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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학교다니기<3>-프로그램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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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프로그램을 다닐까 §

일단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내가 갈 수 있을 만한 학교와 학과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학위과정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실감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입학허가서를 받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큰 물리적인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시간의 문제였다. 회사와 상남 언론재단에서 허용한 연수기간인 1년 안에 학위를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지 않았다. 1년만에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경영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학교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1년만에 경영학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으로는 영국 등 유럽의 경우 1년짜리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두고 있는 대학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대부분 대학들은 2년 과정의 MB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일반 석사과정도 대부분 2년 과정이다.

미국에는 피츠버그 대학, 남가주대(USC) 플로리다주립대 등이 공식적으로 1년짜리 MBA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름방학에도 한 학기 교과과정을 개설해 3학기만에 정규 과정에서는 2년동안 받아야할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식이다. 따라서 이들 프로그램은 매우 강도 높게 공부를 시키기로 유명하다. 더욱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 2년 동안 해야 할 공부를 1년 만에 마쳐야 하는 만큼 학비도 일반 프로그램보다 훨씬 비싸다. 대개 4만 달러에서 6만 달러 선이다.

국내 언론재단에서 후원 받을 수 있는 학교 등록금은 1만달러가 최고수준이다. LG상남언론재단이 학비로 가장 많은 1만달러까지 지원해주고 이밖에 다른 언론재단은 대개가 5000달러 범위 내에서 실비로 지원한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학비가 비싼 학교나 프로그램은 재정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기간이나 재정적인 문제를 감안해 내가 결정한 프로그램은 일리노이주립대학(어바나샴페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MSBA(Master of Science in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석사과정)이었다. MSBA프로그램은 주로 글로벌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1년 동안 10과목(30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장을 주는 정식 학위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들어온 학생들은 한국 대만 태국 중국 남미 등 세계각지에서 온 중간관리자들이었다. 주요 회사의 중간관리자들이 많다보니 수업시간은 생생한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하며 전략을 논의할 수 있어 수업은 매우 생산적으로 진행됐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기자생활을 하다 학위과정을 마친 동료기자들의 사례를 보면 영국에서 1년 과정의 MBA를 받고 온 후배도 있었다. 또 미국에서는 플로리다대학에서 1년 과정의 MBA 과정을 마친 또 다른 후배도 있었다. 굳이 큰 대학의 경영학 석사과정은 아니더라도 미욕시 맨하탄에 있는 시립대학에서 재무분야의 석사학위를 받은 친구도 있었다.
비록 1년이지만 연수기간 동안 학위를 받고 온 기자들은 한결같이 힘은 좀 들었고 많이 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보람있게 지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매일경제신문사 위정환 기자 sunnywi@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