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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사는 재미 3-애들 연수인가 아빠 연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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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민 오는 사람의 70%이상이 자녀 교육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미국의 교육환경은 환상적입니다. 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예로 들면 full size 축구장이 세 개 (모두 잔디 구장임) 야구장이 한 개, 실내 농구장이 두개입니다. 한 반에 학생수는 23명이고 수업은 하루에 6시간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초등학교는 9시부터 3시반 까지 이고, 중학생은 8시부터 2시반 까지 입니다. 초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늦게 끝납니다.



우리나라 학교와 비교하면 수업이라는 게 대부분 노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며 불만인 학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시애틀 지역에는 대안 학교가 참으로 많습니다. 학교 수업 가운데 특이한 것도 많습니다. Incentive day에는 공부는 안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학교에서 하는 날이고 (자고 싶으면 자도 되고, 그냥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기도 합니다) pajama day에는 교장 선생님부터 선생님과 모든 학생들이 파자마를 입고 학교에 가기도 합니다. 미국 교육의 특징중 하나는 규칙과 기한을 지키는 습관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급식비를 미리 수표로 내면 아이들이 급식을 먹을 때마다 돈이 줄어듭니다. 돈이 다 줄어들었으니 내일은 돈을 가져오라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얘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다음날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가 옵니다. 도시락을 가져오라고.. 전화 통화가 되지 않으면 그 학생은 학교에서 비상시를 대비해 준비해둔 차갑고 딱딱한 빵을 먹게 됩니다. 참으로 잔인할 정도입니다.



학비는 물론 없습니다. 그렇지만 Donation이라는 명목으로 참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돈을 뜯어 갑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아마 교육담당 기자들이 바쁠 겁니다. 매일 기사를 써야 할 테니까요. 이런 donation이 많은 학교는 시설이 좋은 이른바 8학군 학교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곳은 교육 시설이 다소 처지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라고 합니다. 책도 아무 책이나 기증할 수 없고 학교에서 지정해 줍니다. 기증을 하면 그 책에는 학생 이름을 새겨서 영구 보존합니다. 생일이 되면 학생 생일 기념으로 또 책을 기증하라고 합니다. 그래도 책을 기증하는 것은 애교가 있는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각종 과자의 목록을 줍니다. 그리고 그 과자를 사먹은 뒤 상표를 떼어서 학교로 가자고 오라고 합니다. 이 상표를 모아서 과자 회사에 주면 회사에서 학교에 일정 금액을 리베이트로 준답니다. 상표를 많이 가져온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선물도 줍니다. 가장 많이 모은 학급은 따로 파티도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미리 여러 가지 상품 목록을 주고 학교에 기증하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합니다. 돈을 낸 학생은 체육 시간에 줄넘기와 다양한 놀이를 다른 학생들 보다 많이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준비물은 처음 미국에 도착한 연수자들에게 가장 당황스런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학기가 시작될 때 supply list라는 것을 나눠줍니다. 1년간 쓸 학용품 목록인데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3학년을 예로 들면(학교마다 선생님 마다 다릅니다), #2 yellow pencil, pointed scissor, Elmers glue 8 oz, red ink correction pen, 100 page spiral notebook, wide ruled loose-leaf paper, zippered pouch, regular size marker, old sock to erase white board, large pink eraser…… 참으로 황당하지 않습니까? 일단 이 리스트를 가지고 Wall Mart 같은데 가셔서 종업원을 붙잡고 물어 보면 됩니다. Large pink eraser 같은 것은 핑크색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지우개면 되는데 미국의 지우개는 대부분 핑크색으로 돼있어서 이렇게 부른답니다. 또 한가지, 한국 학부모들은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사줍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 품목은 선생님이 모두 모아서 갖고 있다가 학생들이 필요한 시간이 되면 그냥 나눠줍니다. 자기가 가지고 간 것이 자기 것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지요. 또 정 못구하겠으면 그냥 가도 됩니다.



저의 경우 아이들 학교가 교복을 착용하도록 해서 복장에는 오히려 어려움이 없었습니다만 사복을 그냥 착용하는 경우에는 미국 어린이들의 복장을 유심히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복장과 색상이 미국 어린이들에게 놀림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옷도 매일 바꿔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못느끼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음식 냄새가 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싫어 할 수 도 있습니다.



숙제도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애들 숙제하느라 밤을 새운 적도 있습니다. 미국 학교의 숙제가 독특한데다 애들이 정확히 숙제가 뭔지도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힘듭니다. 또 부모들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미국 학교의 교과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diarama라는 단어나 verbatim이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hide-and-seek이 술래잡기 라는 것은 아시겠지요. 그럼 술래는 영어로 뭔지 아십니까? (저만 몰랐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술래가 영어로 it 입니다) 미국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이나 간단한 그림책을 보십시요. 얼마나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지 애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기억할 만한 것은 미국의 학교는 숙제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숙제를 시간에 맞춰 해 왔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영어를 못하는 학생이라는 것을 선생님이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관심이 많은 부분이 아이들 영어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금방 영어를 배운다고들 합니다만 그동안 아이들이 받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처음에 도착하자 마자 한국말과 담을 쌓고 영어만 강요하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한다고 해도 영어가 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애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심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합니다. 시간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갖고 간 한글책을 읽게 해주고, 주말에는 한국비디오도 보여주면서 스트레스를 풀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미국 친구를 사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무조건 미국 친구를 사귀라고 강요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어린이들이 영어도 못하는 아시아 어린이와 쉽게 친구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스포츠 센터 같은 곳에 등록을 해서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애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하게 되고 친구도 사귀게 됩니다. 절대 서두르지 마십시오!!!



<미국 문화 기행 3> 한국 ID를 쓸 수는 없을까?



미국에서는 photo ID라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photo ID는 여권이 전부 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두가지 photo ID를 요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운전 면허증을 따야 합니다. 운전 면허증을 따기 전에는 담배를 사거나 술을 마실 때도 여권이 있어야 합니다. (성인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미국에서 만난 독일 친구를 통해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친구는 미국 운전 면허증도 없습니다. 그런데 술집에서 자기나라 운전 면허증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독일어와 영어가 알파벳이 같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술집에서는 아무 말도 없이 인정해줍니다. 돈을 계산할 때는 자기나라 debit카드를 그대로 씁니다.(그 친구 말로는 소말리아에서도 자기나라 debit카드가 통한다고 하는군요) 미국이라는 오만한 나라에서 자기나라 ID를 턱 내밀고, 자기나라 debit카드로 계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독일은 강한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운전 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뒷면에 영어로 기재해서 미국에서 우리나라 ID를 자신 있게 내밀게 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신용카드도 한국 신용카드가 대부분 그대로 쓰입니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미국 신용카드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미국에 온 사람은 크레딧이 부족에서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습니다. 상당히 불편하지요. 이 때문에 일부 유학생의 경우 한국에 있는 시티뱅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티뱅크 카드는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신용카드라도 사진이 있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것을 권합니다.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내밀면 다른 ID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지요. 하지만 사진이 있는 신용카드의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진 있는 신용카드가 photo ID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미국에서는 신용카드가 중요합니다. (참고로 한국 신용카드를 미국에서 사용하면 현찰 환율이 적용되고 추가로 수수료가 부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