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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연수기 – 자녀들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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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자녀들 생활에 관련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여기서 오래도록 생활하시는 분들도 모르고 계시는 점들도 꽤 있더라구요. 물론 아래에 쓴 선물 얘기는 전적으로 그분들께 자문을 받은 사항이지만요.

1)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선생님 선물에 신경이 많이 쓰이죠.
답은 간단합니다. 현지에서 오래 생활하신 분들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곳에선 최대 선물시즌이 크리스마스 때입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때는 열흘정도 전에 방학하는 관계로 수업이 끝나는 날 선생님들께 간단한 선물을 드리면 됩니다. 특히 고등학교로 가면 담임이란 개념이 전혀 없더군요. 따라서 카운슬러나 인상 깊은 선생님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뭐가 간단한 선물인가 하는 점인데, 걱정할 것 없습니다. 가장 유용한 선물은 타겟(Target)이나 스타벅스의 ‘기프트 카드’입니다. 말하자면 상품권이죠. 누구나 할 것 없이 타겟은 자주 가는 곳이거든요. 타겟 매장 계산대 쪽에 보면 다양한 기프트 카드가 쌓여 있는데, 마음에 드는 카드를 골라 원하는 가격(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곳에선 많지도 적지도 않은 ‘골디락스’ 가격이 20달러라는군요)을 계산하는 곳에서 입력하고 결제하면 됩니다. 카드가 든 종이에 ‘Value’라고 씌어진 칸에 그 가격을 써 넣어서 선물하면 됩니다. Vons에서도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를 파는데, 거기엔 25달러나 50달러 등으로 이미 가격이 입력된 카드만 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학년이 끝날 때도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하곤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별로 안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ESL선생한테 간단한 선물로 고마움을 표시했죠.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식엔 풍선(불어서 늘어나는 것 말고, 우리나라 공원 같은 곳에서 많이 파는 것 아시죠. 그런 건데 거기에 ‘졸업 축하’라고 글씨가 새겨진 것을 Ralphs 등에서 판매하더라구요.

그리고 처음 학교에 등록시킬 때는 남대문 시장에서 많이 파는 ‘북마크(책갈피)’가 제격입니다. 한국의 전통문양을 담은 데다 영어로 그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가격은 아주 싼 반면에 효과는 만점입니다.

절대 비누나 화장품, 그릇 같은 것으로 선물하지 마십시오. 고르는 데 시간도 걸리거니와 받는 사람의 취향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결코 좋은 반응을 못 얻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2) 주니어 트와이라잇 골프 티켓
샌디에고에 정착한지 5개월쯤 지나고 보니까 골프장의 특이한 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다름 아닌 2008년 US오픈이 열릴 예정인 토리파인스 골프장입니다. 매년 미국 본토에서는 처음으로 PGA투어(뷰익 인비테이셔널)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죠.

골프장 이용료 표를 게시판에 붙여 놓았는데, ‘주니어 트와이라잇 티켓’(Junior twilight ticket)이란 항목이 별도로 있더군요. 샌디에고 시에 거주하는 만 17세 이하의 주니어들에겐 월 10.50달러를 받는다는 겁니다. 결코 1회 이용료가 아니고 한 달이며, 물론 주중(월-목)에만 해당됩니다. 글자 그대로 ‘트와이라잇’이긴 하지만 밀리지만 않으면 거의 18홀을 다 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트와이라잇 시간은 계절에 따라 자주 바뀌는데, 이 티켓은 기본적으로 오후 3시 이후에 가능하며, 5월 중순부터는 오후 3시30분 이후로 제한됩니다.

이 골프장의 주중 요금이 사우스코스가 41달러(비거주자는 130달러), 노스코스가 32달러(비거주자는 80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주니어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고 있는 셈이죠.

이 골프장은 시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걸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티켓을 끊으면 토리파인스 외에도 샌디에고 지역에 있는 시영 골프장인 발보아골프장, 미션베이골프장 등 3곳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사진이 든 거주자 카드(Resident card)를 만들면 됩니다. 거주를 증명할만한 학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지참하고 가서 골프장 이용료를 정산하는 곳에서 거주자 카드를 신청하면 25달러를 받고 바로 만들어 줍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삼발이가 달린 골프백을 든 채 혼자서 라운드하는 주니어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3) 고등학교 골프팀
주니어골프 얘기가 나온 김에 골프팀 얘기를 함께 전할까 합니다. 축구팀 레슬링팀 트랙팀 등의 다양한 스포츠팀이 있는데, 봄 학기가 되니까 주니어 선수들의 시합이 자주 열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까 이 지역에 있는 몇 개 학교들이 리그전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마다 10명 안팎의 골프팀을 운영하는데 중학교엔 없고 고등학교에만 있었습니다. 2~3월엔 1주일에 3번 정도 제법 넓은 연습장에서 코치와 선수들이 2시간가량 연습공을 치고 퍼팅이나 벙커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4~5월이 되면 각 골프팀의 대표선수 6명이 나와 다른 학교 팀과 자웅을 겨룬다는 겁니다. 한 학교당 1주일에 3~4회의 시합을 한다는군요. 시합 때마다 우승팀의 최고성적을 낸 선수의 이름이 ‘샌디에고 유니온 트리뷴’의 스포츠섹션 스코어보드에 실리기도 하구요.

마지막 수업인 6교시 수업은 빠지고 나와 연습이나 시합을 나가기 때문에 시합은 9홀을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 시합이 열리는 골프장은 ‘토리파인스’나 ‘발보아’, ‘리버워크’ 등이었습니다. 리그전이 끝나면 시합에 10회 이상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 기량을 갖춘 선수들만 따로 뽑아 보다 큰 대회에 내보낸다고 합니다.

골프팀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기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골프팀에 들어가서 스윙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더군요. 물론 연습장에선 코치가 스윙교정을 해주기도 하는데 이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장비를 갖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코치의 눈에 들기 쉽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4) 중학교 졸업식
작은 애 8학년 졸업식에 가 보았습니다. 여기는 매년 9월에 학기를 시작해 이듬해 6월에 끝납니다. 학생들이 야외용 의자 앞자리에 앉고 학부모들이 뒷자리에 앉거나 서거나 했는데, 학생들이 순서대로 한명한명 차례로 자신의 이름표를 가지고 단상에 올라가면 사회자가 이름을 불러주고 교장 선생님과 일일이 기념 촬영하는 게 특이했습니다.

표현도 ‘졸업식’이라고 하지 않고 ‘승급 기념식’(Promotion Ceremony)라고 하더군요. 팸플릿 형태로 나눠주는 졸업생 명단 앞에 ‘개근학생’(Perfect Attendance)과 학점 4.0 만점을 받은 ‘우등생’(Principal`s Honor Roll) 명단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 학생에게 졸업식장에서 상을 주는 건 없었습니다. 졸업식 며칠 전에 미리 강당으로 불러 교장선생이 상을 주는 행사를 별도로 하더군요. 잘하는 학생들에겐 그렇게 격려하면서도 전체 학생들에겐 똑같은 이벤트로 진행하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남학생은 대부분 양복 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고 검은색 타이를 맨 차림이었는데, 더러는 청바지를 입고 온 학생들도 있고 아마도 자기 아버지 양복을 차려 입고 나온 걸로 추정되는 어정쩡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학생들은 대개 파티 드레스 차림이어서 현란하더군요.

5) 스쿨버스
자녀들을 학교에 태워 보내고 데려오는 일이 참 큰일이죠. 본인이 사정이 있으면 주변에 아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방법이 최상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땐 스쿨버스 노선과 시간을 참고로 알아두는 것도 유용할 듯 싶습니다.

한번은 저희 큰 애의 친구가 수업을 마치고 스쿨버스를 탄다고 하면서 우리 집에 같이 놀러 왔더라구요. 수업을 마칠 무렵에 한꺼번에 기다리고 있던 스쿨버스만 보던 터여서 의아하게 생각했더니 같은 노선이라도 여러 대의 스쿨버스가 운행한다고 하는군요.

대학교의 얘기이긴 하지만 ‘UC샌디에고’ 같은 경우엔 학교 안에만 8분마다 시계방향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다니는 버스가 있고, 학교 주변을 운행하는 노선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UCSD Free Bus Zone’이라고 하여, 학교를 거쳐 가는 주요 일반 버스(MTS;Metropolitan Transit System)들도 얼굴사진이 든 플라스틱 학생증만 보여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물론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