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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출국 前 알아두면 좋을 Tip 몇가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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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온 지 6개월이 지나면서 하루하루의 생활이 점차 routine으로 바뀌면서 조금씩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걸 느낀다. 알게 모르게 긴장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런저런 일들에 무덤덤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처음 연수지에 도착하면 워낙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긴장의 끈을 놓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타운하우스의 특성상, 가스와 전기, 수도, TV, 전화 및 인터넷 회선 등을 설치하기 위해 일일이 해당회사에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야 했다. 미국에서 하나하나 직접 부딪히면서 일을 처리해가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한다.

1. 출국 전에 준비할 것들

자녀가 있다면 공립학교 입학에 필요한 이런저런 서류가 필요한데, 연수지가 속한 카운티의 교육청( ~~~ county public school로 검색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내용을 보면 된다. 실은 서류 준비로 애들 엄마가 꽤나 바빴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다만 결핵검사는 한국에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여기 보건소에서 처리하는 게 좋을 듯 하다. 우리는 한국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왔는 데, 의사가 의견을 이상하게 적어놓는 바람에 미국 보건소에 다시 가야 했다.(나중에 항의했더니 그 의사는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실수했거나, 몰라서 잘못 썼거나 둘 중에 하나임에 분명하다.)

휴대폰 개통과 은행계좌 개설도 서울에서 끝낼 수 있다. 휴대전화 서비스를 서울에서 개통하면 미국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전화를 쓸 수 있다. 출국 3-4일 전에 가입신청(당시는 힐리오였는 데, 스프린트(sprint)가 인수했다고 한다) 했더니 공짜 휴대폰 단말기를 주면서 개통절차를 미리 처리해줬다. 약간의 deposit이 있고, 2년 약정이라 1년만 쓰면 해약금을 물어야 하지만, 휴대폰 구입을 위해 왔다갔다하는 불편을 덜었다.

은행계좌도 마찬가지다. 연수지 가까운 곳에 국내 시중은행의 미국 현지법인 지점이 있으면 그곳의 통장을 가개설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버지니아 애넌데일에 우리아메리카은행 지점이 있어 출국 전 우리은행 지점에서 절차를 미리 밟았고, 미국 도착 후 간단한 확인절차를 거친 뒤 checking 계좌를 텄다. 그곳에서 신용카드(직불카드) 겸용 현금카드를 받았고 10일쯤 뒤엔 주문한 check book을 우편으로 받아 불편 없이 사용하고 있다. 지점이 몇 개 없어 불편할 것 같지만, 씨티은행이나 BOA 등 다른 미국 은행의 ATM에서 약간의 수수료만 내면 현금인출도 손쉽게 이뤄진다.

이와 함께 귀국할 때 이런저런 대금정산 때문에 계좌를 몇 달 더 열어둬야 하는데, 우리아메리카은행 지점은 이와 관련된 closing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걱정 하나는 덜었다. 물론 미국 은행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해외송금을 위해선 출국 전에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를 외화송금은행으로 지정해둬야 한다. 송금은 인터넷 뱅킹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고 미국 계좌 역시 인터넷 뱅킹이 가능하다.

이삿짐은 본인이 판단하기 나름이다. 나의 경우 이불 약간과 그릇 몇 개를 제외하면 거의 빈손으로 왔고 최소한의 살림살이만 이곳 저곳에서 구입했다. 침대는 공기침대(에어베드) 2개를 100달러 정도에 사서 쓰고 있고 애들 책상과 식탁 정도만 새로 장만했지만 큰 불편은 없다. 천성이 게으른지라 이삿짐을 꾸리고 배편으로 부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귀국 때의 짐 정리를 생각해도 이게 간편할 것 같다.

아는 후배는 어느 귀국하는 연수자의 살림 일체를 싼 값에 구입한 뒤 이사트럭을 렌탈해주는 Penske(또는 U-Haul)에서 소형 이사짐 트럭을 빌려 모두 옮겨왔다고 했다. 이 때도 주변 사람에게 짐을 같이 옮겨달라고 부탁해야지, 현지 사람을 쓰게 되면 ‘인건비가 비싼’ 미국을 실감하게 된다.

2. 미 운전면허와 자동차보험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이 가능하지만(6개월만 허용되는 곳도 있다), 최대한 빨리 현지면허증을 발급받는 게 좋다. 신분증 대용으로 쓰이는 증서이고 보험가입 때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입국 후 곧바로 DMV (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들러 2-3일 안에 면허증을 딸 수 있으면 최선이다. www.dmv.org 사이트에는 미국 모든 주의 운전면허 취득 및 자동차 등록 등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선 필기시험과 주행시험을 거쳐야 하는 데, 2단계로 구성되는 필기시험은 반드시 공부를 해야 통과할 수 있다. 버지니아 기준으로 1단계는 교통표지판 문제로 100% 맞춰야 2단계 일반 교통규정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2단계에선 80%를 맞춰야 통과된다. 주 정부의 DMV사이트에서 제공하는 20-30쪽짜리 법규집을 최대한 열심히 읽어보는 게 좋다. 교통표지판 뿐 아니라 속도 규정과 차간 거리 등에 관한 숫자도 일부 암기해야 한다. 주행시험은 정지선을 확실히 지키는 지, 차선 변경을 할 때 뒤를 확실하게 돌아보는 지 등 안전운행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

자동차보험은 워렌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가이코(Geico)가 대체로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듯 하다. Farmers, Progressive, 21st, Aallstate 등 여러 회사들이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지만,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나의 경험으로도 Geico가 제일 저렴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더 싸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가 있을 수도 있다. 미국 입국 후 처음엔 한국의 한 보험사와 제휴돼 있다는 파머스에 무사고 증명서를 제출하고 보험을 들었는 데, 최소한의 보장범위에도 불구하고 6개월 보험료가 무려 625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6개월은 Geico로 바꿨고 사고 때 보장 수준을 거의 두 배로 높였는 데도 불구하고 보험료가 450달러에 불과했다.

자동차보험의 보장 내용에 대한 간단한 이해도 필요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체상해(bodily injury liability) ▶차량파손(property damage liability) ▶무보험차 보장 (uninsured motorists bodily injury & property damage) ▶일반적인 종합보장(comprehensive) ▶충돌보장(collision) 등 5가지가 기본항목이다. 전체적인 보장 범위는 첫 번째 항목인 신체상해에 따른 보장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데, 2만5000달러(1인당)/5만달러(사고당)가 최소한의 요건이다. 1인당 보장범위를 5만 달러로 올리면 사고 1건당 범위도 10만 달러 올라간다. 차량파손과 무보험차 보장 등은 신체상해 보장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보험을 들 때는 신체상해 등에 대한 보장 요건 외에 comprehensive과 collision 조항을 꼭 챙기는 게 좋다. Comprehensive는 밤새 자동차 유리가 깨졌다던지, 누가 고의로 자동차를 훼손한 경우 보장받을 수 있고, collision은 이런저런 충돌에 따른 자기차량 파손 때 수리비를 보장받는다. navigation이나 다른 차내 귀중품 등을 훔쳐가기 위해 차 유리를 파손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인 중 한 사람은 navigation 도둑이 의외로 많다며 navigation을 한국에서처럼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해 놓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comprehensive과 collision 조항은 모두 본인 부담(deductible) 범위를 묻는 데, 당연히 본인 부담금을 높이면 보험료가 줄어든다. 하지만 가급적 본인부담을 최소화할 것을 권한다.

차량 구입은 시세를 켈리블루북(www.kbb.com)이나 에드먼즈(www.edmunds.com), 카즈(www.cars.com) 등에서 미리 알아본 뒤 개인 또는 딜러와 거래하면 된다. 딜러와 거래할 때는 가격을 무조건 깎아야 한다. 나의 경우 2007년식 싼타페 4륜구동 자동차를 놓고 딜러와 실랑이 끝에 3000달러 깎았는데, 좀 더 후려쳐도 좋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4륜 구동 자동차가 겨울에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나, 악천후 여행이 많을 때 도움이 된다는 게 내 경험이다. 기아 카니발 같은 소형 승합차(여기선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가 많고, 가끔 기아 세도나도 보인다)는 여러 가족이 함께 여행할 때 좋다. 그도저도 아니면 3000-4000달러 정도면 1년 정도 타고 대략 그 언저리 가격에 팔 수 있는 중형 세단도 많다. 미국 운전면허증을 1주일 내에 딸 수 있다면, 보험료 부담이 주는 만큼 면허증을 취득한 뒤 차를 사고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