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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야기(유치원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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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유치원과 학교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려 취학연령이 아닌 탓에 영국 학교교육의 혜택은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큰 아이 주연이의 경우 유치원을 다니고 있어 이를 중심으로 이곳의 유아교육을 소개하겠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영국에 왔을 때 주연이는 정확히 3년 7개월이었습니다. 엑시터 시 유치원의 경우 만 3세부터 받아주는 관계로 주연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었지만 1 session(반나절 수업) 당 3.5파운드를 꼬박 꼬박 내야 했습니다. pre-school voucher(무료교육)가 만 4세부터 적용되는 탓이었죠. 때문에 올해 초부터는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유치원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pre-school voucher는 1주일 당 5 session만 적용돼 이를 초과할 경우 돈을 내야 합니다) 유치원은 월-목요일까지 아침 9시30분부터 12시까지 4 session이며 수요일은 오후 1시부터 3시30분까지 또 1 session을 합니다. 주연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침례교회 부속 유치원인데 종교적 색채는 전혀 없습니다. 또한 시내 중심가에 위치, 유색인종은 우리아이를 비롯, 한국 어린이 2명에 불과할 정도로 백인이 절대적입니다. 이곳으로 유치원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에 와서 알게된 한국 친구가 다니고 있어 영어가 전혀 안 되는 주연이가 적응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같이 다니는 한국 친구가 주연이를 잘 도와줬지만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첫 1주일간은 신나서 유치원에 가던 주연이가 점차 꾀를 내며 가기 싫어하더니 한번은 유치원에서 전화가 와서 갔더니 울고 있더군요. 데려오면서 물어보니 선생님한테 뭔가 얘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울었다고 하더군요. 무척 가슴이 아프더군요. 다음날 원장선생님께 주연이의 상황을 설명하고 특별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 이후부터 선생님들이 주연이에 대한 관심은 정말 특별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집에 오면 아내가 주연이를 데리고 동화책을 읽어준다, 비데오 테이프를 보여준다 하면서 영어에 대한 공포심을 덜어주기 위해 꽤나 노력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애들과의 벽을 깨기 위해 올해 주연이의 생일 때 인근 체육관을 빌어 영국애들을 초청, 생일 파티까지 열어줬습니다.-이곳 어린애들의 생일파티는 아주 흔한 일이어서 웬만한 식당, 놀이시설, 체육관 등은 생일장소를 아주 저렴하게 빌려줍니다- 또 친하게 지내는 영국 애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함께 놀도록 배려했습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어느날부터 주연이가 영어 단어를 주워 삼키기 시작하더니 이젠 웬만한 단문은 말하는 수준이 됐습니다. 그리고 영어 동요도 꼭 잘 따라 부르고요. 주연이에게 물어봤더니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다 이해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영국 유치원이 체계적인 영어수업을 진행한다고 생각지 마십시오. 아내에게 들으니 유치원에선 의도적으로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하더군요.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면 유치원내에 풀어놓은 각종 장난감을 갖고 제각기 놀도록 그냥 내버려둡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어울러 함께 장난치고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고, 주연이 표현대로 ‘play’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절반의 시간을 보낸 뒤 아이들은 다른 방으로 옮겨 이때부터 선생님들의 지도로 함께 율동도 하고, 게임도 하는 등 단체활동을 합니다. 다만 만 4세이상 아동에게만 실시되는 수요일 오후 수업시간 땐 간단한 숫자놀이, 알파벳 알아맞추기 등 취학을 준비하는 교육을 실시합니다.



영국에선 아이들의 초등교육이 우리보다 훨씬 빠릅니다. 만4세6개월만 되면 학교에 갑니다. 주연이의 경우 올 9월 학기부터 취학이 가능한 셈이죠. 우리보다 무려 1년6개월 빠른 셈입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없다보니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만4세6개월짜리 코흘리개들이 아침 등교 시각은 대략 8시30분까지이며 하교시각은 오후 3시30분입니다. 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애들이 하교 때 아주 힘들어 할 정도라고 하더군요. 참, 스쿨버스가 없어 등 하교 땐 반드시 보호자가 아이들을 교실까지 데려다 주고 데려와야 합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부모와 선생님간 대화가 일상적으로 이뤄져 아이 지도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또 하나 이곳의 특기할 사항은 우리의 6.3.3제와는 달리 3.3.6제도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초등학교 6년을 절반으로 나눠 primary와 middle school이 각각 3년이고 high school이 6년인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