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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수- 그 소소한 팁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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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연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11개월 동안 많은 일들을 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느낌입니다. 아쉽다는 감정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입니다. 그 만큼 바쁘게(?) 생활했다거나 즐거웠다는 말이겠지요. 부푼 꿈을 안고 출국을 기다리는 연수자들을 위해 저의 경험과 소소한 팁들을 적어봤습니다.

@출국 시기

언제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연수자들 모두가 고민할 텐데요. 결국 각자의 연수학교 일정에 따라 선택하지만 그래도 경험을 해보니 최대한 늦게 출국하는 것이 제일 낫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경우 연수 기간인 조지아 대학교가 8월 초에 개강을 하는 데다 딸이 다닐 초등학교도 8월9일 개학이어서 7월 중순쯤 출국을 했습니다. 다른 연수자들보다 좀 빨리 시작한 셈이죠. 미국에 적응할 시간과 개강 일정 등을 두루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선 자녀 여름 캠프가 대부분 마감한 데다 낯선 환경 탓에 장기 가족 여행을 다녀오기에 불안한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값싸고 질 좋은 여름 캠프는 미국 내 카운티 거주자 증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전 등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본의 아니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미국 생활 적응에 투자된 것이죠.

역으로 늦게 출국하면 적응에 힘든 점은 있지만 자녀 여름캠프에 대한 고민을 덜게 됩니다. 바로 학교를 가기 때문이죠. 또 귀국 시기가 늦어지면서 여름 방학에 장기간의 가족여행을 할 수 있고, 여름 캠프도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10개월 이상의 현지 생활로 경험을 쌓은 만큼 남은 2개월을 가족 모두가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가족여행 계획 세우기

연수 생활 가운데 가장 즐거운 것 중에 하나가 가족 여행이 아닐까 싶은데요. 연수 초기에는 편안한 ‘가이드 여행’이 그리울 때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가족여행 계획 세우기가 익숙해집니다. 물론 시행착오는 적지 않았습니다.

팁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자녀의 학교 일정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여행 계획의 첫 출발입니다. 자녀가 다닐 학교의 홈페이지에서 2012~2013년 일정을 찾아보면 방학과 국경일 외에도 ‘Student Holiday’ 등 학교를 가지 않는 날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초등학교는 1년을 분기별로 나눠 일정을 짜는데 ‘No School’이 항상 있습니다. 이렇게 일정을 확인해야 하는 까닭은 사전 예약이 길면 길수록 호텔과 비행기 가격이 저렴해지기 때문입니다. 호텔과 비행기, 렌터카 예약과 관련된 사이트로는 www.hotwire.com, expedia.com, kayak.com과 역경매 방식인 priceline.com 등이 유명합니다.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 초보 여행자가 꼭 들러보는 사이트입니다. 특히 이들 사이트에서는 사전 예약 때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하면 미국 내 거주자에 한해 계약 취소도 가능한 만큼 장기 사전예약을 꼭 권해드립니다. 또 비행기와 호텔 등이 연계된 패키지 상품을 보면 간접적으로 호텔 프로모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수자들은 보통 추수 감사절(11월)과 겨울방학(12월), 봄방학(3~4월-주와 카운티마다 일정이 조금씩 다릅니다), 여름방학(6~8월) 등에 장기 여행을 떠납니다. 이 같은 성수기에는 누가 일찍 예약을 하느냐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저의 경우 추수 감사절에 플로리다주를 다녀왔고, 겨울방학엔 서부 여행, 봄방학엔 미국 동부와 나이아가라폭포를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에는 디즈니 크루즈여행과 플로리다주를 다시 찾았는데요. 디즈니 크루즈는 1년 전에 예약을 해서 1000달러 가까이 아낄 수 있었던 반면 미국 동부여행 때에는 손을 놓고 있다가 뉴욕의 비싼 호텔을 제대로 구경했습니다.

또 동부 거주자가 서부 여행을 하거나, 서부 거주자가 동부를 여행할 때는 여행사를 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예컨대 가이드 여행으로 주요 관광지를 살펴보고, 렌터카를 이용해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넓은 지역을 렌터카 여행으로 커버하기에는 몸에 무리가 갑니다. 저는 서부를 여행할 때 딸이 어려서 도시와 도시를 넘어가는 여행보다 라스베이거스를 본거지로 삼아 인근 지역을 다녀오는 여행을 선택 했는데요. 자녀가 어느 정도 컸다면 위에 언급한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럼 주말과 Student Holiday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저의 경우 조지아주와 인근 지역인 테네시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를 여행했습니다. 캠핑을 좋아하시는 연수자라면 주말에 가까운 스테이트 파크(주립공원)를 권해 드립니다. 진짜 ‘별이 빛나는 밤’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차량 고르는 법

저는 지인의 소개로 차량 구입을 쉽게 결정했는데, 연수자에게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가 차량 구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쳇말로 중고차 매입은 ‘복불복’으로 불립니다. 특히 출국 전에 한국에서 미국 중고차를 선택할 경우 불안감은 더욱 커집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악의 중고차를 피하는 방법을 적어봤습니다.

우선 중고차 시세를 알기 위해 kbb.com과 cars.com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본인이 원하는 차량의 시세를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동일 차량이라도 차량 상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애틀란타 등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kbb,com 기준(Excellent, Very Good, Good, Fair)으로 ’Good’과 ’Fair’ 부문에서 차값이 주로 결정됩니다. 이들 사이트에서 차량 구매를 신청해도 좋지만 한인 학생회 사이트에서 차량을 찾는 것이 가격 면에서 더 낫습니다. 중고차 딜러를 통해 구매할 경우 1년간의 차량 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개인 간 거래보다 차값이 30% 이상 비싸집니다. 또 가격협상을 하기 전에 마일리지에 따른 부품 교체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차량 인수 뒤, 바로 워터펌프와 드라이브벨트를 교체했습니다. 사전 확인이 있었다면 가격 협상에 반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새 차를 구입할 경우엔 최소한 3곳의 딜러로부터 차량 견적서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딜러와 가격을 협상할 때 비빌 언덕이 생깁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영어에 자신이 없더라도 한인 딜러보다 미국 딜러를 찾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쇼핑

한국에선 관심을 두지 않았던 쇼핑도 연수자에게는 주요 일과로 다가옵니다. 특히 귀국을 앞두고는 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각종 할인매장을 찾게 되는데요. 조언하자면 몰아치기 쇼핑보다 때마다 돌아오는 ‘빅 세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은 큰 폭의 할인이 추수 감사절(Black Friday)로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뉴 이어 시즌으로 이어지는 데요. 이 외에도 메모리얼데이 등 국경일을 기념하는 자잘한 세일도 참 많습니다. 처음엔 싼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질 때가 있었지만 제품의 질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질 때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가정에서는 한국과 달리 운동화를 빨아 신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발을 빨 시점에 이미 닳아있거나 해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신발을 빨 때와 버릴 시점이 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쇼핑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지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