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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핫도그는 뭐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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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종종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외래어 표기와 관련된 것이다. 흔히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중국이지만, 외래어(특히 영어)를 중국어로 바꿔 쓰고 말하는 것은 도무지 원칙을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최근 어떤 글을 읽다가 ‘粉丝(펀쓰)’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이는 중국 식당에서 흔히 먹는 가느다란 중국식 당면인데, 아무래도 문장 속에서 뜻이 어울리지가 않았다. 알고 보니 다른 뜻이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에 열광하는 팬이라는 뜻이었다. 영어의 fans를 비슷한 발음의 한자로 대체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어로 쓴 글을 읽다가 도저히 이해 못하는 부분의 뜻이 알고 보니 너무나 쉬운 외래어여서 허탈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특히 띄어쓰기가 없는 중국어에서 느닷없이 나오는 외국 인명이나 지명은 도저히 뜻을 가늠하기 어렵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奥巴马(아오바마)’,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는 马克思(마커스)라고 쓰는 데 이 정도면 꽤나 괜찮은 편이다. ‘莎士比亚(샤스비야)’나 ‘列奥哪多达芬奇(리에아오나둬다풘치)’를 셰익스피어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받아들이는 것은 유학생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발음이 비슷한 글자로만 인명을 표기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유명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는 호랑이(老虎)라는 뜻의 중국어를 그대로 가져다 써서 ‘老虎伍兹(라오후우즈)’ 라고 쓰니 어떤 원칙이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중국어의 외래어 표기는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비슷한 음을 빌려 쓰는 것이다. 커피는 咖啡(카페이), 콜라는 可乐(커러)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사물의 용도에 맞는 한자를 가져다가 쓰는 것이다. 컴퓨터를 ‘전자두뇌’란 뜻의 电脑(디엔나오)라고 하고, 리모컨을 ‘멀리서 제어하는 기계’라는 뜻의 遥控器(야오콩치)라고 쓰는 것이 그렇다. 셋째는 외래어의 뜻 하나하나를 그대로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핫도그는 중국어로 热狗(러꼬우)인데 그야말로 ‘뜨거운 개’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뜻과 음을 동시에 빌리는 것이다. PC방은 중국어로 网吧(왕바)라고 하는데 그물처럼 연결된 인터넷을 뜻하는 网과 영어 bar와 발음이 비슷한 吧를 이어 쓴 것이다. 또, 해커(hacker)는 중국에서 黑客(헤이커)라고 하는데 발음도 원어와 비슷하고 ‘나쁜 손님’이란 뜻도 해커의 본질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중국의 외래어 표기는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에게 아주 중요한 숙제를 던진다. 바로 자사 브랜드의 중국어 작명이다. LG처럼 간단명료한 이름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은 원래부터 한자로 쓸 수 있으니 고민이 덜하다. 그러나 한자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쓰던 기업명을 중국어로 어떻게 바꾸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원래의 기업명, 브랜드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면서 뜻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프랑스 대형마트 까르푸는 중국에서 家乐福(쟈러푸)라고 한다. 발음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집안에 즐거움과 복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이마트도 중국에 진출하면서 易买得(이마이더)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발음도 쉽고, ‘쉽게 사서 이득을 본다’라는 뜻이 대형마트라는 업태에 적합하다.



펩시콜라의 중국명은 百事可乐(바이스커러)로 ‘만사가 즐겁다’라는 뜻이고, 음료 브랜드 미린다는 美年达(메이니엔다)로 중국인들은 이 이름에서 금방 ‘每年达到成功(해마다 성공한다)’라는 문구를 떠올린다. 일본의 전자제품 브랜드 아이와(Aiwa)는 爱华(아이화)라고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爱中华(중국을 사랑한다)를 연상케 하니 중국 시장에 꼭 어울리는 이름이라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