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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 미국 학교 보내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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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1년짜리 천국’이라는 연수생활도 이제 슬슬 끝이 보인다. 요즘은 주변의 한국 연수생들과
가끔 이런 얘기들을 한다. “연수 한 번 더 보내주면,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즐길 수 있는데.”
자녀교육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여기서 하는 일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만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번 편에서는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일 중에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7)어린이 스포츠천국, 미국


스포츠 좋아하는 이들에게 미국은 야구, 농구 또는 풋볼이나 아이스하키가 떠오르는 문자 그대로 스포츠
천국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프로 스포츠를 볼 기회가 많기도 하지만, 더 매력적인 건 직접 운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과장 좀 보태면 천국보다 훌륭하다. 어린 자녀들을 이런 환경에서 키우면서, 운동을 시키
지 않는다면 그건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 보다 더 후회할 일이다.


가장 싼 가격에 운동을 가르쳐 주는 곳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이다. 필자가 연수 중인
노스캐롤라이나에도, 지자체들이 곳곳에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은 기본이고 꽤 훌륭한 수영장과 아이스
링크까지 차려두고 지역 주민들에게 싼값에 운동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곳들은 수영은 한
달에 30~40달러, 스케이팅 레슨은 10회에 100달러 정도로 지역 YMCA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비슷한 프로
그램은 물론 한국과 비교해도 싼 편이다. 이런 곳들은 일찍 등록이 마감되기 때문에, 연수기간 지낼 숙소
가 정해지면 미리 인터넷으로 등록부터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축구와 야구, 풋볼처럼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단체 스포츠는 사설 프로그램도 많아서 선택의 폭이 상대적
으로 크다. 매주 2차례 정도 모여서 연습을 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지역의 다른 팀
들과 정기시합도 한다.


(8)미국 여행의 즐거움 찾기, 파크 주니어레인저


미국 연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여행. 여행은 자녀들에게도 좋은 교육이며 선물이다. 하지만 워낙
땅이 넓은 나라여서 긴 동선에 지치기 쉬운데다, 부모에게는 흥미로운 대자연이나 역사유적이 아이들에
게는 그저 지겨운 곳일 수 있다.


주니어 파크레인저는 여행에 흥미를 잃기 쉬운 어린 자녀에게 막대사탕 같은 좋은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모든 내셔널 파크나 내셔널 히스토릭 모뉴먼트에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기념품을 판매하는 비지터센터
가 중간중간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주니어 파크레인저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을 하
면 워크북을 무료로 준다. 이 책은 퍼즐을 풀거나 그림을 그리며 해당 공원 또는 역사유적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적당한 분량의 과제를 내주는데, 이를 다 풀면 진짜 파크
레인저 앞에서 선서를 하고 선물로 주니어 파크레인저 배지를 준다. 파크레인저들이 착용하는 진짜 배지
와 모양과 색깔이 같은 이 배지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9)마치며


미국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 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지자체가 운영하는 프
로그램 중에는 미술이나 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꽤 괜찮은 것들이 많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도 썸머
캠프를 비롯해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곳도 꽤
있다. 음악의 경우에는 악기를 판매하는 곳에서 레슨 강사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과 언어에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정보를 찾으면, 아이들에게 얼마든지 다양한 경험을 시켜
줄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이들에게 이 글에 적은 것보다는 훨씬 좋은 교육을 선물하시길 바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