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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기42 (칠면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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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추수감사절에 난생 처음 칠면조 요리를 먹어 봤다. 미국 사람들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1년에 두 번 칠면조 요리(통째 구워 먹는 요리)를 먹는다고 한다(평소에도 칠면조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을 즐긴다). 맛은 닭고기와 비슷하다. 미국 사람들은 “지방 함량이 적어 닭고기보다 더 담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입맛에는 살이 너무 빡빡한 느낌이었다. 아이들도 한두 점을 먹고는 포크를 놓았다. 닭고기가 더 맛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추수감사절에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른 칠면조는 750만 마리로 추정된다.



칠면조 요리의 유래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온 영국의 청교도들이 뉴 잉글랜드에 정착한 후 첫 수확한 농산물로 감사예배를 드림으로써 시작됐다. 가을에 수확을 마친 청교도들은 3일간 추수감사 축제를 열었다. 첫 날인 주일에는 하루 종일 하나님께 감사기도와 찬송을 드렸고, 둘째 날은 감자, 옥수수, 칠면조 요리를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었다. 당시엔 아직 가축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야생 칠면조를 이용했다고 한다.



^셋째 날은 수 천년 동안 그 지역에 살아온 왐파노그(Wampanoag)족 추장 마싸소이트(Massasoit)를 초대,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마싸소이트는 아내와 90명의 남자 인디언과 함께 많은 사슴 고기를 들고 초대에 응했다. 왐파노그족은 청교도들이 북미 지역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들은 옥수수 농사는 물론 사냥과 낚시의 전문가들이었다.



칠면조 요리법

^시중에선 100% 냉동된 칠면조를 판다. 칠면조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중 이익을 위한 과학센터’가 최근 조사한 결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칠면조의 13%가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고기는 3%, 닭고기는 9%였다. 살모넬라균은 매년 130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음식 관련 세균이다. 칠면조 가격은 상등품이 파운드 당(1파운드=450g) 1 달러 정도(뉴욕시 기준).



^냉동 칠면조는 냉장고 안에서 24시간 가량 해동한 뒤 오븐에 넣고 화씨 325도에서 3~6시간 가량 구워야 한다.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살모넬라균을 죽일 수 있다. 내부 온도는 다리가 180도, 가슴은 170도가 적당하다(칠면조 내부 온도를 재는 온도계가 따로 있다). 전국 칠면조 연합회(The National Turkey Federation)는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은 요리시간을 권장한다. 8~12파운드 3시간, 18~20파운드 4시간 30분, 24~30파운드 6시간 전후(칠면조 뱃속에 내용물을 채운 경우 기준, 내용물이 없으면 굽는 시간을 30분 가량 줄여도 된다.)



^미국 사람들은 칠면조의 내장을 제거한 뒤 기호에 따라 다양한 내용물(Stuffing)을 집어 넣는다. 파인애플, 오렌지 등 과일은 물론 감자, 얌(Yam:우리나라의 고구마와 비슷),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간다. 칠면조 외부에는 와인 등을 발라 향이 스며들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