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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letter-1(Why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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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D.C.?



^미국의 수도 Washingtonian DC에 입성한 지 한달반. 최근 DC 일원을 팽팽한 긴장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Sniper(저격수)’ 사건 때문에 일상생활이 크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이 곳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DC 예찬론자들은 그 이유로 몇가지 점을 들고 있습니다.

^첫째, 말 그대로 미국의 심장부입니다. 백악관, 국회, 국무ㆍ국방성을 포함한 행정부, FBI, FRB, IMF 등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미국을 움직이는 모든 공공기관들이 이곳에 밀집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Brookings연구소, AEI 같은 싱크탱크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대학 역시 제가 소속된 American Univ.를 비롯해 Georgetown Univ.와 George Washington Univ., Johns Hopkins 국제관계대학원 등이 있어 선택폭도 넓습니다.

^이들 기관과 대학에선 거의 매일 수많은 세미나와 심포지움, 강연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현안에 관한 행사도 끊이질 않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공개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한국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생생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 도시와 전원생활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Washington(DC)에 사는 Washingtonian은 많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DC에는 부시 대통령 부부만 남는다’는 우스개 말이 나올 만큼, 대부분 Washingtonian들은 인근 Virginia나 Maryland에서 출퇴근 합니다. 좁은 의미의 Washington은 DC이지만, 통상 Washington area라 하면 DC와 Nothern Virginia와 Maryland를 합친 지역을 지칭합니다. 상당수 New Yorker들이 New Jersey에 사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Virginia와 Maryland는 미국에서도 가장 가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힐 만큼, 경치좋고 공기좋은 곳입니다. 대부분 Washingtonian들은 낮에는 DC의 도시생활을, 저녁과 휴일에는 Virginia와 Maryland의 전원생활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DC와 Virginia, Maryland 등 Washington area에 있는 한국인은 대략 10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국식품을 파는 몰도 있고, 한국식당도 꽤 있지만 그렇다고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곳이 미국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한국인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사람들이 너무 없어 생소하지도 않은 적당히 한국적인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씨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물가도 비싸고, 출퇴근 체증도 심합니다. 9.11이후 각종 행정절차가 복잡해진 점도 많습니다. DC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야간 치안도 불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반짜리 초보 Washingtonian의 눈에 비친 DC는 여전히 괜찮은 곳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미국의 중심부에서 느낀 미국에 단상을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일보 이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