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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차량 구입 및 보험 가입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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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적응 단계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 하나는 자동차 구매다. 영국은 대중교통이 비싸거나 충분
하지 않은 터라 자동차는 필수다. 차량 구매부터 보험 가입 방식, 사고 발생 시 처리법까지 2회에
걸쳐 알아본다.

 

1. 차량 구매

 

연수자들은 새 차보다는 중고차를 사는 게 일반적이다. 차량 구매의 핵심은 경제적이면서도 안정적
인 품질을 갖춘 중고차를 고르는 것.

가장 먼저 염두에 둘 지점은 차 이용 계획이다. 간단하다. 영국 내에서만 쓸 건지 아니면 유럽 여행
을 갈 때도 가져갈 건지 판단해야 한다. 유럽 대륙에 끌고 가면 하루 10시간씩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싼 고품질(4인 가족 기준 최소 8천파운드 이상, 연식 3년 이하) 차를
골라야 한다. 장거리 운전 계획이 없다면 2000파운드 내외(연식 10년 내외) 저렴한 차도 괜찮다.

연수를 마친 뒤 되팔 때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1년을 열심히 타면 1만 마일 정도 운행한다.
5천 마일도 타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여하튼 1만 마일을 타면 감가상각비를 통상 800~1000파운드
정도 친다. 예컨대 3000파운드에 차를 구매한 뒤 1만 마일을 탔다면 되팔 때 2000파운드 정도가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해진 값은 아니며 연수자들 사이에 형성된 관례와 같은 것이다.


세 가지 선택지

 

차를 골라보자.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지인(주로 전임 연수자)한테 물려받기, 한국인 커뮤니티(교회,
학교, 영국사랑 네이버카페, 여왕님 네이버카페)의 온라인 중고장터, 중고차 온라인 중고포털인 오토
트레이더(Autotrader.uk) 활용이다.

 

연수자들은 대체로 지인 간 거래를 많이 한다. 좀 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소유주와 정비 이력 정보를 취득하기 쉽다. 가격도 적정할 가능성이 높다. 본인이 관찰하기에 사실
이런 이유보다 매입자는 막 연수를 와서 급히 차를 구해야 하고, 매도자는 귀국을 앞두고 급히 팔아
야 하는 상호 간 상황이 맞아떨어지기에 이런 거래가 많다고 본다.

(*연수자들은 통상 단기에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기에 차에 이상 현상이 잠복하거나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현지에 오래 동안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 사이에선 ‘1년 이상 문제 없던 차는 그 다음해 꼭
말썽을 부린다’라는 명제가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오토 트레이더는 영국 대표 중고차 포털이다. 가격, 트랜스미션, 좌석수, 메이커, 주행거리, 위치 등
다양한 조건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이 포털에는 중고차 업체는 물론 개인이 올려놓은 매물도 다 올라
가 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몇 개 선택한 뒤 매도자에 연락해 거래를 하면 된다. ‘레몬시장’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현지 사정과 차에 밝은 한인 이주민과 동행하는 걸 추천한다.

 

나는 두 번째 방법을 택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영국 입국 시기가 연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
무원들 연수 기간과 일치하지 않았기에 물려받을 수 있는 차가 없었다. 오토 트레이더 존재는 알았으
나 갓 입국한 사람으로서 해당 사이트에 대한 신뢰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가지 않았다. 차를
함께 알아볼 현지 한국인도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한인 교회 사이트를 뒤졌다.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역시 통상 8월에 매물이 많이 올라온다. 나는 7월 중순에 입국한 터라 선택 폭
이 넓지는 않았다. 나는 한인 교회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보고 차주에게 연락을 했다. 2008년식 포드
중소형 SUV로 12만 마일을 주행한 차였으며, 타이어는 한 해 전에 갈았다고 했다. 1500파운드를 달라
고 했으나 100파운드를 깎아서 1400파운드에 차를 샀다.


개인 간 거래 시 4가지 고려 사항

 

돌이켜보면 매우 허술하게 거래를 했다. 운이 좋게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지금 다시 거래를 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따질 것이다.

 

일단 주행을 해본다. 당시 나는 주행을 하지 않고 샀다.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였고, 매도자도 내
가 영국 운전이 서툴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며, 주행 방향도 반대방향, 신호등 교차로보다는 로터리가
일반적)는 이유로 운전을 꺼려했다. 고작 300미터 정도만 몰고 계약했다. 하지만 이는 어리석은 일이었
다. 서툰 운전 실력을 별개로 치면, 보험 때문에 운전을 못한다는 건 사실에 맞지 않다. 시운전시 사고
가 발생하면 그 부담은 차주가 지도록 돼 있다. 차주만 잘 설득하면 되는 일이다. 또 하루짜리 보험도
있다. 차주가 시운전을 거부하면 일일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두 번째는 MOT(점검) 히스토리 확인이다. 영국은 차량 점검을 매년 받도록 돼 있다. 점검 이력은 온라
인에 공개된다. 차량 등록번호만 알면 정부 사이트(https://www.gov.uk/check-mot-history)에서 MOT
이력을 알 수 있다. 이 이력에는 매년 통과 여부, 탈락 사유, 합격 판정을 받았더라도 정비 권고 사항
이 잘 나와 있다. 각 년도 주행거리도 나와있다. 이를 토대로 과거 차주가 몇 명이었는지도 추정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정비 이력이다. 정비 이력 정보를 알게 되면 대량 차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다. 정비 이력
관리는 차주가 하며 문서로 보관한다. 물론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통상 정비 이력 문서가 있을 경우
차 값을 좀 더 높게 쳐주기 때문에 보관하는 차주가 많다(나의 전 차주는 이 문서를 갖고 있지 않았다.
통상 연수자들은 이런 사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비 이력 관리를 하지 않거나, 차 매도자에게 요구하
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지막이자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의 적정성을 가늠하는 것이다. 오토트레이더를 활용하는 게 최악은
피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오토트레이더는 중고차에 대한 가치 평가도 무료로 해준다. 차량 등록 번호
와 주행거리 정보값을 입력하면 거래 형태(개인간 거래, 중고차 업체를 통한 거래)로 구분해 적정 가격
을 알려준다. 통상 개인 간 거래가 중고차 업체 거래보다 가격이 300~500 파운드 정도 낮은 평가액이
나온다. (* 내 경우, 오토트레이더는 개인간 거래 기준으로 1400파운드, 중고차 업체 거래 기준으로
1800파운드로 평가했다. 매도자에게 100 파운드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때 이 근거를 제시해서 할인을
받았다.)


2. 보험가입 – 가급적 한인 보험보다 현지 보험으로

 

자동차 보험 가입은 차량 구입 시점과 맞출 수 있다. 차 운행 개시와 함께 보험 보장이 가능한 구조다.
연수자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한인 보험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영국에는
‘대한 보험’ 등 한인이 운영하는 보험사가 2~3곳 있다. 정확히는 보험 중개인이다. 연수자들이 한인
보험 중개인을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사고 발생 시 한국말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자연스레 한인 보험에 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우 비싸다. 첫해 한인 보험에 가입한 연수자
혹은 파견자라도 이듬해엔 직접 영국 보험사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한인 보험 중개인을 소개받았다. 하지만 이들과 계약하지는 않았다. 견적이 너무 비쌌다. 한
한인 보험 중개인은 보험료로 2100파운드를, 또다른 한인 보험 중개인은 2400파운드를 불렀다. 차 값이
1400파운드인 점을 염두에 두면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2400파운드를 부른 한인 보험 중개인은 따로
메일을 보내 ‘그냥 영국 보험사와 계약을 하는 게 낫겠다’고 양심적(?)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영국 보험사와의 계약은 어렵지 않다. 영어를 읽을 줄만 알면 된다. 영국은 한국만큼이나 자동차 온라인
보험이 많으며, 보험료 온라인 비교 사이트(Compared.com)가 잘 구축돼 있다. 이 사이트의 안내를 잘 따
라가면 저렴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 비교 사이트는 주요 정보를 입력하면 조건별로 가장 싼 보험사부터 비싼 보험사까지 나열해준다.
주요 정보란 차량 등록 번호, 구매 가격, 주행거리 등 차량 관련 정보와 인적 사항(나이, 직업, 사고
이력 등), 차량 운행 계획(출퇴근용인지 여행용인지, 연간 예상 주행 거리, 차량 보관 장소-차고인지
도로상인지 등)이 해당한다. 조건별이란 운전자수(혼자 운전할지 배우자와 함께 운전할지), 자기부담금
규모(자기부담금이 클수록 보험료는 싸짐), 보장 범위(영국, 또는 유럽), 견인 보장 여부(사고시 견인
비), 로펌 보장(사고 분쟁시 소송 대리) 등이다.

 

보험료 책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고 이력 정보이다. 연수자는 한국에서 발생한 무사고 증명을
해야 한다. 여기서 많은 연수자들이 착각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입국 전 무사고 증명서를 지방 경찰
청에서 뗐다. 벌점 정보 등이 담겨 있는 서류이다. 그런데 이건 아무 소용이 없으며, 필요하다고 하더
라도 이 서류는 주영 한국 대사관에서도 뗄 수 있다. 영국 보험사가 요구하는 건 한국에 있을 때 가입
한 보험사한테서 받은 무사고 증명서이다. 이 증명서는 연 단위로 발급 가능한데, 가급적이면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나는 삼성화재를 이용했었는데, 이 증명서를 영국 현지에서 발급받느라
꽤나 고생했다. 삼성화재는 온라인에서 발급 서비스를 하지 않는 탓에 결국 삼성화재 홍보팀에 카톡으
로 부탁해 받았다.)

 

여하튼 나는 배우자 공동 운전, 영국 내 보장, 법률 보장, 차고 보관, 연간 5000 마일 운행 예상, 여행
목적, 견인 보장, 자기부담금 400파운드 등의 정보 및 조건으로 1250파운드의 보험료로 온라인 보험사
Sabre와 계약을 맺었다. 가장 싼 보험사는 900파운드였는데, 그냥 싼 게 비지떡일 수 있다 싶어서 세번
째로 낮은 보험료를 부른 보험사와 계약을 맺었다.


3. 몇가지 주워들은 이야기.

 

a. 차량 구매 

 

– 한국 브랜드 차는 대체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함. 영국에는 국내 브랜드 생산법인이 없고 시장 점유율
  도 낮아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고 함. 대략 국내 가격 대비 1.5배 정도(신차 기준)
– 폭스바겐 선호가 비교적 높음. 폭스바겐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터라 폭스바겐
  전용 정비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함. 운행 중 문제가 있어도 신속한 처리가 가능. 부품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정비가 비교적 빨리 이뤄짐
– 통상 4~5인 가족인데다, 캠핑을 자주 하기 때문에 세단 보다는 SUV 선호가 압도적이고 비교적 큰 차를
  선택함.(* 개인적으로 캠핑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중소형도 문제없어 보임)

 

b. 보험 가입 

 

– 한인 보험 견적 받을 때 무사고 증명서를 냈으나 이게 잘 반영이 안됨. 한인 보험에서 보험료를 2000
  파운드 보다 적게 냈다는 사람은 못 봤음.
– 공무원들은 대체로 AVIVA 보험을 애용함. 온라인 보험 중에 값이 싸다고 함.(다만 AVIVA는 차 가격이
  싼 경우-대략 2000파운드 이하-엔 가입을 거절함)
– 영국에서 가장 대중화된 보험사는 admiral 임. FT에 따르면, 이 보험사는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의
  선두주자라고 하고 서비스도 좋다고 함. 다만 이 보험은 차량에 센서 부착을 조건으로 검. 이 센서는
  운전 습관을 가늠할 수 있는 장비임.(* 나 역시 보험 비교 견적에서 admiral이 가장 싼 보험료를 제시
  했음.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센서를 부착했다가 나중에 사고 발생시 센서 기록이 나에게 불리하게 작
  용할 걸 우려했기 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