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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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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의 나라

미국에서 티켓예매 플랫폼 ‘티켓마스터’(Ticketmaster)을 서핑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아니 이 분이 살아계셨나. 아직도 라이브를 하신다고?’ 약 30년 전쯤 중학생 시절 즐겨 듣던 뮤지션들이죠.

대표적으로 락 밴드 더후(The Who)는 올해 전미 투어 중입니다. 더후는 1960년대 영국 음악의 세계적 흥행을 의미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을 주도했던 영국 밴드죠. 기타리스트 피트 타운센드는 1945년생입니다. 이제야 미국의 콘서트 무대에선 70대 뮤지션은 중년, 50,60대는 청년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80대 뮤지션도 무대에서 뛰어다니는 걸 많이 봤거든요.

미국만큼 라이브 문화가 활발한 나라도 찾기 힘듭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합니다. 주로 락이나 블루스, 재즈 공연을 보러다녔는데 축구 경기장부터 오페라 하우스, 소극장, 레스토랑 등 다양합니다. 와이너리에서도 골프장에서도 라이브 공연을 합니다. 기본적인 미국의 공연 예매 방식과 공연 문화에 공유하려고 합니다.

(1) 악명 높은 ‘티켓마스터’

미국의 공연 예약은 대부분 티켓마스터를 활용합니다. 자신의 실시간 위치로 검색하면 스스로 정한 거리 기준 내에서 이뤄지는 콘서트뿐 아니라 뮤지컬, 스포츠 경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리하게 예매할 수 있지만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해 폐해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티켓마스터는 한국과 달리 티켓 환불을 해주지 않습니다. 예매할 때 ‘No refund’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대신 여기선 티켓 리세일(재판매)이 가능합니다. 한국에선 암표 범법 행위가 여기선 합법입니다. 재판매 가격도 스스로 정하는 시스템이죠. 폴 매카트니, BTS 같이 인기가 높은 콘서트에는 재판매 수익을 노린 리세일 티켓이 많습니다.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순식간에 동이 납니다. 리세일 티켓 가격은 수배 이상 높기도 합니다. 오픈 티켓을 팬클럽에 선공개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던 BTS 콘서트에 가려면 재판매 티켓을 사는 수밖에 없는거죠.

제 경험상 재판매는 티켓 원가보다 싸게 내놓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기가 높은 공연이 아니라면 재판매가 쉽지 않겠죠. 그래서 티켓 예매할 때 콘서트 보험 가입 여부를 묻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이든 업무 때문이든 콘서트를 오지 못하게 됐을 때 티켓 가격을 환불해주겠다는 겁니다. 보험을 들지 말지 티켓 구매할 때 잘 판단해야 합니다. 보통 보험료는 티켓값의 8~9% 수준으로 기억합니다. 가입하자니 보험료가 아깝고 가입 안하자니 불안합니다. 제 경험상 티켓 가격 대비 보험료 비중이 적다면 가입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공연날 코로나19 등 각종 변수가 터지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게다가 무시무시한 건 티켓마스터 서비스 수수료죠. 우리와 달리 티켓 가격이 높을수록 서비스 수수료가 높아지니 가끔 ‘악’ 소리가 납니다. 티켓 가격이 200달러면 서비스 수수료가 50달러에 달합니다.

비싸서 그렇지만 편리하긴 합니다. 티켓을 따로 수령할 필요도 없이 편하게 입장 가능합니다. 또 제가 관심 가질만한 뮤지션의 공연 일정이 나오면 메일로 알려줍니다. 특정 홈페이지에서만 예매할 수 있는 콘서트도 티켓마스터에서 일정 조회가 된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2) 천차만별 콘서트 가격

티켓마스터에 조회된 주변 콘서트 숫자를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 금요일 하루 조회되는 콘서트만 30개를 훌쩍 넘습니다.

콘서트 가격은 뮤지션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죠. 폴 매카트니 같은 레전드 뮤지션은 수백달러가 기본입니다. 수천달러짜리 표도 수두룩합니다. 현재 6월 볼티모어에서 열릴 콘서트 첫줄 두자리의 리세일 티켓 가격은 1만5338달러, 서비스 수수료가 2952달러, 세금 1829달러로 총 2만달러를 넘습니다. 평균 인당 100달러 수준의 콘서트도 첫줄 가운데에 앉으려면 1000달러 이상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30달러 안팎의 싼 공연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미국에서 인기가 없다면 좋습니다. 공연장도 아담해서 싼 가격에 바로 눈앞에서 공연을 볼 수도 있답니다. 경험적으로 웬만한 콘서트는 100달러 수준이면 무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공연장에 가면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기기 전에도 상당수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답니다. 아무도 코로나 걱정은 안하는 듯 합니다.

메인 공연에 앞서 오프닝 공연이 있으면 끝나는 시간이 생각보다 늦습니다. 오프닝 공연 30분 후에 30분 가량 인터미션을 두고 메인 공연을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이 시간 동안 미국인들은 동네 술집에 온 것마냥 맥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낸답니다.

Nick Cave 2022년 3월 워싱턴DC 공연

대가족이 콘서트장에 자주 목격된다는 건 참 부럽습니다. 70대, 80대 레전드 뮤지션 콘서트에는 할아버지 아들 손자 등 3대가 같이 오는 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답니다.

Jonh Mayer 2022년 3월 워싱턴DC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