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보기

노스캐롤라이나 더럼(Durham) – 집 구하기

by

<아래 글은 2008년 5월에 썼습니다. 2007년 7월 말부터 약 10개월 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시의 듀크(Duke)대에서 연수 생활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의 생활. 참 준비할 것도 많고, 부닥쳐 헤쳐나가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검색을 해보면 떠오르는 관련사이트는 또 왜 그리 많은지. 시간은 자꾸 가는데 그걸 다 접속해 볼 수는 없는 노릇. 집 구하기부터 시작해 연수 준비와 현지 생활에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집 구하기>

미국 안에서라도 ‘어디서 연수를 할까’ 결정할 때 꼭 고려해야할 것 중 하나가 집 값(월세)입니다. 지역에 따라 워낙 집세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LG상남언론재단 사이트에 2007년 10월에 올라온 뉴욕 연수기를 보니, 뉴욕이나 뉴저지에서 침실 2개, 욕실 2개 짜리를 얻으려면 한달에 2500~3000달러 집세를 줘야 한다고 돼 있네요. 제가 있는 더럼에서는 800~950달러면 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이 동네에서 제일 비싼 축에 드는데, 침실 2개, 욕실 2개 짜리 집세가 970달러입니다. 그것도 1년 계약을 하면 1달 집세를 깎아주니 실제 한 달 집세는 890달러 정도입니다. 뉴욕에 비하면 한 달에 1500~2000달러가 싼 셈이지요. 1년이면 2만 달러 내외가 덜 든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당연히 연수지를 결정할 때 이런 집 값과 제반 생활비를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더럼 촌구석 아파트가 오죽할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있는 아파트는 2005년에 지은 최신형인데다가, 수영장, 비즈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췄고(물론 입주자는 무료 사용입니다), 근처에 대형 쇼핑몰과 병원, 은행 등등이 다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집값 뿐아니라 기름 값과 다른 물가 등도 꽤 차이가 납니다. 이것 저것 다 생각해 보면, 뉴욕ㆍ보스톤이나 캘리포니아처럼 물가가 비싼 곳과 더램처럼 비교적 싼 곳 사이에 4인 가족 기준 1년 생활비가 적어도 3만 달러는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생활비가 비싼 지역은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것도 한 번 쯤은 되새겨 봐야 하겠지요.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경우, 무엇보다 근처에 어디 여행갈까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게 큰 매력입니다. 더럼이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는 처음 두 세달 정도 주말마다 돌아다니고 나면, 비행기를 타지 않고서는 여행할 곳 찾기가 힘들어집니다.

집세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참고하십시오. 집 구하는 수요가 뚝 떨어지는 겨울에는 집세도 떨어집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겨울에 1년 계약을 하면 두 달 치 집세를 안 받습니다.
이것 저것 따져 구체적인 연수지를 결정했다면, 다음엔 집을 구해야겠지요. 아파트든, 타운하우스든, 개인 주택이든 일단 정보를 구하기 제일 좋은 사이트는 www.rent.com입니다. 위치, 월세, 주차장ㆍ수영장ㆍ피트니스센터ㆍ비즈니스센터 등 단지 편의 시설, 아파트에 냉장고ㆍ식기세척기ㆍ세탁기 등이 빌트인으로 들어있는지 여부, 관리사무실(Leasing Office) 전화 및 e-메일 연락처 등등 필요한 기본 정보가 다 있습니다.

여기서 적절한 후보를 찾았다면, 다음엔 꼭 www.apartmentratings.com에 들어가 살아봤던 사람들의 평을 보세요. rent.com의 기본 정보에서는 볼 수 없는 별별 얘기들이 다 올라와 있습니다. 주변 치안 상황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그 아파트 어느 동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느니, 집 안에 뭐가 고장나서 신고를 해도 직원들이 게을러 잘 오지를 않는다느니, 주차 공간이 부족해 멀리 차를 대야한다든지 하는 것 등등입니다. rent.com에는 ‘주차장이 있다’고는 해 놔도, ‘주차장이 남아 돌 정도로 넉넉하다’는 식의 자세한 정보는 없습니다.

여기서도 평이 괜찮아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았다면, e-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관리사무소(Leasing Office) 직원과 접촉해 계약을 진행하면 됩니다. 대체로 관리 사무소 직원에게 입주 예정일과 희망하는 아파트 크기(2 bed / 2 bath 등)를 말하면 ‘available(원하는 시기에 비는 아파트가 있다)’정도로 얘기해 줍니다. 기왕이면 이 때 입주할 아파트가 몇 층에 있는지, 향(Facing/남향, 동향 등)은 어떤지 등등을 더 체크해 보세요. 또 월세에 전기료ㆍ수도료가 포함된 곳도 있으니 그 여부도 확인해 보십시오.

아파트 계약을 할 땐 대체로 입주 심사비(administration fee), 파손 예치금(security deposit) 등을 내게 됩니다. 요즘은 온라인 카드 결제를 하면 되지만, 아직도 수표만 받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 땐 별 수 없이 현지에 아는 사람을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 살 곳을 물색할 때부터 도와줄 수 있는 현지인이 있으면 좋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직접 둘러보고 아파트에 대해 생생한 얘기를 해줄 수 있으니까요. 또 한국에서 e-메일로 관리사무소 직원을 접촉하면 월세 할인 등에 대해 일언반구도 안하는 게 보통이지만, 직접 찾아가 흥정을 하면 “월세를 좀 깎아줄 수 있다”고 제시하기도 합니다.