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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 소식-애들 학교(3) 생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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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메일(songmoon@donga.com)로 연락주세요.…○



우리와 문화가 다르니까 서로 당황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느 쪽이 좋은지 가치판단은 접어두고 일단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는게 편하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Conference : 학부모와 교사가 학기 중간에 만나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태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궁금하거나 고민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항을 털어놓고 상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공식적인 자리 이외에도 교사가 필요하면 그때 그때 집으로 편지나 메모를 보내니까 학부모도 같은 방법으로 교사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하는게 좋습니다.



Snack : 학생의 간식을 부모가 준비해야 합니다. 대부분 그날 그날의 간식을 학생이 알아서 집에서 챙겨 오도록 합니다. 그러나 어느 학급은 날마다 당번을 정해 학부모가 주스, 과자 등 간식을 냅프킨, 컵과 함께 준비하도록 합니다. 학교 급식은 한끼당 1달러 70센트. 자녀가 뭘 먹는지 알도록 메뉴가 적힌 급식 calendar를 매달 보내 줍니다. 급식비는 현금이나 가계 수표(Check)를 편지에 넣어서 담임에게 보내면 됩니다.



Field Trip : 현장 학습 또는 소풍. 교사가 먼저 학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언제, 어디에 Field Trip을 가니까 동의하면 사인을 해서 보내라고 합니다. School Bus가 아니라 Activity Bius를 타고 갖다 오는데 원하는 부모는 동행할 수 있습니다.



Parent Consent : 미국은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법정으로 끌고 가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소송에 휘말리면 피곤하니까 민감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서면으로 양해를 받아 놓습니다. 교육적 목적에서 수업 시간에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은데 동의하는가, 모 교육 대학원이 교과과정 개발에 참고하려고 교육청 허가 아래 학생들의 과학 수업을 비디오로 촬영할 계획인데 자녀의 얼굴이 포함돼도 괜찮은가…



Child Abuse : 미국에서는 아동 학대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끔 한국 부모들이 한국식으로 애들을 지도하다가 곤경에 처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애들을 때리거나 차안에 놔 두면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갑니다. 그러면 정말 골치 아프지요. 어떤 한국 분이 집에서 고등학생 아들을 때리는데 아들이 맞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모습을 아파트 이웃 주민이 보고 신고했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교포의 도움을 받아 한국 문화와 관습을 설명하고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싹싹 빌고 나서야 문제가 수습됐다고 하더군요. 언젠가 아들 녀석이 저와 태권도 놀이를 하며 뛰다가 넘어졌습니다. 바닥에 넘어지면서 얼굴 곳곳에 상처가 났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담임에게 편지를 보내 왜 얼굴에 상처가 났는지 설명했습니다. 혹시 골치 아픈 일이 생길까봐서요. 한국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텐데…



Behavior : 아동 학대와 함께 문화 차이를 절실히 느끼는 부분입니다. 한국에서는 정상적이거나 문제 삼지 않는 행동이지만 미국에서는 다르게 봅니다. 남의 몸에 손을 대거나 장난감 총을 갖고 놀지 않도록 하는게 대표적. Outside 시간에 놀다가 다른 학생을 향해 발을 드는건 위협적이다, 화장실에서 비누 거품 꼭지를 두번씩이나 세게 누르는데 조용히 한번만 누르는게 좋겠다, 학교 식당에서 먹다 남은 음식과 휴지를 휴지통에 던지는 식으로 버린다고 지적할 때도 있었음. 2년 전엔가, 여기 초등학교에서 한국 학생끼리 심하게 주먹 다짐을 벌였는데 무기 정학에 해당하는 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교사가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시정을 요구하다가 계속 반복되면 면담을 요구합니다.



Birthday Party :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 언제, 어디서 파티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간다, 못간다고 전화나 편지로 대답을 해 줘야 합니다. 이때 초청편지에는 몇시부터 몇시까지 파티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시간에 맞춰서 애들을 데려다 주고 시간이 되면 가서 애들을 데려오면 됩니다. 생일 파티가 아니지만 자기 집에 친구를 초대해서 노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같은 방식입니다. Sleep over라 해서 집에서 자고 가도록 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나 한국처럼 아파트 놀이터에서 애들끼리 놀다가 갑자기 누구 집에 들어가 더 놀다오는건 상상하기 힘들지요. 어찌보면 한국식이 인간적이지 않습니까? 자기 집에 놀러 오라면서 보낸 편지를 보세요.



How are you? I want to invite you to my house on this Saturday, March 16 from 3 O’clock to 5 O’clock in the afternoon. My sister will be there also. The directions will be on a separate piece of paper. Our house is quite easy to find. I hope you enjoy visiting our house and enjoy the time. It ia quite a pleasure for coming to our house. Your friend 000. P.S. Our address is : 0000, 0000. Phone : 000-0000



Gift : 미국에도 촌지가 있을까. 일반적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학부모가 교사에게 선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 현금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지난 겨울에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제 딸의 친구 엄마가 편지를 보냈습니다. 담임과 부담임에게 Southern Season이라는 쇼핑 센터의 상품권을 선물로 전달하고 싶으니 동의하는 사람은 현금이나 가계 수표(Check)를 보내라는 겁니다. 부정적인 의미의 촌지가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의 성의 표시라는 생각에 흔쾌히 참여했습니다. 편지는 이렇습니다.



I would like to organize holiday gifts for Ms. A(담임) and Mr. B(부담임). These gifts will be in the form of gift certificates to a Southern Season, and will be presented to the teachers on behalf of the entire class. If you like to donate to these gifts, you may do so by sending cash or a check payable to C(학부모 이름). If you prefer, you can send your donation to school in a sealed envelope with my name on it and instruct your child to give it to my daughter. Please make sure that I have your donation by Friday, December 14th. A gift of five to ten dollars per child would provide for a generous gift certificate for each teacher, but any amount will be appreciated. Donations are completely at your discretion, and I realize that there are many ways for us to show our teachers that we appreciate them.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call me at 000-0000.



크리스마스에서 연말 연시로 이어지는 짧은 겨울방학이 끝날 무렵 담임과 부담임 이름으로 편지가 왔습니다.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We would like to thank all for their unparalleled generosity this past holiday season! Thank you for each and every gift from each individual. And thank you very, very much for the Gift Certificate from the class. We were simply overwhelmed! We are looking forward to a great finish to our new year, and wish you all the best for 2002 and bey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