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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시행착오 줄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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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간의 연수를 돌아보면 한마디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초기 정착서부터 학교 수업신청,
가족여행 등 모든 과정이 실수를 통해 미국 사회를 체험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주택과 세간살이
를 기존 연수자에게 물려받는 주위 사람들과 달리 미국인이 살던 집을 임대하는 바람에 살림살이서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것을 직접 구입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생을 겪었다. 연수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야
추억으로 남지만 초반 2~3개월의 고생을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답답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을 때마다 ‘한국이었다면 이대로 당하지 않았을텐데’라며 분을 삭인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생활의 속도를 미국 현지인에 맞추는 것도 새로운 문화체험이었다.


1.주택은 자녀 나이에 따라


미국 연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택옵션은 크게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세 종류다. 미국에
1~2년 가량 머무는 경우 자녀의 나이가 주택 형태를 고르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단독주택은 주택
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있는 단독가구다. 중산층 주택가의 경우 최소 규모가 건평만 60~70평형
대다. 자녀가 중학교 이상이고 한국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조용한 미국 생활을 원하는 경우 단독주
택이 바람직하다.


단독주택은 독립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 방과 후 아이가 주변 또래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게 단점이다.
아이가 중학교 이상으로 자기만의 시간을 원하는 나이때의 자녀를 둔 경우에 추천할 만하다. 초등학생
이나 미취학 아이 학부모들은  타운하우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타운하우스는 단지내에 수영장 등의 부대
시설이 갖춰져 있고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방과 후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인기 타운하우스에는 한국인 연수자들이 많은 게 단점이다.


아파트는 가격이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비해 저렴하고 집안에 기본 가구들의 갖춰져 있다. 하지만
미국 아파트는 대부분 목조로 건축됐기 때문에 층간 소음이 한국의 아파트보다 훨씬 심하다. ‘미국 와서
까지 층간소음을 신경써야 하나’하는 마음 때문에 저학년 또는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들의 선호도가 낮은
이유다.


2.물 전기 등 유틸리티 확인은 필수


기존 세입자가 집을 비운 지 오래된 경우 반드시 물과 전기 등 유틸리티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집
주인에 따라 세입자가 없는 동안에도 물과 전기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
스는 명의이전 문제때문에 기존 세입자가 떠나면서 물과 전기를 끊고 가는 경우가 종종있다. 나 역시
지난해 7월 입주 당일부터 3일간 물이 끊겨 35도의 폭염을 단수 상황에서 겪어야 했다. 도착 당일 수도
사업소를 찾았지만 오후 4시30분에 업무가 끝나는 바람에 다음날에서야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신청 다음
날 오후 5시에 물이 공급되기까지 3일간 조지아의 맹더위와 싸우느라 고생하는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전기는 냉장고 에어컨을 계속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단전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요금미납으로 단전
이 되기도 한다. 전기요금은 사전에 200~300달러 가량의 deposit를 내고 매달 고지서를 발급받아 사후에
납부하는 billing 방식과 deposit 없이 사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pre-paid 방식이 있다. 빌링방식은
계약해지 후 deposit를 돌려받는다. 1년 미만 연수라면 deposit를 나중에 따로 찾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프리페이드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


3.자동차는 한대 두대?


미국 생활에서 주택 다음으로 중요한 게 자동차 선택이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  자동차는
‘신발’이나 마찬가지다. 뉴욕 LA 등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가 아닌 일반 중소도시에는 차종 못지않게
차량의 대수도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차량 한 대를 운행하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한 사람이 외출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집에 발이 묶이게 되는 게 미국 생활이다. 내가 살고 있는
조지아 에센스는 대중 교통수단이 아예 없기 때문에 차량이 없으면 집밖으로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이런 현실때문에 아이가 2명 이상인 가정에서는 메인 차량과 보조 차량 2대를 구입해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 선택시 메인차량은 장거리 여행을 감안해 마일리지와 연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를 선택하고 보조
차량은 시내 주행이 주목적인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차량선택은 나중에 되팔때
의 감각상각이 상대적으로 덜한 일본 차량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여행기회가 많은 연수자의 경우 장거리
여행에 편리한 미니밴 선호도가 높다. 하루에 8~10시간씩 운전하는 일이 다반사인 동·서부 여행을 해보
면 왜 미니밴이 미국 중산층의 필수 차량인 지를 실감하게 된다.운전자의 피로도가 일반 차량보다 훨씬
덜한데다 넓은 뒷공간과 DVD 시설 등으로 동반자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차량 구입시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구입가의 8~10% 가량의 등록세가 붙는 점을 고려해 예산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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