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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책 싸게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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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오면 연수생 본인은 물론, 자녀들 때문이라도 자주 서점을 가게 됩니다. 특히나 한국보다는 책값이 싸다는 ‘착시 현상’과 아이들 영어 수준을 빨리 향상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필요 이상의 책을 ‘덜컥’ 사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책값이 만만치않게 들어가게 됩니다. 아마도 자기 아이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일수록 책을 더 많이 ‘덜컥 덜컥’ 사게 될 것이고, 영수증에 찍힌 가격을 보면서 아이들 몰래 한숨을 짓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책 욕심’이 많은 저 역시 처음에는 멋모르고 서점에 들어가 제가 읽을 책과 딸아이 책을 사느라, 몇권 안되는 책을 사는데 한번에 1백불 가까운 돈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도 한국보다는 싸게 쌌다며 즐거워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그 돈이 아까운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책 싸게 사는 방법’들을 적어봅니다. 제 경우 미국 채플힐 지역에 해당합니다만, 다른 지역들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 북 페어(Book Fairs) 이용하기
-미국 유명 출판사들이 1년에 서너차례 대규모 할인행사를 합니다. 제 경우는 ‘Scholastic’ 이라는 유명
출판사가 개최한 ‘Book Fairs’를 이용했습니다.(‘Scholastic’ 출판사를 모르겠다는 분들은 “아, 내가
아이들 영어교육에 참 무관심 했구나”하고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각 지역별로 대형 창고에다 책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행사인데, 보통 50-70% 할인가에 책을 팝니다.
어린이 서적의 경우 나이별로 다양한 책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2불에서 5불 정도의 가격이고, 비싼 책이
10불 정돕니다. 어른들 책보다는 아이들 책이 훨씬 많습니다.

Scholastic 북페어를 이용하시려는 분들은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 등록을 하셔야 나중에 메일로
안내문이 날아옵니다. 특히 메일로 나온 안내문을 본 뒤, 반드시 쿠폰을 인쇄해서 가져가야 책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2. 공공도서관 북 페어(Library book fairs)
-역시 북 페업니다만,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하는 할인행삽니다. 다만 ‘새 책’이 아니라 중고 서적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할인판매하는 행삽니다. 채플힐 공공도서관의 경우 1년에 4차례, 분기별로 북페어 행사
를 합니다. 책 가격은 대부분 한권에 1불씩입니다.

신간 서적은 아닙니다만, 꽤나 사볼 책들이 많아서 행사 기간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보통 사흘
동안 열리는데, 교육열이 남다른 한국 부모들이 이른 시간에 아이들 책을 싹쓸이 해가는 경우가 많습니
다.

지난 주말(2/26-2/28)이 채플힐 공공도서관의 올해 첫 번째 북페어 행사였습니다.
마지막 날엔 ‘Bag Sale’이라고 커다란 종이봉투에 책을 가득 담아가면, 무조건 ’3불‘씩만 받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가방떼기’ 세일이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몇몇 미국인들은 ‘책을 쓸어담는다’
라는 표현이 들어맞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을 제목만 보고 무조건 봉투안에 집어넣더군요.
저도 제가 읽을 책 한 봉투와 딸아이가 읽을 책 한 봉투를 샀는데, 집에와서 보니 제 책만 20권 가까이
됐습니다. 읽고 안읽고는 나중 문제이고, 얼마나 뿌듯하던지….

3. 중고품 할인점 이용하기(Thrift Shop)
-지역마다 ‘Thrift Shop’이라는 중고품 할인가게들이 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중고 물품들을
모아서 깨끗하게 관리하며 파는 곳인데, 채플힐의 경우도 서너곳이 있습니다.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닙니다
만, 옷부터 신발,가구,그릇,책,조명,운동기구 등 다양한 중고 물품들이 많습니다. 기증받은 물품들이다
보니 가격도 아주 착합니다. 아이들 책값은 보통 50센트에서 1-2불 정도, 어른 책도 비싼 책이 3-5불
정도 합니다.

4. 중고책 서점 이용하기
-지역마다 있는 중고책 서점을 이용해도 싼 가격에 양질의 책들을 다량 구입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책의
경우 Thrift Shop보다는 가격이 1-10불 정도씩 더 비싸긴 합니다만,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훨씬
다양한 책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중고 서점마다 ‘Children Book’ 섹션을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
책 고르기도 쉽습니다.

5. Garage Sale 이용하기
-개인들이 자신들의 물건들을 앞마당에 내다놓고 파는 ‘Garage Sale’을 찾아다녀도 좋은 책들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지역마다 ‘Garage Sale’을 안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고, 여기를 보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집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막상 가보면 이미 책이 팔렸거나 기대치와 다를 수가 있
습니다. 한마디로 변수가 많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6. 서점 할인행사 이용하기
-가끔 서점들이 20-30% 세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반즈앤노블’의 경우 연말에 최대 ‘50%’까지 할인 행사
를 하기도 했습니다. 신간 서적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횝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고책 할인 가격에 익숙해지다보니, 나중에는 서점 할인 가격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꼭 필요한 신간 서적이 아니고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7. 서점 회원권 이용하기 + 인터넷 구입
-‘반즈앤노블’의 경우 회원에 가입하면 책을 구입할 때마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에 가입하
려면 25불을 내야합니다.

이밖에 ‘아마존’ 등 인터넷으로 싸게 구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배송 기간이 2주일 정도 걸린다는 점
을 아셔야합니다. 인터넷 구입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8. 도서관 이용하기
-위에서 몇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만,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지역 공공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
을 자주 이용하는 것일 겁니다.

채플힐 공공도서관의 경우 회원으로 등록하고 나면, 한번에 10권이든 20권이든 읽고 싶은 만큼 책들을
빌려갈 수 있는데다, 대여 기간도 3주씩이나 돼서 실컷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 3주가 지나도 못 읽은
책들의 경우, 도서관으로 가져가서 ‘연장’ 신청을 하면 다시 3주씩 대여기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제 경우도 평소 공공도서관을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딸아이가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책을
합하면 백권에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책을 싸게 사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위에서 ‘덜컥 덜컥’이라는 표현을 썼습
니다만, 미국에 처음와서 멋모르고 아이들 책 사준다며 ‘덜컥 덜컥’ 돈을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
책을 사는데 돈을 썼으니까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런 돈들이 한푼
한푼 모여 큰 돈이 된다는 점을 꼭 새겨두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연수생들의 경우 미국에 와서 한국 책이 그리울때가 많으실 겁니다. 출국
하기 20일쯤 전에 우체국 소포를 이용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을 미리 미국에서 거주하실 집 주소로
보내시길 권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선박으로 한달에서 두달사이에 소포가 도착하기 때문에, 미국에 도착
해서 웬만큼 초기 정착이 끝나면 한국에서 보낸 책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잊
지말고 꼭 미리 챙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