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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전하기… 지역별 차이점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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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전하기…지역별 차이점을 알아보자

한국 생활과 미국 연수 생활의 차이점은 많은 게 있지만 일상에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전을 정말 많이 한다는 점이겠다.

필자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NC) 캐리(Cary)는 대중교통이 사실상 없는 곳이다. 미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없으니 어디를 가더라도 운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한국식 운전과 다른 미국식 운전에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7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은 아내가 마치 로컬 미국인처럼 운전하는 필자를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어떤 연수생이더라도 미국에 오면 운전을 일상화해야 할 테니, 필자 개인이 경험한 미국의 운전 특이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운전하기 편한 소도시

우선 캐리같은 소도시는 정말 운전하기 좋은 곳이다. 사람들이 별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어서 그런 건지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며 운전하는 모습이다. 필자가 방문한 많은 소도시들이 비슷한 모습이었다.

때문에 신호 지키며 앞차, 옆차 잘 보면서 다니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주차공간도 대부분 아주 넓고 무료여서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거의 없다.

■ 서울같은 난이도의 대도시

하지만 대도시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필자는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애틀란타, 워싱턴, 샬럿 등 많은 대도시에서 운전을 해 봤는데, 캐리의 난이도가 ‘하상’라면, 이곳은 ‘상중’ 정도다. 서울 도심이나 강남에서 운전하다고 생각하고 운전하면 딱 좋을 것 같다. 특히 상술한 도시 중 개인적으로는 뉴욕의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전혀 여유가 없으며, 추월이 일상화돼 있고, 천천히 가면 뒤차의 시끄러운 경적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주차 공간도 넓지 않고, 대부분 유료주차다.

■ 난폭운전자가 많은 플로리다

세계적인 휴양지 플로리다의 이면이 있다. 상당히 거칠게 운전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필자는 일주를 하며 플로리다 전역에서 운전을 해 봤는데, 특정지역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난폭한 운전자들을 많이 만났다.

예를 들면 이들은 주황색에서 빨간색 신호로 바뀌는 과정에서 교차로에 이미 진입해서 직진 중이던 필자를 일부러 들이받으려는 듯, 좌회전하면서 스쳐 지나갔다. 필자가 급하게 핸들을 꺾지 않았으면 충돌하는 상황이었다.

진입로를 통해서 대로를 진입한 뒤 안전거리를 두고 왼쪽으로 차선을 바꾸고 있는데 뒤에서 가속페달을 세게 밟아 일부러 들이받으려 하는 차는 너무나도 많았다.

제한속도보다도 10마일 가까이 빠르게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상향등을 계속 켜며 위협을 하는 차들 또한 일상이었다.

마이애미의 한 주차장에선 ‘문콕’까지 제대로 당하기도 했다. 캐리에선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나중에 플로리다 출신 지인에게 들어보니 “플로리다 사람들은 터프해서 플로리다 운전이 험한 걸로도 유명하다“고 한 마디로 얘기했다.

전체적인 운전 난이도야 뉴욕 등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험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으니 나중에 플로리다로 가실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고 가시는 게 좋다.

■ 앞만 보고 달리면 되는 서부 국립공원

서부지역, 특히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등 국립공원이 모여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운전하기 편하다.

길이 대부분 직진으로 돼 있고, 그냥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가는 길이 계속 사막이지만 중간 중간에 휴게소도 많고, 도로 주변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지칠 틈도 없다.

자동운전 기능을 켜놓고 운전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필자는 해보진 않았다.

필자의 미국에서의 운전 경험 중 서부 국립공원 내 사막 도로에서의 운전은 가장 쉬웠던 운전으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운전하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을 정리해 봤다. 아래 사항만 잘 지키면 1년간 무탈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비보호 좌회전 잘하기
필자가 사는 지역에는 좌회전 신호가 거의 없다. 있는 곳도 있지만 없는 곳이 더 많다. 확실하진 않지만 필자가 방문한 다른 지역도 비슷했었다. 때문에 그냥 알아서 좌해전해야 한다. 대부분이 비보호 좌회전이란 얘기다.

당연한 얘기지만 반대 차선에서 오는 차들은 좌회전하려는 차를 배려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반대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약간’ 떨어져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좌회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좌회전하는 게 너무 힘들어진다. 계속 좌회전을 하지 못하면 내 뒤로 쭉 줄선 차들의 경적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다.

(2) 왼쪽에서 오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우회전하기
도로마다 다르지만 우회전도 한국과 조금 다르다. 보통 대로로 진입하는 우회전일 때는 신호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일반적인 우회전은 약간 좀 헷갈린다.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우회전 화살표가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으면 절대 우회전하면 안 된다. 하지만 신호등이 화살표 없이 그냥 빨간색이거나 파란색 신호면 역시 알아서 우회전하면 된다. 역시 왼쪽에서 직진하는 차가 있는지, 맞은편에서 비보호 좌회전하는 차가 있는지 잘 살핀 뒤 없을 때 과감하게 진입하면 된다.

(3) 속도제한선보다 10마일 이상 넘기지 말기
지역마다 속도 제한이 있다. 35마일, 45마일, 55일, 60마일, 65마일, 70마일, 75마일 등 다양하다.
당연히 속도를 잘 지켜서 가야 하지만, 주변이 평온하다면 나도 모르게 제한속도 이상으로 밟아지는 게 운전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제한속도의 10마일을 넘기는 것은 삼가야 한다. 10마일 이상 초과하면 곳곳에 숨어 있는 경찰의 눈에 걸리기 십상이다. 경찰마다 ‘복불복’이겠지만, 10마일 이상 초과하지 않으면 경찰이 옆에서 보고 있어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속도위반으로 딱지를 받게 되면 돈은 물론, 법정까지 출석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절대로 10마일 이상 초과는 하지 말아야 한다.

(4) STOP 사인에선 무조건 멈추기
미국 도로에는 곳곳에 STOP 사인이 있다. 이 신호를 보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 필자도 7개월간 있으면서 STOP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자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무조건 지켜야 하는 신호다.

이 사인이 있다면 당연히 이유가 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이거나, 옆에서 차가 올 수 있는 도로거나,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거나 등의 이유다. 아무리 주변에 눈에 보이는 차가 내 차 하나 뿐이라도 무조건 멈춰서 양옆을 확인 후 다시 출발해야 한다.

(5) 무조건 보행자 우선
한국에선 횡단보도가 아닌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보면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미국도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적지 않다. 그런데 웬만하면 보행자에게 길을 비켜주는 게 좋다. 미국은 무조건 보행자 우선이다. 횡단보도에서 건너간다면 당연히 비켜줘야 하고, 일반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고 있더라도 비켜주는 편이 낫다. – 고속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아직까진 못 봤다 –

보행자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좋을 게 하나도 없다. 특히 마트나 쇼핑센터 같은 곳에선 보행자들이 주차장 사이와 오가는 도로를 막 걸어다니는데, 무조건 보행자가 지나가면 차는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가락질이나 욕설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냥 보행자는 왕이라고 생각하고 운전해야 한다.

(6) 추월은 왼쪽 차선에서 하자
한국도 1차선이 추월차선이지만 미국도 왼쪽에 가까울수록 추월차선이다. 추월을 하려면 왼쪽으로 진입한 뒤 추월해야 한다.

물론 차선이 많은 고속도로에선 상황에 따라 2차선에서 1차선을 추월하고, 3차선에서 2차선을 추월하고, 심지어 4차선에서 가장 빨리 다니는 차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기본은 왼쪽으로 진입해서 추월하는 것이 원칙이니, 원칙을 따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