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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기 26(뉴욕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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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레이드센터 테러사건 이후 뉴욕 맨해튼의 식당들이 매출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의 식당 정보를 담고 있는 ‘자갓 서베이(Zagat Survey)’ 최신판은 “테러 참사 이후 맨해튼에 있는 30개 이상의 식당이 문을 닫았고, 40개 이상의 업소가 현재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문을 연 식당들도 30~50% 가량 매출이 줄어 크게 고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한데다, 심한 교통 혼잡으로 맨해튼 유입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먹거리의 천국이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도시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음식점 수가 많고 요리 종류도 다양하다.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계 식당은 물론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안계 식당이 널려 있다. 맨해튼 중심가를 거닐다 보면 팔레스타인, 이디오피아, 레바논 등 평소 접하지 못하던 식당도 눈에 많이 띈다. 가격대도 3~4달러로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부터 1인 당 100달러가 기본인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하다.

^뉴요커들은 외식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주말의 식당가는 어디를 가든 뉴요커들로 만원이다. ‘뉴욕 타임지’, ‘뉴요커’ 등의 신문과 잡지에는 새로운 레스토랑 정보가 넘쳐난다. 일간지의 레스토랑 평가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다. 방송도 요리 프로그램을 많이 다룬다. 유명인사가 출연해 자신의 요리 비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시청률도 꽤 높다. 컬럼비아 등 뉴욕에 있는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들을 위해 동구, 중동, 아프리카 등의 특색있는 음식점을 순례하는 프로그램을 수시로 마련한다(대개 인터내셔널 센터에서 주최).

^맨해튼의 식당가는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 인근에 어시장(테러사건으로 폐쇄됐다가 지난 15일 재개장)이 있는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에는 해산물 요리 전문점이 많다.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을 비롯, 선 채로 해물요리를 즐길 수 있는 스탠드 레스토랑 등 다양한 형태의 식당이 모여 있다. 가격대도 1인 당 10달러면 충분한 대중적인 식당부터 고급까지 다양하다.

^커낼(Canal) 스트리트 부근 차이나타운의 중국 음식은 중국 본토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가격까지 저렴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뉴요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요리 서너 개와 볶음밥 하나 정도를 시키면 4인 가족의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음료나 술을 주문하지 않을 경우 1인 당 10달러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

^차이나타운과 인접해 있는 리틀 이탈리아, 리틀 인디아, 리틀 브라질 등에도 특색있는 음식점들이 많다. 소규모 화랑이 밀집해 있는 예술가의 거리 소호에는 갤러리 뺨칠 만큼 실내장식이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많다. 프랑스, 이태리, 일본, 중국, 한국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일식당도 대중화한 지 오래다(특히 스시 전문점). 맨해튼의 오피스 빌딩 밀집지역을 가면 점심 때 스시를 즐기는 뉴요커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다. 점심은 1인 당10~15달러(런치 스페셜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다), 저녁은 20달러 이상 잡아야 한다. 맨해튼의 고급 일식당에서 생선회와 초밥을 즐길 경우 1인 당 50달러는 기본이다. 하지만 초밥이나 우동, 덮밥, 데리야끼 등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일식당도 많다. 1인 당 7~8달러면 미소수프와 덮밥, 미소수프와 스시모음(연어 초밥, 켈리포니아 롤 등)을 즐길 수 있다.

^센트럴 파크가 시작되는 59번가 위쪽 어퍼 맨해튼에는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돼 있다. 대형 유리로 사면이 장식돼 있어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태번 온 더 그린(Tavern on the Green)’, 유럽의 대저택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의 ‘르 시르크(Le Cirque)’ 등이 대표적이다.

^간단히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베이커리, 델리 등도 곳곳에 있다. 여행객을 위한 패스트푸드도 다양하다. 관광객들이 가장 붐비는 타임 스퀘어 부근에는 맥도널드, 버거킹, 타코 벨(멕시칸 음식) 등 패스트푸드 체인이 즐비하다. 우리 가족은 맨해튼에 갈 때마다 피자, 햄버거 등으로 점심을 때운다. 10~15달러 정도면 4인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쇼핑몰에는 어디나 ‘푸드 코트(Food Court)’가 있다. 보통 일본식 철판요리, 이태리식 피자와 파스타, 샌드위치, 샐러드, 프로즌 요구르트와 프레츨(오븐에 구은 꽈배기 모양의 빵), 중국식 덮밥, 멕시칸 푸드 등 10여 개 이상의 프렌차이즈 음식점이 밀집돼 있다. 300~400석 정도의 식탁을 공동 이용하기 때문에, 원하는 음식을 여러 종류 골라 맛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