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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정착 한 달: Prepaid 폰, 은행계좌, SSN, 신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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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정착 한 달: Prepaid 폰, 은행계좌, SSN, 신용카드

시애틀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습니다. 지난 8월 14일 토요일 시애틀에 도착하자마자 정착 준비에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2~3주 만에 도착한다는 DS-2019가 무려 두 달 반 만에 도착하는 바람에 출국 불과 3주 앞두고 J-1 비자를 받아야 했습니다. DS-2019조차 없는 경우에는 집 자체를 구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현지 정착 대행서비스 업체를 찾아 도움을 받았는데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서비스였습니다. 저처럼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공항 픽업부터 정착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포함한 정책 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착 대행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본인이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본인 사인(전자사인 포함)이 필수이니까요.

초기 정착 일정표를 요약해보자면,
14일 오전 11시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 도착, T-mobile서 prepaid 폰 개통
14~15일 코스트코, H마트, 타겟 등에서 생필품과 아이 학교 준비물 등 구입.
16일 워싱턴대 신고(온라인 대체), 아이 학교 등록 마무리, 은행 계좌 개설 및 데빗 카드 발급
17일 시애틀 총영사관 방문(사전예약 필수) 운전면허증 영문번역 공증

운전면허증, SSN, 차량 구입, 신용카드 발급을 제외하고는 입국 나흘 안에 마무리 지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유틸리티는 아파트에서 일괄 신청해줬고, 전기의 경우 이전 주소가 없어 가입이 안 돼 아파트에서 대행해줬습니다. 아파트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아이 학교에선 사전등록 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으면 이후 별도 서류는 제출하지 않아도 돼 편했습니다. 결핵 관련한 추가 서류 제출 요구도 없었고요. 다만, 워싱턴주에서 요구하는 접종 서류(CIS)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이 덜 됐다고 등록돼 한국에서 가져간 영문 접종증명서를 보여주면서 확인작업을 거친 게 유일한 번거로움이었습니다.

* Prepaid 폰 개통

시애틀 도착하자마자 한 일이 현지 휴대폰 개통이었습니다. T-mobile 본사가 시애틀이다보니 저는 별도의 가격 비교 없이 T-mobile 영업점으로 바로 갔습니다.
다양한 요금체계가 있지만, 선불폰인 prepaid로 유심을 샀습니다. 데이터는 물론 전화, 문자 무제한에 핫스팟 10G인 60달러짜리(세금 포함 67달러)를 신청했습니다. 아이 온라인 학습은 핫스팟을 이용해 접속하고, 넷플릭스 등은 휴대폰에 컴퓨터 모니터, 스피커를 연결해 시청 중입니다. 어차피 집에서 TV 볼 시간에 야외활동해야지 싶어 별도의 인터넷 신청은 하지 않았습니다. 뉴스 듣고 싶을 땐 휴대폰에 라디오 앱 깔아서 듣고 있어 지금까지는 이 요금에 만족합니다. 한국서 사 온 한 달짜리 유심칩은 써보지도 못하고 고히 모셔뒀습니다.

* 은행계좌 개설

주말동안 생필품을 마련한 뒤 월요일이 되자마자 근처 체이스 은행에 곧장 찾아가봤습니다. 코로나 이후 은행 예약 방문이 필수가 돼서인지 처음에는 예약이 우선이라며 지금은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은행 계좌를 빨리 개설하고 싶은데 다른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한 10여 분 기다렸더니 담당자가 도착했다며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해서 은행계좌 개설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가져간 서류는 1) 여권 2) DS-2019 3) I-94 4) 집 렌트계약서 였습니다. 그 외 추가로 원하는 서류는 없어 다행이었습니다. 혹시 리워드 코드 같은 게 있으면 확인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담당자는 리워드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행운을 빈다고 얘기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 225달러를 체이스 은행 통장 첫 개설 리워드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가입 때 적용되는 리워드가 있는지 살펴보고 은행 방문했을 때 리워드 적용 여부를 확인하면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 SSN 발급

사실 미국에서 1년만 있을 건데 SSN(Social Security Number)이 과연 필요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리워드가 쏠쏠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SSN이 필수더군요. 악명높은 SSA를 꼭 가야 하나 싶었지만,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SSN을 받기 위해서는 SSA(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에 우선 예약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무조건 전화로 예약해야 하는데요. 일단 미국 도착 후 14일이 지나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서 도착 17일째 SSA(www.ssa.gov) 홈페이지에 들어가 Zip code를 넣어 집에서 가까운 SSA를 찾은 뒤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오전 9시가 지나 전화했지만 통화 대기 15분이 지나도 안되더군요.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통화 대기에 들어간 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마침내 상담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SSN을 발급받고 싶다고 하니 현재 비자가 뭔지 묻고는 필요한 서류를 알려주고 방문 일정을 잡아줬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20여 분이 지나도 별도의 방문일시 확정 문자나 메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20분간 대기 끝에 문자나 메일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자기네들은 그런 게 없다며, 시간에 맞춰 오라고만 했습니다.
제가 준비해갔던 서류는 1) 여권 2) DS-2019 3) I-94 였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워싱턴대 ID 카드와 운전경력증명서(한국서 발급해 간 영문증명서), 학교 초청장, 학교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온 편지(거주지 입증용), 학교에 제출한 연구계획서 요약본 등을 가져갔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굉장히 떨리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거절되면 신용카드 발급 안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예약시간에 맞춰 SSA를 찾았습니다.

사무실에서 대기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시대 북적거리는 사무실에 어떻게 있지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제 예약시간이 되자 몇 번 창구로 가라고 안내를 해주더군요.
일단 가져오라는 서류 외에 제가 가져간 서류를 다 제출했습니다. 추가 서류를 살펴보더니 워싱턴대에서 발급받은 ID 카드만 챙겨가더라고요. 질문도 학교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 미국에서 월급이 나오는 데는 있느냐, 그 전에 미국에 와 본 적이 있느냐 정도만 물었습니다. 부모님 영문명을 정확하게 기입하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그건 부모님에게 혹시나 SSN이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그러는 거라더군요.
영수증 받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학교서 공부하던 아이를 일찍 하교 시켜 데려갔는데 15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애가 있어서 그런지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하고 미국서 다양한 경험 쌓으라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주말 끼고 열흘 만에 SSN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 종이를 받으려고 시간 낭비했나 싶기도 하지만 다 경험치로 쌓였으려니 생각합니다.

* 신용카드 발급

SSN을 들고 체이스 은행을 찾았습니다. 계좌 개설 때 없었던 SSN을 등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SSN 관련해 SSA에서보다 은행에서 질문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 운전면허증을 교환하지 못한 상태다보니 이것저것 질문이 많았습니다. 전에 미국에 와 본 적이 있느냐, 1년 내에 미국 내 여행이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느냐, 학교에서는 뭘 연구하고 강의하느냐, 같은 집에서 계속 살 예정이냐 등등이었습니다. 은행에 SSN을 등록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등록을 끝내고 나니 진이 다 빠지더군요. 참 이때 워싱턴대 ID 카드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은행에 SSN을 등록한 후 다음날 밤 신용카드 가입을 시도했습니다. 미준모 카페의 한 회원으로부터 리퍼 코드를 받아서 연회비 없는 체이스 프리덤 언리미티드를 신청했습니다. 전화 대신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했습니다. 연봉 기입란엔 실제 연봉이 아닌 연수 파견 이후 연봉을 썼습니다.
밤 11시 넘어 신청했는데 다음날 바로 체이스 앱에 카드 번호 뒷자리 4개와 카드 한도가 바로 떴습니다. 제 생각엔 체이스 은행에서 자동차 구매한다고 은행 수표를 발행하고, 한 달 가까이 데빗 카드를 주구장창 쓴 데다가 카드 신청 시점에 은행 잔고를 1만 달러 이상으로 맞춰놔서 별도의 전화나 서류 제출 없이 신용카드가 신청된 거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여튼 지금은 실물 카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별 거 아니지만 카드별로 리워드가 엄청나서 열심히 크레딧 쌓으면 더 조건 좋은 카드로 갈아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좀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긴 하지만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