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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 초기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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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집 구하기 말고도 현지 생활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어떤 짐을 가져가고 어떤 세간살이를 현지에서 구할 지 정해 짐 싸고, 필요하면 한 달 반 ~ 두 달 전에 배로 부치고, 비자 관련 서류 작업하고….

◇송금은 인터넷 뱅킹으로 : 미국에 오신 분들을 보면, 주거래 은행(대체로 급여 통장이 개설된 은행이겠지요)의 본점 국제금융센터에 해외송금계좌 개설을 신청한 뒤, 미국에 와서 필요할 때마다 국제금융센터에 전화를 해서는 송금 신청을 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수고롭게 본점 국제금융센터까지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급여 통장이 개설된 은행 지점에서 가서 급여 통장 자체를 해외송금 계좌로 신청했습니다. 그런 뒤 현지에 와서 Bank of America 계좌를 만들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을 해서 씁니다. Bank of America가 제 한국내 거래 은행 국제금융센터의 미국 송금 중개 은행이어서, 송금에 시간 지체도 거의 없습니다.

◇오자마자 할 것들 : 은행 계좌 개설과 신용카드 신청, 통신수단 확보, 연수처 행정 부서에 등록하기, 전기ㆍ수도 연결 등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들입니다. 제일 먼저 답답함을 느끼는 게 통신 수단입니다. 없으면 도무지 뭘 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요즘은 대체로 연수자들이 유선 전화는 놓지 않고 휴대전화만 신청하더군요. 단말기는 보조금이 있어 거의 거저입니다. 보조금과 요금은 역시 지역과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 또 대리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니, ‘알뜰한 당신’이라면 몇 군데 대리점을 돌아다니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은 그리 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더럼이나 근처 채플 힐의 거의 모든 아파트는 관리 사무소나 수영장 처럼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에서 무선 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는 빨리 받는 게 낭비를 막는 길입니다. 한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를 써도 되지만, 이 건 결제할 때 거의 2% 가까이 수수료를 더 물어야 합니다.

은행 계좌는 예금 계좌(Savings Account)와 수표 발행용 계좌(Cheking Account)를 한꺼번에 만드는 게 보통입니다. 저는 두 계좌 모두 부부 공동명의로 했습니다. 개설하고 1주일이면 신용카드와 수표책이 우편으로 옵니다. 처음 받는 신용카드는 현금카드 겸용인데, 크레딧(Credit) 카드가 아니라 데빗(Debit) 카드를입니다. 우리나라 직불카드 같은 겁니다. 대부분 연수자는 미국에서 금융 거래 기록이 없어 쌓인 ‘크레딧’이 없기 때문에 데빗 카드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은 지역 은행보다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곳, 다시 말해 미국 전역에 ATM이 많이 깔린 은행을 택하세요. 그래야 여행가서도 손쉽게, 또는 수수료 없이 현금을 뽑아쓸 수 있습니다.

전기ㆍ수도 연결은 아파트에서 알려주는 사업자에게 전화 걸면 바로 됩니다. 신청을 하기 전에도 전기와 수도는 정상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바꾸기 전에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파트 관리 사무소가 따로 요금을 청구할 겁니다.

대학 등 연수기관의 행정부서에 바로 등록을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여기서 미국내나 또는 제 3국 여행을 할 때 가지고 다녀야할 서류나 밟아야 할 절차 등을 소상히 알려주고,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같은 SSN(Socail Security Number)를 받기 위한 서류도 마련해 줍니다.

◇크레이즈 리스트 활용하기 : 많은 연수자들이 이른바 ‘무빙 세일’을 선호합니다. 연수자가 미국에 가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귀국하는 사람을 수소문해서는 살림 일체를 염가에 넘겨받는 것이죠. 때때로 집과 차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빙 세일을 하더라도 더 필요한 것들이 늘 있게 마련이고, 또 어떤 것은 넘겨 받은 게 너무 낡아서 다른 것을 장만해야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유용한 사이트가 ‘크레이즈리스트(www.craigslist.org)’ 입니다. 개인끼리 거래를 하는 중고품 온라인 장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의 없는 물건이 없습니다.

TV를 예로 들어보면 ‘Samsung 20” Color CRT. 3rd hand, 10 years, good condition. $30 or OBO.’ 식의 내용이 판매 희망자 연락처, 제품 사진 등과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OBO’란 ‘Or Best Offer’입니다. 그러니 ‘$30 or OBO’란 ‘30달러 또는 제일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팔겠음’이라는 얘기죠. 전화해서 궁금한 것 물어보고, 직접 찾아가 물건 상태 보고 흥정한 뒤 돈 주고 가져오면 됩니다. 다만, 흥정 전에 비슷한 물건이 월마트나 타깃, 베스트바이 같은 양판점에서 요즘 얼마인지 꼭 알아보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