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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출국 後 알아두면 좋을 Tip 몇가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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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내 노트북은 누더기가 됐다. 일상생활은 물론 여행정보 수집과 애들 학교 공부 등에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bookmark 해놓은 인터넷사이트들이 수두룩한 데다 수없이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액티브X 등 각종 프로그램들 탓이다. 가끔 ‘버~벅’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그 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헤매지 않고 이곳에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돈을 더 써야 할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1. Missy USA냐 Craigslist냐

미국 사는 한국 주부들은 인터넷사이트 missyusa.com을 애용한다. 미국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문화가 막 시작될 즈음에 몇몇 교포 아줌마들이 자신들의 경험담을 올리던 작은 동호회가 이제는 거대한 포털이 됐다. 물론 미즈빌 등 다른 사이트도 있지만, 주변에서 제일 많이 이용하는 게 missy USA인 것 같다. 여기엔 일상생활 정보와 법률, 교육, 여행 정보 등 온갖 잡동사니 정보들이 총망라돼 있다.

Craigslist.com은 미국판 벼룩시장이다. 미국인들은 이곳에서 중고 물건을 사고팔고 구인구직 광고를 내며, 동호회원 등 친구를 찾기도 한다. 집 렌트도 이뤄진다. 벼룩시장 답게 워싱턴 뉴욕 시애틀 등 대도시 지역별로 인터넷페이지가 따로 편집된다. 해외 대도시 별로도 운영되는 데 외국인들을 위한 서울판도 있다.

서설이 길었는 데, 본론은 어떤 싸이트를 주로 이용할 것이냐다. Craigslist.com을 주로 활용하면서 missyusa.com을 보조수단으로 쓸 것을 권하고 싶다. 이유는 가급적 미국사회에 가까이 접근하려면 그들이 이용하는 것을 함께 이용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가족은 Craigslist.com을 통해 50대 백인 아줌마 베이비 시터를 구했고, 중고 자전거를 괜찮은 가격에 구입했으며, 집 근처 가까운 곳의 garage sale 정보를 얻어 가끔 주말나들이를 한다. Craigslist를 잘 활용하면 중고 가재도구 구입에 유용할 뿐 아니라 tutor나 babysitter 등 사람을 구하는 데도 제격이다.

처음 미국 와서 베이비 시터를 구해야 했을 때, 우연히 이 사이트 얘기를 듣고 간단한 요구사항과 자격요건을 올렸더니 2-3일 사이에 거의 20명 가까운 지원자가 연락해왔다. 교회 등에서 교포 자녀를 소개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왕 미국에 왔으니 본류 미국인과 바로 어울리는 게 좋을 듯 해서 과감히 시도를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지원자가 많아 나중엔 오히려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남미와 동유럽에서 온 이민자 및 이주자들이 특히 많이 지원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구한 50대 백인 아줌마는 입국 초기에 애들이 이곳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집 주변의 미국 친구들과 쉽게 사귈 수 있도록 소개시켜 주기도 했고 학교 숙제를 할 때도 옆에서 지켜봐 줬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그 아줌마는 몇 개월 뒤 full-time 일거리를 알아봐야겠다며 나에게 추천서를 써 달라고 부탁해 오기도 했다. 지금은 집 근처에 사는 베이비 시터가 좋을 듯 해, 같은 타운하우스에 거주하는 남자 고교생이 일주일에 두세 번씩 애들을 봐주고 있다.

2. sale의 나라, 그리고 coupon의 나라

지난해 가을께 워싱턴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불황으로 미국 내 쿠폰 사용이 다시 늘고 있다는 기사를 큼지막하게 실었다. 호경기 시절에 쿠폰을 외면했던 청년층과 백인 중산층이 알뜰한 소비를 위해 다시 쿠폰을 찾고 있다는 것을 통계를 곁들여 다뤘다.

나도 미국에서 생활하기 전까진, 쿠폰에 대해 무관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과 각종 프로모션 코드(promo code)를 눈여겨본다. 이런 걸 간과하면, 같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세일에 들어간 백화점이 쿠폰을 갖고오는 손님에겐 추가로 15-20%를 할인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1년 동안 쿠폰만 잘 활용해도 적지 않은 돈을 아낄 수 있다.

애들이 이 곳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뒤 얼마 안돼 ‘Entertainment book’이라는 이름의 큼지막한 쿠폰 북을 갖고 왔다. 학부모회(PTA)에서 수익사업으로 이 책을 팔고 있는 데, 직접 구입도 하고, 주변에 팔 수 있으면 팔아달라는 안내문이 함께 들어있었다. 애들 두 명 명의로 두 권을 70달러인가 주고 구입하고선 처음엔 그냥 내팽개쳤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자동차 오일을 갈면서 사용했더니 꽤나 쓸만했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활용하고 있는 데, 이미 본전(책값)을 뽑고도 남은 것 같다. 식당은 물론 자동차 정비, 영화관람, 놀이시설, 그리고 골프 그린피까지 할인해주는 쿠폰이 들어있는 만큼, 애들이 학교에서 갖고 온다면 선심 쓰듯 구입한 뒤 알뜰하게 사용하는 게 좋을 듯 하다. 대형 서점에서도 판매하는 이 책은 쿠폰의 시효가 1년으로 겨울이 지나면 책값을 40%까지 할인해서 판다.

쿠폰은 Entertainment book 외에도 너무나 많다. 한국에서라면 별로 사용할 것 같지 않지만, 이곳에서 이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쿠폰들과 신문에 끼여오는 무수히 많은 쿠폰들은 모두 훌륭히 제 역할을 한다. 상점에서 쭈뼛거리며 ‘Does it work?’라고 물으면 ‘Of course.’ 또는 ‘Let me see ….’ 라는 답이 돌아온다. 백화점 쇼핑은 물론 스키장 및 놀이시설 등을 가기 전에 인터넷을 잘 뒤지면 20-30% 할인해주는 쿠폰을 프린트해 갈 수 있다.

3. 그 밖의 on/off line 멤버십

AAA 멤버십(미국 자동차 서비스 협회 ▪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는 가급적 가입하는 게 좋다. 회비가 있긴 하지만, 장거리 여행 중 자동차가 고장 나면 견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여행에 필요한 책자와 지도 등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또 수없이 많은 제휴 호텔에 숙박할 때 5-10% 정도 숙박비를 할인 받는다.
서점 가운데서는 Borders에서 무료 맴버십을 발급해주고 회원들 대상으로 3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매주 이메일로 보내준다. 반면 Barnes & Nobles나 Book-a-Million은 유료 회원제다. 집 가까이에 Borders가 있다면 이를 활용하면 좋다. 할인을 받아도 미국 책값은 비싼 것 같다.

그 밖에 내 노트북에는 여행예약사이트 (Priceline, Expedia, Hotwire 등)와 커뮤니티센터, 도서관, 시립공원 등 생활정보사이트, 전화•전기•가스 등 각종 유틸리티 회사 사이트, 그리고 워싱턴 인근의 골프장 예약 사이트 등이 수두룩하게 북마크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