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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 미국 학교 보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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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걱정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학교에 적응한다. 초등학생, 특히 저학년 정도의
나이라면 말이 안 통해도 몸으로, 표정으로 소통하며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도, 처
음에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엔가 실력이 부쩍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유고결석 활용하기


미국 학교는 출결 관리가 꽤나 엄격하다. 필자가 연수 중인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에서는 결석일수가
6일을 초과하면 교육청에서 가정으로 경고문을 발송한다. 경고문을 받은 후에도, 자녀의 학교 출석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가는 자칫하면 법정에 끌려 나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미국 학교는 이처럼 출결을 열심히 관리하는 대신에 유고 결석(출석부 상에서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는
결석)을 비교적 쉽게 인정해 준다. 미국 연수생활에서 자녀교육만큼 중요한 일인 여행도, 학교에서는
정당한 결석사유로 인정된다. 필자의 자녀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는 미국 국내여행은 연간 10일, 해
외여행은 15일까지 유고결석 처리를 해준다. 뉴욕 같은 대도시 여행이나, 입장료가 무시무시한 수준인
올랜도의 테마파크 여행은 유고결석 제도를 이용해 비수기에 다녀오면 여행경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


가족여행을 위해 유고결석 인정을 받으려면 학교장에게 결석이 불가피한 날짜와 사유를 적은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단 이때 중요한 점은 가족여행이 교육적으로 어떤 목적이 있는지를 적어야 한다는 점이
다. 이유는 그저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거나 ‘교과서에서 배운 지리(자연)
을 실제로 체험하는 것은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간략하게 쓰면 된다. 이 이유를 누락
했다가는 사전에 결석 예정사실을 학교에 통보하고도 유고결석 인정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5)스쿨버스 통학


등하교 안전을 위해, 미국 학교는 학기 시작 이전에 학부모에게 자녀의 등교방식을 선택하도록 요구한
다. 아주 드물게 도보통학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워낙 땅덩이가 넓은 나라인지라 대부분의 경우에
는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켜줄 것인지 아니면 스쿨버스를 태울 것인지 가운데 택일을 해야 한다.


스쿨버스를 선택했다면, 하교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는 그때마다 학교에 연락을 해야 한다. 가령
자녀가 미국 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의 집에 초청을 받아서 가게 됐다면, 담임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우리 아이가 친구 OO의 집에 놀러가게 됐다. 오늘 오후에는 내 차(또는 OO 부모의 차)로
두 아이가 함께 하교할 것”이라고 알려줘야 하는 식이다. 이 통보를 제때 안 해주면, 학교는 원래 학
부모와 약속한대로 아이를 스쿨버스에 태운다.


직접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갈 때도 마찬가지로 사전통보가 원칙이다. 이를 어기면 등하교를 지도하는
담당교사에게서 경고를 받기도 한다. 미국 학교의 이런 시스템은 조금 융통성 없고 답답해 보이지만,
자녀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장점이 많은 제도다.


(6)자원봉사로 자녀 응원하기


어린 자녀를 학교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다 같다. 우리 아이가 밥은 제대로 챙겨먹고 다니는지, 친구들
과 싸우지는 않는지, 선생님의 관심은 충분히 받고 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걱정일 수밖에 없다.
이런 걱정 때문에 학교를 찾아가보고 싶을 때,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원봉사다. 지역마다 편차는 있겠
지만 미국의 공립학교는 다양한 타이틀을 붙여가며 학부모들에게 기부와 자원봉사를 요청한다.


필드 트립(소풍 내지 견학)에 따라가 현장에서 학생관리를 도와주는 식의 일회성 봉사도 있고, 학교 미
술실 자원봉사처럼 특정과목의 수업을 도와주는 형식도 가능하다. 낯선 언어와 문화에 스트레스 받는
어린 자녀들은 자원봉사자로 깜짝 등장한 부모를 그 어느 때보다도 반가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