년 7 월호, 60p, ‘명예훼손 판결 심상찮다’) 미국은 사실 보도일 경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언론사의 면책범위가 크다. 대신 오보일 경우 막대한 배상을 물린다. 일본은 언론기관의  면책범위가 좁다. 명예훼손이 아니란 걸  언론이 입증해야 한다. 대신 소송에서 지더라도 그저 몇 백만 원 물어주는 정도다. 우리나라는 미국 과 달리 사실보도라도 명예훼손을 당한다. 일본처럼 명예훼손 여부를 언론사가 찾아내 입증 해야 한다. 그리고 액수는 미국처럼 많아지려 한다.

③ 자구책 이런 현실 속에서 방송사들은 자구책을 찾는다. 고발뉴스나 사회고발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 고, 또 주요한 사회감시 기능이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언론사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손해배상 보험상품까지  등장했다. 언론사가 명예훼손 등 으로 큰 배상책임을 지게 됐을  때 이를 배상해주는 상품이다. 보험이란  원래 조금씩 많은 사람이 돈을 걷었다가 사고가 났을 때 보상받는 제도다. 그런데  언론사가 몇 개 안되다 보 니 보험료가 무척 비싸다. 1999년 한국언론계에서 방송으로는 SBS, 신문으로는  중앙일보가 보험에 가입했다. 필자가 속해 있는 SBS의 경우 1년 보험료가  8천 300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한다. 법원의 판결로 손해배상 판정이 났을  경우, 피해건수당 최대 2억 원까지  변호사 비용과 보상금액을 지불한다. 그리고 연간 최대 5억 원까지 보장받는다. 물론 한 건도  발생 하지 않으면 보험회사가 8천 300만 원  먹고 끝이다. 원래 보험이란 그런 것이니까.  보험이 99년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많은 언론사들이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 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언론자유와 인권

대부분의 선진국은 신청인 입증제도를 택한다. 뉴스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명예를 훼손했는 지 아닌지를 신청인이 증명해야 한다. 심지어 영국은 1993년  관련기사가 공공의 관심이 되 는 경우에 한해서는 과감하게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고  선포했다. 모든 공직자들은 공적인 관심사일 경우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 해도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 1998년 “공적인 관심의 대상일 경우 그 내용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다 해도 언론은 이를 알권리 차원에서 수용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법원이 판결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101억 원 소송이나 내고 검사들이 집단소송하는 한국의 공직 풍토와는 한차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나치리 만큼 언론에게 유리한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사 의 책임을 가볍게 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사회감시라는 언론 고유의 기능을 살려 건전한 사회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수백년의 전통속에 우리 보다 앞선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누리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최근 판례에서 “기자가 고의가 아님을 입증하고 사건을 신중히 다루 면서 사실을 취재하고 이해당사자에  대해 사전연락을 취했다면  면책사유가 성립될 수  있 다”는 면책조항을 만들었다. 공공에 알려야 하는 언론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주안점을 두 고 있다.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도 법원은 언론의 면책범위를 일부 인정할 정도다. 독일 역시 비도덕적이고 악의적인

기사내용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註. 방송문화, 1999. 8, ‘외국의 명예훼손 소송’, 이구현) 일본도 우리보다 언론자유가 보장된다. 예를 들어 수사기관의 수사담당자들 즉 형사 등에게 내용을 취재해 보도할 수 있다.  나중에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법원 판사의 판결일 뿐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이럴 경우  일본은 언론사가 면책을 받는다. 취재원이 고 의로 거짓말을 하거나 노련한 언론플레이를 할 경우 기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오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취재 당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 우’기자는 면책된다. 1969년 일본 최고재판소  대법정 판결이 이를 처음 적용했다.  그러나 고발대상자들의 인권이 어느 나라보다 보장되는 우리나라는 “수사기관의 공보관이 공식 발 표한 경우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상당한 확인취재라고  할  수 없다”(註.  서울고법 95나 24946호 판결, 대법원 승인)면서 취재보도를 제한한다. 수사 관계자들에게 말을 듣고 취재하 면 언론사가 당한다. 일본은 되는데 우리는 안된다. 그 만큼 일본 경찰은 일하기 어렵고  우 리는 기자가 일하기 어렵다. 일본은 기자가 기사쓰기 쉽고,  우리는 경찰이 감추기 쉽다. 어 느 나라의 언론이 자유롭게 사회를 감시할 수 있을지는 현재 양국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 와 인권 척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정길화 한국 PD연합회 회장의 말에서  우리 고발뉴스의 명예훼손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PD수첩을 맡을 당시 소송이나 항의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과 조직의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註. 1999. 6. 23, ‘명예훼손소송과 공익보도’ 토론회, 언 론개혁 시민연대 주최) 뉴스는 인권과 명예보호에  앞장선다. 그러나 인권과 명예를 가장한 음모는 분쇄한다. 굳이 방송의 사회감시 기능을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아직 고발뉴스 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제3부 2장고발대상의 개입과 게이트키핑(Gatekeeping)

고발뉴스는 사회 구석구석의 불법이나 비리, 부조리 부도덕의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드러내 고 개선책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고발취재 대상은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밖 으로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그 결과 실제 TV 고발뉴스 취재진이 영향을 받아 고발뉴스 제작에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고발뉴스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발뉴스의 소재를 채택해 취재하고 제작해 방영하기까 지 과정에서 벌어지는 게이트키핑이다. 긍정적인  내용 변화 등의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인 뉴스 왜곡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 게이트키핑의 개념

1) 게이트키핑의 정의

TV 고발뉴스의 게이트키핑을 논하기에 앞서 게이트키핑의 이론적 발전과정을 탐구할 필요 가 있다. 게이트키핑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우선 게이트키핑 (Gatekeeping)에 대한 용어 정의가 필요하다. 도노휴, 티치노, 올리안(Donohue, Tichenor, & Olien, 1972)은 “메시지 부호화(Message Encoding)의 모든 측면, 다시 말해 정보가 발신자 로부터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 취사선택과 보류, 전달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보통제의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즉, 게이트키핑은 간단히 말해 “수많은 메시지가  어느 일정한 시각에 일정한 사람들에게 일정 개수의 메시지로 축소 전달되는 과정이다. 메시지의 취사선택, 취급, 그리고 통제를 모두 포괄한다.” 따라서  “한 커뮤니케이션 기관과 커뮤니 케이션 종사자가 실재적으로나 잠재적으로 메시지를 처음 인지하는 시점에서 출발하여 다량 의  메시지들이  한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시점에서  끝난다”고  슈메이커는   풀이한다. (Shoemaker, 1991)

2) 게이트키핑의 기원

게이트키핑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43년 2차 대전중 정부 의뢰로 식품연구를 진 행한 커트 레윈(Lewin, 1943)이다. 레윈은 “식품이 생산에서 유통을 거쳐 식탁에 오르기까 지 과정에 각 관문이 있으며  관문의 게이트키퍼들이 선택한 식품을  먹는다”고 발표했다. 또 “음식의 취사선택은 가정에서 통제권을 가장  많이 쥔 사람의 주도 아래  수행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때는 채널이론과 게이트 키핑에 대해 언급만 했을 뿐 커뮤니케이션으 로 일반화시키지는 않았다. 게이트 키핑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용어의 최초 결합은  1947년이었다. 레윈의 사후에 출판 된 저서였다. (Lewin, 1947) 그 뒤 1951년  출판된 레윈 저작 모음집에서 1947년 원고의 개 정판이 실렸다. 여기서 레윈(Lewin, 1951)은 “이런 상황은 식품뿐 아니라 한 집단 내에 있 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한 뉴스거리의 여행 및 상품의  운동 경로, 그리고 여러 조 직 내에서 개인의 사회적 이동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유효하다”고 말해 커뮤니케이션  현상 에 게이트키핑을 적용했다.

<레윈의 식품 게이트키핑 모델, 1947>

2. 게이트키핑의 다양한 모델

1) White 모델

화이트(D. M. White)는 레윈의 게이트키핑 이론을 실제 언론조사에 적용했다. 1949년 AP와 UPI를 수신하는 중서부지역 신문 외신부장들을 상대로  관찰한 결과 정보의 90%가 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채 버려진 사실을 확인했다. 화이트(White, 1950)는 선택 결정이 “매우 주관 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언론사(신문사) 종사자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뉴스가 취사 선택됨을 규명했다. 화이트의 연구를 바탕으로 맥퀘일과 윈달(McQuail, Windal, 1981)은 화이트의  게 이트키핑 모델을 만들었다. 단순하면서도  언론사가 게이트키핑으로 기사를  버려 수용자가 모든 뉴스거리를 다 제공받지 못함을 보여준다. 수많은 뉴스거리 N이 수용자 M에게 도달하 거나 도달하지 못하는 현상을 잘 나타낸다.

<그림 1. 화이트 게이트키핑 모델, 1950>

2)웨슬리와 매클린(Westley, MacLean) 모델

그러나 화이트의 게이트키핑 모델은 메시지가 미디어를 통해 걸러진다는 것만 나타낼  뿐이 다. 좀더 복잡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게이트키핑 모델이 필요했다. 수많은 뉴스거리  즉 정보가 정보제공자의 손에서 미디어를 거쳐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 웨슬리와  매 클린(Westley, MacLean, 1957)이 공동연구 결과를 내놨다. 정보 즉, 메시지 X를 정보제공자 A가 미디어라는 조직 C에 제공해 미디어인 C가 수용자 B에게 전달한다는  과정을 담고 있 다. 제보자가 제보하면서 뉴스가 시작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고발뉴스는 제보자에 의해 제공 되는 소재를 갖고 취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발뉴스 제작의 게이트키핑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모델이다.

<그림 3. 웨슬리와 맥클린의 게이트키핑 모델, 1957>

3) 맥넬리(McNelly)모델

웨슬리와 매클린의 게이트키핑 모델은 미디어라는 조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미디어 안에 는 많은 종사자들이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들 게이트키퍼에 대한 연구가 게이트키핑에 관한 다음 과제였다.  맥넬리(McNelly, 1959)는 조직이 아닌 게이트키 퍼 즉 미디어 종사자(뉴스제작자)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하나의 사건 E 가 수용자 R에게 전달되기까지 미디어 안에서 기자나 국장, 편집자 같은 다양한  개인의 손 을 거쳐 가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림 4. McNelly의 게이트키핑 모델, 1959>

4) 배스(Bass)모델

배스(Bass, 1969년)는 나아가 미디어종사자들의 직분이 게이트키핑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맥넬리의 모델에선 미디어 내부의  다양한 게이트키퍼가 존재한다는 차원 이었다. 배스는 뉴스가 흘러가는 과정에서  맡은 바 직분에 따라  게이트키핑을 수행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기자, 작가나 국장 등이 뉴스재료를  취재해 원고를 작성한다. 이들 원고 는 교정기자나 편집자가 가공한다. 가공된 뉴스가 수용자에게 전달된다. 뉴스수집자라는  직 분과 뉴스가공자라는 직분에 따라 게이트키핑이 진행됨을  보여주고 있다. 기계적인 뉴스의 흐름으로 쉽게 생각하면 기자가 기사를 쓰고, 부장이나 국장의  손을 거쳐 편집부로 넘어가 면 편집부에서 기사를 다듬거나 자르거나 취사선택해 수용자에게 전달한다는 모델이다.

<그림 5. 배스의 게이트키핑 모델, 1969>

5) 슈메이커(Shoemaker)모델

그러나 이런 모델들은 결정적인 한계를 갖는다. 미디어 자체나 미디어 내부의 게이트키퍼에 대해서는 잘 설명해주지만 미디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개입에 대해서는  설명을 할 수 없다. 특히 고발뉴스의 경우 이런 경향이  강한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모델이다. 미흡한 점이 남는다. 실질적으로 뉴스제작에 관여하는  다양한 외부세력에 대한 연구가 남아  있다. 갠디(Gandy, 1982)는 기존 연구의 이런 약점을 극복해  줬다. 이미 저널리스트에게 오는 정 보는 상당 부분 가공된 상태라는 것이다. 외부 요인이  미디어 내부의 게이트키퍼에게 영향 을 줄 수 있도록 뉴스거리를 가공해 제공한다고 보았다.  이럴 경우 뉴스수집자나 가공자뿐 아니라 PR 종사자 나아가 미디어의 뉴스내용에 간섭하려는  이해집단도 게이트키퍼에 포함 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슈메이커(Shoemaker, 1991)는 새로운 게이트키핑 모델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외부 게이트키퍼를 포함한 포괄적인 게이트키핑 모델이다. 미디어나 미디어 종사자, 정보 제 공자뿐 아니라 광고주와 이익집단, 정부 등이 미디어의 게이트키핑에 개입한다는 모델로 일 반뉴스뿐 아니라 고발뉴스를 설명하는 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그림 6. Shoemaker의 게이트키핑 모델, 1991>

6) 고발뉴스 게이트키핑 모델

간략히 살펴본 대로 1943년 레윈이 식품이론에서 처음 게이트키핑 개념을 도입한 이후 미디 어, 미디어 종사자, 정보제공자의 게이트키핑 과정을 설명하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이를 바 탕으로 슈메이커는 다양한 외부 게이트키퍼를  포함시켜 복잡한 게이트키핑 과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제 게이트키핑 모델 3개를 합해서 새로운 게이트키핑 모델을 상정한다. 고발뉴스라는 특성을 감안한  모델이다. 외부요인이 등장하는 슈메이커의  모델에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강조한 웨슬리와 맥클린의 게이트키핑 모델을 합치고 또, 미디어 내부 의 다양한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강조한 맥넬리의 모델을 원용했다. 이 모델은 특수성을 갖는다. 슈메이커가 제안한 외부요인들 즉  정부나 이익집단 같은 다양 한 집단들이 바로 취재대상이기 때문이다. 고발취재 대상은 자신이  뉴스의 표적이 된 것을 확인하는 순간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 다양한 개입시도의 유형을 밝혀본다. 그러나 쉽지 않 다. 해당 취재부서나 담당기자, 그리고 개입의 대상이 됐던 사람만 알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 기 때문이다.

<그림 7. 고발뉴스 게이트키핑 모델, 1999>

3. 고발대상의 개입 시도

1) 개입 시도 여부

고발 대상이 개입을 시도한 경우가 전체 150건 가운데 68건 45.3%였다. 개입하지 않은 경우 가 82건 54.7%였다. 개입을 시도하는 경우와 개입을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반반인 것 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반수 이상인  54.7%에서 아예 개입이 없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표 17. 개입시도 여부>

뉴스 개입 시도  빈도(건수)      비율(%)         없다    82      54.7         있다    68      45.3         전체    150     100.0

이유는 고발뉴스 취재의 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해 취재하기 때문에 취재대상은 자신이 고발뉴스의 주인공이 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안다고 해도 기자들이 대부분 고발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일반뉴스처럼 취재한다. 뉴스취재나 제작과정 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은폐를 시도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런 가운데 진실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고발대상이 개입하는 경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 개입시도의 종류

개입의 종류는 무엇인지 분석했다. 개입의 종류는 ①보충설명 ②부탁  ③ 읍소 ④협박 ⑤변 (해)명으로 나눴다. 우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거나 변명하며 둘러대는 경우가 많았다. 모두 26건으로 전체 150건 가운데 17.3%를 차지했다.

 

<표 18. 개입시도의 종류>

개입 성격       빈도(건수)      비율(%)         읍소    11      7.3         청탁    21      14.0         협박    4       2.7         변명(해명)      26      17.3         보충설명(추가자료)      6       4.0         개입없음        82      54.7         전체    150     100.0

다음은 부탁하는 경우다. 잘못은 있지만 보도하지 않을 수  없느냐거나 보도를 하더라도 특 정부분은 어떻게 처리해 달라는 부탁이다. 전체 150건 가운데 21건 14%였다. 고발뉴스 취재 의 14%에서 잘봐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봐달라고 그저 통사정하는 읍소형도 11건으로 전체 150건의 7.3%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울고불고 매달리는 경우인데 큰  범위에서 부탁의 범주에 들어간다. 좀더 강력한 부탁일  뿐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부탁의 범위로  포함시키면 부탁이 전체 150건 가운데 32건으로 21.3%를 차지한다. 전체 고발뉴스취재의 5건  가운데 1 건은 잘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해명이나 변명은 기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취재 진은 반대논리로 고발취재 대상의 변명이나 해명을 극복하고 그들의 약점을 찾아내  뉴스를 만든다. 그러나 부탁을 받으면 인간적으로 고민을 한다. 기자를 협박하는 경우도 4건이나 있 었다.   이런 부정적인 개입시도 외에 긍정적으로 보충설명을 하며 기자가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 게 해주는 개입시도도 6건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4%였다.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개입시도 가운데는 게이트키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방향도 있음을 알 수 있다.

3) 개입시도에 대한 취재진의 대응

고발대상의 개입시도에 취재진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은지 알아본다.

① 해명 우선 해명의 경우 100% 수용하고  들어줘야 한다. 내용취재의 정확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찾아가서 상황설명을 듣는 게 좋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딴다. 인터뷰를 거절할 때는 몰래카메라를 사용한다. 해명을 듣다 보면 내용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생긴다. 내용보강은 안되더라도 취재와 관련해 배경으로 알아두어야 할 기초적인 내용을 많 이 확보할 수 있다. 고발뉴스를  취재하다 보면 시간관계상 뉴스에는 다  반영할 수 없지만 참고로 확보해야 할 자료가 다수 필요하다. 배경지식이다. 취재원의 직접 설명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찾아가는 것이 어렵다면 전화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전화 인터뷰를 따 도 무방하다. 취재대상의 입장설명을 들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취재관점을 잃지 않는 것이 다. 취재대상이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논리를 듣다보면 취재기 자가 자신도 모르게 취재대상의 논리에 동화될 수 있다. 아주 위험한 일이다. 해명을 받아주 라는 얘기지 취재대상의 생각에 동화돼서는 곤란하다. 초보자들의 경우  뉴스가 될까 안 될 까에 대한 명확한 주관과 철학이 없이 취재에 나설 경우 취재대상의 해명에 그만 ‘뉴스가 안 되는군’하고 손을 털어버린다. 세상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경우가 많다.  어느 입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관점과 판단의 문제다. 그 경계가 명확 하지 않다. 뉴스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발뉴스를 왜 하는가에 대한 고발 대상과 피해자, 보도목적에 관한 정확한 철학을

갖고 방송사의 입장, 즉 사회감시  기능으로 써 필요한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취재대상의 입장에 동화되는 일은 고발뉴스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뉴스의 정확성을 위해 해명은 꼭 찾아가서  듣되 해명을 언론사 주체의 입장에서 받아들인다. 둘째, 나중에 있을지 모를 법적인 대응을 위해, 또 객관적이고 공정한 취재를 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 반론권을 충분히 줬다는 명분쌓기다.

② 변명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해명과 달리 일방적인 변명이 있다. 거짓말이 주종을 이룬다.  이럴 때는 내용 자체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빠뜨려서는 안된다.  역시 반론권보장 차원에서 아무리 엉터리 같은 변명이라도 수용해야 한다. 또 뉴스구성에 필요한 인터뷰 확보에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③ 위협과 협박 고발뉴스 취재를 하다 보면 변명이나 해명은 아주 양호한 편이다. 위협이나 협박을  받는다. 사람인 이상 위협이나 협박을 받으면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고발뉴스를 취재하는 기 자가 무슨 사법권을 가진 것도 아니다. 특권을 갖고 취재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알권리라 고 하는 명제만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늘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위협은 두  종류로 나눠 볼 수 있다. 현장에서 사소하게 부딪치는 다툼이다. 취재를 방해하고 욕설을 퍼붓는다. 카메라와 테이프를 뺏으려 하고 기자를 밀치고 당긴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서 폭행 하는 경우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정작 기자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게 가하는 언어폭력이다. 핸드폰 번호나 집 번호를 알아서 수시로 전화한다. 또 회사로도  전화 를 해온다. 전화를 걸어서 온갖 욕설을 다 쏟아낸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같이 맞대응할 필요가 없다. 아직 뉴스를 만들어 방영하기 전이므로 어떻게든 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흥분할 필요가 없다. 전화를  받지 않고 피한다. 시간이 약이라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흥분이나 감정이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굳이 접촉을 한다면 단호하고 준엄한 어조로 강하게 나간다. 겸손하면서도 강해야  한 다.

④ 부탁 고발뉴스 제작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뉴스 자체의 제작보다도 때로는 주변에서 들어오는 부 탁을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부탁의 종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 혀 모르는 취재대상의 부탁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부터 인간관계로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의 부탁이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의 부탁은 거절하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알고 지내는 사람 이 고발뉴스와 관련해 뉴스를 봐달라고 부탁할 때는 이게 쉽지  않다. 취재를 하다 보면 평 소 많은 사람을 만난다. 취재와 관련하지 않고도 평소  혈연, 지연, 학연으로 많은 사람들과 거미줄처럼 얽힌다. 자기 일이 아니라도 자기와 친한 사람들까지 연관돼 부탁을 해온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모르게 취재하는 것이다. 고발뉴스 취재진이  몰래카메라를 쓰는 이유 중 의 하나도 바로 이점이다. 부탁이 들어오지  않게 만든다. 취재 사실을 모르게 하면  부탁은 없다. AD를 활용하는 방안도 유효하다. 특히 여성 AD를 활용해 취재를 맡기면 고발뉴스인 지 모르게 취재를 마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고발뉴스 취재진이 지켜야 할 덕목 가운데 중 요한 것은 입을 무겁게 하는 점이다. 절대 취재와 관련된 내용을 주변에 말하지 않는다.  취 재가 시작되면 취재대상은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방송사 곳곳에 인맥을 동원해  무슨 취재인지 성격을 알아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대개는  고발뉴스 취재진이 고발뉴스라는 사 실을 밝히지 않고 홍보뉴스라든가 일상적인 기획인 것처럼 위장해 취재하기 때문이다. 고발 대상은 방송사내의 지인들을 동원해 취재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려는 문의를  한다. 이때 진실을 얘기해주면 강력한 부탁에 걸려 취재 자체가 큰 난관에 봉착하곤 한다. 잘 모른다거 나 얼버무리는 게 좋다. 사내 보안유지야말로 고발뉴스가 성공하기 위한 첫째 관문이다.  고 발뉴스에 대해서는 방송사 내부는 물론 같은 부서 기자끼리도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게 좋다. 기본적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고발뉴스 취재부서를 거쳐야 한다.  고 발뉴스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서로 예절을  지킬 수 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뉴스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뉴스제작에 참여하는 모두가 진지하게 검토할 일이다.

4. 개입의 실제 영향

고발대상이 개입을 시도해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하다.

1) 개입의 영향

개입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21건, 개입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가 48건이었다.  전체 150건 가운데 21건에서 고발취재 대상의 개입이 성공했다는 결과다.  13.8%에서 고발취재대 상이 게이트키핑 과정에 개입하는 데 성공했다. 개입을 시도했던 68건 가운데는 30.4%가 성 공한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개입과 부정적인 개입의 두 종류가 있다.

<표 19. 개입의 실제 영향>

뉴스에 미친 영향        빈도(건수)      비율(%)         없다    47      31.5         있다    21      13.8         개입없음        82      54.7         전체    150     100.0

2) 긍정적인 영향

긍정적인 영향은 뉴스에 도움을 주는  경우다. 우선 추가자료의 확보다. 기자가  취재했거나 확보한 자료 외에 새로운 자료를 추가로 얻은 것이다. 해명  속에 기자가 미처 취재하지 못 한 내용이 들어있던 경우다. 뉴스의 특성상 현장의 피상적인 실태파악은 가능한데, 내용  파 악이 안될 경우가 있다. 여기서 고발대상이 내밀하게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자료를 제시함으 로써 기자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한다. 다시 말해, 뉴스의 균형감각을 찾아 한쪽에  치우쳤던 판단을 제자리로 돌려준다. 이렇게 추가자료를 확보한 경우 취재는 두 가지로 나뉜다.  고발 뉴스 아이템이 안된다고 판단을 내려  취재를 포기하는 경우와 내용을  보강하는 경우였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들이는 게이트키퍼는 주로 기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이 취재 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3) 부정적 게이트키핑의 요인

부정적인 개입에 작용하는 방송사 내부의 게이트키핑 요인을 몇 가지 살펴본다. 첫째, 조직 차원의 문제다. 기자들에 대한 인사권은 부장이나 보도국장이 갖는다. 부장과 국 장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갖는다. 인사권자의 방침에 따라 기자나 부장, 국장을 언제든  마음 대로 배치할 수 있다. ‘내무생활 오래하려면’이라는 판단을 누구나 안할 수 없다.  고발뉴 스는 일선의 취재기자가 만든다. 그렇지만 게이트키핑 과정에는 방송국 조직의 상위 게이트 키퍼가 존재한다. 둘째, 경영의 문제다.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방송사는  존립할 수 없다. 기자개인의 뉴스가 치 판단보다는 경영의 가치판단이 중요한 결정인자가 돼가고 있다. 특히 IMF라는 경제난을 거치면서 방송사도 생존의 문제에 봉착했다. 민영방송은 더욱 절실하다. 시청료 등의 아무런 지원없이 광고료로 생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사의  지출수입과 관련한 경영논리에 기자 나 뉴스종사자가 순치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뉴스의 논리와 경영의 논리가 충돌할 때 뉴스 의 논리보다는 경영의 논리에 더 충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다. 셋째, 권력의 요인이다. 방송사 조직의 특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소유구조에 달려 있다. 국영 방송이냐 공영방송이냐 아니면, 민영방송이냐에 따라 사시가 결정되고 방송국의 활동지침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법제정이나 개정 등 정상적인 정책을  통 해서 얼마든지 방송사의 활동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가기관의 개입, 정치권의 개입 에 방송국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넷째, 인맥구조다. 취재과정에 외부에서 뉴스행위에 작용하려는  간섭이 들어온다. 취재원이 직접 요청할 수도 있고, 취재대상의 공보, 홍보담당 책임자도 나선다. 한국사회 독특한 구조 인 인맥 즉, 학맥과 지연,  혈연 등의 연결고리를 통해서다. 이럴  때 게이트키퍼는 다음 두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얼굴이 밟혀서 어쩔 수 없다’는 ㉠동정론과 ‘한국사 회가 인맥사회인데 나 혼자 뉴스 잘하겠다고 나섰다가 언제 화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리 사회 고질적인 ㉡인맥론이다.

제3부 3장고발뉴스의 효과

프로테스와 그의 동료들(Protess et al, 1991)이 정의한  탐사보도의 3요소인 고발대상, 피해 자, 개혁을 원용할 때 TV 고발뉴스에서 뉴스보도 후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한다.

1. 사회개혁 효과

1) 개선 효과

피해자들의 기대와 달리 고발뉴스의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발뉴스가 나간 뒤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해 시정되거나 사법처리 아니면 실태조사의 영향이라도  미친 뉴스는 전체 150건 가운데 62건으로 41.3%에 불과했다. 시정이 27건 18%, 관련자 사법처리 가 9건 6%, 실태조사는 26건 17.3%였다.  실태조사의 경우 형식적인 조치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정이나 사법처리를 개선의 효과라고 볼  때 진정한 효과는 33건 24% 이다.

<표 20. 고발뉴스 개선 효과>

결과 종류       빈도(건수)      비율(%)         시정    27      18         실태조사        26      17.3         사법처리        9       6         효과 없거나 모름        88      58.7         전체    150     100.0

나머지 88건 58.7%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거나 또는 무슨 영향이 있었는지 몰랐다. 88건 가운데 영향이 전혀 없었다는 뉴스가 30건  20%였다. 일반뉴스와 달리 고발뉴스는 실 질적인 개선의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정의에 입각해서 볼 때 5건 가운데 1건에서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는 것은 고발뉴스 취재진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당국의 안일 한 대응도 있겠지만 필요없는 소재를 선택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 철저한 취재로 문제점을 끌어내지 못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아예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150건 가운데 43건 28.7%나 됐다. 뉴스의 효과가 있을 때까지 철저한 후속취재로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해야 한 다. 그러나 아예 후속보도는 고사하고 뉴스 뒤 변화마저 관찰하지 않는 경우가  28.7%나 된 다는 사실은 고발뉴스 취재관행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끝가지 문제점을 물고 늘어지는 고발뉴스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한방 쏘고 만다는 ‘물대포식  한건주의’ 보도 관행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표 21. 목적달성도 >         뉴스 방영 목적 달성 여부        빈도(건수)      비율(%)         달성 못했다     41      27.3         달성했다        39      26         모른다  61      40.7         기타    9       6         전체    150     100.0

2) 목적 달성도

그러다 보니 고발뉴스 취재기자 스스로가 느끼는 목적 달성 여부도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 다. 전체 150건 가운데 불과 39건 26%만이 취재  목적을 달성했다고 기자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1건 74%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거나 알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발뉴스 가운데 뉴스 뒤  효과가 ‘모르겠다’와 ‘없었다’의  비율이 58.7%를 차지하고 기자 스스로도 74%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거나 ‘목적달성 여부를 알 수 없다’ 고 생각하는 현실이 TV 고발뉴스의 현주소다.

2. TV 고발뉴스의 나갈 길

고발뉴스가 제대로 위상 정립을 하고 사회개혁을  위해 기여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정리와 분석을 시도했다. 그러다가 문득  뜻은 좋은데 본의 아니게 부정적인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그래서 타협적인 생각을 했다. 오랫 동안 고 발뉴스를 만들어온 입장에서 고발뉴스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만 밝힌다. 전체적인 윤곽만 보인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충분히 고발뉴스 발전을 위한 디딤돌 효과는 거뒀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뉴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1) 철저한 후속보도

사회개혁 효과에서 살펴봤지만 고발뉴스가 사회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뉴스의 효과를 제대로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철저한 반성과 함께 작 은 사안이라도 보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 보도한다는 자세를 시청자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시청률도 높이고 사회적 사명도 다하는 길이다.

2) 뉴스완성도 향상

신문과 달리 TV 고발뉴스는 다양한 노력과 능력이  요구된다. 기자들부터 각성해 사회개혁 에 이바지하는 뉴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자들만 반성해서 될 일은 아니다.  충 분한 취재기간 등 제작여건 현실화, 적절한 인사관리 등으로 기자들이 완성도 높은 TV고발 뉴스를 만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사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3) 외부요인 개입차단

뉴스를 왜 만드는가, 고발뉴스를 왜 만드는가의 근본적인 물음이다. 고발뉴스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철저한 방송사 내부의 원칙이 서야 한다. 경영진부터  보도국 내외부의 간부는 물 론 기자까지 모두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고발기능을  거세당하면 다른 모든 것을 거세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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